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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했더니 무공 천재-25화 (25/705)

제25화

“게이트 변동?!”

강민재가 인상을 찌푸렸다.

신력권가에서 안전하다고 수시로 확인한 게이트다.

근 몇 년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곳에 이변이 일어났다.

“아직 문은 안 닫힌 걸로 보이니 빨리 나가십시오. 너희들이 선생과 학생들을 보호해라. 난 이준을 찾아보겠다.”

“예!”

찍찍-

찌직찍찍-

눈에 붉은 빛을 띠고 있는 스케먼이 서로 신호를 보냈다.

동족을 더 끌어 모으고 있는 모습이었다.

일정 숫자가 모이자 공격하려는 듯 녀석들은 학생들과 거리를 좁혔다.

“어서 서둘러 나가자.”

학생들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입구 쪽으로 뛰었다.

한지유와 허수만 자꾸 뒤를 돌아봤다.

‘이번 기회에 이준의 실력을 파악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어.’

여태 그를 따라다닌 건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보이는 등급으로는 D급.

하지만 그녀는 이준이 D급이란 걸 믿지 않았다.

이기홍을 압도적으로 이긴 실력.

소문으로는 등급 측정 때 마인을 상대했다고 들었다.

상대는 무려 칠악 중 한 명인 빙악.

아무리 가상의 적이지만, 그를 상대로 D급이 나왔다?

지나가는 개가 웃겠다.

‘이준은 본 신력을 숨기는 게 확실해.’

검법 수업에서 자신도 이긴 사람이 이준 아니겠는가.

그녀는 이준이 청호를 사냥한 남자라고 확신했다.

지금은 가문에 인재가 많이 필요한 시기. 이준은 신기지가에 부족한 무력을 채워 줄 인재였다.

‘죽지 않고 나오길 바라’

끝으로 한지유가 게이트를 빠져나갔다.

혼자 남은 강민재.

그는 스케먼의 위협에도 느긋하게 안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게이트 변동이 일어난 덕에 직접 움직이지 않고 코를 풀겠어.”

블루 존으로 격상됐으니, 혼자 떨어져 있는 이준이 살아 있을 확률은 극히 적었다.

시체만 확인하면 될 터.

이제 남은 일은 불의 돌을 회수하는 일뿐이다.

“벌써 블루 존으로 격상한 걸 보면 다른 조가 불의 돌과 가까워졌다는 증거군.”

먼저 들어온 투신단만 50명.

보스 몬스터가 나타나더라도 어렵지 않게 깰 것이다.

현재의 전력이라면 블루 존 최상위 게이트도 도전해 볼 만했으니까.

* * *

블루 존 게이트는 B급 각성자만이 올 수 있는 위험한 곳.

최소 5명은 있어야지만 사냥이라도 가능한 곳이다. 보스 몬스터까지 있으면 족히 20명은 필요했다.

“후욱….”

게이트 등급이 격상해서 일까.

공기가 전보다 더 후끈 달아올랐다.

숨 쉬기도 불편했다.

운동장을 전력질주 한 듯 호흡이 가빠왔다.

얼마나 지났다고 이마에 땀방울까지 송골송골 맺혔다.

[혼원신공으로 열기로부터 몸을 보호해라.]

이준이 곧바로 혼원신공을 끌어올렸다.

전신으로 빠르게 퍼져나가는 기가 몸의 온도를 낮췄다.

그제야 답답했던 가슴이 뚫렸다.

한결 나아지자, 파랑이부터 챙겼다.

“넌 괜찮아?”

바닥에 엉덩이를 붙이고 따땃하게 앉아 있는 파랑이.

“뀨우?”

녀석은 똘망똘망한 눈을 하고 있었다.

그러더니 다시 제 할 일을 했다.

꾸역꾸역 마기를 먹으며 자신의 배를 채웠다.

이 게이트의 주인이 화가 나 튀어나온다 해도 배 째라는 듯이 말이다.

“태평스러운 녀석.”

뒷수습은 온전히 이준의 몫이었다.

고개를 저으며 앞을 보았다.

깜깜하게 암막으로 가려졌던 부분이 보이기 시작했다.

저 멀리 눈에 들어오는 하나의 부락.

나무로 된 성채였다.

네 개의 망루 위에서 스케먼이 자신이 서 있는 곳을 보고 있었다.

부락의 입구가 열렸다.

개미떼 같이 우르르 쏟아져 나오는 스케먼들. 수백 마리는 되어 보일 법한 숫자였다.

“와 씨, 이거 잘못 온 거 아니야?”

개학하고 많은 일이 있었다.

이기홍을 이기고, 일진들을 혼내 줬다.

등급 측정 때는 가상이긴 했지만 칠악 중 한 명과 대등하게 싸웠다.

자신감이 가득 찬 상태.

수백의 스케먼을 보니 이제껏 기고만장해져 있던 게 아닌가 되돌아보게 되었다.

“돌겠네. 저게 몇 마리야.”

나무 성채 안에서 스케먼이 끊임없이 나왔다.

녀석들은 고블린의 상위 호환인 몬스터였다.

고블린의 지능이 다섯 살짜리 꼬마라면 스케먼은 중학생의 지능.

더해서 각종 무기를 개발하고 만들었다.

무리를 지어 다니는 습관이 있어, 명령 체계가 뚜렷했다.

군대처럼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게 가능할 정도라고 할까?

아무튼 규모가 무지막지하게 많았다.

“다음에 올까?”

뭔가 그러고 싶게 만드는 스케먼의 기백이었다.

[우리 혼원문에 도망치는 것 따위는 없다.]

“이보 전진을 위해 일보 후퇴라는 말이 있듯이….”

[개소리니라.]

“그냥 한번만 뒤로 빠지면 안 되겠습니까?”

[불가하다. 만약 네가 도망친다면 혼원신공을 회수해 버리겠다.]

말을 그렇게 했지만 도망칠 생각 따윈 없었다.

저 무리보다 가문의 전력이 수십 배는 강했다.

여기서 도망친다면 자신의 가문에 복수도 하지 못할 터.

뒤로 물러날 수 없다.

“후우우. 한 번 해 보죠.”

스피드만큼은 레드 급 몬스터인 청호도 쓰러트린 자신이다.

블루 급 보스 몬스터 하나 못 쓰러트리겠는가.

이번 기회에 자신이 얼마나 강해졌는지 인지할 수 있는 기회였다.

그리고 수미천왕신공.

그 보상을 두고 도망칠 수 없었다.

“이참에 이 퀘스트부터 해치워야지.”

[메인 퀘스트2 - 은거자의 수련]

난이도: C

설명: 은거자는 매일 수련하는 걸 원칙으로 삼습니다. 인적이 드문 곳에서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수련하십시오.

완료 조건: 단독으로 그린 존 급 게이트 클리어

실패 조건: 수련을 들킬 시.

보상: 테크트리 포인트 650,000

받아 놓고 깨지 못한 퀘스트.

이참에 이걸 클리어해서 테크트리 포인트를 얻어야겠다.

창을 끄고 혼원신공을 천천히 끌어올렸다.

“애들은 다 나갔겠지?”

원래 게이트 변동이 되면 문부터 닫힌다.

몬스터에게 고립되어 죽기 십상인데, 문이 닫혔다는 메시지는 안 떴다.

보스 몬스터가 있는 이곳만 문이 닫혔다.

그렇다는 건 염화의 동굴은 문이 열려 있단 소리.

밖으로 나가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이준은 걱정하는 마음을 접었다.

“한지유도 있으니까 괜찮을 거야.”

그녀는 세상에 알려진 것보다 더 강했다. 괜히 미래에 빙화 대신 검후란 이명을 부여받았을까.

저벅저벅-

이준이 스케먼 떼를 향해 육중한 발걸음을 옮겼다.

* * *

슈우웅-

화살이 볼을 스쳤다.

상처가 난 자리에서 피가 튀었다.

‘천왕보로 피할 수 있어.’

수백 개의 화살이 이준에게 쏟아졌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건 패권과 천왕보를 사용하는 일.

권기를 이용해 화살을 날려 버리고, 화살의 속도가 느려진 사이 보법으로 피했다.

놈들의 공격이 무로 돌아가면 그때를 이용해 반격했다.

이준이 앞으로 쏘아져 나갔다.

그의 이동 경로를 알기라도 한 듯, 동족의 등에 탄 스케먼이 창과 방패를 들고 돌격했다.

2인 1조로 이루어진 기병들.

이준을 그대로 치고 가려고 최고의 속력으로 달렸다.

그도 맞은편에 달려오는 기마병이 보였다.

땅을 짚고 있는 다리에 힘을 주었다.

공중으로 뛰어오른 신형.

그 상태로 주먹에 내기를 담아 내리쳤다.

콰아앙-

권기가 땅을 강타자, 바닥이 움푹 패였다.

그 여파로 인해 주변에 있던 스케먼들의 몸이 터져 나갔다.

[스케먼 창병을 처치했습니다.]

[스케먼 돌격병을 처치했습니다.]

[스케먼 돌격병을 처치했습니다.]

……

……

순식간에 수십 마리를 죽였다.

동시에 내공도 많이 소모해 버렸다.

“하아….”

이준이 숨을 골랐다.

이 한 번의 공격으로 녀석들이 혼란에 빠졌다.

이준은 녀석들이 정신을 차리기 전에 선수를 쳤다.

주먹에 회색빛 소용돌이가 뭉쳤다.

곧바로 스케먼 무리를 향해 뛰어들어 녀석들을 도륙해갔다.

이준은 한 마리 늑대와 같았다.

양떼 사이를 종횡무진하며 팔이 움직일 때마다 스케먼의 몸이 터져 나갔다.

퍽-

‘좀 더 효율적으로 써야해.’

권기에 깃든 내공을 최소화했다.

자신은 혼자였고, 스케먼은 아직도 많았다.

아직도 수백 마리나 더 있었다.

내공이 무한하지 않은 이상 자신이 먼저 지칠 터.

그렇게 되면 필패였다.

팡팡.

이준의 주먹이 쉬지 않고 움직였다.

[스커먼 돌격병을 처치했습니다.]

[스커먼 돌격병을 처치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이준의 움직임은 정교해져만 갔다.

“찍찍. 인간 한 명이다. 어서 사지를 찢어 로드께 제물로 바쳐라!”

지휘관으로 보이는 스케먼이 부하들에게 명령하는 게 보였다.

‘저놈부터 잡아야겠어.’

가죽 갑옷을 입고 있는 스케먼.

다른 쥐새끼보다 덩치가 두 배는 컸다. 이준이 주먹을 휘두르다 말고 방향을 틀었다.

팟-

총알 같은 속도로 스케먼 지휘관에게 접근했다.

“히익! 활, 활을 쏴!”

스케먼 궁병들이 다급히 활시위를 당겼다.

슈슈슈슉-

다시 한차례 이준에게 퍼부어진 화살.

몸을 최대한 낮추고 주먹에 혼원신공을 집중시켰다.

‘여길 뚫고 곧바로 보스한테 간다.’

성체 안쪽에 잡힌 기척은 보스 몬스터 포함 세 마리밖에 없었다.

이준이 스케먼 지휘관의 지척에 다다랐다.

내기를 집중시킨 주먹을 그대로 옆구리에 박아 넣었다.

놈도 위협을 느꼈을까.

도끼를 꺼내 응수했다.

쾅-

주먹과 부딪친 도끼가 산산조각 났다.

도끼를 지나 스케먼 지휘관의 옆구리에 주먹을 박아 넣었다.

녀석의 몸통이 그대로 터졌다.

이준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나무 성채 입구로 달렸다.

콰앙-

발로 입구를 박살 내고 안으로 들어가자.

“내 영역을 침범한 자가 인간이란 말이냐.”

염화가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위엄을 뿜어내고 있었다.

“네가 블루 급 보스 몬스터인 염화야?”

이준은 녀석을 보고 어이없었다.

무시무시한 별명과는 다른 생김새. 2m는 돼 보일 법한 키에 쥐 대가리를 하고 있는 녀석.

몸은 근육으로 되어 있는 괴상한 몬스터였다.

녀석이 도끼창인 핼버드를 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쿵-

한발 내디딜 때마다 울리는 진동음.

녀석이 마력을 줄기차게 내뿜으며 이준을 압박했다.

“생김새와는 다르게 강하긴 해.”

“그 혓바닥을 뽑아 잘근잘근 씹어 먹어 주마. 인간.”

피부가 따끔거리며 찌릿한 느낌이 들었다.

명색에 보스 몬스터라고 강하긴 한가보다.

이준이 염화를 향해 쇄도하려는 찰나, 그보다 더 빠르게 앞으로 튀어나간 그림자가 있었다.

“파, 파랑아!”

화르륵-

몸에 파란 불꽃을 피우며 전광석화 같은 속도로 질주하는 파랑이.

눈 깜짝할 사이에 염화의 발밑에 다다랐다.

“큭. 하찮은 몬스터 따위가!”

파랑이가 염화의 다리를 물어 버렸다.

화가 난 염화가 다리를 휘둘러 파랑이를 날려 버렸다.

“뀨우우우.”

반동을 이기지 못하고 그대로 바닥에 내동댕이쳐진 파랑이.

그때 엄청난 일이 벌어졌다.

[파랑이가 포식 스킬을 사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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