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할리우드 김치 재벌-250화 (250/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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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회를 진행하고 인터뷰를 하며 제작중인 영화와 판권 관련 일을 하다 보니 금방 여름이 지나갔고, 동민의 영화가 개봉하는 날이 되었다.

특이하게도 영화는 평소 영화를 잘 보지 않는 전문직종에 종사하는 엘리트층에 인기가 있었고, 금융쪽 일을 하는 이들이 영화를 여러 번 보면서 홍보를 해 주었다.

개봉 첫 주 흥행 기록도 나쁘지 않았고, 뒤로 갈수록 관객이 줄면서 힘 빠지는 일 없이 꾸준히 연독률, 아니 관람객 수를 유지하며 저 예산의 첫 영화 치고는 상당히 준수한 성적을 기록했다.

두 달 가량 극장에서 상영을 한 동민의 영화는 새로 개봉하는 영화에 스크린을 내어 주면서 막을 내리게 되었고, 최종 박스 오피스 집계가 나왔다.

“다니엘! 결과가 나왔어요! 이 정도면 초대박은 아니더라도 대박 수준이에요!”

“적당히 잘 나오긴 했는데 조금 아쉽긴 하네요.”

“무슨 소리에요. 순수 극장 수입으로 1억 9천만 달러면 아주 훌륭한 거죠. 제작비도 얼마 들지 않았고, 마케팅비도 별로 안 썼잖아요.”

“매출은 만족스러운데, 조금만 더 힘을 냈으면 2억 달러를 찍었을 테니 아깝네요.”

동민이 아쉬움을 표했지만, 미국에서만 최종 집계가 완료 되었을 뿐 해외에서는 아직 상영을 하는 나라들이 있었기에 여기서 조금 더 매출이 올라 갈 수도 있었다.

동민의 첫 할리우드 장편 영화인 ‘미국 에너지 재벌 3세’는 확실히 다니엘 킴 이라는 이름을 알리는 것 이상의 결과를 만들었고, 흥행에도 성공 했지만 조만간 엠론 기업이 무너지면서 한 번 더 조명을 받게 되고, 2008년 서브 프라임 모기지 론 사태가 발생하면서 또 다시 떠오르게 된다.

거기에다 영화에 출연한 CEO들이 세상을 흔들 때마다 동민의 영화가 언급 되면서 마르지 않는 연금 수입을 안겨준다.

그리고, 동민이 아쉬운 소리를 했지만, 1년간 개봉하는 수십 편의 영화 중 매출 1억을 달성하는 영화는 10편에서 20편정도 되었고, 동민의 영화 정도면 블록버스터 영화를 제외하면 최상위권에 머무는 작품 이었다.

“첫 영화가 성공적으로 마무리 되었는데, 다음 작품은 언제 만들 거예요?”

“일단은 내년에 개봉하는 가락지의 제왕과 핸리 포터에 집중 해야겠네요. 그리고 조만간 촬영을 시작하는 스파이더 가이 현장에 합류하려고요. 마불 유니버스가 본격적으로 성장 하려면 스파이더 가이의 성공이 중요해서 신경을 써야겠어요.”

스파이더 가이의 완성도는 동민이 참견을 하지 않더라도 훌륭하게 나오겠지만, 토미 맥과이어가 촬영 중 허리를 다치면서 후속편을 찍을 때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이미 이염걸과 성용의 부상을 예방한 경험이 있기에 이번에도 현장에서 토미를 관리할 생각 이었고, 추가로 내년에 촬영에 들어가는 레이싱 액션 영화 퓨리어스 앤 패스트 현장에서 동민의 자차를 가지고 잠시 출연하기로 되어 있었다.

아무리 환생을 하고 나이에 맞지 않는 일들을 하고 있다고 해도 아직 20대의 피 끓는 청춘이었고, 한 번은 스트리트 레이싱에 도전해 보고 싶기도 했는데, 이번 기회에 프로에게 레이싱 교육도 받고, 직접 차를 몰고 영화에 출연하기로 했다.

그렇게 여러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하다 보니 여러 일들이 있었던 2000년이 금방 끝이 났고, 2001년의 새 해가 시작 되었다.

이번에는 뉴 밀레니엄이 아니었기에 제시카와 동민의 새로운 집에서 새해를 맞이했다.

제시카는 늘어나기 시작한 영화 배역들로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었고, 동민은 뉴욕으로 날아가 연초부터 시작된 스파이더 가이 촬영에 합류 했다.

“아니야. 거기서 그렇게 몸을 비틀면 멋있기보다는 어색한 자세가 나오잖아. 내가 코어 달련 하라고 했지?”

“몸을 이렇게나 만들었는데 더 운동을 하라고?”

“겉으로 보이는 몸만 만들면 어떡해. 줄에 매달려서 아크로바틱한 자세를 보이려면 코어가 가장 중요하다니까.”

부상은 예방하는 게 가장 좋은 법이라 스파이더 가이의 주인공을 맡은 토미 맥과이어에게 허리 운동을 더 하라고 잔소리를 계속해서 퍼 부었다.

전속 트레이너에게도 허리 코어 근육이 발달할 수 있는 운동을 계속 하게 만들었는데, 가장 고통스럽게 만들어야 하는 근육 부위이다 보니 사람 좋고 착한 토미 맥과이어도 동민을 욕하며 코어를 단련했다.

처음 몇 번은 동민의 욕을 하다가 얼마 뒤 어려서부터 무술 연습으로 코어가 탄탄한 동민이 트레이닝에 합류해 쉽게 따라 하자 이후로는 아무 말 없이 근육을 강화했다.

“나중에 나한테 고맙다고 할 걸? 코어가 남자한테 얼마나 중요한데. 허벅지도 중요하긴 하지만, 코어가 바로 힘이라고.”

평소 제시카에게 짐승소리를 듣고 있는 동민은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조언을 했고, 허리와 배가 끊어질 것 같이 아파도 촬영 때 몸을 쓰기 편해진 토미는 투덜거리면서도 열심히 단련을 이어했다.

그렇다고 동민이 괴롭히기만 하는 건 아니었고, 이번에도 마사지사를 촬영장에 상시 대기시켜 무리한 동장을 한 뒤에는 근육을 풀 수 있도록 해 주었다.

일단 토미 맥과이어를 가장 신경 쓰긴 했지만, 스파이더 가이의 각본도 확인하며 영화에 일정부분 참여를 했고, 제작자로서의 의견을 감독에게 전하며 더욱 좋은 작품이 완성될 수 있도록 주의를 기울였다.

잠깐 시간이 날 때 아주 바람직하게 자라난 주만치 촬영 때 꼬마 주인공으로 만났던 커스틴 더스트에게 할리우드 선배로서 개인적인 조언을 해 주며 화기애애한 시간을 보내긴 했지만, 마음속으로는 항상 제시카를 생각하고 있었다.

“대충 편하게 있을 줄 알았는데, 꽤 부지런히 일하고 있었네요.”

“항상 열심히 일하는 거 알고 있잖아요? 그런데 뉴욕에는 무슨 일로 직접 찾아온 거예요? 아! 설마 벌써 그날이 온 건가요?”

“조금씩 일정이 당겨지는 거 알고 있잖아요. 내년 영화도 선정해야하고, 내년에 제작이 들어가는 영화 중에 다니엘을 찾는 영화도 있어서 조금 일찍 왔어요.”

“앞으로는 꼭 필요한 영화가 아니면 투자하지 않기로 했으니 빨리 진행하도록 하죠.”

벌써 다음해에 투자할 영화를 선별할 시간이 돌아왔고, 여러 일로 바쁜 동민은 닐이 뉴욕까지 찾아 왔으니 빠르게 결정하고 끝내기로 했다.

“일단 가장 신경을 쓰고 있는 영화들은 우리가 모두 제작을 하고 있으니 따로 투자를 하지 않아도 되겠네요.”

“지금 촬영 중인 스파이더 가이랑, 올해 개봉하는 가락지의 제왕, 핸리 포터 후속편을 말 하는 거죠?”

“가락지의 제왕은 이미 촬영이 끝났으니 컴퓨터 그래픽 작업 하는 거랑 추가로 넣어야 하는 부분만 짧게 촬영하면 되니 크게 신경 쓸 부분은 없겠네요. 최대한 지원해 주도록 하세요.”

“그런데, 편집 작업이 처음이라 그런지 작업 속도가 많이 느리더라고요. 아무래도 2편, 3편에서도 같이 쓰는 배경의 컴퓨터 그래픽 작업을 해야 하는 터라 개봉일이 뒤로 미뤄질 것 같아요.”

“핸리 포터랑 다른 시즌에 개봉하고 싶은데, 얼마나 느려질 것 같나요?”

“가을 추수감사절이라고 말은 하던데, 솔직히 연말까지도 생각하고 있어요.”

“어쩌면 두 영화가 시너지를 일으키면서 둘 다 매출이 더 올라갈 수도 있으니 압박하지 말고 계속해서 지원을 해 주세요.”

내년에 개봉하는 영화 중 가장 큰 블록버스터 영화 3편을 모두 동민이 제작 중이기에, 다른 영화에는 편하게 투자할 수 있었다.

핸리 포터 역시 올해 1편을 개봉하지만, 이미 책으로는 2편이 나와 있었고, 아이들이 더 자라기 전에 빠르게 2편을 촬영하기로 했다.

동민이 투자한 영화 다음으로 주목 받고 있는 영화는 별들의 전쟁 2편 이었는데, 이 영화 역시 조지 누카스가 100% 자기 자본으로 영화를 만들기에 투자 고민은 하지 않아도 되었다.

“누카스 필름에서 연락이 왔는데, 이번 영화에 제다이들이 단체로 나오는 장면이 있나봐요. 다니엘도 출연해 달라고 스튜디오에서 연락이 왔는데, 어떻게 하실 건가요?”

“일단 시나리오를 보고 결정해야겠네요. 전 편은 솔직히 조금 실망 했었거든요. 관객의 반응도 좋지 않았고요.”

별들의 전쟁 2편 역시 온 갓 악평을 다 듣게 되지만, 6억 5천만 달러를 벌어들이면서 제작비의 6배나 되는 수익을 거두어들이게 된다.

하지만, 두고두고 밈으로 활용되는 짤들이 형성되는 에피소드로서 솔직히 동민은 출연하고 싶지 않았다.

한창 영화 리뷰 영상들을 만들 때 해외 리뷰어의 영상도 많이 참고를 했었는데, 동민이 가장 좋아하는 리뷰는 “당신이 어린 시절 가장 좋아하는 추억을 만들어준 세계관의 창조자가 그 추억에 거대한 똥을 싸놓은 프리퀄의 속편을 들고 왔습니다. 보이지 않는 위험이 절대 실수가 아니었음을 증명합니다.”였다.

전편에서 꼬마였던 주인공이 청년으로 성장해 꽃밭에서 뒹구는 병맛 로맨스를 보여주는데, 연예 개연성이 엉터리인데다 주인공인 헤이든 크리스텐슨은 엄청난 발연기를 보여주며 영화의 집중도를 떨어트려 버린다.

‘아마 내년 골든라즈베리 남우주연상을 헤이든 크리스텐슨이 받았었지?’

어쩌면 아나킨이 다쓰 베이더로 흑화 해 버리는 건 팬들에게 욕은 너무 먹어서 일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렇게 별들의 전쟁 프리퀄 2편인 클론의 습격에는 가능한 출연하지 않기로 마음을 먹었고, 본격적으로 투자할 영화를 찾아보았다.

“일단 샤말란 감독님의 신작에 투자 하는 거로 시작 하죠.”

“전작은 흥행이 조금 부진 했는데, 이번에는 괜찮을까요? 데뷔작이 너무 대박을 치는 바람에 오히려 후속작에 걸림돌이 되어 버리네요.”

동민이 데뷔작에 너무 힘을 주지 않은 이유 중 하나가 나이트 샤밀란 감독 때문이기도 했다.

그는 센스 식스로 데뷔를 하면서 수십 배의 흥행수익을 달성했고, 언브레이크라는 아주 훌륭한 후속작을 만들어 나쁘지 않은 성적을 내지만, 전작과의 비교를 피할 수 없었다.

그래서 인지 이번에는 자신의 장기라고 할 수 있는 미스테리 스릴러 영화를 만들기로 했고, 주인공으로는 멜 기브슨을 조연으로는 호아킨 피닉서를 캐스팅했다.

“미스테리 서클이라. 호기심이 생길 수밖에 없는 주제긴 하네요.”

“외계인을 다루긴 하지만, 숨겨진 철학적인 의미가 내포된 작품이에요.”

미스테리 서클과 외계인을 다룬 영화 “싸이닝”은 미국 펜실베니아주 외곽의 농장 주택에서 아내와 사별 후 신부를 그만 둔 멜 기브슨과 유명 선수였으나 야구를 그만 둔 동생 호아킨 피닉서가 두 아이들과 살아가다 집 주변에 원과 선으로 된 특이한 패턴의 서클이 발견 되면서 시작 되었다.

영화가 진행되는 내내 주인공인 멜 기브슨이 하는 말들은 마지막의 반전에서 왜 그런 말을 했는지, 감독이 외계인을 통해 운명에 관한 무엇을 말하고 싶었는지를 보여주면서 관객에게 놀라움을 선사한다.

비평은 호불호가 갈리면서 다양한 반응을 보이지만, 7,200만 달러에 제작 된 이 영화는 4억 1천만 달러를 벌어들이면서 샤말란 감독의 2번째 히트작이 된다.

샤말란 감독의 싸이닝에는 3천만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고, 다음으로 내년에 만들어지는 영화 중 가장 큰 수익률을 기록하는 영화를 골라 들었다.

< 250 > 끝

ⓒ 돈많을한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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