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할리우드 김치 재벌-247화 (247/265)

< 247 >

“레디~~~ 액션!”

“내가 이 회사를 설립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을 했는지 알고 있어?”

“공정하지 못한 부정한 방법으로 회사를 키웠잖아요!”

영화의 줄거리는 금융과 재벌, 투자로 구성되어 있으면서 권선징악의 주제를 가지고 있었고, 재미있는 클리셰가 많이 포함되어 있었다.

닷컴 버블 바로 전에 환생한 주인공은 버블의 막차에 타면서 수익을 챙긴 후 금방 정리하고, 숏 포지션에 배팅 하면서 엄청난 자금을 확보 하게 되고, 사악한 가족들로 부터 독립해 자신의 제국을 설립하게 된다.

“자기 상속 지분을 전부 빼앗겼다며? 우리 약혼은 없던 거로 해야겠네. 안 그래도 심심한 상대라고 생각 했는데, 잘 되었어. 그래도 그동안 미운 정이 있으니 건강하라는 의미에서 내가 좋아하는 김치 포장해 줄게.”

환생한 주인공은 문제가 많은 가족들과 갈등을 겪게 되고, 집안에서 내쳐지게 되었다.

약혼녀인 패리스가 매몰차게 매튜 데이먼을 차 버리는데, 이때 패리스는 건강과 피부 미용을 위해 김치를 먹고 있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영화 중간에 미국 상류층에서 김치를 먹는 장면과 김치가 얼마나 몸에 좋은 웰빙 음식인지 설명하는 장면이 들어갔고, 동민의 김치 브랜드도 PPL로 포함 되었다.

쿠안틴이 레드 애플 담배를 자신의 영화에 넣고, 비둘기를 사랑하는 우오삼 감독처럼 동민의 영화에는 항상 김치가 등장하게 된다.

‘김치 싸대기도 넣고 싶었는데, 아직은 너무 자극이 강하겠지? 언젠가는 꼭 쓰고 말거야.’

악역을 맡은 알 파치너와 케빈 스파이스의 연기는 의심할 여지없이 훌륭했고, 주인공 매튜 데이먼도 만족스러운 연기를 선 보였다.

“막내 녀석이 집안에 불만을 가지고, 회사를 들쑤시고 다니더군. 문제를 일으키기 전에 조용하게 만들어야 할 거다.”

“알겠습니다. 아버지. 제가 아들을 잘 타이르도록 하겠습니다.”

알 파치너와 케빈 스파이스의 조합은 그 아우라가 너무 강렬하여 주인공이 조금 밀리는 느낌이 들긴 했지만, 환생이라는 치트키를 가지고 있기에 강력한 빌런에 맞서며 위기를 극복해 나갔다.

사촌들 역시도 아주 강력한 존재감을 보이는 배우들이 등장 했는데, 사이코 아메리칸으로 주연 연기를 시작한 크리스티안 베일도 출연해 매튜 데이먼을 괴롭혔다.

거기에다 뻔한 이유로 해어졌지만, 종종 등장해 존재감을 나타내는 백치미와 자신만의 개성을 가지고 있는 패리스 메리아트도 영화에 양념을 쳐주며 흥미를 더해 주었고, 예상 밖의 카메오들이 출연 하면서 영화장의 분위기는 아주 좋았다.

“저는 화성으로 향할 남자 엘론 마스크. 주 100 시간은 기본으로 일하는 능력자이죠. 당신은 투자의 귀재라고 하던데, 같은 천재끼리 잘 지내봅시다.”

“스타트업 업계에서 유명하더니 소문대로 성격이 호탕하시군요. 투자를 잘 안 받는다고 하던데, 페이펄 지분을 확보 할 수 있어 기쁘군요.”

엘론 마스크에게는 미안하지만, 한창 페이펄에서 일하고 있는 그는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이마가 훤하게 밝았다.

미래에는 현대의학의 힘을 빌려 극복하게 되지만, 지금은 훤한 이마를 가지고 있었고, 그런 모습이 그대로 영화에 담겼다.

엘론 마스크 외에도 스티븐 잡서가 나와 새로운 컴퓨터와 노트북 프리젠테이션을 했고, 주인공은 애풀의 지분을 확보했다.

닷컴 버블으로 힘들어 하는 아마존닷컴퓨터에도 투자를 했고, 아직은 순진한 외모를 하고 있지만, 맑은 눈의 광인인 배프 제죠스도 등장해 와이프와 함께 차고에서 시작한 자신의 회사 이야기를 했다.

영화 초반에 등장해 주인공 암살 의뢰를 하는 도날프 트럼은 마지막에 주인공의 공격으로 회사가 망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워런트 버핏이 도움을 주게 된다.

그리고 캐스팅하기 가장 어려웠고, 영화에 나올 거라고 상상도 하지 못 한 인물이 영화 마지막에 등장한다.

도날프 트럼의 회사가 망해 버리자 알렌 그린스펀이 나타나 인수 합병을 추진하고, 주인공이 그 회사를 사들이면서 영화가 막을 내리게 된다.

등장인물을 보는 것 외에도 재미있는 요소가 또 있었는데, 영화의 배경이 되는 장소를 보는 것도 흥미로웠다.

미국 재벌을 다루는 영화이다 보니 호화로운 집과 사무실이 많이 등장해야 했다.

주인공이 돈을 벌어서 구입하는 집은 여러 미술 진품들이 전시 되어 있는 동민의 저택에서 촬영했고, 호화 여객선에서의 장면은 타이탄익호에서 촬영하여 제작비를 많이 절약할 수 있었다.

거기에다 영화에 출연한 카메오들의 회사 사무실도 그대로 활용하였기에 현실감이 더해졌고, 특별한 액션 연기 없이 인물간의 갈등 구조와 재벌 이야기를 다룬 영화기에 촬영은 예상했던 스케줄대로 한 달이 조금 넘는 기간 만에 모두 끝이 났다.

“내가 여러 영화를 찍어 봤는데, 이렇게 정리 정돈이 잘 된 현장은 처음 보는 군.”

“하하. 여기서 일하고 있는 스태프들이 제가 군대에 있을 때 만났던 후임 들이라 일하는 방식이 FM 이거든요. 한국인이 부지런 하긴 하죠.”

출연한 배우 중 가장 연기 기간이 긴 알 파치너가 동민의 현장을 칭찬했다.

미국 할리우드의 촬영 방식이 효율적이고 가장 선진화된 방법을 쓴다고 하지만, 사람이 직접 하는 일은 한국인들이 정확하고 빨랐기에, 한국인 스태프가 대거 투입된 동민의 촬영 현장은 할리우드에서 처음으로 영화를 만드는 감독답지 않게 아주 효율적으로 정리가 잘 되어 있었다.

당연하게도 직원 식사는 한인타운의 함바집과 계약해 한식 위주로 나왔고, 동민의 영화에는 한국 음식이 나온다는 것이 이때부터 규칙처럼 자리를 잡게 되었다.

“나 같은 대 배우가 엑스트라로 출연 해 준다니까 왜 거절 하는 거야?”

“영화 컨셉이랑 안 맞는 다니까요. 독보적인 색깔이 있는 사람이 이런 영화에 나오면 흐름이 끊겨 버려요.”

“이미 흐름이 끊길 만큼 유명한 사람들이 많이 나오던데?”

“그 사람들은 자신이 원래 하는 역할로 출연하는 거라서 괜찮은데, 조니는 이 영화랑 분위기가 맞지 않아요.”

가장 오랜 기간 친분을 가진 배우라고 할 수 있는 조니 데브가 동민의 영화에 출연해 주겠다며 종종 찾아와 때를 썼지만, 영화와 어울리지 않아 거절했다.

대신 다음 작품은 조니가 출연할 만한 영화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후로도 리버 피닉서나 아놀드, 톰 크루스가 찾아와 출연의사를 밝혔고, 동민은 그들에게 김치를 쥐어 주면서 다음 영화에는 꼭 출연해 달라며 돌려보낼 수밖에 없었다.

이들의 연기력이야 의심할 여지가 없었지만, 동민의 영화에 잠깐 얼굴을 비추기에는 존재감이 너무 강렬했다.

“나는 금융 영화랑 어울린다고 생각하는데, 출연 시킬 만 하지 않아?”

“뉴욕 금융인으로 정장이 잘 어울릴 것 같긴 한데, 너무 잘 생겨서 영화에 집중이 끈길 수 있어. 리오는 탈락이야.”

리오나르도 디케프리오와 앤젤리나 졸리, 드류 배리무어도 찾아와 영화에 나와 주겠다며 영광으로 알라고 했는데, 필요 없다며 돌아가게 했다.

투덜거리는 이들에게도 앞으로 기회가 많을 거니 조금만 기다리라고 했고, 지인들이 찾아와 출연 시켜 달라고 할 때마다 옆에서 함께 영화에 등장하고 싶어 하는 제시카를 말리느라 고생한 동민은 여자 친구를 촬영 현장에 접근 하지 못 하도록 오디션을 보러 다니게 만들었다.

그나마 토미 맥과이어는 처음으로 주연을 맡게 된 스파이더 가이 촬영 준비로 바빠서 동민의 영화에 출연을 못 하겠다며 미안하다고 전화로 말했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생각 보다 훨씬 심각한 주변의 참견에 다음 작품으로 지인들이 출연할 수 있는 영화로 만들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쿠안틴도 영화 만들 때 친한 사람들이 출연 시켜 달라고 해요?”

“난 반대로 내가 찾아가 매달리지. 할리우드 업계 안에서 오랫동안 살아온 너랑은 다르게 비디오 매장에서 영화 준비를 했으니 배우랑 친분이 있긴 힘들지 않았겠어? 부럽다고 생각 했는데, 시달리는 걸 보니 의외로 힘들어 보이네.”

“다음 작품은 카메오가 많이 나올 수 있는 영화로 만들어야겠네요.”

“출연 배우 리스트만으로도 흥행에 성공 할 수 있겠네. 조금 배 아픈 걸?”

“배우도 중요하긴 하지만, 작품이 좋아야죠. 쿠안틴의 초기작들이 대단했죠.”

계속해서 할리우드의 유명인들이 동민의 촬영장에 찾아오자 처음에는 신기하게 바라보던 쿠안틴도 방문객이 20명을 넘어가자 혀를 내둘렀다.

다행히 촬영 기간이 짧아서 더는 지인들이 찾아오지 않았고, 동민은 최첨단 장비들이 구비되어 있는 편집실에서 남은 작업을 시작했다.

“어떻게 촬영 보다 편집 작업이 더 힘드네요.”

“여기서 감독의 개성과 스타일이 나오는 거지. 거기에다 모든 장면을 넣을 수는 없으니 삭제하는 장면을 고르는 작업이 가장 힘들어. 애써서 찍은 장면을 빼 버릴 때 마다 가슴이 얼마나 아픈 줄 알아? 너도 이제 그 고통을 경험하게 될 거야.”

예전에는 쿠안틴이 영화를 찍을 때 옆에서 편집 작업을 도와 줬는데, 이번에는 동민이 메인으로 편집 작업을 하고 쿠안틴이 도와주며 적절한 조언을 해 주었다.

쿠안틴의 말대로 영화에 넣지 못 하는 장면들 때문에 머리가 아프긴 했지만, 편집 작업 자체는 군대에서 여러 번 해 보았고, 단편 영화와 한국에서 이미 장편 영화를 만들어 보았기에 금방 마무리 할 수 있었다.

“곡은 다 준비 되었어?”

“배경음악으로 쓸 곡들은. 장면 샘플을 보내서 받았는데, 메인 주제곡은 편집이 끝나면 영화를 직접 보고 맞춰서 만들어 준다고 해서 아직 준비가 안 되었어요.”

“난 대부분 있는 곡들을 썼는데, 넌 아예 곡을 만들어 버리는 구나.”

“절반 정도는 장면에 어울리는 기존 곡을 쓰고 나머지는 새로 곡을 받았으니 반반 이네요.”

“그건 그렇고, 주제곡은 누가 만들어 주는 거야? 유명한 작곡가야?”

“싱어송 라이터인데 유명하긴 유명하죠. 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더니 마침 도착했다 보내요.”

편집실이 있는 건물 주차장에 검은색 대형 SUV들이 여러 대 도착 하더니 검은 선글라스를 쓴 누군가 경호를 받으며 들어왔다.

“어? 설마 저 사람이 영화 주제곡을 만들어 주기로 한 거야?”

“예전에 약속했었는데, 기억하고 있더라고요. 덕분에 무료로 주제곡을 받게 되었네요.”

미국 에너지 재벌 3세의 주제곡은 유명하다면 유명하다고 할 수 있는 마이클 잭선 이라는 가수가 만들어 주기로 약속 했었다.

“다니엘! 편집이 끝났다고 해서 직접 찾아왔어. 아무래도 장비들은 여기가 더 좋을 것 같아서. 네가 저번에 만들었던 축구 영화도 정말 재미있었는데, 이번에도 기대가 되네.”

마이클은 자신의 음향팀 직원들을 동행한 채 찾아왔고, 프로듀서인 퀸시 존슨까지 함께 왔다.

“영화는 대외비 인거 알고 있죠? 잘 알거라 믿고 있으니 따로 서류를 만들지는 않을게요. 영화를 보고 어울리는 곡으로 잘 만들어 주세요.”

마이클은 이미 영화 OST 작업을 여러 번 해 본 경험이 있었기에 동민이 설명을 하지 않아도 완벽하게 준비되어 있었다.

마이클 잭선과 그의 일행은 편집실의 대형 스크린으로 ‘미국 에너지 재벌 3세’를 시청했고, 주인공을 흑인으로 했으면 더 재미있을 것 같다는 감상평을 남기더니 완벽한 곡을 만들어 오겠다며 데모 테이프를 들고 돌아갔다.

동민이 다른 곡들을 더빙하며 막바지 작업을 하고 있는데, 이 주 만에 마이클은 곡이 완성되었다며 찾아왔다.

< 247 > 끝

ⓒ 돈많을한량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