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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김치 재벌-233화 (233/265)

< 233 >

새로운 천년이 열렸지만, 그렇다고 동민의 하루가 드라마틱하게 달라지지는 않았다.

여전히 제작사 일을 하면서 제시카와 데이트를 했고, 시간이 날 때마다 각본 작업을 이어갔다.

연말과 연초에 기대 심리로 주가가 폭등하는 바람에 동민은 그동안 모았던 주식을 어렵지 않게 정리 할 수 있었고, 초기 투자금의 5배에 달하는 수익을 기록했다.

“돈복사를 잘 하긴 했는데, 이제는 돈이 너무 많아서 탈이네.”

갑작스럽게 늘어난 재산은 하락중인 버크셔 해더웨이의 주식을 사들이는데 일부 사용했고, 20%는 앞으로 무섭게 성장할 중국 시장에 투자하기로 했다.

앞으로 직접 영화를 만들 일이 많을 거라 제작사에 자본을 넣기로 했고, 한국에도 투자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한국에는 문화 사업쪽으로만 투자를 할 예정이었는데, 일단 영화쪽에 가장 투자를 많이 하고, 다음으로는 음악 시장에도 자금을 풀어 시장을 활성화시키기로 했다.

동민이 참여를 하지 않더라도, 척박한 한국에서 어떻게든 훌륭한 작품들이 탄생하긴 하지만, 규모를 키워준다며 더 훌륭한 결과가 나올 거라고 믿고 있었다.

“투자하는 건 시키면 어떻게든 되는데, 내 영화를 만드는 게 일이네. 일단은 대형 프로젝트 먼저 진행하고, 자리가 잡히면 내 걸 찍어야겠다.”

당장은 가락지의 제왕에 집중해야 했고, 이어서 제작중인 핸리 포터 역시 초대형 프로젝트였기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었다.

이외에도 당장 마불 스튜디오 설립일도 산더미로 쌓여 있었고, 내년 1월에 촬영이 시작되는 스파이더가이의 사전 준비도 진행해야 했다.

스파이더가이의 경우 잘못된 투자로 경영난에 허덕이는 서니 픽처스를 살려주는 중요한 작품이었지만, 그렇다고 원래대로 넘겨 줄 수는 없었다.

“신지한테는 미안하긴 하지만, 그래도 서니는 올해 엄청난 아이템을 출시하면서 돈을 긁어모으게 되니 걱정 하지 않아도 될 거야.”

때는 2000년 초 일본의 서니 엔터테인먼트는 경쟁으로 뜨거운 콘솔 시장에 10년 가까이 시장을 재패할 절대 강자를 선보인다.

세가의 드림케스트와 닌덴도의 게임큐브, 심지어 마이크소프트까지 게임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게 되고 엑박이라는 콘솔을 발표 한다.

이에 서니에서는 이미 인기를 끌고 있는 스테이션플레이 1에 이어 스테이션플레이 2를 발표 하게 되고,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게 된다.

미국에서는 스테이션플레이 2를 사기 위해 매장 앞에서 밤새 줄을 서는 일이 자주 생겨나고, 뉴스에서도 스테이션플레이 2 이야기만 쏟아져 나오게 된다.

동민 역시 스테이션플레이에 대한 추억이 많았는데, 한국에는 2002년이 되어서야 정식으로 발매 되어 얼리 어답터들은 일본에서 병행 수입을 한 게임기로 플레이를 했고, 스테이션플레이를 가지고 있는 아이들은 모든 친구들의 부러움을 샀었다.

“나도 스테이션플레이를 사서 집으로 가지고 가던 그 기분을 잊을 수가 없네.”

스테이션플레이는 특별한 콘솔이었고, 그만큼 훌륭한 게임 타이틀도 많이 보유하고 있었다.

일본 격투 게임이야 당연히 즐겨했고, 남자아이들이 모이면 서로 소리를 지르며 환호했던 윈잉일레븐도 생각이 났다.

스테이션플레 2는 워낙 인기가 있었던 탓에 수많은 변형 모델이 생산되고, 후속기인 3가 나온 뒤에도 한참 제작되다가 2012년 12월 말이 되어서야 공식적으로 출하를 종료하게 된다.

매년 계속해서 기술이 발전하는 콘솔 시장에서 말이 되지 않는 12년이라는 초장수를 하면서 당연하게 판매량도 엄청나게 쌓여 가는데, 공식적으로 1억 5천 5백만 대가 판매 되면서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게임기로 기네스북에 오르게 된다.

서니가 다른 사업에서 죽을 쑤긴 하지만, 게임 콘솔 시장에서 절대 강자로 자리를 굳히면서 엄청난 돈을 벌어들이기에 영화 몇 편 뺏어 가는 것으로 크게 죄책감이 들지는 않았다.

“게임기 발매 되면 오랜만에 해 봐야겠다.”

한국에서도 스테이션플레이가 선풍적인 인기를 얻긴 하지만, 이미 한국은 PC방이라는 유스 플레이어 양성소가 생겨나고 있었고 1998년 발매한 우주크래프트가 엄청난 유행을 하면서 대회가 생겨났다.

이제 막 프로리그가 시작되려 하고 있었고, 동민 역시 우주크래프트에 청춘을 쏟아 부은 전생이 떠올랐다.

“나왔을 때만 해도 대한민국 민속놀이가 될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는데, 그러고 보면 참 대단한 것 같아.”

우주크래프트 역시 스테이션플레이와 같이 기네스북에 등재되는데, 가장 많이 팔린 PC 전략 게임이라는 타이틀을 획득하게 된다.

우주크래프트를 만드는 블리저드에도 투자를 할까 고민한 적이 있었지만, 이미 훨씬 더 큰 회사에 투자를 하고 있었고, 너무 많은 일을 벌이고 있어 과거를 추억하는 것으로 만족 했었다.

“다음에 한국 가면 오랜만에 PC방에 가서 배틀넷 접수 해 줘야겠네.”

동민의 실력이 스타 플레이어들과 비교해 이길 정도는 아니더라도, 아직 사람들이 모르는 미래의 빌드와 전략을 알고 있기에 어쩌면 유명 프로게임어를 이길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잠시 추억의 게임들을 떠올리던 동민은 미래에 여유가 있으면 라이옷 게임즈에 투자해야겠다고 생각했고, 다시 회사 일에 집중했다.

“다니엘. 큰일 났구나. 지금 시장이 심상치 않은데 보유하고 있던 주식은 전부 매각 했니?”

“네. 애풀만 계약상 최소 지분을 유지해야 해서 일부 남겨 두었고, 나머지는 전부 팔았어요. 아마존도 전부 팔았고, 마이크소프트까지 정리 다 했네요. 이제 현금이 너무 많아서 걱정이에요.”

“잘 했구나. 특정 기업이 흔들리면서 주가가 반응을 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버블이 터질 것 같구나. 끝없이 올라가던 나스닥도 멈췄다가 꿈틀거리고 있어.”

워런트 버핏이 급하게 동민에게 전화를 걸어 버크셔 해더웨이에서 관리하고 있는 주식 이외에 지분이 없는지 물어 보았고, 깔끔하게 정리 했다고 말해 주었다.

연초에 대부분 정리 했지만, 덩치가 커서 오래 걸렸던 대기업 주식들도 지난주에 모두 매매를 마쳤는데 딱 맞춰서 버블이 끝이 난 것 같았다.

닷컴 버블은 미국과 인터넷 사업이 활성화 되고 있는 국가에서 1996년부터 발생한 광적인 투기 현상이었다.

버블이 터지면서 미국의 나스닥 종합주가지수는 2000년 3월부터 2002년 10월까지 고점대비 78% 하락하며 나스닥 역사상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하게 된다.

인터넷의 폭발적인 성장으로 관련된 벤처기업이 투자와 관심을 받게 되고, 주식시장이 달궈지면서 비이성적인 투기가 쏟아진 것이다.

동민은 주식을 잘 모르지만, 전생에서도 비슷한 투기 현상을 보았기에 인간은 똑같은 실수를 항상 반복한다는 것을 이번에 확인할 수 있었다.

후유증이 심했던 대표적인 나라는 미국과 한국, 독일이 있는데, 미국의 나스닥과 한국의 코스닥은 그나마 좀비 같이 되살아나는 반면 독일의 노니어 마르크트는 2003년 시장 지수자체가 없어지면서 나머지 기업들은 기존 주식시장으로 이전하는 방식으로 폐지된다.

닷컴 버블으로 휴지조각이 되는 기업들이 속출하게 되고, 수많은 기업들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데 대기업이라고 버블을 피해갈 수는 없었다.

스티븐 잡서 때문에 대주주가 된 애풀만 하더라도 1달라 30센트까지 올랐던 주식이 25센트까지 내리게 된다.

‘그러고 보니 내년에 애풀팟을 출시하는 구나. 전설의 프레젠테이션이 처음으로 등장하니 직접 보러 가야겠다.’

애풀은 잡서와 계약을 하면서 이사회로 등록되어 있어 모든 지분을 정리 하지 못했지만, 대신 25센트까지 내려가면 지분을 늘려갈 생각 이었다.

모두 판매한 아마존은 110달러 가까이 폭등했던 주가의 95%가 증발 하면서 회사의 존폐의 상황까지 가게 되지만, 위기에도 끝까지 투자를 멈추지 않아 결국 미국 물류 시장을 장악하게 된다.

아마존은 지금은 상상도 할 수 없는 10달러 아래까지 주가가 내려가면 다시 지분을 늘려갈 계획이었다.

마이크소프트는 그나마 선방을 하는데, 60달러였던 주가는 21달러까지 내려가지만, 다른 기업에 비해서는 아주 양호한 편이었다.

한국에서도 상장 폐지되는 기업이 속출하게 되는데, 버블이 어느 정도 안정이 되면 한국을 대표하는 아이티 기업이 되는 초록색과 노란색의 주식을 모을까 고민했지만, 웬만하면 한국은 건들이지 않는 거로 했다.

한국 주식의 수익률이 좋긴 하겠지만, 규모면에서 이미 동민의 제산이 너무 많아져 시장에 혼란을 줄 수도 있었고, 한국에는 가능하면 돈을 쓰는 거로 계획을 세웠다.

다른 나라 역시 타격을 입게 되는데 핀란드의 노카아와 일본의 서니, 뱅크소프트는 버블 고점대비 80%의 주가총액이 증발하게 되고, 이후로 다시는 최고점을 회복하지 못한다.

그래프만 보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주가가 곤두박질을 치게 되는데, 2년간 IT기업들의 분위기가 암울하겠지만, 옥석이 가려지면서 살아남을 기업들이 더욱 크게 성장하기에 동민은 이름을 알고 있는 기업만 골라서 투자하면 되었다.

지금까지도 딱히 걱정하지 않았지만, 이제는 정말로 돈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만큼 자금이 생긴 동민은 본격적으로 돈을 쓰기 시작했다.

문제는 돈을 쓰는 것 이상으로 수익이 돌아온다는 것이었지만, 어떻게든 쓰다보면 방법이 떠오를 거라 생각했다.

“그래. 나도 이제 플렉스를 좀 해 봐야겠다. 지금까지 너무 돈을 벌기만 했지 쓰지는 않을 것 같아.”

가장 먼저 돈을 쓰게 되는 옷이야 평소 삼촌이 동민의 몸에 딱 맞춰 수제작해 주었기에 명품을 살 이유가 없었고, 신발과 가방도 삼촌이 알고 있는 장인들이 동민의 몸에 맞춰 만들어 주었기에 명품 보다 더 가치가 있었다.

차는 웬만한 슈퍼카 보다 비싸고 희귀한 아메리칸 머슬카를 여러대 소유하고 있었고, 새로 나온 자동차 보다는 앞으로 더 가치가 올라갈 차로 이미 수집을 하고 있었다.

“집은 조만간 경매로 쏟아져 나오면 사는 거로 하고, 핼리콥터는 샀으니 이번에는 비행기를 사면되겠다.”

닐에게 비행기를 사려고 물어 보니 전용기를 사 봤자 관리하기도 귀찮고, 신경이 많이 쓰이니 개인기 서비스를 등록하라고 알려 주었다.

고급 전용기를 운영하는 회사에 회원으로 가입하면 직접 전용기를 사서 다니는 것 보다 훨씬 일처리도 쉽고 빠른데다가, 더 많은 공항에 이착륙을 할 수 있다고 했다.

“생각해 보니 그렇긴 하네요. 그래도 비행기를 가져보고 싶었는데, 조금 아쉬워요.”

“그렇다면 비행 라이센스를 따서 개인 비행기를 사는 방법도 있는데, 다니엘이 비행 사고로 죽으면 안 되니까 이건 무슨 일이 있어도 말려야겠네요.”

결국 비행기는 VIP 전용기 서비스에 등록하는 것으로 마무리가 되었고, 부자들이 부를 과시하기 위해 구입하는 요트가 남아있었지만, 이미 초대형 여객선인 타이탄익을 가지고 있다 보니 흥미가 생기지 않았다.

거기다 워낙 바쁘다 보니 배를 타도 여유를 즐길 시간 자체가 없었다.

“그렇다고 플렉스를 하기로 했는데, 이대로 포기할 순 없지. 특별한 걸 하나 사야겠어.”

일반인의 플렉스 수준을 넘어버린 동민은 소비할 수 있는 새로운 아이템을 찾아냈다.

< 233 > 끝

ⓒ 돈많을한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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