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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김치 재벌-219화 (219/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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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를 알고 있냐는 동민의 질문에 에드워드 노톤은 한참을 고민하다 처음 들어 본다고 대답했다.

“어디서 들어 본 것 같기도 한데, 기억이 가물가물하네.”

“이런! 내가 김치를 알려주지 않았군. 다니엘 미안해. 네가 얼마나 김치를 좋아하는지 잘 알고 있는데, 에드워드에게 김치를 전파하지 않았었군. 에드워드, 내가 가끔 먹는 붉은색 케비지가 김치라는 거야.”

“아! 기무치 이야기 하는 거구나. 일본에서 먹어본 적은 있는데, 미국에서는 먹어본 기억이 없네.”

일본에서 지낸 경험이 있는 에드워드는 기무치를 먹어본 적은 있는데, 일본에 있는 많은 절임 음식 중 하나로 알고 있었다.

잘못된 상식을 알고 있는 그에게 김치는 한국 음식이라는 것과 김치의 위대함을 전파했다.

“앞으로 김치를 보내줄 테니 정기적으로 먹도록 해요.”

“오! 다니엘에게 김치를 받다니 벌써부터 인정을 받는 건가?”

놀라워하는 브래들리 피트를 보고 에드워드가 이해를 하지 못하자 그가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이 녀석에게 김치를 받는 배우들은 전부 유명해 지더라고. 어디보자. 리오나르도 디케프리오가 어려서부터 김치를 받았고, 탐 크루스랑 조니 데브가 정기적으로 김치를 받고 있지, 그러고 보니 나도 뜨기 전 부터 김치를 받았구나.”

“에드워드는 이미 유명하잖아요. 김치를 기무치로 잘못 알고 있으니 제대로 알고 있으라고 보내주는 거예요.”

할리우드에서 오랫동안 활동한 배우라면 대부분 김치를 알고 있었는데, 뉴욕에서 할리우드로 이사 온 지 얼마 되지 않았고, 배우들과 교류가 많지 않은 그는 김치를 모르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에드워드 필통이 김치를 먹는 걸 본 것 같기도 하네.”

“필통은 잘 지내고 있죠? 그 녀석도 못 본지 오래 되었네요.”

털미네이터 2에서 만났던 동갑 친구 필통은 작년에 촬영한 아메리칸 X 히스토리에서 노톤의 동생으로 출연해 괜찮은 연기를 보여주면서 살짝 살아났지만, 이후로 쭉 내리막길을 걷게 된다.

어릴 적에는 꽃미남으로 유명했지만, 미남으로 성장한 동민과는 다르게 얼굴이 역변하면서 인기도 떨어졌고, 너무 어려서부터 유명해지는 바람에 여러모로 고생하면서 지내왔다.

‘김치를 보내준 적은 없는 거로 기억하는데, 알아서 챙겨먹고 있었구나. 본격적으로 망가지는 시기인데 신경 써 줘야겠다.’

약물과 알코올로 나락으로 가게 되는 에드워드 필통이지만, 김치를 챙겨먹고 있다는 이유로 바로 잡아 주기로 했다.

“이제 촬영할 시간 입니다.”

열심히 수다를 떨고 있는 세 사람에게 스태프가 찾아와 몇 분 뒤 촬영이 시작된다고 알려주었고, 동민은 두 배우의 눈빛이 달라지는 걸 볼 수 있었다.

역시 배우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라는 걸 다시 확인한 동민은 뛰어난 연기력을 가진 두 사람이 데이비드 핀처 감독에게 갈려나가는 걸 구경하고는 집으로 돌아갔다.

현장 분위기가 극과 극 이지만, 구경하는 재미가 있는 어스틴 파워와 파이팅 클럽 촬영장에 종종 견학을 갔고, 센스 식스와 아메리칸 뷰티로즈 세트장도 찾아갔다.

생각보다 재미있었던 현장은 미라 촬영을 하고 있는 세트였는데, 인디아나 존슨 느낌도 나면서 적절한 액션이 들어있어 구경할 맛이 났다.

여유롭게 마지막 학기를 보내며 촬영장을 돌아다니다 보니 금방 시간이 흘렀고, 학교에서는 졸업생들을 위한 취업 박람회가 열렸다.

동민이 다니고 있는 USC의 학생들은 졸업을 하기 전에 다양한 현장 경험을 쌓을 수 있었고, 대부분 이미 취업할 곳이 예정되어 있었지만, 그래도 여러 회사에서 부스를 설치해 학생 유치를 위한 홍보활동을 했다.

“다니엘? 아직 학교 다니고 있었어?”

“오! 여기서 만나니 반갑네. 넌 서니 엔터테인먼트에 취직 했구나.”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일본계 영화사인 서니 엔터테인먼트 부스에는 동민의 초밥 셔틀이었던 신지가 신입 사원으로 나와있었다.

“아버지 회사에 취직한 거야? 아버지는 잘 계시지?”

“뭐. 별일 없으시긴 하지. 안 그래도 너는 뭐하고 있는지 물어 보셨는데, 모른다고 했었네, 그나저나 왜 아직 학교에 있는 거야?”

“휴학하고 2년간 군대에 다녀왔거든. 한국인은 국방의 의무를 수행해야하지. 이래봬도 특수 훈련을 받으신 몸이니 알아서 조심 하라고.”

마른편인 신지가 동민의 좋아진 몸을 보고는 살짝 긴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 시민권 있는 거 아니었어? 나도 시민권이 있는데, 넌 나보다 미국에 오래 있었잖아.”

“나도 이중국적이긴 한데, 군대를 안 가려면 한국국적을 포기해야 하거든. 그래서 깔끔하게 다녀왔지. 그래서 아직 학교에 있는 거야. 그래도 학기마다 수업을 많이 들어서 조기 졸업 하는 거야.”

동민이 이번학기에 졸업을 한다는 소리를 들은 신지가 표정을 바꾸더니 서니 엔터테인먼트에 들어오라는 말을 했다.

“혹시 취직할 회사는 생겼어?”

“아니. 아직 취업할 회사를 생각하지는 않았어.”

“우리 회사에 취업을 하게 되면 내가 잘 챙겨줄게. 거기다 우리 아빠가 널 마음에 들어 하는 것 같으니까 아주 빠르게 승진할 수도 있을 거야.”

서니 엔터테인먼트가 미국 회사이긴 하지만, 일본계 이다 보니 서열 문화가 존재했고, 동민보다 빨리 취업한 신지는 자신이 선배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열심히 회사 홍보를 했다

동민은 졸업을 하고 나면 딱히 취업을 할 필요 없이 자신의 회사에서 경험을 쌓으며 각본 작업을 할 계획이었다.

신지가 아버지와 충분히 이야기를 나누었다면 동민이 할리우드에서 얼마나 유명한지 알고 있었겠지만, 과묵하면서도 다가가기 힘든 아버지에게 동민의 활약에 대해 듣지 못 했다.

거기다 동부에 있는 아이비리그에서 학교를 졸업하고 다른 회사에서 인턴을 하다 얼마 전에 서니 엔터테인먼트로 이직했기에 할리우드 전반에 관해 잘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너, 아버지랑 이야기 잘 안하는구나. 그나저나 네가 사줬던 초밥이 정말 맛있었는데, 서니 엔터테인먼트에 들어가면 그거 먹을 수 있는 거야?”

“당연히 후배를 위해서 선배님이 사 줘야지. 그러지 말고 오늘 저녁에 내가 사 줄게. 얼마 전에 일본에서 유명한 쉐프가 할리우드에 매장을 오픈 했거든.”

신지가 말하는 레스토랑은 프리 오픈때 초대를 받아 이미 다녀왔었지만, 신지가 사준다고 하니 오늘 저녁에 한 번 더 가보기로 했다.

“그래. 오랜만에 만났는데,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이야기도 들어봐야겠네. 이따 저녁에 보자.”

비싼 초밥을 사주는 신지에게 감사 선물로 김치를 챙겨가야겠다고 생각한 동민은 다른 부스를 둘러보며 여러 회사에서 준비한 작은 기념품들을 챙겼다.

“다니엘 아니신가요? 이번에 졸업하시나 보군요.”

“네. 오랜만이네요. 이번에 제작중인 영화는 잘 진행되고 있나요?”

몇 사람들을 동민을 알아보았고, 악수를 나누며 회사가 아닌 자신 홍보를 열심히 했다.

동민의 제작사는 동종업계에 비교해 연봉이 높은데다 투자한 영화가 흥행에 성공할 때마다 보너스가 지급되기에 업계에서는 꿈의 직장으로 불리고 있었다.

회사 홍보하러 온 사람들이 이직을 원하며 학생에게 자신을 어필하는 특이한 취업박람회장을 구경하며 아는 얼굴들과 인사를 나누었고, 저녁이 되어 신지와 약속한 일식집으로 향했다.

할리우드 베버리힐즈 중턱에 일본식으로 지어진 식당에 들어가자 기모노를 입을 웨이터가 다찌석으로 안내해 주었다.

“다니엘 상. 다시 뵙는 군요. 신지 상과 아는 사이일 줄을 몰랐습니다.”

“중, 고등학교를 같이 다녔거든요. 다시 보는 건 오랜만이네요. 지로 상 오늘도 잘 부탁 드려요.”

“여기 와 봤어?”

“넌 동부에 계속 있었겠지만, 나는 로스앤젤레스에서 계속 지냈으니 당연히 와 보지 않았겠어? 그래도 친구가 사 준다는데 오늘은 특별히 더 맛있을 것 같네.”

신지에게 특별히 챙겨온 다니엘 김치 블랙라벨을 선물로 주고, 쉐프인 지로 상에게도 주었다.

“오! 다니엘 김치 블랙이군요. 최고급 재료로 장인이 한정판으로 만든 김치라던데, 감사합니다.”

“저도 수량이 많지 않아서 많이는 못 드리네요. 지금이 딱 맛있는 상태이니 최대한 빨리 드세요.”

“김치 공장 아직도 하고 있구나. 이제는 고급화까지 진행했네?”

“꾸준히 홍보를 했더니 이제 로스앤젤레스에는 어느 정도 대중화에 성공했거든. 여러 가지도 다양한 상품으로 시대해 보고 있지.”

최고급 김치라는 말에 신지는 식당 직원에게 돌아갈 때 달라며 일식집 냉장고에 김치를 보관해 달라고 했다.

“지로 상 오마카세로 부탁해요.”

“오늘 좋은 재료들이 많이 들어왔는데, 운이 좋으시군요. 바로 준비해 드리겠습니다.”

“그러고 보니 너랑 술 마시는 건 처음이네. 그동안 어떻게 지냈어?”

“미국은 21살이 넘어야 술을 마실 수 있으니 이번이 처음이긴 하네. 나야 군대 다녀왔다가 학교 다니면서 세탁소에 있었지. 동부는 어땠어?”

오랜만에 만난 신지와 대학 생활 이야기를 나누다 영화 취업 박람회장에서 다른 직원들에게 동민의 정채를 들은 그가 졸업 후 진로에 관해 물어 보았다.

“너 이미 제작사를 가지고 있다면서? 주로 투자를 하긴 하지만, 이번에 첫 영화를 준비 중이라고 하더라.”

“빨리 알아봤네? 딱히 제작사를 직접 운영할 생각은 아니고, 회사일을 가끔 도우면서 각본 작업을 하려고. 내 꿈은 영화감독이 되는 거거든.”

“요즘 홍콩에서 할리우드로 많이 진출하고 있던데, 지금이라면 동양인이 할리우드에서 데뷔 하는 게 불가능하지는 않겠네.”

신지는 일본에도 훌륭한 영화감독들이 있지만, 그들은 미국으로 진출할 계획이 없어 보인다면서 투덜거렸다.

일본은 내수 시장이 워낙 크다보니 해외 시장에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았고, 국내에서 흥행할 수 있는 영화 위주로 만들고 있었다.

아직은 실사 영화가 주를 이루고 있었지만,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이 흥행 상위 기록을 가지고 있었고, 유명 애니메이션의 극장판이 하나 둘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동민 역시 포키몬스터 극장판 제작에 자금을 보냈었다.

“그래도 얼마 전에 반지라는 영화가 미국에서도 흥행을 했잖아. 소설 원작도 읽어 봤는데, 정말 소름 돋더라.”

“나도 봤는데 밤에 잠을 못 자겠더라고. 그런데 어떻게 알고 그 영화도 할리우드에서 투자를 했었데.”

그 투자자가 바로 동민이었지만, 굳이 신지에게 알려주지는 않았다.

호러 영화의 역사를 쓴 반지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다 신지가 아버지 회사에 들어가긴 했지만, 일하는 게 쉽지 않다며 하소연을 시작했다.

“그러고 보니 네 동생은 잘 지내고 있어? 고등학교 졸업 이후로 못 봤네.”

“아스카? 그 녀석은 부모님이 기숙사에 못 보낸다고 하셔서 가까이 있는 UCLA로 갔어. 그러고 보니 미미 마우스 클럽 없어졌을 때 엄청 울었지.”

신지의 여동생인 아스카에게 미미 마우스 클럽에 꽂아준 사람이 동민이기에 잠시 뜨끔 했지만, 신지는 여동생 이야기를 별로 하고 싶지 않았는지 금방 자기 이야기로 다시 돌아갔다.

“뭐야? 내가 산다니까 왜 니가 계산을 한 거야?”

“업계 선배님이 후배를 위해 배풀어야지. 이제 막 일을 시작한 풋내기에게 얻어먹을 수는 없지.”

이미 이 일식 레스토랑에 여러 번 방문한 경험이 있는 동민은 중간에 회사 카드로 결제를 했다.

오랜만에 신지에게 얻어먹으려 했지만, 서니 엔터테인먼트로 부터 거대한 프로젝트를 뺏어 왔기에 살짝 미안한 마음에 비싼 저녁을 사 주었다.

< 219 > 끝

ⓒ 돈많을한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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