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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김치 재벌-181화 (181/265)

< 181 >

안 그래도 군대에 다녀온 이후로 몸이 좋아져 굴리는 맛이 있다며 강도 높은 대련을 하고 있었는데, 더욱 난이도를 올려 주겠다는 말에 동민의 얼굴이 핼쑥해졌다.

“지금도 따라가기 힘든데 여기서 강도를 더 높이면 일상생활에 지장이 갈 것 같은데요?”

“다음 달에 개봉하는 008 투마러 네번 다이 알고 있지?”

“피어스 브로스넌이 나오는 008이요? 그 영화라면 투자를 했으니 잘 알고 있죠.”

피어스 브로스넌의 두 번째 008 제임스 본드는 중국과 영국 사이에 전쟁을 일으키고 이를 독점 보도하여 이득을 보려는 미디어 그룹 회장 엘리엇 카버와 중국의 창 장군의 음모를 막는 스토리였다.

벌써 18번째 시리즈인 투마러 네번 다이는 1억 1천만 달러에 제작되어 최종 3억 3,300만 달러의 수익을 벌어들이기에 동민은 당연히 투자를 해 두었었다.

“그렇다면 이번 영화에 본드걸로 누가 나오는 줄 알고 있겠군.”

“홍콩에서 온 양자경이 본드걸이긴 한데 단순한 연인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본드를 돕는 조력자로 나오게 되죠.”

이염걸이 할리우드에 진출한 양자경을 언급하자 동민은 불길한 예감이 들었지만, 그의 이야기를 더 들어 보기로 했다.

“그녀가 말해 줬는데, 대역 없이 모든 스턴트를 직접 연기하려 했더니 제작진 측에서 안전 문제로 대역을 쓰게 했다고 하더군. 함께 일하는 스턴트 팀에도 지원을 해 주었고, 세트 도면도 미리 전달해 격투 장면을 짜고 미리 연습할 시간까지 줬다고 하던데, 홍콩에서라면 불가능한 일이지.”

“사부도 홍콩에서 보다 편하게 촬영을 하실 수 있을 거예요. 양자경은 영어를 잘 하니까 조금 더 많은 비중을 받을 수 있었던 거예요. 사부도 그동안 영어공부 많이 했으니까 대사가 계속 늘어 날 거예요.”

그동안 동민은 이염걸에게 영어 강사를 계속 보내 주었고, 기본적인 의사소통을 가능한 수준으로 영어 실력이 늘어나 있었다.

원래는 영어를 못해 웨폰 러셀 4편에서 대사 없이 침묵을 유지 하는데, 이번에는 대사가 조금 들어 있었다.

“어느 정도 도움이 되기는 하겠지만, 더욱 확실한 지원이 필요해. 네가 도와줘야겠다.”

“어떻게 도우라는 말이죠? 제가 할 수 있는 거라면 당연히 도와 드려야죠.”

이염걸의 강렬한 눈빛에 불길함을 느꼈지만, 거부할 수 있는 요청이 아니었고, 무엇을 원하는지 물어 보았다.

“너도 웨폰 러셀에 출연해라.”

“캐스팅은 감독의 권한이에요. 저는 연기 안 한 지도 오래 되었단 말이에요. 학교 가야하는데 촬영장에 갈 시간도 없고요.”

“초여름에 경쟁 상대가 없을 때 개봉을 하기 위해 촬영을 최대한 빠르게 진행한다고 하더군. 한 달이면 다 촬영한다고 하니 엑스트라는 일주일만 촬영을 하면 될 거야. 너는 삼합회의 똘마니로 출연해 장렬히 사망하는 역을 맡으면 되니 스케줄 걱정은 하지 않아도 괜찮을 거다. 무술을 할 수 있는 동양인 엑스트라가 필요한데, 내가 직접 추천해서 넣을 수는 있겠지.”

영화에 출연하고 싶지 않았던 동민은 빠져나가려 했지만, 이염걸은 한국에서 샌드 시계에서 보여준 액션 정도면 충분 할 거라며 자신이 직접 지도해 줄 테니 걱정 말라며 빠져나갈 구멍을 막아 버렸다.

갑작스럽게 웨폰 러셀 4편에 출연하게 된 동민이 실의에 빠져 집으로 돌아가려하자 이번에는 닐이 다시 붙잡았다.

“하던건 마무리 해야죠. 얼마 안 남은 것 같은데 더 미루지 말고 오늘 투자는 끝내고 가요.”

닐과 동민은 작업을 마무리하기 위해 세탁소 휴게실로 이동했고, 동민이 영화에 투자하는 과정이 궁금했던 이염걸도 따라와 옆에서 구경했다.

“빨리 진행하고 끝내죠. 마불 원작을 실사로 만드는 블레이더에 투자 할 거예요.”

“멘인 블루도 마불 코믹스를 실사로 만들었는데 두 번째 마불 코믹스 영화네요. 앞으로 계속 마불 코믹스 작품이 늘어날 것 같은데요?”

“마불 코믹스에는 좋은 캐릭터가 많으니까요. 지금까지는 컴퓨터 그래픽이 발전하지 못해서 한계가 있었는데 앞으로는 촬영이 불가능한 장면도 쉽게 만들 수 있게 될 거예요.”

“그렇게 되면 내 역할이 줄어들 것 같구나.”

“컴퓨터 그래픽이 늘어날수록 실제로 무술 연기를 펼치는 쪽이 더 높은 평가를 받을 테니 그런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괜찮아요.”

웨서방으로 거듭나는 웨슬리 스나이퍼가 주연으로 등장하는 영화로 젊고 야심만만한 뱀파이어 디컨 프로스트가 전설 속 피의 신 라마그라를 자신에게 강림시켜 세계를 정복하려 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 인간과 뱀파이어의 혼혈인 블레이더가 나서는 내용 이었다.

웨슬리 스나이퍼의 대표작이 되기도 하고, 관객수가 한정적인 R등급의 호러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1억 3,100만 달러의 극장 수익을 달성하게 된다.

제작비는 4천 5백만 달러로 부담 없는 수준이기에 마불 코믹스의 대주주로서 2천만 달러를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제자가 돈이 많긴 하구나. 2천만 달러라 상상이 되지 않는 금액이군.”

“제 돈이라기보다는 회사 돈이라고 생각하세요.”

“그 회사가 100% 다니엘 거잖아요.”

이염걸이 자신이 출연하는 웨폰 러셀 4편에는 투자를 많이 하지 않는다고 투덜거렸지만, 제작비와 수익률 자체가 다르다며 겨우 타이를 수 있었다.

“미국 배우가 격투 장면을 잘 연기할 수 있을지 모르겠군.”

“무술은 못 해도 육체적으로 타고난 사람이 많아서 보여주기 식의 액션은 잘 할 수 있어요. 촬영 기법도 시각적 착시를 일으키기 위한 쪽으로 발전 했고요.”

이염걸에게 할리우드 영화에서 어떤 식으로 격투 장면을 만드는지 설명하고, 투자를 망설이고 있는 영화를 보여 주며 두 사람에게 어떻게 생각 하는지 물어 보았다.

“조로 더 마스크로군요. 안토니 반데라스와 캐서린 제타 존스가 출연하네요?”

“침묵의 양들에 출연했던 안토니오 홉킨스도 나와요.”

“유럽의 애들 장난감 같은 얇은 검을 휘두르는 영화로군.”

리즈 시절의 육감적인 캐서린 제타 존스가 안토니 반데라스와 로멘스를 펼치는 영화로 나름 볼거리도 풍부하고 재미있는 영화였다.

스토리 라인도 적당히 괜찮고, 흥행 성적도 2억 5천만 달러를 기록하면서 나름 성공하게 되는데 문제는 역시 제작비였다.

제작비가 1억 달러 가까이 투입 되면서 남는 게 별로 없게 되고, 손해는 보지 않지만, 딱히 재미도 보기 힘든 영화였다.

“시나리오를 보니 흥행할 것 같은데요? 역시나 제작비 때문에 고민하는 거예요?”

“흥행은 하겠지만, 대박은 힘들 것 같네요. 손해는 안 봐도 재미를 보기도 힘들 거예요.”

“다니엘의 이야기를 들어 보니 그런 것 같기도 하네요.”

“칼 들고 로맨스를 펼치는 서부극에 1억 달러나 쓰다니 할리우드는 돈이 남아도는 가 보군.”

“사부가 출연하는 영화는 1억 5천만 달러 가까이 쓴다고요.”

결국 애매한 조로 더 마스크에는 투자하지 않기로 결정했고, 다음으로 준수한 성적을 기록하는 영화를 보여 주었다.

“액션 영화는 특성상 제작비가 많이 들어갈 수밖에 없어요. 대박을 터트리면 큰돈을 벌기도 하지만, 그만큼 리스크가 클 수밖에 없죠. 반면 이런 영화는 대박을 터트리기 어렵지만, 그래도 한 번 터지면 수익률이 어마어마해요.”

“로빈스 윌리엄이 나오는 영화네요. 이번에는 코미디와 정극을 섞어 놓은 게 딱 자기 역할을 찾은 것 같아요.”

의사이자 광대, 사회 운동가이자 코미디언, 저자로 활동한 실존 인물인 아담스 패치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로 로빈스 윌리엄이 아담스 패치 역을 연기하는 영화였다.

자살 시도 때문에 정신병원에 입원한 패치 아담스는 웃음으로 환자들을 치료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자신의 평생을 바쳐 환자들에게 공헌하기로 마음먹는다.

의대에 다니며 공부를 하는 동안 현대 의학계의 기득권에 맞서 환자들과 소통하면서 치료하는 것의 중요성을 보여주는데 평가에 있어서는 호불호가 확실하게 갈리게 된다.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었고 아주 감동적인 영화라 좋아하는 관객이 있는 반면, 현대 의학계에 관해 특별한 고찰이나 연구 없이 심적 갈등만 다루고 의학계를 보수적인집단으로 표현해 비평가와 전문가에게 나쁜 평가를 받기도 한다.

실존 인물의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 긴 했지만, 각색이 너무 많이 되어 사실과 다르다는 비난을 받기도 하지만, 감동과 웃음을 준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 이었다.

출연료로 2,100만 달러를 받은 로빈스 윌리엄이 무료 진료소에 기부를 전혀 하지 않았다며 실제 아담스 패치가 아쉬워하며 인터뷰 하지만, 평소 종종 진료소에 들려 환자들에게 웃음을 주는 그는 좋은 사람이긴 하다며 살짝 섭섭함을 표하기도 한다.

영화에서 한국에 대한 언급도 나오는데 아담스 패치의 아버지가 한국전에서 전사했다는 내용으로 실제고 그가 9살에 일어난 일이었다.

“내용이 너무 진부한 것 같은데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까요?”

“전문가적인 시각으로 보았을 때는 문제가 많이 보이지만, 대중에게는 좋은 영화로 다가갈 수 있을 거예요.”

“내가 봐도 조금 오글거리는 영화 같군. 할리우드 영화 치고는 허술해 보이는 부분이 많이 있어.”

“대신 제작비가 5천만 달러로 부담이 적은 편이죠. 로빈스 윌리엄이 출연하면 기본적인 흥행은 보장 된 다고요.”

아담스 패치는 5천만 달러로 제작되어 2억 달러가 넘는 흥행 성적을 달성 하면서 훌륭한 수익률을 안겨주게 된다.

닐과 이염걸은 아담스 패치에 투자하는 걸 부정적으로 생각 했지만, 동민은 2천만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고, 내년에 직접 결과를 확인해 보라고 말했다.

“다니엘이 그동안 투자한 영화 중에 실패한 적이 없으니까 이번에도 믿고 진행하도록 할 게요.”

“몇 편이나 투자를 했는데 실패를 한 적이 없는 거냐?”

“글쎄요? 200편은 넘은 것 같은데요? 투자금 회수 못 한 적이 몇 번 있긴 한데, 그런 영화는 처음부터 수익을 포기하고, 영화제 수상을 목표로 하긴 했으니 제외 하는 게 맞겠죠?”

동민의 투자 역사를 대충 들은 이염걸이 혀를 내둘렀고, 아담스 패치에 투자를 끝내고 얼마 남지 않는 작업을 이어서 진행했다.

“드디어 두 편의 영화만 남았네요. 마지막 작품들은 둘 다 애니메이션이에요.”

“애니메이션이라면 디주니 작품 이겠군요.”

“지금까지는 디주니가 애니메이션 시장을 독점하고 있었는데 드디어 대항마가 나타났네요. 스필버그 감독님이 만든 드림워커에서 만들 작품이랑 디주니 작품 하나씩이네요.”

동민이 두 애니메이션의 시나리오를 보여주었고, 다른 작품들과는 다르게 애니메이션 시나리오는 작화가 포함되어 있어 볼거리가 풍성했다.

“오! 중국 남북조시대 북위의 설화를 바탕으로 한 디주니 애니메이션이군. 중국 이야기를 미국에서 만화로 만들다니 내년에는 중국 배우와 중국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미국에 진출 하는 것 같아.”

“아무래도 중국이 본격적으로 성장하는 중이라 계속해서 이런 종류의 작품이 늘어날 거예요.”

헤라클레스를 이어 디주니에서 제작하는 장편 애니메이션은 화목란의 설화를 바탕으로 제작하는 목란 이었다.

< 181 > 끝

ⓒ 돈많을한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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