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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민이 발견한 서류는 더 락이라는 제목의 영화로 나쁜 아이들로 성공적으로 데뷔한 광고 감독 출신 마이크 베이가 내년에 제작하는 작품이었다.
얼마 전 한국까지 날아와 전차 영상을 만들고 돌아간 신인 감독 마이크 베이였는데, 그는 더 락이라는 영화로 본격적인 할리우드 흥행 감독 자리에 오르게 된다.
주인공으로는 얼마 전 남우주연상을 받으며 인지도가 올라간 니콜라스 게이지가 출연했고, 주인공보다 더 멋있는 숀 코넬리와 에드 해리스가 출연해 영화의 긴장감과 몰입도를 높여 주었다.
마이크 베이의 뛰어난 영상미에 한스 짐머의 음악이 더해지면서 상당히 깔끔하면서 화려한 작품이 완성되는데 7,500만 달러의 제작비로 3억 4천만 달러를 벌어들이면서 큰 흥행을 기록하게 된다.
영화를 만들면서 제작비가 계속 늘어나자 제작사에서 자금 투입을 더 하지 않으려고 하는데 신입 감독인 마이크 베이가 돈을 받아내지 못하자 숀 코넬리가 직접 나서서 예산을 더 받아오는 것으로 유명했다.
이번에는 동민이 여유 있게 투자할 계획이라 그런 일이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었고, 화끈하게 3천만 달러를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관객의 눈을 정신없게 만드는 마이크 베이답게 이번 영화에서도 로켓 탈취 장면, 차량 추격전, SEAL 투입 장면, 샤워실에서의 전투, 전투와 로켓 해체, 험멜과 메이슨의 설전, 재탈옥, 그리고 알카트라즈 폭격 씬까지 많은 볼거리를 적절한 템포로 배치해 두었다.
특히 샤워실에서의 전투는 밀리터리 매니아들 사이에서 손꼽히는 명장면으로 회자되고, 여러 게임에도 오마주 된다.
영화에 나오는 장비와 총기 역시 여러 종류가 각 병과에 맞춰 잘 나오기 때문에 밀리터리 매니아에게 좋은 평가를 받게 되고, 대충 만들지 않고 확실한 고증을 거쳤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영화로 인해 센프란시스코에 있는 알카트레스 감옥의 관광객 수가 폭증하게 되고, 니콜라스 게이지와 마이크 베이의 이름과 몸값 역시 폭등하게 된다.
“확실히 마이크 베이 감독은 영상을 깔끔하게 잘 만드는 것 같아. 같은 필름을 쓰는데도 결과가 다른 걸 보니 광고를 만들면서 특별한 테크닉을 배웠나 보네.”
마이크 베이의 영상은 같은 시대에 만들어진 다른 영화들과 비교해서도 선명도가 훨씬 뛰어났는데 아주 좋은 렌즈와 필터를 사용해 영상의 퀄리티에 집중했다.
이번에 만들어진 홍보 영상만 보아도 토니 스캇 감독이 만든 공군과 해군 영상과 마이크 베이가 참여한 육군 영상의 선명도가 확연히 달랐다.
분명 같은 장비와 필름을 사용했는데도 결과물이 다른 걸 보니 그만의 숨겨진 기술이 있는 것이 분명했다.
한국에서도 인기가 좋아 더빙까지 되는 더 락에 투자 결정을 하고, 바로 다음 영화를 집어 들었지만, 동민은 고민에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투자를 하자니 수익이 별로 나오지 않을 것 같고, 그렇다고 투자를 하지 않으면 쿠안틴이 서운해할 것 같은데?”
동민이 고민 중인 영화는 황혼부터 새벽까지라는 아주 특이한 영화였다.
초반부에는 조니 클루니와 쿠안틴이 살인마 형제로 나와 슬래셔물로 알고 영화를 보게 되는데 멕시코로 넘어가기 위해 목사 가족의 캠핑카를 훔쳐 타게 되고 멕시코의 술집에 도착한 그들은 사실 뱀파이어 소굴이었던 술집에서 갑자기 서바이벌 호러 헌팅 액션물을 찍게 된다.
황당한 설정에 이상한 대화로 진행되는 영화이지만, 은근 팬덤이 형성되고 3편까지 찍게 되는데 1편은 1,900만 달러로 제작되어 겨우 2,570만 달러를 벌어들인다.
워낙 저 예산으로 만들어졌기에 이 정도 수익으로도 손익 분기점을 넘기기는 하지만, 남는 건 없고 대신 2차 시장에서 꽤나 흥행을 하면서 나쁘지 않은 연금을 가져다준다.
한참을 고민하던 동민은 결국 500만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고, 쿠안틴에게 생색내는 것도 잊지 않았다.
쿠안틴이 직접 출연하는 영화에 투자를 마친 동민은 기왕 시작한 거 지인이 나오는 영화 투자를 이어서 진행했다.
“이 영화는 진짜 내 스타일이 아니지만, 어쩔 수 없이 투자를 해야겠네.”
동민이 다음으로 선택한 영화는 화려한 영화를 잘 찍기로 유명한 호주 출신의 베즈 우어먼 감독이 만든 영화로 MTV 스타일로 빠르고 감각적으로 뮤직비디오를 찍듯이 만든 영화였다.
윌리엄 세익스피어의 원작 로미오와 줄리엣을 현대 배경으로 재해석해 독특한 분위기로 만들었고, 제목조차 로미오 + 줄리엣이라는 요상한 기호를 사용했다.
로미오 역으로는 한창 리즈 시절을 보내고 있는 리오나르도 디케프리오가 출연해 수많은 남친짤을 양성해 내게 되고 줄리엣으로는 클레어 데인즈가 나오지만, 올리비아 핫세만큼의 주목을 받지는 못하게 된다.
워낙 감각적이고, 리오의 얼굴을 무기로 내밀며 총을 스워드라고 부르며 총격전을 하는 로미오와 줄리엣은 동민의 취향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수많은 여성들의 가슴에 불을 지르며 꽤 좋은 흥행 성적을 기록하게 된다.
총 수익은 1억 4,800만 달러라는 준수한 흥행을 달성하는데 제작비는 고작 1,450만 달러로 1/10도 안 들어가게 된다.
동민은 리오나르도와의 친분을 핑계로 1,000만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고,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지 못한 이 영화는 동민에게 10배의 수익을 돌려줄 것이었다.
“다음에 리오 만나면 고맙다고 따로 인사라도 해야겠다. 이번에도 10배로 불려 주는데 다음 영화에서도 10배 이상 불려 주니 한국에 초대 한번 해야겠네.”
지금도 충분히 유명해졌지만, 세계적인 스타로 떠오르기 전에 한국에 놀러 오라고 할 생각이었다.
리오나르도 디케프리오가 올해 찍은 두 편의 영화로 얼굴을 알리긴 했지만, 아직 세계적으로 유명하지는 않았고, 내년에 촬영하는 로미오와 줄리엣이 개봉하기 전이라면 비교적 사람들의 시선을 덜 받고 돌아다니는 것이 가능해 보였다.
“뭐 스케줄이 안 되면 어쩔 수 없지.”
단순하게 생각한 동민이 다음 영화를 고르고 있는데 후임이 후다닥 달려왔다.
“김동민 일병님. 큰일 났습니다.”
“왜? 편집하다 영상이라도 날아갔어? 무슨 일이야?”
“며 면회 신청이 들어왔습니다. 그 그런데 찾아온 사 사람이.”
후임이 하도 말을 더듬어 답답한 마음에 직접 면회 장소로 가자 의외의 인물이 동민을 기다리고 있었다.
“사부? 여기는 무슨 일이에요? 어떻게 알고 찾아온 거예요?”
“군대에 갔다더니 몸이 많이 좋아졌구나. 수련은 쉬지 않고 계속하고 있지?”
면회를 신청한 의외의 인물은 동민에게 무술을 알려주고 잠시 함께 세탁소에서 지냈던 이염걸이었다.
그는 미국에서 동민의 도움으로 시민권을 획득하고 홍콩으로 돌아가 서국 감독을 만나 황비옹으로 액션 스타로 자리를 잡았고, 다작을 하는 홍콩답게 불패동방과 방세욱, 황비옹 2편을 다음 해 바로 촬영했다.
그리고 그다음 해인 93년에는 의천도용기, 황비옹 3편, 태국권에 출연하면서 전성기를 보여 주었고, 작년에는 소림 쿵푸, 정문무, 보디가드, 소림오조, 황비옹 철계투오공까지 총 5편의 영화에 주인공으로 출연해 몸을 혹사시켰다.
올해는 그나마 적은 3편의 영화만 출연했고, 몸이 축나는 걸 느껴서인지 내년에는 한 편의 영화에만 출연하기로 되어 있었다.
“올해 촬영이 모두 끝나고 홍콩에서 쉬고 있는데 너희 아버지를 만났어. 네 소식을 물으니 군대에 갔다고 하더라고. 미국에 있었으면 얼굴 보러 가기 힘들었겠지만, 한국은 홍콩에서 멀지 않으니 오랜만에 인사도 하고, 그동안 실력이 얼마나 늘었는지 확인하려 찾아왔지.”
“사부 몸은 괜찮아요? 홍콩에서 액션 영화를 찍다 보면 부상을 많이 당하잖아요.”
매년 여러 편의 영화에 출연하면서 과격한 액션 장면이 많은 작품에 연속적으로 캐스팅되어 황동하다 보니 부상 후유증이 심한 편인데 황비옹 1편을 찍다가 찻집에서 사하파 악당들과 싸우는 장면에서 큰 부상을 당하게 된다.
작년에 촬영한 정소동 감독의 모험왕에서는 발목뼈가 부서지는 중상까지 입게 되었다.
인력풀이 비교적 좁고 위험천만한 액션 장면이 난무하는 홍콩 영화계의 특성상 아무리 스타급 배우라고 하더라도 부상을 피할 수 없는 숙명과도 같은 것이었다.
“어쩔 수 없이 다치기는 했는데 그래도 네가 보내준 의사가 항상 옆에서 대기하고 있어서 바로 치료도 받고 회복도 금방 할 수 있었어. 중국에서 데리고 온 마사지사의 실력이 엄청 좋더라고, 처음에는 부담스러웠는데 이제는 촬영이 끝나고 매일 빠지지 않고 마사지를 받고 있어.”
동민은 이염걸과 성용이 큰 부상을 당한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예전에 홍콩에 들렀을 때 아빠에게 부탁해 의사와 마사지사를 두 사람이 영화 촬영할 때마다 동행하게 해 달라고 했었다.
그때 부탁을 해 놓고 바쁘게 지내다 보니 잊고 있었는데 의외로 큰 효과가 있었고, 성용과 이염걸의 몸 상태가 전생과는 다르게 좋아져 있었다.
“다행이네요. 촬영 현장에 구경 간 적이 있는데 너무 위험해 보이더라고요. 아무리 사부의 무술 실력이 뛰어나다고 하더라고, 인간이 하기에는 너무 위험한 동작을 많이 하는 것 같았어요.”
“그래. 제자가 사부를 챙겨 줘서 덕분에 건강을 유지하게 되었구나. 너는 그동안 키도 많이 자라고 몸도 좋아졌으니 실력은 얼마나 늘었는지 한번 확인해 볼까?”
계속해서 동민의 우슈 실력을 확인하고 싶어 하는 이염걸 때문에 동민은 장교에게 찾아서 외부인이 연병장을 사용해도 괜찮은지 물어보았고, 이염걸이 동민과 대련을 펼친다는 이야기에 기뻐하며 허락했다.
연병장에는 수백 명의 군인들이 이염걸과 동민의 대련을 보기 위해 몰려들었고, 이염걸은 촬영을 하지 않는 조건으로 관람을 허락했다.
“몸은 안 풀어도 괜찮겠니?”
“오늘 아침에 충분히 풀었으니 괜찮아요. 저는 아직 젊으니까 걱정 없는데 사부는 괜찮겠어요?”
“중국 우슈 챔피언을 걱정해 주는구나. 그럼 선공은 양보해 주마.”
이염걸과 동민이 자세를 잡았고, 두 사람이 중국어로 대화하는 모습을 보고 군인들은 홍콩 영화를 실제로 보고 있는 기분을 느꼈다.
“김동민 일병 미국에서 왔다고 했는데 중국어를 너무 잘하는데? 뭐라고 하는 거야?”
“저도 무슨 말 하는지 못 알아들었지 말입니다. 그래도 뭔가 멋있는 말을 한 것 같습니다.”
비교적 키가 작은 이염걸에게 키가 큰 동민이 하체 힘을 폭발시키며 순식간에 간격을 줄였고, 긴 리치를 이용해 안전하게 주먹을 몸통으로 찔러 들어갔다.
동민의 빠르고 강력한 일격을 태극의 묘리를 이용해 흘린 이염걸이 동민의 힘을 되돌려 주먹을 찔렀고, 동민도 빠르게 팔을 회수해 공수를 주고받았다.
“우와~!”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의 빠르기로 두 사람이 주먹을 주고받자 군인들이 환호했고, 팡팡 터져 나오는 소리에 실제로 공격을 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흠. 그동안 놀고만 있지는 않았던 것 같군. 제자가 수련을 게을리하지 않았으니 일단 칭찬한다만, 언제까지 기본 동작만 반복할 수는 없지. 다음 단계를 보여 줄 테니 앞으로는 수련에 추가하도록.”
혼신의 힘을 다한 동민과는 다르게 이염걸은 그동안의 성취만을 확인했고, 제자가 어느 정도 기본은 익혔다고 판단되자 조금 더 본격적으로 대련에 집중했다.
이염걸의 기세가 달라지자 동민은 식은땀이 흐를 정도로 긴장되었지만, 특수부대 격투술을 그동안 몰래 보고 배워 왔기에 이번 기회에 활용해 보기로 했다.
< 150 > 끝
ⓒ 돈많을한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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