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할리우드 김치 재벌-60화 (45/265)

< 060 >

츄룹츄룹

낼름낼름

동민이 달고나를 손에 잡더니 혀로 핥기 시작했다.

“윽. 다니엘 더러워.”

드류 배리무어가 동민에게 더럽다며 흉을 보았고, 리오와 토미의 인상이 찌푸려졌다.

동민을 오래 알아온 앤젤리나만, 또 저러는구나 라는 표정을 했고, 달고나를 만들어준 아저씨가 가장 인상이 찌푸렸다.

“어? 성공했어?”

“하하. 보았느냐? 가장 어렵다는 별을 내가 성공해 냈도다.”

동민이 침으로 달고나를 녹여 조각을 성공적으로 분리해 냈고, 용 모양의 설탕과자와 교환했다.

동민의 의기양양한 모습에 승부욕이 불타오른 아이들이 다시 달고나에 도전했고, 다들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달고나를 핥았다.

찰칵!

“야! 사진을 찍으면 어떡해!”

“인화해서 이상하면 너 줄게. 이것도 추억이야.”

미래의 슈퍼 스타가 되는 리오나르도 디캐프리오와 앤젤리나 졸리, 원조 스파이더가이 토미 맥과이어, 지구촌 여동생 드류 배리무어가 대한민국 남대문 구석에서 달고나를 핥고 있는 사진을 찍혔다.

동민은 30년 뒤 오징어 놀이라는 한국 드라마가 전 세계를 강타할 때 이들에게 이 사진을 다시 보여줄 생각이었다.

남대문 구경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다가 동네 아이들이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하고 있는걸 보고, 동민도 친구들과 합류해 함께 놀았다.

규칙이야 워낙 간단해 금방 적응 했고, 리오나르도가 술래가 되어 어설픈 발음으로 “무귱화 꼬치비어슙니돠~.”라고 어설프게 말해 아이들이 웃는 바람에 전부 탈락했다.

동네 아이들도 처음에는 잘생기고 예쁜 백인 아이들이 함께 놀자 하니 어색해 했지만, 놀다 보니 금방 친해졌고, 술래잡기와 고무줄놀이, 딱지치기까지 하며 즐겁게 놀았다.

“솔직히 고등학생이 하기에는 유치하긴 했는데 그래도 무지 재미있네.”

“나는 이렇게 다 같이 노는 건 처음인데 너무 재미있었어.”

이들은 어려서 부터 연기 활동을 하느라 또래들과 놀아 보지 못했고, 한국에서는 자신을 알아보는 사람이 없기에 드류도 마음 놓고 편하게 뛰어 놀았다.

별 거 없이 놀이터에서 놀기 만 했는데 다들 너무 좋아했고, 그날 밤도 다들 골아 떨어졌다.

“오늘은 어디 갈 거야? 어제 남대문 시장도 재미있었고, 놀이터도 좋았어.”

“한국 전통 복장을 입고, 옛날 임금님이 살던 곳에 가 볼 거야.”

다음날 동민은 친구들을 데리고 광장 시장으로 가 녹두 빈대떡과 떡볶이 튀김, 순대를 사 주었다.

“여기 소시지는 색이 검은 게 이상한데? 맛없어 보여.”

“떡볶이 국물에 찍어서 먹으면 괜찮을 거야.”

순대를 처음 보는 친구들이 먹기 무서워했지만, 이미 먹어본 경험이 있는 앤젤리나가 먹는 방법을 알려 주었고, 방금 자른 따뜻한 순대는 생각보다 맛있어 다들 좋아했다.

“아이고~ 외국 아이들이 잘 먹네. 이건 서비스다.”

“다니엘 아주머니가 주신 건 뭐야? 이상하게 생겼는데.”

“돼지 허파랑 간이네. 소금에 찍어 먹는 건데 먹기 싫으면 안 먹어도 괜찮아.”

디캐프리오와 토미 맥과이어는 맛이 이상하다며 못 먹겠다고 했는데 의외로 드류와 앤젤리나가 잘 먹었다.

“사장님. 여기 산낙지 파는 데는 없어요?”

“산낙지는 밤에 포장마차에서 팔지 여기서는 안 팔아.”

미래에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광장시장에 산낙지를 먹어 보러 많이 오는데 아직은 외국인이 찾아오는 곳이 아니라서 그런지 기억과는 많이 다른 모습이었다.

분식으로 배를 채운 친구들을 데리고 광장시장 입구에 있는 한복점으로 들어갔다.

“친구들한테 어울리는 거로 가장 좋은 소재로 만든 한복 추천해 주세요.”

“우리 집은 비단을 써서 비싼데 괜찮겠니?”

“다들 부자라서 괜찮아요.”

색감이 화려하면서도 가벼워 보이지 않고 고급스러운 한복을 입어본 친구들이 생각보다 부드럽고 편한 착용감에 감탄했다.

평소 별다른 소비를 하지 않는 동민이 친구들에게 한복을 사 주었고, 자신도 비싼 거로 한 벌 장만했다.

“앤젤리나 너무 예쁘다. 잘 어울려.”

“드류도 귀여워. 머리 장식도 어울리는걸.”

한복을 입은 여자아이들이 서로를 보며 호들갑을 피웠고, 디캐프리오와 토미도 서로의 모습을 보며 재미있어했다.

“외국인인데 한복이 잘 어울리네. 친구들이 잘생기고 예뻐서 옷이 더 사는 것 같아.”

“그러게요. 생각 보다 훨씬 자연스럽네요.”

동민도 한복을 입고 있었는데 스스로 보아도 한국 사람인 자신보다 친구들이 훨씬 잘 어울려 보였다.

‘역시 옷걸이가 좋으니 색감이 살아나네.’

동민도 외모가 서구적으로 변하면서 전생보다 훨씬 더 매력적으로 자라났지만, 얼굴로 먹고 사는 친구들 옆에 있으니 비교가 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사진이나 많이 찍어 줘야겠다고, 생각한 동민은 택시를 타고 경복궁이 있는 광화문 역으로 이동했다.

“임금님이 살던 궁전이라고 해서 기대 했는데 유럽의 성이랑 비슷하게 생겼네?”

“오히려 더 관공서 같은 느낌이야. 여긴 생각 보다 별로다.”

친구들이 눈앞에 있는 건물 흉을 보자 동민의 기분이 좋아졌다.

경복궁 앞에는 아직 철거하지 않은 조선총독부 건물이 있었고, 근대 양식으로 지어진 서양 건물을 보고 친구들이 별로라고 했던 것이다.

“들어 가보면 다를 거야. 따라와.”

동민은 한복을 입은 친구들을 이끌고 총독부 건물을 지나 경복궁 안으로 들어섰다.

“우와~ 들어오니까 다른 모습이네. 동양적인 궁이 신비로우면서 멋있다.”

조선총독부를 지나 진짜 경복궁이 나타나자 친구들이 좋아했고, 함께 재미있는 컨셉으로 사진을 찍었다.

외모가 눈부신 외국 아이들이 한복을 입고 나타나 사진을 찍자 놀러온 한국 사람들도 같이 사진을 찍자며 다가왔고, 다들 함께 사진을 찍으며 경복궁을 재미있게 구경했다.

“한국 사람들은 다들 착하고 친절한 것 같아.”

“전부 그런 건 아닌데 너희들이 사람을 친절하게 만드는 얼굴을 하고 있어서 그럴 거야.”

한국에 있는 며칠 동안 잘 몰랐던 대한민국에 관한 이미지가 좋아진 친구들은 놀러오길 잘 했다며 여행을 추진한 드류를 칭찬했다.

경복궁 투어를 마치고, 삼청동을 돌다가 인사동에서 한정식을 먹고는 집으로 돌아갔다.

한국적인 경험을 한 친구들이 오늘 일정도 만족스러워 했고, 저녁은 집에서 엄마가 해 주는 집밥을 먹었다.

“오늘은 남자 여자 따로 시간을 보낼 거야. 드류랑 앤젤리나는 엄마랑 같이 동대문 시장에 갔다가 명동에 있는 백화점에 들러서 쇼핑을 할 거고, 나랑 토미, 리오는 쇼핑 말고 동네에서 돌아다니면서 편하게 놀 거야.”

“왜 쇼핑 같이 안 가고 따로 행동하는 거야?”

드류가 같이 쇼핑을 가자고 했지만, 지난번에 엄마와 앤젤리나의 쇼핑에 따라 갔다가 했던 고생이 떠올라 따로 행동하기로 했다.

리오와 토미도 동민의 계획에 찬성했고, 엄마에게 남자 옷도 괜찮아 보이는 게 있으면 사 달라고 부탁했다.

“다니엘. 그럼 우리는 뭐 하고 놀 거야?”

“남자만 따로 돌아다닐 기회는 많지 않다고. 오늘은 알차게 보내야해.”

동민은 토미 맥과이어와 리오나르도의 손에 현금을 쥐어주고는 시끄러운 전자음이 울리는 건물로 들어갔다.

“우와! 이런 곳이 있었다니.”

“너무 좋다!”

세 남학생이 들어간 곳은 담배 연기도 조금 나오고 있었고, 수많은 남자들이 소리를 지르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매력적인 장소였다.

시끄러운 전자음과 버튼을 누르는 소리가 나는 곳은 동네에서 가장 크고 다양한 게임이 구비되어 있는 오락실이었다.

‘크~ 그래 이거야. 오랜만에 오락실 의자를 보니 감성 돋네.’

동민도 환생 이후 처음 온 오락실에 감동하고 있는데 태어나서 처음으로 게임이 빽빽하게 들어 찬 오락실에 온 리오와 토미는 눈이 뒤집어졌다.

동민이 넉넉하게 챙겨준 현금을 동전으로 바꾸더니 각자 하고 싶은 게임을 했다.

리오와 토미에게 돈 바꾸는 법과 게임을 시작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어떻게 하는지 잠깐 지켜보았다.

리오나르도는 모든 게임을 돌아가며 한 번씩 해보았고, 토미는 일본에서 새로 만든 대전격투 게임에 집중하며 플레이했다.

“토미는 게임을 잘하네? 순발력이 좋은걸?”

순하게 생긴 토미는 생각보다 운동신경이 뛰어났고, 대전격투 게임에도 금방 적응하더니 오락실에 있는 아이들과 대결을 시작했다.

동민이 토미 옆에서 구경하고 있는데 리오가 다가와 말했다.

“다니엘 돈 좀 더 줘. 다 썼어.”

“많이 줬는데 벌써 다 썼다고?”

“금방 죽어서 어쩔 수 없었어. 아직 못 해본 게임도 많은데 전부 해 보고 갈 거야.”

리오에게 돈을 더 주고 게임 하는 모습을 지켜보니 목숨에 신경 쓰지 않고 하고 싶은데로 플레이 했고, 죽더라도 금방 돈을 넣어 이어서 했다.

실력이 안 되니 돈으로 플레이 하고 있었고, 오락실 사장님이 지나가다 리오를 보고는 서비스로 동전 5개를 추가로 주실 정도였다.

동민은 리오에게 넉넉히 돈을 주고, 본격적으로 게임을 시작했고, 정신없이 3시간 정도 플레이 하자 배가 고파졌다.

“배고픈데 밥 먹으러 갈까?”

“안 그래도 배가 고파서 말 하려고 했는데 나가자.”

아직 못 한 게임이 남았다며 가지 않으려는 리오를 끌고 가까이 있는 중국집으로 향했다.

짜장면과 탕수육, 짬뽕에 볶음밥까지 시켰고, 서비스로 나온 군만두를 먹으며 세 남학생은 게임 이야기를 했다.

“미국에는 없는 게임도 많던데?”

“그런데 리오는 너무 못하더라. 토미는 게임 잘하는 아이들과 대결 할 정도로 능숙하던데.”

“나도 이제 적응하려는데 밥 먹으러 가자고 해서 그래. 밥 빨리 먹고 다시 돌아가자.”

리오나르도가 다시 오락실에 가자고 했지만, 동민은 다른 갈 곳이 있다며 다음 장소로 이동했다.

“이 건물은 굴뚝이 높게 올라가 있네?”

오락실에서 흡연이 가능한 시대라 몸에 담배 냄새가 배어버렸고, 머리도 감을 겸 목욕탕에 들어갔다.

“공동 목욕탕이라고? 사람들이 전부 옷을 벗고 같이 들어가는 거야?”

목욕탕에 처음 가보는 두 사람은 여러 사람이 같이 목욕을 한다는 것을 신기하게 생각 했고, 생각 보다 크고 다양한 탕이 있는 목욕탕을 마음에 들어 했다.

“으악. 여긴 엄청 차가워. 그런데 커서 수영 할 수 있겠다.”

리오는 수영 금지라고 한글로 적혀 있는 냉탕에서 수영을 했고, 열탕에 발을 담군 토미는 비명을 지르면서 뛰쳐나왔다.

“저긴 들어가면 요리될 것 같은데? 저 사람들은 어떻게 들어가 있는 거지?”

시범을 보여 주겠다며 동민도 열탕에 들어갔다가 견디지 못하고 나왔고, 다들 웃으며 온탕에서 몸을 녹였다.

온탕에서 시간을 보내고는 세 명이 나란히 누워 때밀이를 받았고 토미와 리오나르도는 간지러워 하면서도 자신의 몸에서 나오는 때를 보고 신기해했다.

“완전 개운해. 새로 태어난 것 같아.”

“처음에는 사람들이 발가벗고 다녀서 이상했는데 별로 신경 안 쓰는 것 같더라. 재미있었어.”

목욕탕에서 나온 세 사람은 바나나맛 우유를 먹으면서 집으로 돌아갔고, 엄마와 두 여자아이가 오기 전에 집에서 낮잠을 한 숨 잤다.

목욕하고 자는 낮잠이라 모두 꿀잠에 빠졌고, 엄마가 드류, 앤젤리나와 함께 돌아와 자고 있는 아이들을 깨웠다.

“세상에 옷을 몇 벌이나 사신 거예요?”

< 060 > 끝

ⓒ 돈많을한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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