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2화. 화산은 네가 지켜야 할 곳이 아니다. (2)
"다 쓸어 버려!"
"이 새끼들이 감히 화산에 쳐들어와?"
"배때기를 쑤셔 버릴라!"
화산의 제자들이 흉흉한 기세를 뿜으며 만인방을 몰아쳤다.
앞뒤로 포위된 형세에 만인방은 필사적으로 저항했지만, 이미 기세를 타 버린 이들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특히나.
"좌측이 빈다! 조걸!"
"예, 사형!"
합을 맞춰 날뛰는 윤종과 조걸은 수많은 이들이 몰려 있는 화산에서도 단연코 돋보였다.
쇄애애액!
조걸과 윤종의 검이 정확히 상대를 노리고 움직였다.
윤종의 검은 정석이라는 말이 더없이 잘 어울렸다. 과하게 격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과하게 부드럽지도 않은 검.
중도(中道)를 놓치지 않은 검에는 치우침이 없다.
화산에 윤종보다 더 뛰어난 검수는 있을지언정, 화산의 검을 후대에 전하는 이라면 윤종의 검을 교본으로 삼을 수밖에 없을 것이었다.
반면, 조걸의 검은 정석을 따르기보단 변칙으로 움직였다.
쾌속하게 내지르는 검이 미묘하게 어긋나 있었다. 검의 완성도라는 측면에서는 높은 평가를 받기 어렵겠지만, 상대하는 이는 이 기괴한 투로와 어긋난 속도에 기겁할 수밖에 것이었다.
정석과 변칙.
어우러지기 힘든 두 개의 검이 톱니바퀴가 맞물린 것처럼 완벽하게 서로를 보좌했다.
"사숙들, 흥분하지 마십시오! 마지막 순간까지 긴장을 풀어서는 안 됩니다!"
"오냐!"
"알았다!"
조걸뿐 아니라 백자 배들 역시 윤종의 지시를 받는 데 그 어떤 거부감도 보이지 않았다.
애초에 화산은 배분이라는 게 크게 의미 없는 문파가 되어 버린 지 오래 아니던가?
청명이 미쳐 날뛰는 것을 몇 해나 봐 온 이들에게 배분 따위는 그저 입문 시기 차이 이상의 의미를 갖지 못했다.
설사 윤종이 화산오검(華山五劍)의 일인으로서 명성을 날리지 못했어도, 백자 배는 그의 지시를 따르는 데 주저함이 없었을 것이다.
"몰아붙입니다!"
"오오오오오!"
한편 반대쪽에서 만인방을 밀어붙이는 이들도 격렬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아니.
격렬함은 오히려 이쪽이 더하다. 서안의 화영문을 지원하기 위해서 차출된 이들은 화산에서도 정예들이었다. 잠시 집을 비운 사이에 쳐들어온 악적들을 바라보는 그들의 눈은 노기로 넘실거렸다.
그리고.
"뭣 하느냐! 당장 저 망할 놈들을 접어 버리지 못할까!"
"예! 장로님!"
현영의 벼락같은 호통을 들은 백상이 검을 하늘로 치켜들고 고함을 내질렀다.
"사파의 악적들을 섬멸해라!"
"예!"
이제는 재경각 소속이라 무학과는 다소 멀어진 백상이지만, 백천의 오른팔로서 백자 배를 이끌던 그의 위상은 아직 변함이 없었다.
좌절을 겪고, 스스로의 부족함을 알고, 오만을 버린 그의 시야는 오히려 과거보다 더 넓어졌다. 전장의 많은 부분을 두루 살피기에 어려움이 없을 정도로 말이다.
그렇기에 백상은 백천의 자리를 훌륭하게 채우고 있었다.
"이, 이놈들이!"
"빌어먹을!"
만인방의 무사들이 뒤로 조금씩 밀려나며 억눌린 신음을 토했다.
"뭔 어린놈들의 검이 이리 날카로워……!"
"대, 대주! 대주님들은?"
"피, 피해!"
허물어진다.
정파를 자처하는 이들이 수양을 강조하는 이유는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굳건한 부동심을 얻기 위해서다.
그리고 이런 정신적인 영역은 단순히 수련을 반복한다고 해서 생겨나는 것이 아니다.
확연한 소속감.
끈질긴 의지.
그리고 스스로의 길에 대한 확고한 믿음.
그에 비해 이익을 위해서 도의를 저버릴 수 있는 이들은 이익이 없는 곳에서는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법.
기세가 무너지고 상황이 뒤틀린다는 것을 인식한 순간 만인방의 무사들을 제 실력의 반도 채 발휘하지 못했다.
"대, 대주께서는……."
당황하여 두리번거리던 이들의 눈에 황금빛의 거대한 수영(手影)이 들어왔다.
"아미타불!"
혜연의 손에서 발출된 대력금강장(大力金剛掌)이 독혈수를 향해 웅대하게 날아들었다.
독혈수는 이를 악물며 양손에서 검은 투기를 뿜어냈다.
"비, 빌어먹을 중놈이!"
우우우우우우우웅!
마치 거대한 거인이 손바닥을 내리치는 것만 같았다. 투기를 내뿜어 대력금강장을 가까스로 막은 독혈수의 발은 이내 그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바닥을 파고들었다.
"으읍!"
전신이 뒤틀리는 듯한 압력. 머리 위에 태산이 내려앉은 듯했다. 강렬하게 후려치는 것이 아니라 말도 안 되는 힘으로 짓누른다. 마치 벌레를 눌러 죽이려는 듯이.
'이, 이게 소림…….'
소림의 무학은 무거움의 무학.
답답해 보일 만큼 꾸준하고 반복적인 수련.
수련이라기보다는 고행에 가까운 수행을 통해, 평범한 사람이라면 감히 발 뻗을 엄두도 내지 못하는 험하고 먼 길을 그저 걷고 또 걸으며 쌓아 올리는 무학이다.
그 무학의 극의(極意)가 지금 혜연의 손을 통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으아아아아아앗!"
독혈수가 비명을 내지르며 힘껏 양손을 내저었다.
하지만 소용없는 일.
그의 독수(毒手)에서 뿜어져 나오는 사기(邪氣)는 불법(佛法)의 힘을 실은 혜연의 장법 앞에서 그저 무력할 뿐이었다.
장대하기 짝이 없는 내력이 끊임없이 흘러나왔고, 넓게 벌린 다리가 대지에 단단히 뿌리내렸다.
거목(巨木).
크고 튼튼한 거목은 태풍에도 흔들리지 않고, 수천 년을 살아간다. 혜연의 몸에 새겨진 소림의 무학은 그를 하나의 거목으로 만들어 내기에 충분했다.
"으아아아아아아! 이노오오오옴!"
압력을 이기지 못한 독혈수의 칠 공에서 피가 뿜어져 나왔다.
'빌어먹을.'
야도가 떨리는 눈으로 주변을 빠르게 둘러보았다.
'안 좋아.'
전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전세를 파악하는 능력이 필수였다. 그는 야도(野刀)라 불릴 만큼 수많은 전장에서 살아남은 무인. 이미 이 전장이 한쪽으로 기울어진 것쯤은 알고도 남았다.
승산이 없다.
'몸을 빼야 한다.'
수하들과 함께 죽는 취미 따위는 없었다. 누군가에게는 그게 낭만일지 모르겠지만, 야도에게는 한낱 개죽음에 불과하게 느껴졌다.
자신의 목숨보다 중요한 게 세상 어디에 있다는 말인가?
상황이 더 불리해져 퇴로가 완전히 막혀 버리기 전에 그라도 몸을 빼야 했다.
물론 방주는 진노하겠지만, 만인방으로 돌아가지 않아 버리면 그만이다. 적당히 새외로 몸을 뺐다가…….
쇄애애애액!
"큭!"
야도는 거친 숨을 토하며 날아드는 검을 막아 냈다.
카앙!
가볍게 도신을 두드린 검이 빙글 회전하며 야도의 목을 노리고 들어왔다.
반사적으로 몸을 뒤로 빼내는 순간 찔러 들어오던 검의 끝이 파르르 떨리더니 수십 송이의 매화 검기를 뿜어냈다.
야도의 두 눈이 부릅떠졌다.
"망할!"
그의 도기가 두 치는 더 치솟았다. 폭발적으로 도기를 뿜어낸 도가 날아드는 매화 검기를 일 도에 휩쓸어 날려 버렸다
"후욱!"
하지만 상대의 공격을 막아 냈음에도 야도의 얼굴은 조금도 편치 못했다.
'이놈이!'
"꽤 다급해 보이는데?"
기생오라비같이 생긴 백의의 검수가 그를 보며 작게 이죽거렸다.
야도는 저도 모르게 입술을 꽉 깨물었다.
'강해지고 있다.'
어이없는 일이지만, 이놈은 그와 싸우는 와중에도 성장하고 있었다. 아니, 이놈뿐만이 아니다. 이곳에 있는 놈들 모두가 처음 싸울 때와는 눈빛부터가 달라졌다.
'성장? 아니, 말도 안 된다.'
성장이라는 것은 수련의 대가다. 물론 실전에서 휘두르는 칼질 한 번이 홀로 휘두르는 수백 번의 칼질 이상의 효과가 있다고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칼을 처음 잡은 이들도 아니고.
'……처음?'
야도의 몸이 움찔한다.
그는 그제야 떠올렸다. 이들이 제대로 된 전투에 투입된 것이 처음일 것이라는 점을.
'성장이라기보다는 체화에 가까운가?'
실전에 들어간 이는 굳어지기 마련. 수도 없이 검을 휘두르고 휘둘러 완벽에 가까운 검을 손에 넣은 이도 허공이 아닌 사람을 향해 검을 휘두를 때는 주저하기 십상이다.
그리고 그 작은 망설임이 검로를 뒤틀고 실력을 깎아 먹는다.
하지만 이 전투는 저들로 하여금 익숙함을 익히게 했다.
허공을 향해 휘둘렀던 수많은 검이 실전에서 어떻게 쓰이기 위함이었는지를 그 머리로, 몸으로 직접 이해하는 중인 것이다.
그러니 어찌 실력이 늘지 않겠는가?
'만인방이 쳐들어와 준 덕분에 좋은 경험을 쌓았다 이건가?'
속이 부글부글 끓어올랐다.
수련보다는 재능과 감각만을 믿고 살아가다 어느 순간 더는 뛰어넘을 수 없는 벽을 만나 버린 야도였다. 때문에 아직 완전히 개화하지 않은 재능들이 빛을 뿜는 모습을 보면 속이 뒤집혔다.
하지만 어쨌든 지금은 감정에 몸을 맡기기보단 이곳에서 살아서 몸을 숨기는 것이 우선이었다.
그런데 그때 백천이 날카로운 눈으로 그를 응시했다.
"무게가 뒤로 빠지는군."
"……."
야도가 살짝 움찔하며 그를 바라보았다.
도에 입은 상처가 저토록 많은데, 어린 무사의 두 눈은 더없는 정광을 머금은 채 똑바로 야도를 응시하고 있었다.
자신이 걷는 길을 추호도 의심하지 않는 무인의 눈.
너무 눈이 부셔서 차마 마주 볼 수 없을 정도였다.
"네가 무게를 앞으로 싣는 건 이길 수 있는 상대를 마주할 때뿐인가?"
"……."
"그 망할 놈이 하던 말이 있지. 눈은 의지를 말하지만 발은 현실에 닿아 있다고. 가장 한심한 부류는 눈으로는 분노를 토하지만 발은 뒤로 빠져 있는 놈들이라고 말이다."
백천의 말이 야도의 가슴에 아프게 틀어박혔다.
"달아나고 싶나? 그럼 내가 가장 빠른 길을 알려 주지. 나를 베고 가면 너를 막을 이는 없을 거다. 그렇지 않나?"
야도의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그가 전장에서 피를 마시기 시작할 무렵 갓난아기에 불과했을 놈이 내려다보는 듯 지껄이고 있다.
이만한 굴욕이 또 있겠는가?
'나도 한때는…….'
야도가 도를 양손으로 콱 움켜잡았다.
생각이 많아져 좋을 건 없다. 머리는 단순한 쪽이 좋다.
"좋다. 애송이! 그 말을 후회하게 해 주지!"
"얼마든지!"
야도가 고함을 내지르며 다시 달려들었다.
여전히 투박하기 짝이 없는 투로였다. 하지만 분노가 실린 도는 백천의 전신을 분쇄해 버릴 것처럼 더없이 강맹했다.
마치 태풍이 몰아치는 바다의 파도처럼 말이다.
오금이 저릴 만큼 과격한 도기가 전방을 휩쓰는 걸 보며 백천은 슬쩍 얼굴을 굳혔다.
하지만 물러날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나는 쌓아 올렸다.'
달아나지 않는다.
청명의 그 과격한 수련을 버티면서도 개인 훈련까지 소화해 냈다. 느려도 한 발 한 발 나아가면 언젠가는 그가 생각하는 경지에 이를 수 있을 거라 단호히 믿고 버텨 왔다.
그 시간들이 지금 그의 발밑에 고스란히 쌓여 있을 것이다.
'힘으로 받아칠 게 아니야.'
그의 검은 화산의 검.
상대를 힘으로 찍어 누르는 검이 아니다.
백천의 검 끝이 가볍게 떨린다. 이내 줄기줄기 뿜어진 매화가 날아드는 도의 폭풍을 마주했다.
'우선은 하나.'
귀에 못이 박이도록 들었다.
아무리 화려하고 다채로운 공격이라고 해도 결국 선후는 있는 법. 한순간에 펼쳐지는 공격도 시간을 쪼개고 쪼개면 결국 차례대로 전개되는 일련의 흐름에 지나지 않는다.
백천의 세상이 느리게 흐른다.
중구난방으로만 보이던 야도의 도가 그려 내는 궤적이 선명하게 들어왔다.
'여기!'
흘러나온 매화가 한곳으로 밀려들었다.
검과 도.
힘과 힘으로는 막아 낼 수 없다. 하지만 한 번으로 막을 수 없다면 두 번, 두 번으로 막을 수 없다면 세 번.
막아 내고 막아 내다 그리하여 끝내 밀어 낼 때까지 계속해서 휘두를 뿐이다.
카가가강!
매화의 검기가 과격한 도세와 부딪히며 이지러졌다. 하지만 힘을 잃고 낙화하는 매화 뒤에는 또다시 새로운 매화가 피어났다.
피어나고 또 피어난다.
완벽할 필요는 없다. 그저 필요할 때 필요한 곳에 검이 가 있으면 그걸로 충분하다.
그것이 정(正).
그가 추구해야 할 검이었다.
"이……."
야도의 눈에 당혹감이 어렸다.
백천의 검이 또 한 단계 더 높은 곳으로 오르고 있었다. 조금 전에는 들쑥날쑥했던 검이 착 가라앉은 듯 묘한 안정감을 싣고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이게 대체 뭐란 말이냐?'
화려하다.
그리고 다채롭다.
하지만 이 화려하고 부드러운 매화의 흐름이 그에게 주는 인상은 차라리 강철로 만들어진 벽에 가까웠다.
벽.
뛰어넘을 수 없는 벽.
야도의 얼굴이 순간 하얗게 질린다.
'어떻게…….'
바로 그때였다.
"아아아아아아아악!"
처절한 비명 소리가 울려 퍼졌다. 야도의 시선이 순간적으로 소리가 난 쪽으로 획 돌아갔다.
'독혈수!'
혜연의 황금빛 경기에 휩쓸린 독혈수가 피를 뿜으며 나가떨어지고 있었다. 그 광경을 두 눈에 똑똑히 박아 넣은 야도가 재빨리 시선을 다시 돌렸다.
그의 전신에 최대한의 힘이 들어갔다.
작은 틈.
아주 작은 틈.
그가 시선을 돌릴 수밖에 없었던 것처럼 저 애송이 놈 역시 독혈수와 혜연의 상황에 마음을 빼앗긴 것이 분명했다.
그 증거로 파도처럼 밀려오던 검에 작은 빈틈이 생겼다.
'지금 공격을……!'
파앗!
그의 발이 바닥을 박찼다.
하지만 그의 몸이 향한 쪽은 앞이 아니라 뒤였다. 상대에게 틈이 생겼다고 생각한 순간, 머리가 판단을 내리기도 전에 몸이 도주를 택한 것이다.
'아…….'
머리와 몸의 괴리가 자세를 흐트러뜨렸다. 뻗어 나가던 도기가 제 힘을 내지 못하고, 몸을 띄워 낸 다리에도 제대로 된 힘이 실리지 못했다.
그리고.
매화의 틈으로 빛나는 백천의 시선과 그의 시선이 허공에서 맞부딪쳤다.
파아아아아앗!
매화 검기가 대번에 사방으로 비산하며 그 사이로 세상을 가를 기세의 일 검이 내리쳐졌다.
선명하고 도도하며 더없이 확고한 검이.
촤아아아악!
쇄도한 백천의 검기가 야도의 가슴을 파고들었다.
서걱.
섬뜩한 소음과 함께 그의 가슴팍이 길게 갈라졌다.
탁.
바닥에 내려선 야도는 자신의 가슴을 가만히 내려다보다 고개를 들어 백천을 마주 보았다.
스릉.
납검을 한 백천은 정광 어린 눈으로 야도를 응시하다 입을 열었다.
"당신이 살아온 길이 만든 결과요."
"……."
무언가 항변하려는 듯 입을 뻐끔거리던 야도가 그 자리에 허물어지듯 쓰러졌다.
털썩.
죽는 순간까지 눈을 감지 못한 그를 보며 백천은 잠깐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나는 아직 너무 부족하다.'
그는 겸허히 인정했다. 실력으로는 그의 패배였다.
홀로 싸웠다면 당연히 졌을 것이고, 마지막 순간에 야도가 도주를 택하지 않고 맞섰다면 그가 홀로 제압하는 건 어려웠을 것이다.
그저 운이 좋아 챙긴 승리에 불과하다.
하지만.
"나는 당신과는 달라."
나아간다.
패배도, 그로 인한 쓰라림도 모두 받아들이며.
감당할 수 없는 무언가에 직면한다고 해도 백천은 야도처럼 달아나지 않을 것이었다. 가야 할 길을 외면하고 달아나는 이가 손에 넣을 수 있는 것은 없으니까.
백천이 미련 없이 몸을 돌리며 소리쳤다.
"만인방의 대주를 쓰러뜨렸다! 악적들을 포위해라!"
그의 목소리가 화산에 우렁우렁 울려 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