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 후 메이저리거 75화
수호의 연타석 홈런 소식은 곧장 전 세계 야구팬에게 전해졌다.
[(속보)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한수호 선수 연타석 홈런으로 시즌 21호 달성!]
[(속보) 선두 애런 저지와 홈런 개수 단 1개 차이.]
[(속보) 메이저리그 전체 2위에 올라선 한수호 선수.]
한국에서는 속보로 그의 소식이 전해졌다.
그리고 이 소식을 접한 팬들은 곧장 SNS를 통해 소식을 공유했다.
-한수호 21호 홈런 작렬!
-연타석 홈런 지렸고요.
-애런 저지 머리 위를 넘겨 버리는 솔로 홈런 폭발!
-게레로 주니어 재끼고 메이저리그 전체 2위 등극!
-ㅅㅂ 얘는 진짜 미친놈인 듯.
-호수비로 더블플레이 만들더니 바로 솔로포를 작렬시키네.
-얘 도대체 정체 뭐냐?
한국의 팬들은 수호의 믿을 수 없는 활약에 경악했다.
그리고 그건 한국만의 일이 아니었다.
-한국의 루키가 메이저리그를 작살내네.
-홈런 전체 2위 말이 됨?
-쟤 스테로이드 한 거 아니냐?
-아니, 어떻게 동양인이 저런 몸을 할 수 있는 거야?
-우리 오타니도 저 정도는 아니었는데.
-이건 말도 안 돼!
-한국인이 이런 성적을 올릴 수 있는 거야?
일본의 네티즌들은 수호의 활약을 믿을 수 없단 반응을 보였다.
아무래도 이웃 국가이다 보니 그들로서는 한국의 선수가 이런 활약을 보인다는 것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었다.
미국에서도 수호의 활약은 엄청난 조명을 받았다.
특히 오늘 경기는 미국 전역에 방송이 되고 있었기에 반응은 즉각적으로 나타났다.
-루키가 또 사고 치네.
-진짜 이번 시즌은 역대급일 듯.
-말도 안 되는 성적들이 나오고 있다.
-공인구 조사 한번 해봐야 하는 거 아니냐?
└굳이?
-이러다가 오늘 경기에서 한수호가 애런 저지 제치고 1위 오르는 거 아니냐?
-가능성 충분하지.
-지금 중계 어디서 볼 수 있음?
└폭스스포츠.
└└파인TV 우회해서 가능.
저지와 수호의 홈런 대결에 사람들이 TV 앞에 앉기 시작했다.
* * *
양키스 더그아웃이 움직였다.
-고메즈가 마운드를 내려갑니다.
-결국 3회를 채우지 못하네요.
-5실점을 한 이상 그를 더 끌고 가는 건 무리겠죠.
-고메즈의 공이 나빴던 건 아니었지만, 상대가 너무 좋지 않았습니다.
-한수호 선수의 타격감이 정말 무시무시하네요.
-그동안 당겨치면서 홈런을 만들어냈던 한수호 선수가 밀어쳐서도 홈런을 만들어내네요.
마운드의 주인이 바뀌었다.
고메즈가 내려가고 롱 릴리프를 맡은 코데로가 올라왔다.
안타 하나를 내주기는 했지만, 코데로는 실점을 하지 않고 3개의 아웃 카운트를 잡아냈다.
퍽!
“아웃!”
-세 번째 아웃 카운트를 2루수가 잡아내면서 이닝을 마감합니다.
-선두타자인 한수호 선수가 홈런을 추가했지만, 그 이상의 점수를 올리지 못하는 필리스입니다.
이제 사람들의 시선은 애런 저지에게 향했다.
-3회 말 양키스의 공격은 애런 저지가 선두타자로 나섭니다.
시즌 22호 홈런을 때려낸 저지.
그러나 수호가 21호 홈런을 때려내면서 턱밑까지 추격한 상황이었다.
-오늘 경기가 끝나지 않았지만, 메이저리그 홈런 순위가 요동치고 있습니다.
-기존 1위였던 애런 저지는 22호 홈런을 기록, 기존 3위였던 한수호 선수는 2위인 게레로 주니어의 20호 홈런을 제치고 21개의 홈런을 기록하면서 2위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현 시각 토론토에서 펼쳐지고 있는 블루제이스와 파드리스의 경기에서 타티스 주니어가 1개의 홈런을 추가하면서 단독 4위에 올라선 상황입니다.
-정말 올 시즌 메이저리거는 홈런 풍년이란 말이 잘 어울립니다.
이번 시즌 홈런에서 어떤 신기록이 나올지 알 수 없는 상황.
그 선두에 서 있는 애런 저지가 페인터를 상대로 침착하게 공을 골라냈다.
딱!!
“파울!”
-1구는 파울입니다. 파울인데도 3루 측 2층 관중석에 떨어질 정도로 대형 타구를 만들어내네요.
-타격 타이밍이 조금 빨랐습니다만, 만약 정타를 만들어냈다면 이번 타구 역시 홈런이 됐을 가능성이 큽니다.
애런 저지의 이런 파워는 리얼무토가 조심스럽게 만들었다.
‘유인구를 던져보자.’
리얼무토의 사인을 받은 페인터가 고개를 저었다.
‘타이밍이 맞지 않을 때 승부를 보는 게 좋아.’
‘너무 성급하게 생각하는 거 같은데.’
리얼무토는 고심에 들어갔다.
페인터의 주장도 일리가 있었다.
하지만 오늘 애런 저지의 컨디션을 생각했을 때 위험한 것도 사실이었다.
‘경기 초반부터 에이스의 고집을 꺾을 수 없지.’
머릿속으로는 자신의 리드가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걸 택한다면 투수의 의견을 무시하는 게 된다.
다른 투수였다면 모르겠지만, 에이스인 페인터의 의견을 무작정 무시할 수도 없었다.
결국 리얼무토가 페인터의 의견을 받아들였다.
-사인이 조금 길어졌지만, 교환을 끝내고 페인터가 2구를 던집니다!
긴 의견 교환 끝에 나온 것은 애런 저지의 몸쪽으로 붙는 패스트볼이었다.
애런 저지가 몸에 약한 건 아니었다.
하지만 몸쪽 높은 코스는 조금 어려워하는 편이었기에 그곳을 택했다.
페인터가 와인드업과 함께 전력을 다해 공을 뿌렸다.
“흡!!”
쐐애애액-!!
손을 떠난 공이 매서운 속도로 애런 저지의 몸쪽을 파고들었다.
구속, 제구, 구위 삼박자가 모두 완벽한 공이었다.
이대로 홈플레이트 위를 지나 미트에 꽂힐 것을 의심하지 않았다.
그 순간.
타닥!!
애런 저지가 오픈 스탠스를 취하며 상·하체를 돌렸다.
후웅!!
묵직한 소리와 함께 돌아간 배트는 단숨에 날아오는 공을 그대로 낚아챘다.
딱!!
-때렸습니다!! 우측 담장을 향해 날아가는 타구!!
-이건 넘어갔습니다!!
배트를 끝까지 돌린 애런 저지가 1루로 달리며 배트를 가볍게 던졌다.
휙!!
-배트를 던진 애런 저지!! 그리고 타구는 펜스를 넘어 관중석에 떨어집니다!! 연타석 홈런을 터뜨리는 애런 저지!!
-한수호 선수가 때리니 애런 저지도 때리네요!
-두 타자가 번갈아 가며 연타석 홈런을 작렬시킵니다!!
애런 저지가 1루를 지나칠 때 수호와 함께 카메라에 잡혔다.
그 모습을 본 중계진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마치 네가 때리면 내가 때린다는 듯 경쟁하는 두 선수의 타격감이 폭발하고 있습니다!
-비록 이제는 공식 기록이 아니지만, 마치 1998년 맥과이어와 새미 소사의 승부를 보는 것 같습니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유명했던 사건이 무엇일까?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전 세계를 열광하게 만들었던 건 1998년 빅맥 마크 맥과이어와 새미 소사의 홈런 대결이다.
98시즌과 99시즌 2년에 걸쳐 홈런 레이스를 펼쳤던 두 선수는 로저 매리스의 61홈런을 넘어 신기록을 달성하는 진풍경을 펼쳤다.
무려 37년간 누구도 깨지 못했던 기록을 한 명도 아닌 두 명이 경쟁하듯 넘어섰으니 전 세계가 주목하는 건 당연했다.
멀리 떨어져 있던 한국에서도 공중파 3사에서 중계할 정도로 대사건이었다.
-당시 미국 대통령이었던 빌 클린턴이 축전을 보내기도 하지 않았습니까?
-맞습니다. 마크 맥과이어가 62홈런을 기록하자 축전을 보내면서 그의 기록을 축하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기에 훗날 두 사람의 약물 파동이 일어나자 메이저리그가 휘청이기도 했었죠?
-예. 그만큼 전 세계를 감동시켰던 사건이기에 후폭풍도 심했습니다.
두 사람의 약물 파동이 큰 후폭풍을 몰아왔던 건 대결 당시 서로를 격려하면서 아름다운 승부를 펼쳤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감동이 약물에 의해 한순간에 사라졌으니 후폭풍이 클 수밖에 없었다.
-이미 메이저리그의 전설이 된 슈퍼스타 애런 저지! 그리고 그에게 도전하는 슈퍼루키 한수호 선수! 두 선수의 홈런 대결이 계속됩니다!!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 * *
애런 저지의 연타석 홈런으로 홈런의 차이는 다시 2개로 벌어졌다.
사람들은 과연 수호가 다음 타석에서 어떤 일을 벌일 것인지에 대해 집중했다.
-두 선수가 연타석 홈런을 때려서일까요? 이번 이닝 한수호 선수가 어떤 타격을 할지 궁금합니다.
애런 저지가 홈런을 때려냈기에 이번에도 수호가 사고를 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었다.
그런 높은 기대 속에 수호가 다시 타석에 들어섰다.
-주자 1루 상황에 한수호 선수가 타석에 들어섭니다.
수호 역시 그런 기대를 잘 알고 있었다.
“후우…….”
사람들의 관심이 모인다는 건 상당한 부담감을 느끼는 일이었다.
중압감이 어깨를 누르고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긴장했냐?]
[ㅋㅋㅋ 그럴 수밖에 없긴 하겠네.]
[하지만 굳이 긴장할 필요는 없다.]
[ㅇㅈ 아직 시즌 도중임.]
[거기에 네가 무슨 60홈런을 때린 것도 아니고 이제 막 시작인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무슨 긴장이냐?]
레전드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맞는 말이다.
사람들의 기대를 받는다고 해도 현재 시점에서의 성적은 아직 진행 중인 상태일 뿐이다.
아직 긴장하는 게 이르다는 것이었다.
[무엇보다 사람들의 기대가 아니라 너한테 필요한 걸 우선으로 해라.]
[이기적일 필요가 있음.]
[ㅇㅇ 사람들의 기대는 결국 네 성적에 따라 왔다 갔다 하는 거다.]
고개를 끄덕인 수호가 집중력을 끌어올렸다.
‘사람들의 기대를 생각하기보다 우선 나에 대해서만 생각하자.’
[정답.]
[집중력을 끌어올려!]
[항상 말했지? 성적이란 건 올릴 수 있을 때!]
‘올려라!’
레전드들이 해준 조언을 떠올리며 수호가 집중력을 끌어올렸다.
그러자 주위의 풍경이 어둠으로 물들면서 그라운드 위에는 투수와 자신밖에 남지 않았다.
“후우…….”
심호흡을 뱉으며 투수의 리듬에 자신의 움직임을 맞춰나갔다.
뒤이어 세트포지션에 들어간 투수가 스트라이드와 팔로스를 이어나갔다.
그리고 릴리스 포인트에서 공을 던지는 순간.
타닥!!
수호도 스트라이드를 내디디며 있는 힘껏 배트를 돌렸다.
후웅-!!
그의 배트가 홈플레이트 위를 지나가면서 맞은편에서 날아오는 공을 그대로 강타했다.
딱!!
경쾌한 소리와 함께 풍경이 원래대로 돌아오면서 타구가 빠르게 날아가는 게 보였다.
그걸 확인한 수호는 등 뒤까지 돌아간 배트가 돌아오는 순간, 배트를 쥔 손을 풀면서 그대로 던졌다.
휘릭!!
빠르게 회전하며 허공을 가로지른 배트가 땅에 떨어지는 것과 동시에 타구가 좌측 담장을 넘어갔다.
“와아아아아!!”
관중들의 엄청난 함성 소리와 함께 수호가 1루로 달리기 시작했다.
* * *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커뮤니티 사이트인 레딧.
각종 분야로 나누어진 이곳에는 메이저리그 팀들의 개별 게시판이 존재했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메이저리그 전체의 이슈에 대해 이야기하는 메이저리그 게시판도 따로 존재했다.
그곳에는 실시간으로 각 경기에 대한 게시글이 빠르게 올라왔다.
-필리스 수호 한, 3연타석 홈런 작렬!
└진짜로?
└└2연타석까지 봤는데. 3연타석을 때렸다고?
-애런 저지 23홈런, 수호 한 22홈런.
└아니, 얘네들 무슨 경쟁 하냐?
└└게임도 아니고 한 경기에서 홈런 몇 개나 치는 거야?
-제2의 빅맥VS소사다.
└약물쟁이들은 좀 빼라.
└└하지만 비교할 게 이거밖에 없음.
-수호 한, 배트 플립 지렸다.
└와…… 다른 선수들하고 질 자체가 다른데?
└└한, 루키 맞냐? 아니면 배트 플립 특강이라도 받은 건가?
-몰랐음? 이게 한국의 FFADUN이다.
└FFADUN?
└└야, 빠던이면 BBADUN 아니냐?
└└└F가 더 찰지잖아.
└└└└그건 그렇네. 근데 너 한국인이었음?
└└└└└미시간에 살고 있음. 오늘 국뽕 게이지 풀로 차오른다.
-왜 너희들 한글로 떠드냐?
└한국인들이 레딧 점령한 듯.
-한국인 피셜 FFADUN이래.
└배트 플립하고 다른 거임?
-유튜브 찾아보니까 한국 애들 배트 플립 예술이네.
3연타석 홈런보다 배트 플립으로 더 주목받는 수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