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랑스의 몰락 (2) >
1940년 6월 1일
프랑스 보베
한바탕 포격이 훑고 지나간 대지는 달의 표면처럼 크고 작은 분화구로 가득했다.
풀 한 포기조차 성하지 않은, 살아있는 생명체라곤 눈을 뜨고 둘러봐도 찾을 수 없을 것만 같은 이곳에도 생존자들이 있었다.
“베르나르.”
“······왜.”
“살아있냐?”
“······아마도.”
베르나르 르페르 일병은 동기의 질문에 답변하며 몸을 일으켰다.
1시간 동안 태아 자세로 웅크리고 있었더니 허리가 쑤셨다. 포성으로 인해 아직도 귀가 얼얼했다.
고막이 찢어지진 않았지만, 정상적인 상태는 아닐 것이라고 베르나르는 확신했다.
“우욱!”
갑자기 구토감이 치밀어 오른 베르나르는 그대로 토사물을 게워냈다. 위에서 소화되다 만 음식물들이 걸쭉한 죽처럼 흘러내렸다.
삭다 만 양배추까지 모조리 토해낸 후에야 구토가 멈췄다. 베르나르는 찬 냉수를 마시고 싶었다. 얼음을 띄운 냉수.
하지만 레스토랑도 아니고 전장에 냉수가 있을 리 만무했다. 하는 수 없이 베르나르는 수통을 집어들었다.
그런데 수통이 지나치게 가벼웠다. 이상하다, 분명 한모금도 마시지 않았던 것 같은데.
수통 밑바닥에 구멍이 뚫려 있었다. 폭탄 파편이 튀어 수통에 명중한 것이다.
베르나르는 짜증을 내며 수통을 던져버렸다.
“씨발. 뭐 하나 되는 일이 없어.”
“죽지 않은 것만으로 감지덕지해라, 인마.”
베르나르의 동기 빅토르 파비엥은 느긋하게 앉아서 담배를 피우는 중이었다.
그의 군화 밑에는 구겨진 담뱃갑이 굴러다녔다. 담배 연기를 길게 내뿜으며 빅토르가 씁쓸한 말투로 뇌까렸다.
“담배도 이게 마지막이다. 빌어먹을.”
“줘봐. 나도 좀 피우자.”
빅토르는 세상 아깝다는 얼굴로 베르나르에게 담배를 건넸다.
담배를 피우면 울렁거리는 속이 진정될 줄 알았는데, 울렁거림은 더욱 심해졌다.
분명 더 게워낼 게 없는데도 베르나르는 지독한 욕지기를 느꼈다.
“우욱······.”
“앗, 야! 토하면 안 돼! 담배는 주고 토해!”
베르나르는 토하지 않았다.
대신 머리가 어지러워서 바닥에 주저앉았다. 굵은 밧줄로 꽉 조이는 것처럼 머리가 아팠다. 극심한 스트레스로 한계에 다다른 몸이 비명을 지르는 중이었다.
지금 베르나르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휴식이었다. 파릇파릇한 23살에 키 175cm, 무게 72kg의 건장한 청년에게도 전쟁터는 엄청난 체력과 정신력을 필요로 하는 곳이었다.
“명예고 나발이고 다 필요없으니, 깨끗한 침대에서 늘어지게 한숨 잤으면 소원이 없겠어. 거기에 일어나면 차가운 냉수 한 잔까지.”
“나도야. 지금 당장 집에 갈 수 있으면 내 수명의 10년을 바쳐도 아깝지 않을 것 같아.”
둘은 나란히 한숨을 쉬었다.
한계에 다다른 몸의 피로 앞에 조국의 위기나 군인으로서의 명예나 의무 따윈 어떤 감흥도 주지 못했다.
평상시라면 벌벌 떨었을 중대장의 호통이나 행보관의 작업 지시도 지금은 모두 다 하찮게 느껴졌다.
“두 달 전 연대장이 했던 훈시 기억나?”
“우리가 라인강까지 밀고 올라갈 것이라던 그 말 맞지?”
“그래. 그런데 라인강은 고사하고, 파리까지 밀리게 생겼네.”
다시 생각해봐도 어이가 없었다.
뭐, 우리가 라인강까지 진격하는데 열흘도 걸리지 않을 거라고? 참나!
한때 베르나르도 베를린에서 크리스마스 파티를 열자고 동기들과 다짐하던 시절이 있었지만 지금의 그는 자신이 그런 말을 했다는 사실조차 떠올리지 못했다.
겨우 3주 만에, 세상은 너무 많이 변해버리고 말았다.
독일군은 눈 깜짝할 사이에 프랑스군의 주력을 섬멸하고 파리로 내려왔다.
프랑스와 운명을 함께 하겠다던 영국은 전황이 불리해지자 동맹국의 의무를 내팽개친 채 독일과 단독으로 강화조약을 맺었다.
영국에게 버림받은 프랑스는 현재까지도 저항을 포기하지 않았지만, 이 모든 게 부질없는 짓이란 것쯤은 일개 병사들도 모르지 않았다.
호랑이굴에 끌려간 사슴이 주둥이로 호랑이의 억센 발을 무는 것처럼 말이다.
프랑스는 전쟁에서 졌다.
매우 슬픈 일이지만 어쩌겠나. 그게 사실인데.
그런데, 왜 정부는 아직도 협상을 하지 않는 것일까? 제2의 마른의 기적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희망 때문에? 그도 아니면 하루라도 더 오래 버텼다는 얄팍한 자존심을 위해서?
“경보!”
“적 출현!”
“사격 준비!”
이유야 어찌되었든 간에 협상이 늦어질수록 전쟁터에서 죽어가는 병사들의 수만 늘어날 것이었다. 베르나르는 그것이 억울했다.
왜 전쟁은 정치인들이 일으키면서 정작 우리 같은 일개 소시민들만 죽어야 하는 건가? 대체 왜?
“저것 좀 봐, 베르나르. 장갑차야.”
Sd.Kfz 222 2대와 Sd.Kfz 251 5대에 나눠탄 독일군이 프랑스군의 참호가 있는 방향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그토록 두려워하는 전차는 없지만, 장갑차의 존재만으로 프랑스군은 기가 죽었다.
그들은 대전차소총도, 화염병도 없었다.
소총과 수류탄만으로 장갑차를 잡을 수 있으리라 기대하는 병사는 한 명도 없었다.
베르나르는 반쯤 체념하는 심정으로 총을 겨눴다.
빅토르와 함께 사격 명령을 기다리는데,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전방 개인호에 있던 병사 하나가 손을 들고 밖으로 나간 것이다.
투항병을 발견한 독일군들이 소리를 지르자, Sd.Kfz 222의 포탑이 회전했다.
그러나 상대가 투항병이라는 것을 확인하자 총을 쏘지 않았다.
베르나르는 뒤에 있는 아군이 투항병을 향해 총을 쏘리라고 생각했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독일군이 투항병의 몸을 수색하는 순간까지 어느 누구도 총을 쏘지 않았다. 심지어 장교조차도.
베르나르는 빅토르와 눈빛을 교환했다. 어차피 승패가 갈린 전쟁. 그렇다면······.
“일어나. 우리도 나가자.”
베르나르는 MAS-36 소총을 바닥에 내려놓고 참호에서 나갔다. 빅토르도 총을 내려놨다.
참호에서 나온 둘은 미리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두 손을 들었다.
장갑차에 탄 독일군들이 총을 겨눴다가 도로 내렸다.
그들의 얼굴에서 미소가 번지는 것을 베르나르는 어렴풋이 볼 수 있었다.
서로 눈치를 보던 프랑스군들도 무기를 내려놓고 참호에서 나왔다.
그들은 숨겨둔 무기가 없는지 몸수색을 받은 뒤, 독일군 2명의 감시를 받으며 대기하다가 이윽고 도착한 독일군 헌병들에게 인계되었다.
독일군이 서쪽을 향해 나아가는 동안, 프랑스군 포로들의 행렬은 동쪽으로 끝없이 이어졌다.
***
1940년 6월 2일
프랑스 메휴
패전을 직감했다고 해서 모든 군대가 싸울 의지를 잃고 망연자실하는 것은 아니었다.
프랑스 병사들이 백기를 걸고 독일군에게 투항할 때, 자유 폴란드군은 악착같이 싸웠다.
그들의 숫자와 무장 수준은 프랑스군보다 뒤떨어짐에도 불구하고 싸우고자 하는 의지는 180도 달랐다.
전쟁이 끝나도 돌아갈 고향과 집이 있는 프랑스 병사들과 달리 이미 나라가 멸망한 그들에겐 돌아갈 곳이 없었다.
그랬기에 폴란드군은 광인에 가까울 정도로 사력을 다해 싸워 승리에 자만하던 독일군을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쏴라! 독일 놈들을 한 놈이라도 더 죽여!”
“폴란드는 아직 죽지 않았다!”
프랑스의 작은 도시 메휴는 자유 폴란드군과 독일군 간의 전투로 불바다가 되었다.
프랑스군조차 전투를 포기하고 도망치거나 투항하는 마당에 하찮게 여기던 폴란드군이 거세게 저항하자 독일군 지휘관들은 당황했다.
폴란드군의 저항이 워낙 거세서 다급해진 국방군 사단장은 무장친위대에 지원을 요청했다.
자존심 때문에 되도록이면 SS의 손을 빌리지 않으려고 했지만, 지금은 찬밥 더운밥 가릴 처지가 아니었다.
겨우 폴란드군 따위에게 발이 묶였냐고 상부로부터 받을 질책에 비하면 자존심에 흠집이 나는 것쯤은 문제도 아니었다.
“그러게 진작에 우릴 투입했어야지. 그놈의 자존심이 뭐라고.”
요아힘 파이퍼 SS 대위는 자존심 문제로 지원 요청을 꺼렸던 국방군 수뇌부를 비웃었다.
힘러의 부관으로 안전한 후방에서 근무하다가 최전선에서 싸우고 싶다는 일념 하나로 직접 최전방에 지원한 그가 볼 때, 국방군 수뇌부의 행동은 한심하기 짝이 없었다.
“파이퍼 SS 대위님, 질문이 있습니다.”
MP35로 무장한 SS 이병이 물었다.
“SS 제국지도자의 부관으로 근무하셨다고 들었는데, 사실입니까?”
“어, 맞아.”
파이퍼가 고개를 끄덕이자 질문을 한 SS 이병의 목소리가 커졌다.
“그런데 왜 최전선으로 오신 겁니까? 무슨 이유라도 있습니까?”
SS 이병은 중대장이 힘러의 여비서를 임신시켰다던가, 술에 취해 주사를 부렸다던가 등의 사고를 치는 바람에 최전선으로 온 것이라고 짐작했지만, 파이퍼의 입에서 나온 말은 예상과 전혀 달랐다.
“그냥 내가 지원한 건데?”
파이퍼의 대답은 되려 더 많은 논란을 야기했다.
“아니, 그럼 스스로 최전선을 지원하신 겁니까?”
“대체 왜 그런 짓을······.?”
“혹시 머리를 다치신 거 아닙니까?”
둘의 대화를 잠자코 듣기만 하던 병사들까지 나서서 파이퍼에게 질문 세례를 날렸다.
좁고 악취나는 참호보다 푹신한 침대에서 자는 것이, 차갑게 굳은 전투식량으로 허기를 떼우는 것보다 따뜻한 수프를 먹는 것이 더 선호되듯 전시에 안전한 후방에서의 근무는 모든 군인들의 꿈이자 목표.
그런데 그걸 스스로 걷어차고 최전선으로 왔다고? 제정신인가?
“사나이라면 최전선에서 싸워야지, 안락한 후방에서 노닥거려서야 되겠냐?”
하지만 파이퍼는 부하들이 생각하는 정상인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는 오히려 후방근무를 따분하고 지루하기만 하다며 기피했고 직접 몸으로 구르고 말 대신 행동으로 실천하는 최전선을 선호했다.
부하들은 그런 파이퍼를 별 미친놈을 다 보겠다는 듯이 쳐다봤지만, 그는 하나도 신경쓰지 않았다.
장갑차가 모퉁이를 돌아 광장에서 들어서자 폴란드군의 기관총 사격이 시작되었다.
장갑에 튕긴 총탄이 사방으로 튀자 병사들은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파이퍼는 고개를 숙이는 대신 MP40으로 폴란드군의 사격에 응사했다.
“전원 하차! 서둘러라!”
차량 후면의 출입문으로 파이퍼와 병사들이 하차했다. 장갑차의 사수가 MG34를 쏘자 이번에는 폴란드군 기관총 사수가 고개를 숙였다.
“자세 낮추고, 그대로 뛰어! 뒤지고 싶지 않으면 고개 들지 마라!”
파이퍼는 1개 분대를 이끌고 폴란드군의 측면으로 돌입했다.
언제 적이 나타날지 몰라 다들 바짝 긴장했는데, 울타리 너머로 폴란드군 몇 명이 바퀴 달린 물체를 끙끙대며 옮기는 모습이 시야에 들어왔다.
프랑스제 25mm 대전차포였다.
폴란드 병사들이 대전차포로 장갑차를 조준하기 전에 파이퍼가 MP40을 난사했다.
대전차포를 옮기던 병사 3명이 피를 뿜으며 쓰러졌다. 2명은 죽은 동료들을 놔두고 도망치다가 등에 총탄이 박혀 쓰러졌다.
폴란드 대전차포병들은 장갑차가 반대 방향으로 오자 그걸 또 잡아보겠다고 대전차포를 무리해서 이동시키다가 변을 당했다.
대전차포를 포기하거나, 그대로 위치를 지키고 있었더라면 기습을 당해 죽는 일이 없었을 것이다.
적의 시체를 넘어 전진하자 기관총 진지가 나타났다.
기관총 진지 인근 잔디밭에 배를 깔고 누워서 사격하던 폴란드군들이 SS 병사들을 발견하곤 급히 총구를 돌렸다.
파이퍼는 돌담 뒤로 몸을 피했다. 총탄이 돌에 부딪혀 튕기는 소리가 시끄럽게 이어졌다.
“아직까지 순조롭군. 혹시 다친 사람 있냐?”
“없습니다!”
“좋아. 훈련의 성과가 있구만.”
파이퍼는 수류탄 2개를 꺼내 동시에 핀을 뽑았다.
속으로 셋까지 센 뒤, 돌덤 너머로 던졌다. 폴란드 병사들 사이에서 다급한 외침이 들렸다.
“쏴라!”
수류탄이 폭발하고 2초 뒤, 파이퍼와 부하들은 상체를 일으켜 일제히 방아쇠를 당겼다.
수류탄에 두 다리가 날아간 폴란드군 중위가 가슴팍과 미간에 총알이 박혀 쓰러졌다.
“전진! 뛰어, 뛰어!”
***
“하셀, 정지!”
교회 종탑에서 발사광을 본 비트만은 조종수 하셀에게 정지 명령을 하달했다.
교회 종탑에 자리잡은 저격수를 해치우기 위해 비트만은 포수에게 주포를 위로 올리라고 지시했다.
“어때? 잡을 수 있을 것 같냐?”
“어······ 각이 안 나옵니다. 뒤로 조금 빼야할 것 같은데요?”
“들었지? 후진!”
헷처가 후진하자 조준경에서 눈을 떼지 않고 있던 포수가 외쳤다.
“아, 잡혔습니다!”
“정지!”
끼익.
주포로 종탑을 조준할 수 있게 되자, 탄약수가 포탄을 장전했다. 장전이 완료되자 비트만이 구령을 외쳤다.
“발사!”
자신이 조준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른 채 적을 탐색하던 폴란드군 저격수는 종탑과 함께 날아갔다.
종탑 아래서 자리잡고 총을 쏘던 폴란드 병사들이 잔해에 깔려 으스러졌고, 쏟아지는 잔해를 피해 엄폐물 밖으로 뛰쳐나온 병사들은 MG34에 난사당해 쓰러졌다.
협소한 차체 내부로 헷처는 공축 기관총이 없다. 대신 차체 상부에 차량 내부에서 원격으로 조종할 수 있는 기관총좌가 설치되어, 전차병이 전차 밖으로 나오지 않아도 기관총을 쏠 수 있었다.
기관총을 조작하던 탄약수가 남은 적들이 없다고 보고했다.
비트만은 다시 전진 명령을 내렸고, 비트만의 헷처를 따라 스무 명의 보병들이 움직였다.
헷처는 적의 사격으로부터 보병들을 보호하는 방패 역할과 전차포로 장애물과 적 진지를 깨부수는 창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했다.
-캉!
“정면에 대전차포다!”
50m도 되지 않는 근거리였지만 25mm 철갑탄은 헷처의 장갑판에 흠집도 내지 못하고 도탄되었다.
포수가 미리 장전해둔 유탄을 발사하자 대전차포병들은 온몸이 갈기갈기 찢어졌다.
폭발의 충격으로 헛간의 벽이 무너지면서 자욱한 먼지구름이 생겼다.
전투는 거의 막바지였다.
폴란드군은 용감하게 싸웠지만 그들의 저항도 이제는 거의 끝나가고 있었다.
폴란드군 몇 명이 탈출을 시도했지만 독일군은 메휴의 후방까지 진출해 퇴로를 차단한 상태였다.
도주하는 폴란드군은 사방에서 쏟아지는 총알 세례를 받고 벌집이 되어 널부러졌다. 총소리가 빠른 속도로 잦아들었다.
메휴 시내의 폴란드군이 거의 다 소탕되었다고 판단한 상부는 메휴 외곽까지 진출한 부대들에게 이동 명령을 내렸다.
계획대로라면 진작에 메휴 점령을 완료하고 파리로 진격하고 있어야 했다.
어차피 시내에 남은 잔당들도 한 줌 밖에 되지 않으니, 지금의 병력만으로 충분히 소탕할 수 있을 것이다.
“젠장, 낮잠 좀 잘 수 있나 했더니 벌써 이동 명령입니까.”
“낸들 어쩌겠냐? 위에서 시키는대로 해야지. 그리고 원래 지금쯤 한창 달리고 있어야 했어.”
국방군 오토바이 중대가 먼저 출발하고, 오펠 블리츠 트럭에 나눠탄 국방군 공병들이 뒤따라 출발했다. 비트만의 중대는 그다음이었다.
도로를 따라 한창 달리는데, 부러진 가로수들 사이에 홀로 우뚝 서 있는 거대한 표지판이 나타났다. 표지판에 적힌 글을 본 비트만이 흥분해서 외쳤다.
“파리다!”
표지판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적혀 있었다.
파리까지 76k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