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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한 용병은 다 계획이 있다-222화 (222/269)

222화 될 때까지 한다. (1)

수도에서 원했던 것 이상으로 얻어 왔고, 피오테의 문제까지 해결했다.

언제나 이렇게 쭉쭉 일이 쉽게 풀리면 좋겠지만, 모든 게 지셀의 생각대로 되지는 않았다.

“아직도 안 됐다고?”

“네, 그게 쉽지 않은 모양입니다.”

클로드가 지셀의 물음에 심드렁하게 답했다.

드워프들에게 맡긴 신소재 개발과 마법사들에게 맡긴 대형 부화기 제작은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렸다.

신소재 개발이야 크게 걱정되지는 않았다. 들어가는 재료는 다 알려 줬으니 시간만 들이면 반드시 성공할 것이다.

전생에 갈바릭은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에서도 결국 스스로 방법을 찾아서 성공했으니까.

하지만 대형 부화기에 쓰였던 습도 마법은 지셀이 해결해 줄 수 없는 문제였다.

“그러니까…… 부화기 설계는 제대로 시작도 못 했고?”

“그렇다니까요? 습도 조절 마법을 만들어야 할 텐데, 마법을 만드는 게 어디 쉬운 일입니까? 마법의 조종인 드래곤이 아니고서야. 인간이 아예 처음부터 만든 마법이 있기나 합니까?”

“으음…….”

하긴, 7서클이니 8서클이니 하는 대마법사도 쉽게 새로운 마법을 창조할 수는 없었다. 대부분 본래 있던 마법을 응용하고 조합하여 만드는 수준에 불과했다.

고민에 빠진 지셀에게 클로드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일단 잠시 멈추고 다른 일을 시키시죠? 드워프와 마법사들을 그렇게 놀리기는 아깝습니다.”

다른 가신들도 모두 클로드의 말에 힘을 실어 주었다.

“맞습니다. 영주님께서는 효율을 가장 높이 치시지 않습니까?”

“드워프와 마법사들이 다른 일에 투입되면 지금보다 작업 속도가 훨씬 더 빨라질 겁니다.”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데 굳이 그런 것들이 당장 필요하겠습니까?”

지셀은 고개를 저었다. 더 빠르게 발전하기 위해서는 그 두 가지가 꼭 필요했다.

그는 진지한 표정을 지은 채 손가락으로 탁자를 툭툭 두드리더니 뜬금없는 말을 꺼냈다.

“저 북방의 야만인들이 저주를 하면 그 대상은 반드시 죽는다.”

그 말에 클로드가 깜짝 놀랐다.

“헐, 진짜요? 그게 말이 돼요? 엄청 대단한 주술사라도 있는 겁니까?”

“죽을 때까지 하거든.”

“…….”

“수명이 다해서 죽었어도 저주가 들었다고 믿어. 30년 동안 저주한 놈도 있다나?”

“…….”

“그 마음가짐은 확실히 배울 만해. 우리도 될 때까지 한다. 습도 마법 개발에 집중해서 반드시 성공시키라고 해.”

영주의 고집에 다들 고개를 저었다. 저렇게 발동이 걸리면 막을 수가 없었다.

저렇게 고집을 부려서 성공했던 전적이 있으니 막을 방법도 없었다. 가신들은 이번에도 어떻게든 되겠지, 하고 체념해 버렸다.

지셀의 성화에 마법사들만 죽어났다. 매일같이 연구하고는 있지만, 고만고만한 마법사들이 어떻게 새로운 마법을 창조하겠는가?

결국 연구는 바네사가 전담하고 알포이와 다른 마법사들은 옆에서 구경하기에만 바빴다.

“에…… 이건 불가능한 거야……. 우리는 마법을 만들 수 없어.”

“그렇지, 영주가 이번만큼은 불가능한 과제를 준 거야.”

“탑주님도 마법을 못 만드시는데 우리가 어떻게 만들어?”

마법사들이 옆에서 힘 빠지는 소리만 내뱉어도 바네사는 묵묵하게 연구에만 전념했다.

알포이와 마법사들은 이런 상황이 은근히 마음에 들었다. 연구를 핑계로 계속 누워서 놀 수 있었기 때문이다.

‘히히히, 휴가다, 휴가.’

‘우리 바네사 너무 열심히 한다. 바네사 최고! 너만 믿을게!’

‘아, 계속 연구만 시켜 줬으면 좋겠다.’

그렇게 며칠간 놀다 보니 마법사들은 완전히 퍼져 버렸다.

하지만 그들이 간과한 점이 있었다. 바네사는 연구할 때 당연히 실험도 해 본다는 것이었다.

“으음, 일단 해 봐야겠어.”

옆에 수많은 책을 쌓아 두고, 의자에 몸이 붙은 것처럼 며칠을 앉아 있던 바네사가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났다.

뭔 일이 있나 싶어 목을 빼고 바라보던 알포이는 그녀가 빠르게 다가오자 놀랐다.

“왜? 왜? 뭔가 알아냈어?”

“일단 실험을 좀 해 보려고요.”

“어떻게?”

“잠깐만요.”

눈 밑이 퀭해진 바네사가 갑자기 알포이의 손목을 잡았다. 갑작스러운 그녀의 접근에 알포이는 살짝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자, 잠깐…… 이거 너무 갑작스러운데? 아무리 우리가 요새 좀 친해졌다지만 이렇게 적극적으로 나오면……. 나는 아직 마음의 준비가……. 끄어어어어억!”

헛소리를 지껄이던 알포이는 순식간에 마력을 빨리고 기절해 버렸다.

바네사와 마법사들은 ‘샤르넬’이라고 새겨진 ‘마력 전이’ 팔찌를 항상 차고 있었다.

그들은 언제나 바네사에게 마력을 빨릴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이다.

알포이가 쓰러지자 주변에 있던 마법사들이 후다닥 뒤로 물러났지만, 바네사는 신경도 쓰지 않고 바로 구상하던 마법을 시전했다.

지이잉!

허공에 마법진이 그려졌다. 바네사는 천천히 돌아가는 마법진을 한참 살펴보다가 곧 고개를 저었다.

“실패야.”

그녀는 잠깐 실망한 기색을 드러냈지만, 곧 입술을 깨물며 다시 의욕을 불태웠다.

아무리 천재라도 새로운 마법을 만드는 건 쉽지 않다. 한 번에 성공하는 것이 오히려 이상한 일이었다.

바네사는 머릿속에서 몇 가지 수식을 수정하고 다시 다른 마법사에게 다가갔다.

제 미래를 예감한 마법사는 떨리는 목소리로 애원했다.

“자, 잠깐! 사실 지금까지 밝히지 않았지만 나는 결혼을 약속한 여자 친구가 있어. 그러니까 함부로 내 손을 잡지마아아아아악!”

마법사는 마력을 빨리고 그대로 알포이의 옆에 쓰러졌다. 마치 미이라 두 구가 누워 있는 것만 같았다.

지잉!

허공에 새로운 마법진이 생성되어 돌아갔다. 바네사는 이번에도 고개를 저었다.

눈 밑이 시커멓게 변한 데다 표정도 사라진 그녀가 다가오자 마법사들은 모두 뒤로 물러났다.

눈빛만 보면 미쳐도 저리 미친 사람이 없었다.

광기까지 느껴지는 바네사의 모습에 마법사들은 모두 도망가거나 팔찌를 부수려 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두 사람이나 먹어 치운 바네사에게는 아직 마력이 조금 남아 있었다.

“홀드.”

그 한 마디에 마법사들은 모두 움직임이 멈추고 말았다. 적은 마력으로도 수십 명을 한 번에 묶어 버린 것이다.

아무리 6서클이라도 쉽지 않은 일이었다. 과연 어마어마한 마력 운용 실력이었다.

“오, 오지 마! 나는 엄마 말고는 여자 손을 잡아 본 적이 없으어어어어!”

“케에에엑! 하지마아아앗!”

“살려 줘어어엇!”

마법사들은 하나둘씩 마력을 빨리고 쓰러졌다. 그동안 바네사도 마법을 수십 번씩 시전하며 문제점을 찾아 보완했다.

하지만 원하는 효과가 나오지 않았다. 계속된 실패에 마법사들은 결국 모든 마력을 빨린 채 쓰러지고 말았다.

“칫…….”

바네사는 입술을 깨물며 주먹을 쥐었다.

더 이상 마력을 흡수할 마법사들도 없었다. 다시 마력을 채울 때까지 며칠은 기다려야 했다.

답답했다. 어서 빨리 성공해서 영지민들이 고기를 마음껏 먹게 해 주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 자신의 능력으로는 역부족이었다. 정말 드래곤 정도는 되어야 마법을 창조할 수 있을 것이다.

‘어떡하지? 실험을 계속하려면 마력이 더 많이 필요해.’

가능한 한 룬스톤은 아끼려고 했다. 룬스톤은 영지 발전의 근간이 되는 자원이었으니까.

룬스톤을 써야 하는 시설이 한둘이 아니다 보니, 마법 실험에 소모하기는 부담스러웠다. 실험에 실패할 때마다 어마어마한 룬스톤이 사라질 테니까.

그래도 대형 부화기를 제작하는 건 영지 발전에 중요한 사업이다.

바네사가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을 때, 지셀이 찾아왔다.

“헐, 몰골이 왜 그래? 연구가 잘 안 되는 거야?”

“여, 영주님…….”

바네사는 지셀을 보자마자 눈을 빛내며 그에게 비틀비틀 다가갔다.

산발한 머리에 비쩍 마른 얼굴만 봐도, 그녀가 얼마나 심력을 쏟으며 연구와 실험에 전념하는지 알 수 있을 정도였다.

좀비처럼 다가오는 그녀를 보고는 지셀이 옆에 있는 길리언에게 속삭였다.

“나 없는 동안 흑마법사가 찾아오거나 그러진 않았지? 부활 의식 같은 걸 했다거나.”

“…….”

그 정도로 바네사의 꼴은 말이 아니었다.

그녀는 지셀의 앞에 서서 손을 뻗으며 말했다.

“영주님, 잠시 마나를 좀 빌려주세요…….”

마법사가 쓰는 마력과 기사의 마나는 정제되는 방식이 다르다 보니, 성질도 조금 다르다. 하지만 근원이 같으니만큼 아예 못 쓸 정도는 아니었다.

마법사의 마력에 비해서는 효율이 확실히 떨어지겠지만, 마력 운용에 능한 바네사라면 어느 정도는 마력을 채워 쓸 수 있을 것이다.

광기 어린 집착이 느껴지는 눈빛에 지셀이 흠칫 놀라며 뒤로 물러섰다.

“어…… 필요하다면야 빌려줄 수는 있지. 그런데 지금은 좀 쉬는 게 나을 거 같은데?”

“아니에요…… 조금이라도 더 빨리……. 영주님이 힘드시면 기사들이라도 불러 주세요.”

“아니야, 걔네는 마나를 빨리면 바로 죽어 버릴 거야. 불쌍한 애들이야.”

마나를 다 쓰면 피를 토하고 쓰러지는 놈들이다. 강제로 빨리면 죽을 가능성이 매우 컸다.

그래도 바네사는 포기하지 않았다. 이대로 두면 정말 지셀의 마나를 억지로 뺏어서 실험을 계속할 기세였다.

지셀은 바네사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굳이 습도 조절 마법을 만들 필요는 없어.”

“네?”

바네사는 지셀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고 반문했다.

기존에 쓰던 부화기보다 훨씬 큰 부화기가 제대로 작동하게 하려면, 온도 조절 마법과 습도 조절 마법은 꼭 필요한 것이었다.

하지만 지셀은 어깨를 으쓱이며 말을 이었다.

“결국 습도를 일정하게 조절하는 게 목표잖아? 습도가 어느 정도인지만 확인되면, 조절은 사람 손으로 해도 돼. 예를 들면 나무도 습기를 흡수하니까 톱밥을 깔아 두고 무게 변화를 확인한다거나……. 물은 증발하니까 컵에 담아 놓고 그 무게를 확인할 수도 있고……. 방법은 많겠지.”

물론 지셀은 습도를 상세하게 확인하는 방법까지는 모른다. 단지 용병 생활을 할 때 자주 들었던 말이 생각이 났을 뿐이다.

― 야! 건조하니까 바닥에 물 좀 뿌려라!

용병들의 특성상 온갖 지역을 돌아다니며 다양한 기후를 견뎌야 했다. 건조한 지역에서 지낼 때는 바닥에 물을 잔뜩 뿌리고, 막사 안에 큰 물통을 두곤 했다.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병사들이 지내는 막사 안에는 빨래를 걸어 놓기도 하고, 바닥에 물을 뿌리기도 한다.

지셀 자신은 물이 증발하는 현상, 습기를 흡수하는 재료 따위를 두고 아무리 고민해 봐야 생각나는 게 없었다.

하지만 똑똑한 마법사들에게 얘기해 주면 어떻게든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아니나 다를까, 지셀의 말을 들은 바네사는 벼락이라도 맞은 것처럼 눈을 크게 떴다.

지셀이 말한 건 당연히 그녀도 알고 있는 상식이었다. 하지만 바네사는 지금까지 마법이라는 선입견에 갇혀 무조건 마법을 만들어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 선입견을 벗어나니 머릿속에 마구 영감이 떠올랐다.

“아…….”

마법이 만능은 아니었다. 그간 펜리스 영지에서는 마법보다 기술을 써서 문제를 해결한 적이 더 많았다.

이곳에는 드워프라는 뛰어난 기술자들도 있다. 그저 기술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부분, 꼭 필요한 부분만 마법으로 채우면 될 일이었다.

순서가 잘못되었다. 지금은 마법보다 부화에 필요한 지식을 쌓는 게 먼저다.

“아, 알 거 같아요! 해결할 수 있을 거 같아요!”

함박웃음을 지은 그녀는 곧바로 연구실을 박차고 나갔다. 뒤에 남겨진 지셀은 길리언을 보며 어깨를 으쓱였다.

* * *

바네사는 바로 농부들을 만나고 다녔다. 다들 처음에는 바네사의 피폐한 몰골에 놀랐지만, 영지의 마법사라는 걸 알기에 기꺼이 묻는 말에 대답해 주었다.

“부화기의 내부 상태를 어떻게 확인하냐고요? 당연히 손으로 하죠.”

“손이요?”

“네, 그러니까 손을 넣어서……. 음, 대충 이런 느낌이지? 하면 된 거죠.”

“…….”

바네사는 이마를 짚었다.

이 시대에 마법을 이용하지 않은 기술은 처참할 정도로 추상적이었다.

정확한 수치와 원리를 모르고 그저 경험적으로 얻은 지식을 구전으로 이어 가는 게 전부였다.

다른 농부를 찾아도 마찬가지였다.

“온도요? 우리 아버지가 알려 주셨죠. 대충 손 넣어서 이 정도로 따뜻하면 될 거라고.”

“벽돌에 작은 구멍을 만들어서 그 안에다 물을 이 정도만 뿌리면 됐어요.”

“화덕 옆에 두고 자주 확인해 줘야 해요. 깜빡 잊으면 부화가 실패해요.”

모두가 느낌적인 느낌으로 일을 진행한다. 그러니 매번 할 때마다 상태가 조금씩 다르고 부화율이 낮을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 아예 방치하는 것보다는 나으니까 쓰는 것뿐이었다.

“일단 농부들이 말하는 ‘이 정도’가 정확히 어느 정도의 수치인지 알아야 해. 그래야 기준을 세울 수 있어.”

그녀는 며칠간 농부들과 머무르며 어느 정도가 부화에 적절한 온도와 습도인지를 추적했다.

농부마다 쓰는 방식이 조금씩 달랐기에 처음에는 감을 잡기가 힘들었다.

그녀는 끊임없이 기록하며 가장 부화율이 높은 농부의 감각을 수치화했다.

하지만 그 정도로는 부족했다. 그나마 농부 중에서는 가장 나았기에 그걸 기준으로 삼았을 뿐이다.

바네사는 농부들과 달랐다. 그녀는 자신이 조작한 모든 조건을 정확한 수치로 기록하며 끊임없이 실험을 진행했다.

“다들 제가 말한 걸 하나씩 맡아서 기록해 주세요.”

마력을 회복한 마법사들도 바네사의 명령에 따라 실험을 시작했다.

농부들이 쓰는 작은 부화기를 하나씩 맡은 마법사들은 바네사처럼 적절한 온도와 습도를 찾기 위해 반복 실험을 시작했다.

며칠간의 실험 끝에 가장 부화율이 높은 수치가 확인되었다.

어느 정도의 온도를 유지하고 얼마나 물을 뿌려야 하는지 알아낸 마법사들은 최종 확인 실험에 들어갔다.

“제발, 제발!”

알포이가 눈을 감고 기도를 올렸다. 마법사가 신을 찾는 게 어찌 보면 웃긴 상황이었지만, 마법사들은 누구도 비웃지 못했다. 그 정도로 피곤했다.

최적의 조건을 찾는 것부터가 고생이었다. 정확한 온도와 습도를 확인하고 유지하려면 마법사들이 직접 손을 써야 했다.

일정한 환경을 유지하는 건 언제나 균일하게 불과 물의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마법사들만이 할 수 있는 일이었다.

‘졸려…… 며칠간 잠도 제대로 못 잤어.’

‘제발 성공해 줘……. 죽어 버릴 거 같아.’

‘예상대로라면 오늘은 알이 모두 부화해야 해.’

마법사들은 머리를 맞대고 30개의 알이 들어간 부화기를 구경하고 있었다.

다들 옷차림이며 얼굴들이 하나같이 꾀죄죄했다.

얼마나 기다렸을까.

빠직.

기름을 먹인 천 위에서 알 하나가 흔들흔들하더니, 곧 껍질 위쪽이 깨지며 병아리가 기어 나오기 시작했다.

“오, 오오오! 나온다! 나와!”

마법사들은 두근거리는 가슴을 부여잡고 계속 지켜보았다.

다시 몇 개의 알이 깨졌다. 병아리들이 하나둘 늘어날수록 마법사들의 표정이 밝아졌다.

마법사들은 그렇게 온종일 부화기만 지켜보았다.

그리고 다음 날 오후.

“서, 성공이다! 성공이야!”

알포이와 마법사들이 두 손을 높이 치켜들고 소리를 질렀다. 하루 정도 시차가 있었지만 30개의 알이 하나도 빠짐없이 부화했다.

절반 이상이 부화에 실패했던 농부들의 방식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좋은 성과였다.

바네사도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드디어 한 걸음 나아갔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다.

그녀는 옆에서 일을 도와주던 사용인들에게 말했다.

“드워프들을 불러 주세요. 최적의 조건을 찾았으니 다음 일을 진행할 거예요.”

이제 자동으로 온도와 습도가 조절되는 대형 부화기를 만들 차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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