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혼술사 도로테아-185화 (185/242)

185화

스탠은 ‘사라’가 사라진 것이 불안했는지 잠을 뒤척였다.

그런 아이를 위해 몇 번이고 등을 다독여 주던 우드가 고개를 들었다.

저 멀리서, 희미하게 들려오는 소리에 그는 곤히 잠든 아이를 내려다보다 몸을 일으켰다.

다행히도 자기 직전에 먹인 따뜻한 차가 제법 잘 맞았는지 잠에서 쉽사리 깰 것 같지는 않았다.

조심스레 복도로 나오자, 어디선가 불어오는 서늘한 바람이 그의 머리카락을 간질였다.

멀리서 다가오는 도로테아는 무언가를 질질 끌고 오고 있었다.

우드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대체 그건 뭐냐?”

“귀태. 알고 보니 네가 반인반귀를 동료로 두었더라고.”

“반인반귀?”

난생처음 들어보는 말에 우드가 미간을 좁혔다.

팔과 다리가 어딘가 기괴하게 꺾인 채 목구멍이 무언가 막힌 듯 켁켁대는 ‘그것’은 가까스로 인간의 허물을 유지하고 있었다.

기괴하게 일그러진 얼굴 안에서 낯익은 모습을 찾아낸 우드가 눈을 감았다.

평범한 인물은 아니라 여겼지만, 애초에 사람이 아니었다고?

이런 존재가 줄곧 우리 군에 있었단 말인가.

입매를 비틀어 바람 빠지는 웃음소리를 낸 도로테아가 말했다.

“꽤 화려한 잔치 준비를 해 두었더구나. 창귀라니.

“창귀?”

“귀신의 종자가 되는 인간을 일컫는 말이야. 씨를 뿌려 열매를 맺듯, 몇몇 인간에게 뿌리를 내린 ‘귀’의 씨앗이 발아하면 창귀가 되지.”

온통 생소한 말이었다.

겪어보기는커녕, 비슷한 일조차 들어 본 적이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껏 도로테아의 곁에서 보아 온 것이 있으니, 믿지 않을 수도 없었다.

잠시 침묵하던 우드가 이내 다시 물음을 던졌다.

“그 창귀라는 것이 나타나면 어찌 되지?”

“귀의 종자가 된 인간은 또 다른 인간을 물어 귀의 종자로 만들지. 그렇게 종자가 된 인간들이 씨앗이 퍼지듯 영지 내를 돌아다니며 또 다른 귀의 종자를 만들고. 그리하면 끝끝내 이곳 전부가, 창귀들로 득시글거리는 곳이 되는 게야.”

허드슨 블랑만을 따르는 ‘완벽한 군대’가 탄생하는 셈이다.

믿을 수 없다는 듯 우드가 허드슨을 내려다보았다.

인간이 아니라는 사실도, 그가 사람을 잡아먹는다거나 부릴 수 있는 힘이 있다는 사실도 이해하려 해 봤지만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았다.

아무리 성향이 맞지 않았어도 몇 년을 함께 전장에서 굴렀던 사이였다.

“이해할 수가 없군. 이제까지만 하더라도 사람 흉내를 내며 잘 지내 왔었건만, 왜 이제 와서 자신의 정체를 드러낸 거지?”

“이제야 준비를 끝낸 거지. 창귀는 원한다고 만들어 낼 수 있는 존재가 아니거든.”

수많은 목숨을 매개로, 그 육신을 봉하고서 혼을 붙들어 놓아야만 가능한 일이었다.

물론 창귀를 부리는 귀(鬼)의 힘이 그들을 다스릴 만큼 강해야 하는 것도 있지만.

“게다가 딱 적기였으니까. 지금 힘을 드러내지 않았더라면 라파예트가 그보다도 먼저 일을 벌였으리라는 것을 알거든. 기껏 군대를 만들 준비가 끝이 났는데, 재료를 누가 먼저 선수 치듯 가져가 버리면 짜증 나잖아?”

“라파예트 경…….”

우드의 굳은 얼굴을 바라본 도로테아가 어깨를 으쓱했다.

그제야 ‘딸’을 살펴볼 정신이 든 우드가 왜소한 소녀를 머리부터 발끝까지 세세하게 살폈다.

이윽고 다친 곳은커녕 땀 한 방울 흘리지 않았음을 확인한 그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나저나 진심이었군.’

이제껏 가족들이 그녀를 멀리할까 저어되어 힘을 적당히 숨겨 왔었다는 것.

“이 꼴을 하고 유일하게 좋은 점이라고는 ‘후작 영애’로서 응당 귀감을 보여야 하는 탓에 자제했던 힘을 마음껏 쓸 수 있다는 점이로구나.”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대단한 도로테아의 힘을 목도하자, 어째서 그녀가 이제껏 사람들과 자신을 동떨어진 존재로 생각해 왔는지 알 수 있었다.

보이는 세계뿐만이 아니라, 할 수 있는 것의 범위가 다르니까.

이제껏 꾹꾹 눌러놓았던 힘을 겨우 보여 주게 된 셈이니 홀가분한 것도 이해는 가지만…….

‘도로테아로 살 적에는 좀 더 웃을 일이 많았던 것 같은데.’

억누르는 것들이 하나도 없는 지금이 그녀에게는 훨씬 나은 걸까?

자신의 권속이 그녀를 두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 별반 관심 없는 도로테아가 본론을 꺼냈다.

“카메르 백작을 만나야겠어.”

“그걸 데리고 말이냐?”

“일단 오늘 밤, 라파예트 일행 앞에 나타났던 ‘창귀’들은 내가 모두 거두었어. 그렇지만 발아한 씨앗이 과연 내가 거두어들인 것뿐인지 명확하지 않아서. 확인해야 해.”

씨앗이 더 남아 있다면 꽤 골치 아픈 일이었다.

제아무리 그녀라 해도 제대로 ‘귀’가 된 인간을 다시 인간으로 되돌리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저 이지를 잃고 조종당하는 창귀의 혼을 저 먼 강 너머로 편히 보내 줄 수 있을 뿐.

“그리고 백작 또한 알아야 하니까.”

본인이 내려 준 권한 탓에 이자가 이곳 영지에서 무슨 짓들을 벌여 올 수 있었는지.

도로테아의 말에 침묵하던 우드가 염려 섞인 말을 꺼냈다.

“이자가 입을 함부로 놀리면 어쩌려고? 네가 어찌 움직였는지 말이라도 꺼낸다면…….”

“혀와 목을 봉(封)해 놓았으니 그 점이라면 그리 걱정하지 않아도 돼. 네가 모든 것을 눈치채고 미리 대비하고 있었다고 말을 맞추면 믿지 않을 수 없겠지.”

설마 이 모든 판을 짜 맞춘 것이 어린아이라고는 생각지 않을 테니.

도로테아의 말에 가만히 허드슨을 내려 보던 우드는, 기괴하게 비틀어진 그의 육신이 사람의 손에 두들겨 맞은 것처럼 보이게 만들고자 ‘가볍게’ 지르밟아 주었다.

이윽고 꿈틀거리는 허드슨의 육신 위로 인간의 ‘흔적’이 짙게 새겨졌다.

꼼꼼히 확인을 마친 우드는 그제야 도로테아를 안아 든 채 허드슨을 질질 끌고서 카메르 백작에게로 향하기 시작했다.

“그나저나 콜린 경과 함께 있을 거라 하지 않았나?”

“응, 지금도 있는걸?”

흘끗 주변을 돌아보는 우드를 향해 도로테아가 다정히 말했다.

“다만 육신을 벗고 있는 상태라, 육안으로는 볼 수 없을 거야.”

뭣하면 내가 보게 해 줄까?

“됐다.”

다정하고 친절한 제안에 우드는 단호히 거절했다.

본인이 물어봐 놓고는.

단호한 거절의 말에 도로테아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어깨를 으쓱했다.

콜린도, 우드도 그런 그녀를 상대하는 대신 목적지를 향해 빠르게 나아가기 시작했다.

*   *   *

깊은 밤, 곤한 잠에 빠져 있던 카메르 백작은 아닌 밤중에 다짜고짜 들이닥친 무도한 자들에게 분노했다.

“이게 도대체 무슨 무례요!”

더군다나 이 무도한 자들의 말은 터무니없이 허무맹랑하기까지 했다.

“대체 다들 무슨 헛소리를 하는 게요. 허드슨 경이 어쨌다고?”

“그는 인간이 아니요! 마귀에 씐 존재가 틀림없소.”

“미쳤군. 몽캄 자작, 지금 제정신이오?”

카메르 백작의 눈이 믿을 수 없다는 듯 눈앞의 노인을 위아래로 훑었다.

방문을 두드린 것이 다른 사람이라면 진작 보초를 불러 질질 끌고 가도록 명을 내렸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런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하는 것은 라파예트 몽캄이었다.

변경백의 가신들 가운데 가장 유능한 책사로 평가받고 있으며, 그 명망이 높아 귀족들이 너도나도 자제들의 스승으로 모시고자 줄을 서는 현자.

“하다 하다 정말 미쳐 버린 게요?”

“그게 아니오, 백작!”

“기회를 주려고 했을 때에는 거들떠도 보지 않더니 이제 와 이런 식으로 사람을 모욕하다니!”

처음 입성했을 때만 해도 백작은 그를 등용할 생각이었다.

현자의 탑 출신이라는 뒷배경에 라파예트 본인이 쌓아 올린 명성까지, 무엇 하나 탐나지 않는 것이 없었으니까. 분명 곁에서 유능한 인재가 되어 자신을 이끌어 줄 수 있으리라는 기대도 있었다.

그러나 그는 ‘노쇠하고 지쳐 쉬어야 한다.’는 핑계를 대고 은거를 택했다.

심지어 계승권조차 없는 서자인 리안을 제자로 들이는 등, 백작의 입장을 난처하게 만들 일만 늘려 왔다.

“이해하셔야 합니다. 라파예트 경은 변경백에게 가진 충심이 남달랐으니까요.”

그래 봤자 결국 대패하고서 요새까지 내준 인간이 아닌가.

물론 자신이 얼결에 중책을 맡게 된 것이야 알고 있지만, 대놓고 거절당한 상황에서 기분이 유쾌할 리 없었다.

“그동안 계속 아무런 교류도 없다가, 불쑥 찾아와 이토록 말도 안 되는 헛소리라니!”

치밀어 오른 분노에 카메르 백작이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라파예트가 침울한 얼굴로 나지막이 읊조렸다.

“내 말은 사실이외다. 백작께서 믿지 않는다 하여도 어쩔 수 없지만, 이대로라면 큰 후환이 생길 거요. 나는 그의 손에 내 수하들이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것을 보았소.”

자작의 말을 증명이라도 하려는 듯, 곁에 선 기사들이 덧붙였다.

“그가 부리던 하수인들은 놀라울 정도로 강한 힘을 냈고, 무엇보다 마치 전염되는 것처럼 수를 불렸습니다. 자칫하면 이곳 요새 전체가 위험합니다.”

“허, 단체로 다들 약을 먹은 게로군.”

혀를 찬 영주가 더는 듣기 싫다는 듯 보초를 부르려는 그 순간.

스으으윽-.

어디선가 들려오는 희미한 소리에 다들 입을 다물었다.

무언가 바닥에 질질 끌리는 소리에 맞춰 이쪽을 향해 다가오는 누군가의 발소리가 느껴졌다.

이 시간에, 그것도 백작이 머무는 거처에서 들릴 만한 소리는 아니었다.

백작의 얼굴에 의아한 기색이 서렸다.

“도대체 이게 무슨 소리…….”

복도 끝에서 흐릿하게 모습을 드러낸 덩치가 익숙했다.

한 손으로는 제 딸아이를 안아 든 우드가 무언가를 질질 끌고서 저벅저벅 걸어오고 있었다.

품에 안긴 소녀가 생글생글 웃으며 손을 흔들자, 라파예트 몽캄의 눈이 가라앉았다.

‘과연, 모든 것을 준비하고 있었다는 말은 거짓이 아니었군.’

그가 백작을 설득하기 시작하고부터 지금까지의 짧은 시간동안, 우드는 제 아이를 구하고 모두가 버거워했던 ‘괴물’을 때려잡았으니.

‘결국 모든 것이…… 하이클레어 후작의 손바닥 안이었던가.’

허망한 듯 체념한 기색을 보이는 라파예트와는 달리, 카메르 백작은 말없이 다가오는 우드를 보고 불안함에 주변을 훑었다.

현재 그의 호위로 붙어 있는 기사들은 고작해야 두셋 정도에 불과했다.

혹여 저 무식하고 잔인한 작자가 무언가 다른 마음을 먹고 온 것이라면.

“허드슨 경은, 허드슨 경은 어디 있는가?”

속삭이듯 나지막이 건넨 백작의 다급한 목소리에, 어느새 앞까지 다가온 우드가 손에 질질 끌어온 것을 발치에 던졌다.

“여기 있습니다.”

“무, 뭐?”

“허드슨 블랑을 찾고 있지 않았습니까. 여기 있습니다.”

“……!”

“……!”

“끄으으으-.”

혀를 봉인당하고, 팔과 다리를 쓰지 못하게 된 허드슨이 몸을 꿈틀거렸다.

기괴할 정도로 튀어나온 눈과 어깨뼈, 인간으로 볼 수 없을 만큼 길게 위로 찢어진 입매.

괴물이라고밖에 볼 수 없는 생명체를 본 카메르 백작이 덜덜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시오! 이게 어찌 허드슨 경…….”

왈칵 내지르던 소리는, 그 괴이한 형체가 뒤집어쓴 ‘누더기’에서 찾아낸 낯익은 견장을 확인한 순간 뚝 끊겼다.

카메르 백작이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길고 날카로운 손톱을 지닌 존재를 다시 살폈다.

그가 신임의 의미로 보냈던 넥타이핀, 허드슨이 즐겨 차던 허리춤의 가죽 벨트, 늘 하고 다니던 견장까지.

믿을 수 없다는 듯 비틀거리며 뒷걸음질 치는 백작을 향해 우드가 담담히 덧붙였다.

“이자의 눈을 자세히 보십시오.”

흰자위 하나 없이 온통 새빨간, 요사스러운 빛을 띤 눈을 마주한 카메르 백작이 순간 저도 모르게 몸서리쳤다.

“이, 이게 뭐요?”

“이자는 인간이 아닙니다.”

“역시.”

곁에 있던 라파예트가 어두운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카메르 백작은 마치 꿈이라도 꾸는 기분으로, 믿을 수 없다는 듯 자신을 둘러싼 이들을 둘러보았다.

터무니없는 망상이라고 치부하기에는 눈앞의 ‘존재’가 너무나도 생생했다.

“지금 그러니까, 경의 말은…… 허드슨 경이 인간이 아니라고? 정말로, 인간이 아니었다고?”

저게 그의 본모습이라니.

그럼 이제껏 곁에 있었던 허드슨 블랑은, 믿음직하던 자신의 기사는 무엇이었단 말인가.

백작이 멍하니 말을 잃고 있자, 우드는 고개를 돌려 라파예트를 향해 물었다.

“경께서는 보셨을 겁니다. 이자가 부리던 이들이 정상으로 보였습니까?”

“……방금 그 위험성을 백작에게 설명하고 있던 와중이오.”

이렇게 손쉽게 우드에게 무너져서야, 과연 백작이 그 위험성을 인지할 수나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미 허드슨의 능력을 보았던 라파예트는 그런 그를 거의 ‘몹쓸’ 수준으로 짓밟아 놓은 우드를 새삼스레 바라보았다.

그가 뛰어난 전사라는 사실은 알고 있는 바였지만…….

‘나를 지키던 기사들을 무력화시킨 괴물을, 이토록 단시간 내에 홀로 제압했다고?’

그의 눈이 우드의 품에 안긴 조그마한 소녀에게로 향했다.

소녀는 심드렁한 얼굴로 백작 앞에서 손을 흔들며 그의 초점이 돌아오길 기다리고 있었다.

‘정말로, 우리가 잘못 생각했었다는 말인가?’

고작해야 현 황제는 죽을 날을 기다리는 이빨 빠진 호랑이에 불과하다고, 2황자는 황궁에 갇혀 골골대는 반푼이일 뿐이라고.

그리 믿었기에 자신만만하게 실행했던 이 모든 계획들.

그를 위해 희생해야 했던 수많은 동료들.

라파예트가 눈을 질끈 감는 것을 보던 도로테아가 우드의 옆구리를 쿡 찔렀다.

“아빠, 지하 감옥이요.”

“지하 감옥?”

“허드슨 경이 그곳에 가면 모든 것을 알게 될 거라고 했어요.”

우드에게서 무언의 요구가 어린 시선을 받은 카메르 백작이 떨떠름한 듯 시선을 피한 채 중얼거렸다.

“아무리 그래도 내가 어찌 경들을 믿고서 지하 감옥을…….”

그 순간 보이지 않게끔 모습을 숨기고 있던 콜린이 제 신기(神器)로 움직임이 멎은 허드슨의 육신을 내리 찔렀다.

그러자 사지를 결박당한 채 몸부림이 짙어지는 허드슨의 입에서 침이 질질 새어 나왔다.

“그러고 보니 아빠한테 정신을 잃기 전에, 허드슨 경이 저더러 ‘맛있어 보인다.’고 말했었던 것도 같아요. 이곳 요새는 자신에게 훌륭한 만찬장이라고 했던가?”

“…….”

새하얗게 질린 백작의 얼굴을 보며 도로테아가 빙긋 웃었다.

“백작님은 특별히, 가장 아껴 두었다고 하셨어요.”

“뭐, 뭐라고?”

카메르 백작의 입술이 파르르 떨렸다.

그제야 입술을 핥던 허드슨의 버릇이 떠오르고, 제 앞에서 묘한 미소를 종종 지어 보이던 그의 얼굴이 스쳐 지나갔다.

“요새를 책임지는 작자의 머리가 텅 비었으니, 고양이에게 어장을 맡기는 머저리 같은 짓을 한다고요. 그 덕에 이제껏 호사를 누릴 수 있으니 백작님만큼은 가장 공들여 뼈째로 삼켜 주겠다고요.”

콜린이 다시 한번 허드슨을 걷어찼다.

보이지 않는 힘에 데굴데굴 백작의 발치로 굴러온 허드슨이 꿈틀거리자 백작이 눈을 질끈 감고 외쳤다.

“총관을 불러! 지하 감옥의 열쇠를 가져오라 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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