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술사 도로테아 92화
도로테아가 필립의 심술 아닌 심술에 당하며 꼼짝없이 침대에 누워 있는 사이, 성에 머무르는 귀족들의 분위기도 짐짓 심각해졌다.
물론 공을 세우기 위해 내려온 길이긴 하지만 귀족이라는 것이 원체 게으른 족속들 아니던가.
지난 며칠간 이곳저곳을 둘러본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여겼던 이들 모두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처럼 마음이 조급해졌다.
“어째서 갑자기 이렇게 건강이 나빠진단 말입니까.”
“게다가 마치 노리기라도 한 것처럼…….”
그들이 3황자와 대낮부터 광란 어린 유흥을 즐기고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이 아닌가.
게다가 도로테아는 자신의 건강 악화를 그저 ‘의욕이 넘쳐 과로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지 않나.
그것이 사실인지 아닌지의 여부를 파고들기에는 그들에게 켕기는 구석이 너무나 많았다.
게다가 에이든 하이클레어가 그 우렁찬 목청으로 ‘저것들이 일을 안 한 탓에 테아가 홀로 무리했다.’며 외쳐 대는 통에 머리가 더욱 아팠다.
키엘 백작은 무슨 영문인지 성을 비우고 돌아오지 않고 있는 마당에 불온한 소문이 성 내부를 잠식하고 있었다.
‘도로테아 하이클레어가 비협조적인 귀족들과 황족의 몫까지 홀로 끌어안고 고군분투하다 건강까지 헤쳤다.’는.
“이대로 가다간 기정사실화되고 말 겁니다.”
식은땀을 닦아 내는 이의 표정에 그늘이 가득했다.
수심 깊은 이들의 숨소리가 회의실 안을 가득 채웠다.
고용인들 사이의 소문은 생각보다 다양한 경로로 널리 알려질 수 있는 데다, 무슨 짓을 한 건지 이들 사이에서 도로테아의 평판이 기가 막힐 정도로 좋아 한층 더 문제가 컸다.
“이 일이 황도에 알려지기라도 하면…….”
황제의 호된 질책은 물론이고, 아직 정정하기 짝이 없는 하이클레어 후작의 분노한 검 끝이 이들을 겨누게 될지도 몰랐다.
“저희도 할 말은 있어야지요.”
“내키지 않는다 해도 할 수 없지요.”
“이렇게 된 이상 저희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한 가지뿐입니다.”
설사 3황자의 공을 드높여 주는 꼴밖에 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들에게는 다른 선택지가 없지 않은가.
지금의 곤경에서 벗어나려면 그들 모두가 힘을 합쳐 스스로 가진 능력을 있는 힘껏 발휘하여…….
“일을 해야겠습니다.”
그것도 최선을 다해, 몸이 닳고 마르도록 해야만 했다.
* * *
귀족들이 게으른 천성을 거슬러 가며 눈이 벌겋게 되도록 일에 열중하느라 바쁠 때, 성에서 제일 한가한 사람은 침대에 누워 있는 도로테아였다.
떨리는 손으로 책을 한 장씩 넘기는 그녀의 위로 그림자가 졌다.
그제야 고개를 들고 상대를 확인한 그녀가 옅게 웃었다.
“꼭 빚쟁이 같은 얼굴을 하고 있네.”
“…….”
“내게서 받아 낼 것이 있다는 듯한 얼굴인걸?”
어제부터 잔소리에 심술까지 모두 과하게 받아 왔건만 그녀의 시련은 아직도 끝이 나지 않은 모양이었다.
한숨과 함께 책을 덮은 그녀가 닫힌 문을 힐끔 바라보았다.
외사촌의 심술이 끝나지 않은 걸까, 아니면 루크의 막무가내에 견디지 못하고 문을 열어 준 걸까.
‘아마도 전자가 아닐까 싶지만.’
후련하게 사고를 쳤으니 그 대가를 치르는 것 또한 자신의 몫이었다.
책을 내려놓은 그녀가 손을 내밀며 멀뚱히 서 있는 루크를 향해 요구했다.
“부축해 줘.”
맹랑한 요구에 눈썹을 꿈틀거린 루크가 이내 말없이 그녀를 테이블 의자 위에 앉혀 주었다.
가볍게 힘을 주었을 뿐인데 힘없이 스르르 끌려오는 도로테아의 얼굴은 몹시 파리했다.
의자에 반쯤 기대어 앉은 도로테아는 식은 지 오래인 찻잔을 내려다보다 하녀를 불러 차와 다과를 다시 내어 줄 것을 부탁했다.
루크는 다시 티 테이블이 차려질 때까지 기다리지 않았다.
“도버 스펜서.”
“…….”
“그자와 함께 잡혀 들어왔던 습격자들이 모두 자결했다. 깔끔한 뒤처리더군.”
도로테아는 놀란 기색 없이 찻잔을 만지작거렸다.
“순순히 그자를 성에서 내보낼 때에 이미 그리되리라는 것을 짐작했군. 어차피 데리고 있어 봤자 도버 스펜서에게서 유의미한 정보를 얻을 수는 없으리라고. 그렇기에 ‘은혜를 갚는다.’는 핑계를 대며 성에서 내보낸 것이 아닌가.”
도로테아는 제 곁에서 장난을 치는 정령을 쓰다듬다가 시녀가 다시 내어 온 쿠키 한 조각을 입에 물었다.
달콤한 맛이 입안을 가득 채웠다.
“그자에게 무슨 짓을 했길래 몸이 그 모양이 된 거지?”
차를 한 모금 머금어 입안의 단내를 헹군 도로테아가 느릿하게 고개를 들어 시선을 맞췄다.
“틀렸어. 나는 도버 스펜서에게 무슨 짓을 한 게 아니야.”
“…….”
“도버의 뒤에 숨어 있던 자를 찾으려 했을 뿐.”
굳이 말하자면 도버에게 심은 것은 작은 홀씨였다.
도버의 몸은 그 홀씨가 바람에 날려 원하는 곳에 닿고 뿌리를 내릴 때까지 의탁할 수 있는 임시 거처 정도였을 뿐이다.
“그래서, 그자는 찾았나?”
“찾아오길 기다리는 중이야.”
“…….”
찾았다는 말도, 찾지 못했다는 말도 아닌 ‘기다리고 있다.’라.
그가 던진 질문에 대한 답으로는 썩 만족스럽지는 않았지만, 그녀로서는 최선을 다한 답이라는 것쯤은 알았다.
어느 정도 만족할 만한 답을 들은 루크는 제 앞에 놓인 차에는 손도 대지 않은 채 일어섰다.
“뭘 하려고?”
“네가 알 바 아니야.”
“내가 기다리는 게 답답해 보여? 직접 찾을 방법은 있고?”
조용한 물음에 밖으로 나가려던 걸음을 멈춘 루크가 그녀를 돌아보았다.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 병색이 완연한 얼굴을 하고서 자신을 향해 잔잔히 미소 짓는 그녀의 여유로움이 자꾸만 거슬렸다.
느릿한 걸음으로 다시 도로테아의 앞에 선 그가 입을 열었다.
“줄곧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리처드는 머리에 든 것 없이 욕심만 많은 인사라고는 하나, 이곳까지 내려와 사람들을 옆에 끼고 희희낙락 술 파티를 벌일 골 빈 놈은 아니야.”
무미건조하게 읊었지만 내용은 몹시 신랄했다.
“도박도, 술도, 다른 유흥거리도 즐길 수야 있겠지만 성에 있던 이들이 단체로 정신 줄을 놓아 버릴 만큼 주체를 못 했다는 건 이해가 가지 않는 일이지.”
체면에 전전긍긍하는 귀족들이야 그저 쉬쉬하고 덮기에 바빠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지 못한 듯싶지만.
“분명 성 내부에 협력자가 있었다는 뜻일 터.”
명쾌한 결론에 도로테아는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은 채 남은 차를 들이켰다.
일부러 새벽부터 주방을 들쑤시고 에이든을 끌어들여 귀족들을 방에 묶어 두기까지 했건만.
영민한 황자의 눈을 가리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걸까.
그녀가 감추려던 사실에 순식간에 도달한 그는 자신의 추측을 확신하고 있었다.
도로테아를 응시하는 회색빛 눈이 차갑게 빛났다.
“모두 짐작하고 있었으면서도 조사는커녕 덮어 버린 까닭이 뭐냐?”
한 방울도 남아 있지 않은 찻잔의 손잡이를 만지작거리던 도로테아가 조용하게 답했다.
“어설프게 덤불을 휘저을 수는 없었어. 그러면 애먼 이들만 다치고 희생되니까.”
그녀가 이야기하는 ‘희생양’에 대해 재차 묻기도 전에 누군가가 조심스럽게 문을 두드렸다.
“네, 들어와요.”
부드러운 허락의 말에 문이 열리고 들어온 것은 종종 그녀의 편의를 보아주던 하녀였다.
이것저것 낯선 물건들을 품에 잔뜩 안고 온 하녀는 방 한가운데 서 있는 루크를 보고 고개를 푹 숙였다.
귀족 영애의 방에 황자가 들어와 있다는 사실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애써 침착하게 루크를 지나친 하녀가 바삐 방을 누볐다.
“몸을 덥혀 드릴 따뜻한 물주머니와 예민한 신경을 안정시키는 데에 도움이 된다는 향초입니다.”
“아아, 고마워요.”
“되도록 누워서 안정을 취하시는 게 회복에 도움이 되실 텐데요.”
조심스러운 덧붙임에 미소를 지은 도로테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흐트러진 자리를 정리하고 도로테아가 조금 더 편하게 앉아 있을 수 있게끔 자세를 교정해 준 하녀는 공손한 인사와 함께 방을 떠났다.
도로테아는 조각상처럼 그 자리에 서서 하녀가 돌아갈 때까지 굳게 입을 다문 루크를 향해 장난기 담은 말을 건넸다.
“염려 마. 평판이 내려갈 일 없게끔 다들 입단속은 철저히 할 테니까.”
“그딴 것은 신경 쓰지 않아.”
“나는 신경 써.”
이제 곧 혼인 적령기를 맞이할 황자와 귀족 영애가 방에서 개인적인 만남을 가졌다는 이야기가 도는 것은 곤란했다.
“가뜩이나 폐하께서 나를 며느리로 들이고 싶어 하시는걸.”
“…….”
괜한 소리를 늘어놓는 도로테아를 흘끔 바라보던 루크가 한층 더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네가 말한 ‘희생양’은 저들이냐?”
무릎 위에 놓인 따뜻한 물주머니가 주는 온기 덕분인지 노곤해진 듯 눈을 끔뻑이던 도로테아가 웃었다.
“우리가 이 성에서 입고 쓰는 모든 것들은 성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손을 거치잖아.”
매일 아침 성을 쓸고 닦는 이들을 비롯해 음식을 준비하는 주방 사람들, 술을 매입하고 도박에 필요한 재료들을 가져오는 상인까지.
그날 하루만 해도 관여된 사람들의 수가 수십이 넘었다.
“그리고 어쩌면 아무것도 모르는 채로 문제에 휘말리거나 연관된 사람이 있을 수도 있고.”
혹은 자신이 한 일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지금까지도 새까맣게 모르고 있을지도.
“진상을 밝히겠다고 일을 들추게 되면 누군가의 ‘손과 발’이 되어 온 사용인들이 가장 먼저 희생될 거야.”
무거운 공기가 방 안을 잠식했다.
하녀가 나간 문을 꽤 오랜 시간 응시하던 루크가 이윽고 입을 열었다.
“저들은 해야 할 일을 했고, 나 또한 해야 할 일을 하는 것뿐이다. 그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생겨나는 억울함 같은 것들은 살아가며 감수해야 하는 것이지.”
“…….”
“나는 오래전부터 그들의 흔적을 쫓고 있었다.”
비가 오는 날이면 으레 그러했듯 옆구리에 새겨진 깊은 상흔이 따끔거렸다.
“조사를 받으면 곤란해질 사용인들이 수십이라 했나.”
루크의 눈이 아주 먼 곳에 있을, 어쩌면 지금도 검을 들고 자리를 지키고 있을 전우들을 떠올리며 말을 이었다.
“군사 기밀을 빼내고, 보급품을 빼돌리는 놈들로 인해 전장에서 죽음을 맞이하게 될 이들은 수백, 그 이상이다.”
아주 오래전…… 이 손에 굳은살이 채 맺히기도 전.
죽음을 모면하고자 전쟁터로 떠밀리다시피 나갔던 한 어린 황자를 살린 것은 같이 전장에 서 줬던 수백, 수천…… 수만의 병사들.
그리고 지금 루크가 살리고자 하는 것은 또다시 그만큼 잃게 될지도 모르는 전장의 목숨들이었다.
생명의 무게가 방 안의 공기를 무겁게 짓눌렀다.
처음으로 그의 회색 눈에 감정이 스치는 것을 본 도로테아가 고개를 저었다.
“네게 아무것도 하지 말고, 알려고도 들지 말라는 이야기가 아니야.”
“…….”
“네 방식이 들이는 희생에 비해 그리 효과적인 결과를 얻지 못하리라는 걸 나는 아니까.”
그녀가 시간을 벌어 주지 않았다 하더라도 키엘 스펜서는 녹록한 인물이 아니었다.
키엘의 수완으로 루크의 손발을 묶어 버리거나, 되레 상황을 뒤집어 그의 입장을 곤란하고 난처하게 만드는 것쯤은 쉬운 일이리라.
“있지, 루크.”
“……?”
“우리 손잡을까?”
마치 식사를 권하듯 가벼운 어조였다.
불쑥 꺼낸 말에 루크의 눈이 가늘어졌다.
그녀의 머릿속에 어떤 꿍꿍이가 들어가 있는 건지 가늠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너도 진작부터 알고 있었잖아. 우리가 서로 같은 것을 쫓고 있다는 걸.”
그녀의 손이 부스러진 쿠키 조각을 만지작거렸다.
잘게 조각낸 쿠키의 단내가 방 안을 채웠다.
“종종 서로에게 도움을 받기도 했고, 네 손을 빌리는 것이 내게도 더 이득인걸. 너는 말할 것도 없지. 황자인 네가 할 수 없는 일들을 나는 할 수 있는걸.”
“…….”
빙긋 웃는 얼굴이 보이는 호의에도 루크는 여전히 무뚝뚝하고 건조한 눈빛으로 그녀를 훑을 따름이었다.
이 간사한 계집의 말을 믿어야 할까.
금방이라도 숨이 넘어갈 것처럼 파리한 안색을 하고 있지만서도, 또 언제 다시 생기를 회복해 저를 가지고 놀듯 이런저런 꿍꿍이들을 벌려 놓을지 모르는 일이었다.
오래전 그녀를 강가에 두고 왔던 그때에.
심술을 부리듯 떠났던 그가 다시 강가로 돌아갔던 것은, 소녀가 홀로 살아남을 수 있으리라 여기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금방 숨이 넘어갈 듯하던 어린 소녀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보이지 않았다.
시체마저도 찾을 수가 없어, 그대로 그의 마음 한편에 찜찜함으로 남아 있었던 그 조그마하고 깡마른 아이는 뜻밖의 장소에서 뜻밖의 신분으로 그와 마주했다.
죽었으리라는 짐작이 그의 착각이라는 듯, 보란 듯이 살아남아 그를 위협할 수 있을 만한 가문의 금지옥엽이 되어서.
그러니 루크는 도로테아의 저 연약함이 보이는 것의 전부가 아님을 그 누구보다 잘 알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한 가지만 더. 자리에 좀 앉아 주면 안 될까? 나 고개가 아파.”
목을 가누지 못해 제 몸보다도 커다란 의자에 의지한 채, 금방이라도 꺼질 듯한 목소리로 묻는 그녀에게 살기를 뿌리고픈 마음이 들지 않았다.
금방이라도 꺾을 수 있을 듯 가느다란 모가지를 바라보던 루크가 다시금 자리에 앉았다.
“협력하겠다는 말을 어찌 믿지?”
“응?”
“네 그 말을 신뢰하려면 적어도 진심을 내보여야 내가 혹할 것이 아닌가.”
여전히 저를 믿지 않는다는 듯한 태도와 경계를 풀지 않는 매서운 눈을 보던 도로테아가 고개를 살짝 옆으로 기울였다.
“그러게. 뭘 줘야 할까.”
제법 진지하게 고민하는 양 입을 앙다물고 가만히 눈을 굴리던 도로테아가 제안했다.
“네가 프리드를 내게 주었으니, 나도 내 사람을 네게 줄게.”
“누구?”
“우드.”
쓸데없는 소리를 듣다 시간을 지체했다는 듯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문으로 향하는 루크의 등 뒤로 그녀가 목소리가 날아들었다.
“우리, 그럼 약혼할까?”
고개를 돌리자 여전히 자리에 앉아 미소를 띠고 있는 도로테아가 눈에 들어왔다.
그녀의 얼굴을 가만히 응시하던 루크가 입을 열었다.
“그것 역시 너를 신뢰할 근거가 되진 않아.”
“왜? 나를 걸겠다는 건데?”
“너는 너 자신보다 귀하게 여기는 것들이 많지 않나.”
금방이라도 꺾일 듯 가녀린 몸과 병색이 완연한 얼굴.
고작 긴 시간 대화를 나눈 것만으로도 흐트러진 숨소리 같은 것들은 모두, 그녀가 소중한 것을 지키고자 스스로 내어놓은 대가였다.
루크의 답에 도로테아의 입술이 호선을 그렸다.
“그러니까 말이야. 나는 지금 너를, 내가 지켜야 할 울타리 안에 넣어 주겠다고 말하고 있는 거야.”
이 넓은 세상 속에서 내가 지켜야 할 아주 좁은 세계 속에 너를 넣어 주겠다고 말하고 있는걸.
“네가 내 삶 안에 완벽히 들어오면 돼.”
“울타리 안이라.”
“설령 밖에서 폭풍우가 몰아쳐도, 그 안은 몹시 안락하고 따뜻할 거야.”
한평생 누군가의 울타리나 보호 아래에 놓인 적 없던 ‘버려진 황자’가 도로테아의 별난 제안에 대한 감상을 간단하게 내어놓았다.
“먹이를 줄 테니 가축이 되라는 거군.”
그 재미난 해석을 들은 도로테아가 까르르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