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원작파괴범-128화 (128/130)

12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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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의 시간 뒤에 가출한 정신을 되찾은 나는 조금 벌렸던 입을 닫았다. 후플푸프가 저럴 수도 있다. 쌍욕을 표정으로 표현하고 더러운 성격을 가질 수도 있겠지. 애써 자기 합리화를 한 나는 얼굴에 불만이 있다고 적어 놓은 것 같은 히아신스 베일리를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그럼 차를 벌베이지 교수님한테 선물해 줬다는 거지?"

"내가 줬다. 어쩌실건데?"

그렇다면 벌베이지도 크라우치가 아닌걸까. 나는 팽팽 돌아가는 머리를 더 굴리려고 애썼다. 이것만 가지고는 단정하기 힘들지만, 그래도 크라우치 2세일 가능성은 조금 옅어졌다고 보는 게 좋았다. 운을 믿는다면서 폴리 주스 재료를 늘어놓는 점과 항상 웃고 다녀서 의미심장해 보이는 점만 없다면 더 괜찮았을 거다.

"…그럼 넌 벌베이지 교수님이랑 친한 거지?"

"하아?"

"그 교수님은 원래 운세를 잘 믿는 편이야? 요즘 수상해 보인다거나 그런 점은 없어? 네가 준 차를 먹고 다니는 건 확실한 거지? 수업 방식도 예전하고 똑같고?"

"야."

나는 줄줄 말을 늘어 놓았다가, 험악한 베일리를 발견하고 몸을 뒤로 뺐다. 지금의 히아신스 베일리는 화가 나서 웃고 있는 다프네와 굉장히 흡사했다. 그녀는 얼굴이 종이가 아닐까 의심될 정도로 인상을 쓰고 있었는데 작은 몸에서 흘러 나오는 위압감이 굉장했다.

"장난해? 가담할 생각 없다는 말은 귓구멍으로 쳐 넣은 거 맞냐? 뇌가 금붕어로 되어 있나보지? 시발, 야, 똑똑히 들어. 벌베이지 교수님은 운세를 잘 믿으시고, 수업은 원래부터 잘 하셨고, 내가 준 차를 기뻐 하시면서 자랑했어. 그리고 말이 나와서 말인데, 수상한 건-"

"히아신스!"

"한나?"

베일리의 눈썹이 금방 누그러진다. 나는 순식간에 초식동물처럼 변한 히아신스 베일리를 신기하게 쳐다 보았다. 버튼을 누르는 것처럼 얼굴이 바뀌었다.

한나 아보트는 꽤 놀란 것 같았다. 얼굴이 빨개지다 못해 새파래져서 뛰어나온 아보트는 나에게 목례를 한 번 하고 베일리의 귓가에 뭐라 속삭였다. 조용히 말하려 노력한 듯 싶었지만 어차피 다 들렸다.

"쟤 말포이야. 드레이코 말포이!"

"어머."

베일리의 눈이 더 동그래졌다. 거의 토끼같이 보이는 얼굴은 방금 전 모습을 보지 않았더라면 꽤 만만히 보였을 거였다. 옆에 있는 한나 아보트를 닮았다고 생각한 나는 조금은 흥미진진하게 상황을 관전했다.

"하지만 쟤는 벌베이지 교수님은 모욕했다고. 아픈 것과 이 문제는 별개잖아."

"제발, 히아신스. 후플푸프에게 시비 거는 애들을 물리쳐 주는 건 좋지만, 얘는 그런 애가 아니야. 슬리데린이라고 다 귀찮고 성가신 건 아니라고."

베일리의 표정이 불만으로 일그러졌다가 나를 보더니 더 일그러졌다. 아보트가 더욱 더 열성적으로 나를 변호하기 시작했다.

다 필요 없으니까 난 이만 가면 안 될까. 나는 그런 생각을 하면서 빠져나갈 곳을 모색했다. 불행히도 앞은 베일리가, 뒤에는 다른 후플푸프들이 막고 있었다. 고의인지 아닌지 모를 완벽한 퇴로 차단에 박수라도 쳐 주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럼 왜 벌베이지 교수님한테 차를 준 것 가지고 물고 늘어지는 거야?"

"오, 히아신스, 그게 아니아. 드레이코는… 그러니까…"

아보트가 나를 힐끔 바라보면서 눈을 부자연스럽게 끔뻑거렸다. 허락을 구하는 것 같은 눈빛이었다. 마침 마법을 사용해서 도망가려고 했던 난, 아보트의 눈짓에 한숨을 푹 내쉬었다.

"벌베이지 교수님이 들고 계신 네 차가 너무 맛있어 보여서 그랬어. 다른 것들은 그 교수님한테 개인적인 흥미가 있어서 물어본 거야. 불쾌했다면 미안해. 나 이제 그만 가 봐도 될까?"

내 말에 베일리의 표정이 휙휙 바뀌었다. 자판기처럼 바뀌는 얼굴을 감상하면서 나는 지팡이를 주섬주섬 꺼냈다. 투명 마법이나 인식 장애 마법 같은 걸 쓰면 될 거다. 여기에 계속 서 있으면서 후플푸프의 구경거리가 될 생각은 해리가 슬리데린을 칭찬할 생각만큼 없었다.

뿅!

"도련님! 디키 도련님!"

"헤이즌…?"

눈이 땡그란 집요정이 목이 터져라 소리를 지르며 나타나지 않았더라면, 나는 주저하지 않고 마법을 사용했을 거였다. 조금은 발간 얼굴이 된 히아신스 베일리와 오해가 풀려서 안도 섞인 한숨을 내쉬는 한나 아보트, 그 외에도 구경하고 있는 후플푸프들의 시선이 단숨에 헤이즌에게 쏠렸다.

물론 헤이즌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로 나만을 바라보았다. 주변의 시선에 신경 쓰지 말라는 말을 이렇게 받아들여 주니 참 고마웠다. 너무 고마워서 머리가 다 지끈거리네. 내가 머리를 짚어도 전혀 상관하지 않은 헤이즌은 하도 소리를 질렀는지 컥컥 기침을 두어 번 했다. 그가 발갛게 상기된 얼굴로 외쳤다.

"됐어요!"

"뭐?"

"됐다구요! 크라우-"

나는 소리를 지를 뻔한 걸 가까스로 억제하며 헤이즌의 말을 가로챘다.

"아, 저번에 말한 치료제? 이름이 크라운이었지?"

놀라울 정도로 빠른 속도였지만, 내용까지 썩 좋지는 못했다. 주위에서 숨을 삼키는 소리가 짜증스럽게 들렸다. 멀린, 이제는 소문을 부풀리기까지 하다니.

어쩔 수 없었다. 가벼운 가능성이었지만, 덤블도어가 그 소문을 듣고 헤이즐을 부를 수도 있었다. 헤이즌은 집요정이었고 호그와트에 복속된 존재다. '주인'이 묻는다면 당연히 말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집요정'. 그렇게 헤이즌이 압박 당하고, 크라우치의 존재가 밝혀질 바에는 더 큰 강도의 소문으로 덮는 게 나았다. 자극적이고 조금 설득력 있는 소문은, 불행하게도 내가 아프다는 설 밖에 없었다.

"네?"

"네가 지은 이름이잖아, 헤이즌. 뭘 그리 멍하니 있어. 어서 가자."

"네? 네!"

난 헤이즌의 팔을 덥석 잡고는, 치료제 있는 곳으로 데려다 줄래? 라고 물었다. 헤이즌은 둥그런 눈을 더 둥그렇게 뜨다가 곧 알아들었는지 고개가 떨어질 정도로 위아래로 흔들었다.

"네! 빨리 모셔다 드릴게요!"

헤이즌의 말과 함께 공간이 일그러지는 기분이 선명하게 느껴졌다. 마지막으로 본건 왁자지껄 떠드는 후플푸프들의 모습이었다. 나는 찾아오는 두통을 애써 무시했다.

크라우치를 숨기려 급조한 필요의 방이 아니었다. 꽤 몽실몽실한 기운이 방 안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필요의 방의 마법인지 윙키와 헤이즌의 마법인지, 거짓말처럼 두통이 사라지고 몸이 노곤하게 늘어졌다. 나는 감기는 눈을 억지로 뜨며 걸음을 옮겼다.

"…크라우치는?"

"덤블도어를- 데려와-!"

"죄- 죄, 죄송해요, 주인님! 못된 윙키! 나쁜 윙키!"

"빨리, 윙키! 지금 당장 데려와!"

쇠를 긁는 듯한 끽끽대는 소리가 아늑한 공간을 뒤흔들었다. 층층으로 쌓인 이불 속에서 나온 목소리였다. 임페리우스 저주의 후유증을 겪는 것 치고는 아주 정정한 목소리이기도 했다. 윙키는 이마를 바닥에 찧어댔다. 구해줬더니 정말 갖가지로 고생시킨다. 나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언제부터 저랬어?"

"헤이즌은 방금 오고나서 크라우치가 깨어난 걸 알았어요. 윙키가 언제부터 저랬는지는 몰라요."

헤이즌이 불만어린 표정으로 이를 으득 갈았다. 윙키가 혹사 당하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 눈치였다. 그건 나도 마찬가지라 다급하게 윙키에게 다가갔다. 윙키의 이마에 피가 조금 베여 있었다.

"윙키, 괜찮아? 헤이즌, 윙키 좀 치료해줄래?"

"네, 도련님!"

"윙키는 괜찮아요! 윙키는 바티 주인님을 돌봐야 해요!"

"내가 괜찮지 않아. 크라우치는 내가 돌볼게. 그 시간만이라도 어떻게 안 될까?"

윙키가 허락을 구하듯 크라우치를 바라보았다. 이불 속에서도 시선을 느꼈는지, 크라우치가 꾸물거리며 얼굴을 내밀었다. 햇빛을 보지 않아서 그런지 얼굴이 백지장 같았다.

"…넌 뭐지?"

"일단 윙키 좀 쉬게 해주시면 말하겠습니다."

정중한 말투를 고수하며 속으로는 욕을 퍼부었다. 애 머리가 저렇게 될 때까지 소리만 빽빽 질러댔다 이거지? 그만하라는 말 한 마디 없이? 인성이 바닥 뿐만 아니라 내핵까지 뚫을 것 같았다.

크라우치는 날 감정하듯 빤히 쳐다보다가 고개를 까딱였다. 윙키가 세상을 잃은 표정을 짓는 걸 보니 긍정이었다. 나는 무미건조하게 감사합니다, 라고 대꾸했다.

"일단 크라우치께서 아셔야 하는 게 있습니다. 첫째는 저와 윙키가 그쪽을 살렸다는 거고, 둘째는 크라우치 2세가 여길 침입했다는 점이며, 셋째는 그쪽에게 선택권은 두 가지 밖에 없다는 점입니다."

"뭐?"

크라우치는 멍하니 나를 내려다 보았다. 눈은 살짝 풀려 있었지만 목소리만큼은 누구보다도 또렷했다. 과연 놀랄 만한 정신력이었다. 그 정신력으로 임페리우스 저주에 걸렸고. 나는 사색이 된 채 눈치를 보는 윙키를 헤이즌에게 넘기고는, 크라우치를 내려다보았다.

"제가 이곳으로 도망치는 그쪽을 필요의 방으로 데려왔고, 윙키를 이곳으로 불러내서 그쪽을 돌보게 했습니다. 덕분에 5월 인가 6월 쯤에 깨어날 예정인 크라우치 씨는 4월에 일어나셨고요. 윙키, 크라우치 씨에게 뭘 한 건지 말해줄래?"

"그, 그게… 윙키는 별로 한 게 없어요. 그냥 매일 밤 동화책을 읽어 드렸고, 바티 주인님께 오늘 일어난 일을 말씀드리고, 신문을 읽어드리고, 또 치유 마법이나 청결 마법 같은 걸 걸어 드렸고…"

헤이즌이 괘씸하다는 눈으로 크라우치를 노려보았다. 씩씩거리는 숨소리가 여기까지 들릴 정도였다.

"지금 크라우치가 깨어난 것은 전적으로 윙키 덕분입니다. 밤낮으로 간호해준 애 앞에서 소리를 지릅니까?"

"……."

"…먼저 물어보아야 할 게 있습니다. 크라우치 2세가 변장한 게 누구인지 아십니까?"

"나도 먼저 물어보아야 할 게 있다. 넌, 누구지?"

크라우치가 헤이즌 못지 않을 정도로 나를 노려본다. 압박하는 듯한 시선이 꽤 효과적이다. 그 기백 만큼은 인정해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시리우스를 하나의 재판도 없이 감방에 쳐넣을 정도로 놀라운 기백이군. 나는 조소가 나오려는 걸 참으며 무표정을 유지했다.

"불사조 기사단원입니다."

"너같이 어린 아이가?"

"저같이 어린 아이가 불사조 기사단을 어떻게 알았을까요?"

크라우치가 집요한 시선으로 나를 뜯어보다가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 눈을 밑으로 내렸다. 그리고는 나를 다시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유리처럼 반짝이는 눈동자를 보면서, 나는 가만히 있을 마음이 손톱만큼도 없었다.

"헤이즌."

"네!"

헤이즌이 나에게 방어 마법을 둘렀다. 어쩐지 신나 보이는 동작이었다. 나는 크라우치가 몸을 흠칫 떠는 걸 꽤 즐거운 기분으로 감상했다. 뒤에서 힉, 하는 소리를 내뱉는 윙키에게 괜찮다는 뜻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윙키는 좌불안석에 앉은 것처럼 안절부절하다가 나를 보고는 약간 진정한 모양새였다.

"레질리먼시는 실례인 거 모르시나요?"

"…알고 있지."

"다시 묻죠. 크라우치 2세가 누구인지 아십니까?"

크라우치가 말을 잇지 못하고 눈동자를 한곳에 고정했다. 머리를 굴리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린다. 이러든 저러든 나는 크라우치의 의심을 어떻게든 줄여야 했다. 그래야 그와 대화다운 대화을 할 테니까. 속으로 한숨을 삼키며 언제 생긴지 모를 의자에 앉았다. 엉덩이에 딱딱한 감촉이 닿자 생각도 빠르게 정리되었다.

"제가 불사조 기사단인 걸 증명하면 됩니까?"

"……."

"불사조 기사단의 옛거점은 스웰렌가 32번지입니다. 이건 마법부의 소수정예와 불사조 기사단원들만 아는 사실 아닙니까?"

마법부를 점령한 시기에 죽음을 먹는 자들이 발견한 사실이기도 했지만. 나는 내 기억력에 찬사를 보내며 크라우치를 똑바로 응시했다. 크라우치는 한층 누그러진 눈매로 나를 관찰했다.

"불사조 기사단의 좌우명은 뭐지?"

"사랑은 위대하다. 좌우명까지 아는 겁니까?"

"덤블도어에게 들은 소리지. 그 망할 늙은이가 '우리 단원들의 좌우명은 사랑은 위대하다, 라네. 절대 자네 자리를 위협하는 일은 없을 거야'라고 말했어."

생각을 하느라 바쁜 것인지 크라우치는 순순히 대답했다. 그의 말만으로도 껄껄 윳는 덤블도어를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

"덤블도어답네요."

"…불사조 기사단이 만들어진 날짜는?"

"창립 기념일이라면 7월 29일."

"단원 멤버 이름 아무나 대봐라."

"멤버는 일급 기밀사항이라 발설금지입니다. 특히 마법부에는."

"덤블도어랑 똑같은 소리를 하는군."

크라우치가 혀를 찼다. 나는 어깨를 으쓱였다. 7학년 때 불사조 기사단에 대해 이것저것 조사했으니 모를 리가 없었다. 누가 무사한지 파악하느라 정신 하나도 없었지.

"좋아, 한 번만 말할테니 덤블도어에게 똑똑히 전해라. 바르테미우스는…."

한동안 정적이 이어졌다. 크라우치는 한 번 숨을 들이킨 다음 말을 이어갔다.

"바르테미우스는, 월드컵이 끝난 후에 그를 따로 불러내었다. 결투 아닌 결투를 한 후에, 그를 캐비닛에 넣고는 아무것도 하지 않은 양 들어갔지. '그자'에게 보고한 걸 들은 거니 확실해."

"그는 누군데요?"

"그는…."

크라우치는 조금 뜸을 들이다가 내뱉듯이 빠르게 말했다. 정적이 가득한 방 안에서 오직 그의 낮은 목소리만이 울려퍼졌다.

"시리우스 블랙이다."

"시리… 우스요?"

나는 잠시 뭐라 말을 잇지 못했다. 입을 조금 벌리다가 애써 아닐 거라고 생각했던 의심들을 차례차례 되짚었다.

치료에 필요하다며 '가죽같아 보이는 무언가', 그러니까 오소리 가죽을 가져가는 시리우스, 목이 마른지 몇번이나 물통에 있던 무언가를 들이켰던 시리우스, 어째선지 블랙 가를 불사조 기사단의 기지로 사용하지 않았던 시리우스, 공격 마법을 연습한다면서 다리가 걸레짝이 되었던 시리우스.

"그자, 그자가 돌아올거야. 덤블도어에게 기사단원을 다시 모집하라고 해라. 그리고… 바르테미우스는 생포해줘."

"……아."

저 어마어마한 성량을 들으니까 조금 진정되는 것 같기도 했다. 윙키와 헤이즌에게 듣기로 바르테미우스 크라우치는 폴리 주스를 마시지 않은 '진짜'였다. 내가 아는 크라우치는 권위적이고 위로 올라가는 걸 좋아하지만 죽음을 먹는 자는 아니었고.

"전 사실 불사조 기사단원이 아닙니다."

내 목소리가 남이 말하는 것처럼 이질적이다. 시리우스가 크라우치 2세인 게 그렇게 충격인건가. 마법이 걸려 있는 방인데도 전혀 마음이 안정되지 않았다.

"당신에게는 두가지의 선택지가 있습니다. 첫째는 이대로 덤블도어 교수님에게 가는 겁니다. 그럼 빠른 치료를 받고 오러들의 심문같은 과정을 거친 뒤에 다시 마법부로 복귀하실 수 있겠죠. 사실 전 이 방법을 더 선호합니다. 후자의 방법은 위험부담이 따르거든요."

"…뭐?"

"두번째 방법은 바르테미우스 크라우치 씨께서 장관이 되는 방법입니다."

크라우치의 표정이 더 이상 숨길 수 없는 경악으로 바뀌어 갔다. 퍼시나 스크림저가 아닌 다른 장관이 되어야 했다. 임페리우스 저주에 면역이 있고, 나와 연이 있는 사람이 필요했다. 원작대로 가면 분명 조지는 귀를 잃고 무디는 죽을 거였다.

"들어볼 겁니까? 선택은 크라우치 씨께서 하세요."

내가 크라우치에게 제시하는 건 어쩌면 죽을 수도 있는 행위였다. 난 그걸 알고 있었고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아는 크라우치는 더 잘 알고 있을 거였다. 난 눈꼬리를 휘면서 웃었다. 결국 나도 어쩔 수 없는 슬리데린이라고 생각하면서. 크라우치가 입을 조금 달싹이다가 내가 슬며시 내민 손을 덥석 잡아챘다.

"말해봐라. 한 번, 들어보지."

"좋습니다."

윙키와 헤이즌이 숨을 삼키는 소리가 방 안에서 웅웅 울렸다.

[작품후기]

래번디키와 독수리 석상

독수리: 바다와 하늘의 경계를 수평선이라 부르지. 그렇다면, 삶과 죽음을 경계는 뭐라고 부르지?

루나: 헤를리비아스.

독수리: 헤를… 뭐?

루나: 헤를리비아스. 삶과 죽음을 경계를 칭하는 용어야.

독수리: …그런가?

레이븐: 수리가 설득되고 있다.

디키: 돌대가리라서 그래.

독수리: 다 들린다.

2019. 7. 3. 수정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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