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원작파괴범-74화 (74/130)

7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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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원작이 비틀어진 이상, 학생들과 교수들은 다 믿을게 못된다. …제길, 1년 전에 열심히 원작을 파괴한 내가 싫어졌다.

'일단 탈옥한 사람은 페티그루 뿐이고. 무디는 크라우치가 아니다. 크라우치는 호그와트 어딘가에 있겠지. 시리우스는 호그와트에 침입자가 없다고 했고. 시리우스의 성격상 걱정을 끼치지 않으려고 거짓말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럼 크라우치는-'

시발, 어디있는지 내가 어떻게 아냐고.

"드레이코, 또 나가?"

"어."

"통금 시간까지는 돌아와."

이제는 익숙해졌는지 다프네가 손을 흔들며 평화롭게 인사한다. 시어도르 였다면 엄청 이죽거렸을텐데 말이지. 나도 대충 손을 흔들어 주고는 슬리데린 기숙사를 나갔다.

지팡이를 휘두르고 쌍둥이들의 위치를 찾았다. 추적기 비슷한 것을 달아놓아서(마법물품이지만) 어디있는지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이번에도 빈교실인가. 적어도 해독제는 열심히 만드는 것 같다.

"조지, 프레드."

"도련님?"

"왜 온거야?"

내가 못올 곳이라도 온건가. 이상하다는 뜻으로 조지를 바라보자 프레드가 고개를 갸웃거린다. …6학년이 되어서 그런 애교를 부리고 싶은거냐.

"하지만, 도련님이 해독제 완성하기 전까지는 눈에 띄지 말라고 했잖아."

"……."

그런 소리도 했나. 사실 그 때는 화가나서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도 기억하지 못했다. 기억나는 거라고는 안색이 하얗게 질려서 고개를 열심히 끄덕이는 쌍둥이들 뿐이었지.

"그래서, 무슨 일로?"

"…예전에 인형 선물했다고 했잖아."

"아, 그 후원자 테스트?"

"그건 왜?"

내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자기들끼리 추리하기 시작한다. 숙덕거리며 열심히 이야기하는 쌍둥이들이 뭔가 생각난 듯 탄성을 지른다. 곧 프레드가 뿌듯하게 웃으며 신문을 들고 외쳤다.

"페티그루 때문이구나?"

"아, 쥐새끼가 이 쪽에 잠입할 수도 있으니까?"

하여간 눈치만 빨라서는. 내가 고개를 끄덕거리자 프레드가 다시 활짝 웃는다. 맞춘 것이 뿌듯한 것 같았다. 그냥 물어봤으면 알려줬을텐데. 조지는 마침 생각이 난듯 손뼉을 치며 나에게 말했다.

"아, 해독제 다 만들었어, 도련님."

"인형으로 추적하는건 쉬워. 하지만 따로 할 일이 필요한데."

"…뭐를?"

"인형을 버린 애들도 있을 수 있잖아? 그런 사람들에게 쥐가 있는지 물어봐야 해."

"그리고 앞으로 다른 실험도 도와줘. 어차피 계약한 거라 상관 없겠지만."

그 정도는 가능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조지가 실없이 웃으면서 준 해독제를 들고 마셨다.

그리고 기억하는 거라고는 암흑 뿐이었다.

…젠장.

* * *

"도련님!"

"괜찮아?"

"…해독제라더니, 독극물을 만든거야?"

쌍둥이들이 시선을 피한다. 너희들도 이제 의심이 드는거냐. 조지가 억울하다는 듯 외쳤다.

"하지만 실험은 이미 다 해봤단말야! 그 꾀병사탕은 피를 뿜고 기절하는 정도로 스케일이 크지 않았다고."

"그냥 피만 조금 뱉는 정도였어. 그리고 이 해독제를 먹으면 완화되었지."

"후플푸프의 페타 세릴른도 괜찮았다고."

벌써 다른 애들까지 실험을 마친건가. 프레드가 손을 턱에 움켜쥐며 고민하기 시작한다. …그 포즈 좀 어떻게 하면 안될까. 자기가 6학년인걸 자각하라고.

"뭐가 문젤까?"

"도련님 몸이 이상한거 아냐?"

"…그런가."

계속 주변에서 그렇게 말하니 나까지 의심이 들 지경이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기에는 내 몸은 지나치게 멀쩡했다.

"아니, 너희들 내가 사탕 먹기 전에 한거 없어? 나만 다르게 한 거."

"음-"

"뭐지-"

"그런거 없는데-"

말꼬리 계속 늘리지 마라. 그냥 포기하는게 나으려나. 폼프리 부인한테 가도 눈물이 그렁그렁한 얼굴로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말한다. 아니, 뭘 기다려 달라는 거냐고.

"…됐다. 그건 나중에 생각하고, 인형 추적은 한거야?"

"아, 그거야 도련님이 잘 때 끝냈지."

조지가 거드름을 피우며 말한다. 프레드가 그런 조지를 툭툭 치면서 속삭인다. 방금 좀 퍼시 같았어. 그래, 자신들의 상태를 알기는 하는군.

"그런데 못한 애들이 있어."

"괘씸하게도 인형을 버린 애들이 있다니까?"

"그걸 얼마나 열심히 만들었는데!"

열심히 화를 내는 쌍둥이들을 무시하며 조사하지 못한 리스트를 펼쳤다. 그래도 쌍둥이들의 인형이 마음에 드는지, 생각보다 적은 인원수가 나왔다.

"그래서, 나는 누구를 조사하면 되는데."

"일단 우리들은 그리핀도르하고 후플푸프를 하기로 했어!"

"슬리데린하고 래번클로는 도련님이 맡아."

"해독제는 계속 연구해볼게."

대충 고개를 끄덕이고는 조금 뒤에 알아차렸다. …그러니까, 그 지옥같은 계단을 다시 올라가야 한다는거냐.

* * *

슬리데린 기숙사로 올라가니까, 쾡한 안색인 시어도르와 팬시를 볼 수 있었다. 적어도 다프네의 작전은 성공한건가. 슬리데린 기숙사가 한층 조용해 졌으니 말이다.

"으어어…"

"호그와트의… 역사는…"

좀 맛이 간 것 같기도 했다. 나는 어째서인지 상태가 이상한 둘을 내버려 두고는 기숙사로 올라갔다. 어쩐지 갑자기 할 일이 많아진 것 같다. 조용히 한숨을 내쉬고 헬린의 방부터 찾았다.

"…우욱."

해독제는 도대체 언제 만드는거냐.

[작품후기]

초상화도 카운트 하고 싶은데, 초상화 개수를 모르겠어요8ㅅ8 일단 우리의 바이올렛이 소문을 퍼뜨리고 있습니다! +10=689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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