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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3. 불안한 평화
“왜…… 그런 식으로 말 해?”
“뭐?”
리브의 푸른 벽안에는 어떠한 감정이 넘실거리고 있었다.
“너는 항상 그사람을 그런 식으로 단정 지어. 볼드모트가 되지 않을 수도 있잖아.”
리브는 리들에게 그런 폭언을 듣고도 옹호를 하고 있는 자신에게 실소를 머금었다. 정말 나는 아직도 정신을 못차린 모양이었다. 내 입은 제멋대로 움직이며 그를 옹호하고 있었다.
“하. 볼드모트가 되지 않을거라고?”
그를 옹호하다니. 나는 정말 미친 게 분명하다. 그리고 이어지는 내 옹호에 대한 불확실함.
“리브 너부터도 네 말에 확신을 갖지 못한 것 같아. 그렇지 않아?”
크리스는 리브의 혼란을 분명하게 잡아냈다. 그의 말대로 리브는 리들이 볼드모트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말을 하면서도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었다. 그 말에 자신이 없었다.
“내 말에 틀린 게 단 하나라도 있었니? 저번에 내가 너에게 리들의 일기장을 읽어보라 부추겼었지.”
“…일기장이 아니었어. 그건 그냥 노트였어.”
그렇게 대답하는 리브의 얼굴은 괴로워보였다.
“어둠의 마법이나 뭐 그런 게 쓰여 있지는 않았어? 아, 리들의 성격이라면 마법으로 아무도 못 보게 숨겨놨겠구나. 그럼 못 보는 것도 당연하지.”
사실 리브는 보았다. 손수건을 키워드로 그 마법을 풀어내 리들이 비밀리에 적어놓은 호크룩스에 관한 필사를 보았다. 그리고 리들의 은밀한 가정, 호크룩스 일곱 개에 관한 것도. 그 때문에 리브는 절망했고 리들을 보면 화부터 났다. 그러다가 리들과 말다툼을 벌였고 관계가 멀어졌다. 그리고 지금은 그에게 폭언까지 들었다. 그 날을 기점으로 둘의 관계는 몹시 냉랭해지다 못해 날을 세우고 살벌해졌다. 그걸 생각하면 리브는 머리가 지끈지끈해졌다.
“…봤구나.”
크리스는 리브의 흔들리는 표정을 잡아냈다.
“거기서 넌 무얼 보았니?”
리브는 입을 앙 다문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말하지 않아도 상관없어. 뻔해. 어둠의 마법이나 호크룩스나 비밀의 방. 뭐 이따위 것이 쓰여 있었을 테지.”
“…….”
“그걸 보고도 너는 여전히 리들이 볼드모트가 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
리브는 이번에도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다. 애써 얼굴을 담담하게 하려 애쓸 뿐이었다.
“그는 실로 사악하기 그지없어. 내가 처음에도 말했잖아. 그렇게 철저한 가면을 쓰고 있는 사람은 믿지 않는 게 좋다고. 그는 무서운 사람이라고. 리브, 너 설마……. 그가 변할 거라 생각하는 거야?”
“…!”
정곡을 찔린 듯 리브의 차분한 표정이 무너졌다. 크리스가 헛웃음을 뱉으며 중얼거렸다.
“하. 그래서 그랬구나. 그래서 그런거였어…….”
“…….”
“어떻게 그런 어처구니없는 생각을 할 수가 있어? 그는 볼드모트야. 본성은 쉽게 변하는 것이 아냐.”
알고 있었다. 그는 변하지 않았다. 그와 자신의 관계가 변했을 뿐. 그는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나는…….
“사람은 변하지 않아. 다섯 살도 아닌 열다섯 살이 나 된 톰 리들이 교화될 수 있을 것 같아? 당치도 않는 소리. 그는 이미 글러먹었어. 덤블도어 교수가 왜 그를 경계하겠어?”
크리스의 글러먹었다는 표현에 리브가 발끈했다.
“그런 식으로 말하지 마. 그는 단지 삐뚤어졌을 뿐이야. 사랑받지 못해서…… 감정에 무지한 것 뿐이라구!”
리브의 외침에 크리스는 아연한 표정이 되었다. 하지만 이내 표정을 수습하고 차갑게 말한다.
“감정에 무지할 수밖에. 애초에 이해하지 못하니까 그럴 수밖에 없지. 그가 소중하다는 감정을 알기나 할까? 절대 모를…….”
“알아.”
크리스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리브, 옹호는 그 쯤 해둬. 거짓으로 까지…….”
“거짓이 아니야!”
“볼드모트는…….”
“그놈의 볼드모트 소리 좀 그만둬!”
리브가 화를 냈다. 그리고 속사포처럼 말을 뱉기 시작했다.
“리들 선배는 어렸을 때 위험에 빠진 나기니를 구해줬고 지금까지 잘 키우고 있어. 그는 소중하다는 감정을 알아. 나기니를 아끼니까. 정말 정성스럽게 돌보고 있어. 애완동물을 아끼는 그가 뼛속까지 나쁜 사람일리는 없잖아!”
“…히틀러에게도 아끼는 애견 블론디가 있었지. 그리고 세계 최초로 동물 보호법을 만든 것도 히틀러야. 동물을 좋아하는 사람은 나쁜 사람일리 없다는 가정을 내세우는 거라면 리브 네가 틀렸어. 네 말대로라면 히틀러도 나쁜 사람이 아니라는 뜻이 되거든.”
크리스의 논리적인 반박에 리브는 말문이 막혀버렸다.
“그리고 톰 리들이 나기니를 구해줬다고? 그 뱀은 구해달라고 쉭쉭 거렸을 테고 리들은 그 말을 알아들었을 거야. 신선함과 흥미에 뱀을 구했을 테지. 그게 선의에서 비롯된 행동이라고 생각해? 그리고 뱀에게서 자신의 파셀통그가 특별하다는 것을 깨달았을 테지. 그렇게 자신의 특별함을 일깨워준 나기니를 기꺼이 키웠을 거야. 내 말이 틀렸어?”
“…하지만…….”
“나기니는 자신의 특별함을 일깨운 생물일 뿐이야. 그리그 뱀에 대한 감정은 소유욕일 뿐이지. 그러니까 그가 나기니를 아끼는 것은 네가 생각하는 것처럼 그런 숭고한 마음이 아니야.”
크리스가 덧붙였다.
“그는 악인이야. 너는 그것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어.”
“그를 나쁘게 말하지 마!”
리브가 씩씩거리며 말을 이어나갔다.
“그는 부모님 때문에 슬퍼하는 나를 위로해줬어. 나를 이해한다고 했어. 그리고 나를…… 아껴주고 배려해줬단 말이야…….”
크리스의 자안과 리브의 벽안이 치열하게 맞붙었다.
“그게 진심일거라 생각해?”
“그는 나에 한 해서 만큼은 진심으로 대해. 내 이름을 불러주기도 하고…….”
“애칭이 아닌 풀네임을 부르잖아. 자신의 이름을 허락하지도 않고…… 그게 어째서 진심이라는 거야? 네가 그렇게 믿고 싶은 거 아니야? 너는 그에게서 좋은 점을 어떻게든 찾아내고 싶은 거야.”
리브는 입술을 깨물었다. 그 모습을 보고 크리스는 한숨을 내쉬었다.
“리브, 너는 너무 착해. 그래서 사악하기 그지없는 리들도 이해하려 애쓰고 바꾸려고 하는 거겠지. 하지만 네가 알아둬야 할 것이 있어. 넌 헷갈리고 있는 거야.”
“…?”
“그는 네가 생각하는 것만큼의 선함을 조금도 갖고 있지 않아. 물론 너를 여동생 같은 존재라고 말하고, 아끼는 멘티라 하는 것은 나도 익히 들었어. 그래, 그렇게 보이는 것 같기도 해.”
크리스는 저번에 자신이 리브에게 키스를 했을 때 보았던 리들의 질투를 결코 사랑 같은 것에서 비롯된 거라 칭하지 않았다. 볼드모트가 사랑이라니? 멀린이 비웃을 것이다.
“너에 대한 리들의 감정은 애정이 아닌 소유욕이야.”
그 말에 리브가 벽안을 깜박였다.
“너는 그 비뚤어진 소유욕을 애정이라 착각하고 있는거야.”
“그는 나를…!”
크리스는 부드럽게 리브의 말을 끊었다.
“넌 처음에 리들을 피하고 엮이지 않으려 애썼다고 했지? 다른 여학생들과는 달리 자신에게 잘 보이려 하지도 않고, 거기다가 자신만이 가진 능력이라 생각했던 파셀통그의 소유자. 신선하지 않겠어? 흥미가 가겠지. 그리고 이제는…… 어떻게든 자신에게 안달복달하게 만들고 싶겠지.”
“왜? 어째서?”
“그게 바로 정복욕이라는 거야, 리브. 고아원에서 다른 아이들의 물건을 빼앗았듯이 이제 너를 쥐 흔들고 싶었던 거야. 그래서 멘티로 지목 한거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는 그의 뜻대로 되지 않았지. 얼마나 안달이 나있을까.”
크리스는 리들의 감정을 애정이 아닌 소유욕이라 칭하고 있었다. 너의 남다른 면이 그를 자극했다고. 그래서 너를 그렇게 멘티로 삼고 있었노라 말하고 있었다. 리브는 이번에도 반박할 수가 없었다.
“리브 너도 느끼고 있었구나?”
느끼지 못할 리가 없었다. 그는 나를 마음대로 하고 싶어 했다. 그리고 싸울 때면 꼭 한 번이라도 네가 내 마음대로 된 적이 있냐며 화를 내곤 했다. 요즘도 매일 매일 듣고 있는 말이었다. 마음대로 되지 않는 계집애. 말 안 듣는 계집애. 거슬리는 계집애……. 너 따위는 별 거 아니야. 리브는 리들의 독설을 떠올리자 왈칵 눈물이 쏟아질 것만 같았다.
“네가 리들의 추종자가 되는 순간 리들은 너에 대한 흥미가 떨어질 테지. 본래 어장에 들어온 물고기에는 밥을 주지 않는 법이니까. 하지만 너는 능력이 출중하니 그에게 아름다운 전리품이 될 거야.”
“전리…품……이라고…?”
리브는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쏟아질 것 같던 눈물이 쏙 들어가버렸다.
“그래, 전리품. 너는 그에게 그런 의미야. 도도하기로 소문이 자자한 너와 오랜 기간 동안 관계를 유지한 톰 리들이 얼마나 우월감을 갖고 있을지 상상이 가니? 그래서 아마 나를 싫어하는 거겠지. 너와 붙어 있으니까.”
크리스의 말을 들으면 들을수록 리브는 나락으로 떨어지는 기분이었다. ‘전리품’이라. 그래, 그럴 지도. 그가 나를 소중하게 여긴다는 것은 내 착각이었으니까. 그래, 나는 그에게 그런 존재였구나. 그래서 나를 별거 아니라고 칭한거였어. 나 혼자…… 그에게 기대를 품은 거구나. 대체 나는……. 리브의 그늘이 짙은 얼굴을 보며 크리스는 다시 한 번 정곡을 찔렀다.
“리브 너는 볼드모트에게 무얼 기대하고 있었던 거야?”
“…!”
내 감정이… 그래, 기대감이었던가. 그것도 덧없는.
“볼드모트를…… 좋아하기라도 하는 거야? 너 역시 그에게 푹 빠져 버린 거야? 다른 이들이 그에게 매료된 것처럼 너 역시 그런 거야?”
리브의 표정이 아득해졌다.
“사랑의 묘약으로 태어난 볼드모트는 사랑을 할 수 없는 존재라고 했어. 너에 대한 감정이 설마 사랑일거라 생각한 것은 아니지?”
리브는 고개를 푹 숙이는 것으로 표정을 감췄다. 하지만 크리스는 그녀가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지 대충 추측할 수있었다.
“이래서 볼드모트라는거야. 정말 사악하기 그지없어. 그렇게 사람의 약한 곳을 파고들고 미혹시키지.”
크리스는 그것이 모두 리들이 의도한 것이라 말하고 있었다.
“결국 그는 너를 망치고 말거야. 그러니까 멈춰.”
*
“너 따위 아무 것도 아니야.”
리들은 리브에게 휘둘리는 자신에게 진절머리가 났다. 자존심이 상했다. 그래서 자신이 리브에게 느끼는 감정을 추적하여 대답하는 것을 외면하고 다른 궤변을 꺼내 들었다. 너 같은 여자는 아무 것도 아니야.
“간만에 맞는 부분이 생겼네요.”
이는 리브도 마찬가지였다. 리브 역시 리들에게 휘둘리는 자신에게 신물이 났다. 자신의 나약함이 넌더리가 났다. 그래서 리브는 크리스가 칭했던 그 위험한 감정을 누르고 눌렀다. 기대감을 버리려고 애썼다. 크리스가 했던 충고와 원작에 대한 것들을 떠올렸다. 내 눈앞의 이 남자는 볼드모트야.
“나에게도 당신 따위 아무 것도 아니거든요.”
그렇게 둘은 같은 생각을, 같은 행동을 하고 있었다.
“정말 너는……. 그래 너는 그런 여자였지.”
“당신이란 사람은…….”
그래, 볼드모트였지. 리브는 뒷말을 삼켰다. 흑안과 벽안이 얽혀 들어갔다. 그리고 약속이라도 한 듯 동시에 그 진득한 시선을 끊어냈다. 서로를 외면한 채 지나쳐 가버렸다. 둘의 얼굴은 일그러져 있었는데 괴로워 보이기도 했다.
둘은 서로를 그렇게 상처 입히고 있었다.
*
크리스는 쉴 새 없이 볼드모트에 대한 악행을 읊고 그의 사악함을 지적했다. 리브는 부르르 떠는 듯싶더니 고개를 들고 빽 소리쳤다.
“리들 선배를…… 더 이상 나쁘게 말하지 마!!”
리브의 기세에 크리스는 움찔했다. 그리고 그 메시지를 깨달은 그는 기가 막히다는 표정을 지었다.
“네가 말하는 것들은 아무 것도 일어나지 않았어. 비밀의 방을 열거라고? 오, 그럴 지도 모르지. 하지만 머틀을 죽일지 말지는 어떻게 알지? 머틀이 죽지 않으면 해그리드에게 덮어씌울 일도 없을 테지.”
“리브, 모든 것은 원작대로 흘러갈 거야. 그걸 왜 몰라?”
크리스는 답답했다. 어째서 그런 이상적인 소리를 하는 건지! 그렇게 겪어놓고도 왜!
“그놈의 원작 소리 좀 그만해! 난 이미 원작을 바꿨어. 필리우스 선배는 난쟁이가 되지 않았다고!”
크리스는 그 말에 잠깐 보랏빛 자안을 깜박였다. 그 얘기는 크리스도 언젠가 리브에게 들은 적이 있었다.
“방학 때, 내가 약속을 변경하는 바람에 필리우스 선배는 연구소에서의 불운한 사고를 피했어. 그래서 난쟁이가 되지 않았지.”
“그 대신 다른 이가 그 불운을 맞고 말았지. 그게 완전히 바꾼거야?”
“그래도…!”
“좋아.”
크리스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청년의 눈빛은 매혹적이었으나 위험한 빛을 띄우고 있었다.
“원작을 바꾼다라…… 하지만 나는 또 다른 요인이 그를 난쟁이로 바꿀지도 모른다고 생각해.”
“왜 그런 식으로-”
“하지만 네 말대로 바꿀 수 있다면 나는 볼드모트의 싹을 잘라 놓겠어. 그래, 그렇다면 없애버려야 하는거 아닌가? 만약 내가 너의 상황이었다면 나는 아예 호그와트에 입학하기도 전에 그를 없애 버렸을 거야.”
그 말에 리브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그녀가 소리쳤다.
“그런 식으로 말하지 마! 그러면 볼드모트와 다를게 뭐야?”
“다를 게 뭐냐고? 최소한 사악한 어둠의 마법사의 탄생은 막을 수 있겠지! 그리고 많은 생명들을 살려내겠지! 그의 손에 죽은 이가 몇인지 알아? 셀 수도 없어! 원작에 거론된 인물들 외에도 많은 이들이 그의 손에 죽어갈 테지. 네 말대로 지금 이건 현실이니까!”
리브의 입술에서 하이톤의 음성이 새어나갔다.
“너 지금 내가 볼드모트의 탄생을 묵인했다는 말을 하고 싶은 거야?”
“어쩌면 그럴 수도 있겠구나. 하지만 나는 너에게 왜 그의 싹을 자르지 않았냐는 책망 따위는 하지 않아. 원작을 어떻게 막겠어.”
“…그러면.”
“하지만. 최소한 옹호는 하지 말아야 할 것 아니야. 대체 왜 그러는 거야?”
크리스의 기세는 제법 매서웠다.
“너는 몰라. 아무 것도.”
나도 나를 모르겠어. 그렇게 리들과 하루하루 싸우기 일쑤면서 왜 나는 그를 옹호하고 있는 건지. 리브는 자신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이는 정말 모순이었다. 리들과는 서로 지긋지긋하다고 싫다고 외치기 일쑤면서 뒤에서는 이렇게 그를 옹호하는 꼴이라니. 하지만 크리스에게서 리들에 대한 안 좋은 소리를 들으면 화가 났다. 참을 수가 없었다.
“아니, 모르지 않아. 대체 내가 뭘 모른다는 거야? 그는 거짓된 모습으로 너를 속인거야. 그에게 진심 따위가 있을 리가 없잖아.”
이제 리브는 크리스를 노려보고 있었다. 크리스는 신랄하게 조롱의 말을 뱉어냈다.
“이래서야 너도 추종자나 다름없구나.”
“나를 그따위로 칭하지 마!”
“그러니까 더 이상 볼드모트와 엮이지 말아. 그게 너를 위한 거야.”
이제 크리스는 리들을 볼드모트라 칭하고 있었다. 리브는 또다시 화를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
“그를- 볼드모트라고 하지 말라고 했잖아!”
“볼드모트를 볼드모트라고 하는 게 왜 문제가…….”
“그는 아직 볼드모트가 아니야!”
리브가 비명처럼 소리쳤다. 마치 울부짖는 것 같기도 했다.
“그래, 아직은 아니지. 하지만 언젠가는…….”
“더 이상 내 앞에서 그를 나쁘게 말하지 마. 한 번만 더 볼드모트가 어떻고, 그가 어떻고 그딴 소리를 하면 다시는 네 얼굴을 보지 않을 거야.”
리브는 관계를 끊어버리겠다는 극언을 뱉은 채로 휙 돌아서 버렸다. 크리스의 논리를 더 이상 이길 수가 없었기에 자리를 피하는 것을 택했다. 끊임없이 옹호를 했으나 그 것은 미약한 외침에 불과했으므로.
그리고 그를 옹호하는 자신을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 내일 그와 마주치면 우리는 또다시 서로에게 독설을 뱉고 상처 입히겠지. 그리고 나는 기숙사에 돌아와서 그걸 곱씹으며 슬퍼하겠지. 이럴 바에야 그냥 끊어버리는 게 나을 텐데. 왜 끊지 못하는 건지. 맺고 끊음이 확실한 성격이었건만 유독 리들에게는 그 면모가 발휘되지 못하는 리브였다.
그리고 리브는 그 이유를 외면했다. 정말 위험했다.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결코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리브는 자신의 감정이 두려웠다. 감당할 자신이 없었다. 너무나도 나약하다 생각하며 리브는 슬픔을 삼켰다.
============================ 작품 후기 ============================
안녕하세요. 선추코 주시는 독자님들 항상 감사합니다^^
* 리들리브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제가 앞으로 둘 사이의 팽팽한 끈을 어떻게 할겁니다ㅎㅎ
* 여러분 크리스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어요ㅜㅜㅋㅋ 어떻게 보면 크리스는 정말 전형적인 환생자 캐릭터입니다. 사실 패기로 보면 그 누구보다도 주인공감이죠ㅋㅋㅋ하지만 주인공이 아니기 때문에 이렇게 비호감이... 되버린... 크리스.... 넌 아마 장수할거야....
그럼 여러분 좋은밤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