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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했더니 천재 딸이 생겼다-148화 (148/200)
  • 제148화

    화염의 지배자가 뇽뇽이에게 마나를 흘려보냈다. 그러자 붉은빛이 화염의 지배자의 몸에서 뿜어져 나왔다.

    “음?”

    에탄이 그걸 보고는 두눈을 끔뻑였다. 단순한 마나와는 다른 기운이 그녀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게 무엇이냐고 물어보려는 순간.

    “내가 주는 건 단순한 마나가 아니야.”

    화염의 지배자가 먼저 입을 열었다.

    “불의 힘을 뇽뇽이에게 주입하고 있는 거야. 정확히 말하면 공격용 마법이라고 하는 게 맞겠네.”

    “예?”

    그리고 그 말을 들은 에탄은 벙찐 표정을 지었다. 설마 뇽뇽이에게 공격용 마법을 주입할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아니. 애당초 그걸 주입이라고 할 수 있는지도 의문이었다.

    공격용 마법은 결국 상대방에게 피해를 주기 위한 용도니 말이다.

    “뇽뇽이는 평범한 마나로는 회복할 수 없어. 그건 메마른 사막에다가 물 몇 방울 뿌리는 거랑 똑같은 거야.”

    화염의 지배자는 그걸 알고 있기에 뇽뇽이에게 자신의 마나를 주입하지 않았다.

    대신 그 마나를 불꽃으로 만들어서 뇽뇽이를 공격했다.

    그러면 뇽뇽이가 그걸 흡수해서 자신의 힘으로 만들 테니 말이다.

    “미리 말하지만 이게 더 어려운 작업이야. 힘 조절을 잘해야 하거든.”

    “아….”

    그녀의 말에 에탄이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지금 저 설명을 통해 그녀가 얼마나 뇽뇽이를 위해서 일하고 있는지를 깨달았기 때문이다.

    “감사합니다.”

    그래서 에탄은 재빨리 화염의 지배자에게 고개를 숙였다. 지금 이 자리에서 그녀가 뇽뇽이를 제일 적극적으로 도와주고 있으니까.

    “이 정도로 뭘.”

    화염의 지배자가 그 말을 듣고는 픽 웃었다. 별거 아니라는 미소로 에탄을 쳐다보면서 말이다.

    그러면서 계속해서 불꽃을 뇽뇽이의 몸에 주입하는 순간.

    화아악!

    뇽뇽이의 몸에서 붉은빛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으음?”

    화염의 지배자가 그걸 보고는 두 눈을 끔뻑였다. 갑자기 뇽뇽이의 신체에 저런 변화가 생길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그래서 좀 더 자세히 몸을 살펴보는 순간.

    “…아무래도 더 강한 공격 마법을 흘려보내야겠는데.”

    벙찐 표정으로 한마디를 더 붙였다.

    동시에 옆에 있는 파엘을 쳐다보면서 고개를 까딱였다. 이리로 와서 같이 일손을 거두라는 뜻이었다.

    “같이 하겠습니다.”

    파엘이 그걸 알아차리고는 화염의 지배자를 따라 뇽뇽이에게 손을 뻗었다. 그 후 화염 계열의 마법을 뇽뇽이에게 시전했다.

    “이거 참 신기한 광경이구만.”

    데이른 공작이 그걸 보고는 혀를 내둘렀다. 그 또한 많은 마법사들을 만나왔지만 이런 광경은 처음이었다.

    공격 마법을 통해 치료를 하다니.

    만약. 치료를 받는 대상이 평범한 인간이었다면 진작에 두 사람을 뜯어말렸으리라.

    “역시 드래곤이다, 이건가.”

    하지만 뇽뇽이가 드래곤이라는 걸 알기에 데이른 공작은 둘을 말리지 않았다. 오히려 두 사람의 과감한 치료 방법에 감탄했다.

    “후우….”

    “이거 은근 체력 소모가 크군요.”

    “뇽뇽이잖아.”

    화염의 지배자와 파엘의 이마에서 땀이 뚝뚝 떨어지기 시작했다. 뱀을 상대할때도 지치지 않았던 두 사람이지만, 드래곤에게 기운을 불어 넣는 작업은 그보다 배로 힘들었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한 거 같은데.”

    그러나 화염의 지배자는 알고 있었다.

    “뇽뇽이가 깨어나면, 이전보다 훨씬 강한 힘을 얻은 상태일 거야.”

    지금 이 치료가 뇽뇽이를 성장시키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파아앗!

    그리고 화염의 지배자의 말이 끝나는 순간, 다시 한번 뇽뇽이의 몸에서 붉은빛이 뿜어져 나왔다.

    동시에 계속 공격 마법을 뇽뇽이게 발동하던 파엘과 화염의 지배자의 얼굴에는 당혹감이 번졌다.

    뇽뇽이가 이런 변화를 보이는 건 두 사람의 예상 범위에 전혀 들어가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 * *

    이름 없는 여인이 죽은 지 삼 일이 지났다. 그동안 모리헤움 교단에는 많은 일이 있었다.

    “이번 일로 제국에서도 마족에 대해 경각심을 가질 겁니다.”

    그중에서 제일 큰 건 제국에서 이번 일을 주목한다는 거였다. 어지간한 일에는 꿈쩍도 하지 않는 황제가, 무려 직접 마족들에 대해서 집중 수사를 하라는 황명을 내렸다.

    ‘이번 일로 마족들의 기세가 크게 죽겠어.’

    에탄은 이걸 좋은 변화라고 여겼다. 제국이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건 마족들도 그만큼 눈에 띄게 활동을 하지 못한다는 거니까.

    게다가 제국의 결정으로 인해 대륙에 있는 다른 왕국들도 좀 더 마족을 경계하게 되리라.

    그런 생각을 하면서 에탄은 이런저런 서류들을 계속 살펴봤다.

    끼익.

    그때. 화염의 지배자가 에탄이 있는 방 안으로 들어왔다.

    “모리헤움 교단은 해체하기로 결정했어.”

    그리고 에탄에게 모리헤움 교단에 관한 소식을 전했다. 무려 해체까지 해버린다는 놀라운 결정이었다.

    “그리고 다른 교단들도 모두 마족 선별 검사를 받는 의무를 부여했어. 제국에 있는 신관들이 직접 검사를 하는 거니까 피해가기는 쉽지 않을 거야.”

    “많은 사제들이 실종되겠군요.”

    “그럼 그들을 잡기 위해서 제국이 사냥개를 풀겠지.”

    화염의 지배자의 말에 에탄이 고개를 끄덕였다. 제국은 이번 일을 절대 그냥 넘기지 않을 것이다.

    그만큼 마족에 대한 경계가 올라갔으니 말이다.

    “그래서 우리도 많이 바빠지게 생겼어.”

    “왜요?”

    “각 마탑에서도 마족을 잡아 오라는 요청문을 보내왔거든. 말이 요청문이지 이건 황권을 이용한 명령이나 마찬가지야.”

    화염의 지배자가 말을 마치고는 투덜거렸다. 하지만 거기에 불만을 가지지 않았다.

    이번 선택은 옳은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럼 얼굴 볼 시간이 별로 없겠군요.”

    “그건 아닌데?”

    “…예?”

    “어차피 마족을 잡으러 다니는 건 밑에 있는 애들이 할 거야. 나는 마탑주를 운영해야 하니까 제외지.”

    “그거 그냥 사람을 부려 먹겠다는 뜻 아닙니까.”

    “꼬우면 지들이 마탑주 하라고 하지.”

    화염의 지배자의 대답에 에탄이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세상에 뭐 저런 마탑주가 다 있어? 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하지만 그걸 입 밖으로 내뱉지는 않았다. 그랬다가는 자신도 뱀 통구이처럼 변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그리고 전해줄 소식이 하나 더 있어.”

    그때. 화염의 지배자가 에탄을 향해 가까이 다가왔다.

    딱!

    이어서 주변 소음을 차단하는 마법을 발동하고는.

    “뇽뇽이의 몸에 큰 변화가 일어난 거 같아.”

    에탄에게 뇽뇽이에 관한 이야기를 꺼냈다.

    “무슨 변화요?”

    에탄이 그 말을 듣고는 서류를 내려놓았다. 그리고 화염의 지배자를 빤히 쳐다봤다.

    다른 사람도 아닌 뇽뇽이에 관한 이야기니, 업무를 멈추는 게 당연했다.

    “뇽뇽이가 우리의 힘을 흡수했다는 건 알고 있지?”

    “예.”

    “그 과정에서 무슨 변화가 일어난 거 같아.”

    “안 좋은 건가요?”

    화염의 지배자의 말에 에탄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그러자 화염의 지배자가 난감하다는 듯 머리를 긁적였다.

    “그걸 모르겠어.”

    그러면서 에탄의 질문에 미묘한 답을 내놓았다. 마법에 정점이나 마찬가지인 마탑주가 모른다는 대답을 하다니.

    참으로 묘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나쁜 쪽은 아닐 거야. 뇽뇽이의 기운이 눈에 띌 정도로 좋아지고 있거든.”

    하지만 좋은 쪽일 거라고 예상은 하고 있었다.

    “그렇군요.”

    에탄이 그 말을 듣고는 덤덤히 고개를 끄덕였다. 마탑주가 저리 말하는 거면 나쁜 건 아닐 거라고 생각했다.

    게다가 뇽뇽이는 평범한 사람도 아니다. 마법에 정점에 있는 드래곤이니 이 정도 일로 무너지지는 않으리라.

    “그건 그렇고… 여기에는 언제까지 있을 생각이야?”

    화염의 지배자가 말을 마치고는 주변을 살펴봤다. 에탄은 지금 모리헤움 교단의 최고위급 사제들이 머물던 집무실에서 일을 처리하고 있었다.

    “일단 좀 더 여러 자료들을 살펴보고요. 어차피 제국에서도 허락한 거니 샅샅이 뒤져봐야 하지 않겠어요?”

    에탄이 교단의 집무실에서 일을 볼 수 있는 이유는 간단했다. 혹시 모를 남은 마족들을 처리하겠다고 제국 황제에게 답을 했기 때문이다.

    물론. 안에 있는 목적은 전혀 다르지만 상관 없었다.

    이 교단에 더이상 마족이 없다는 걸 에탄은 알고 있으니까.

    “너도 참 무서운 존재야.”

    화염의 지배자가 그런 에탄을 보면서 혀를 내둘렀다. 어떻게든 이득을 보려는 저 모습이 독하게 느껴졌다.

    어지간한 사람들은 저리 가라 할 정도로 말이다.

    “투자한 게 있는데 그만큼의 이득을 봐야죠.”

    에탄이 그런 화염의 지배자를 향해 단호한 말투로 답했다. 그리고 다시 책상에 있는 서류 덩어리로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다시 모리헤움 교단의 비밀 자료들을 낱낱이 살펴보기 시작했다.

    “음?”

    그러다가 한 서류에서 몸을 멈칫했다. 무언가 석연치 않은 점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흐음….”

    그 서류를 살펴보는 순간 에탄이 두눈을 반짝였다. 광산에서 보석을 발견한 눈빛이었다.

    “뭐가 있어?”

    화염의 지배자가 그걸 보고는 에탄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그 후 에탄이 보고 있는 서류 쪽으로 눈동자를 움직이고는.

    “호오.”

    에탄과 마찬가지로 흥미롭다는 반응을 보였다. 자신들이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정보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이거 돈 좀 되겠는데요?”

    에탄이 그런 화염의 지배자를 향해 싱긋 미소를 지었다. 자신들이 이렇게 고생을 한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고 생각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해.”

    화염의 지배자가 그 말을 듣고는 싱긋 미소를 지었다. 동시에 에탄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바로 움직이자.”

    에탄을 향해 빨리 이 장소로 가보자고 재촉했다. 이 모리헤움 교단에서 가장 쓸만한 보물이 있는 저 비밀 창고로 말이다.

    누구보다 빠르게 남들과는 다르게 먼지 하나까지 전부 털어오리라 다짐하는 건 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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