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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했더니 천재 딸이 생겼다-143화 (143/200)
  • 제143화

    콰아앙!

    모리헤움 교단의 본부.

    그중에서 거리가 제법 먼 곳에서 거대한 폭발음이 울려 퍼졌다.

    “불이다!”

    그리고 모든 사람이 깰 정도로 거대한 화망이 이들을 덮쳤다.

    덕분에 야밤에 자고 있던 모든 사제들이 일어나서 불을 끄기 위해 나와야만 했다.

    “무슨 일이야!”

    “일단 불부터 꺼!”

    본부의 절반을 덮을 만큼 거대한 화재였기에. 모든 사제는 물론이고 본부로 이동된 지부 사제들도 숲으로 내달렸다.

    그리고 이 화재를 낸 장본인들은.

    타탁.

    그 순간을 틈타 본부 안에 있는 비밀 공간으로 발걸음을 움직였다.

    * * *

    “이렇게 급하게 움직일 생각은 원래 없지 않았나?”

    데이른 공작이 어둡고 긴 통로를 두 발로 내달렸다. 그러면서 에탄에게 낄낄 웃으면서 질문했다.

    불과 아침까지만 해도 자신에게 행동을 조심히 하라고 주의 했던 게 에탄이다.

    한데. 이제는 그 누구보다 이목을 끄는 행동을 하고 있으니.

    데이른 공작의 입장에서는 웃음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누군가 시비를 거는데 참는 성격은 아니라서 말이죠.”

    에탄이 그 말을 듣고는 픽 웃었다.

    스르륵!

    동시에 자신의 앞에 나타난 검은 그림자들을 보고는 미간을 찌푸리고.

    사각!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놈들을 베었다.

    “계속 달려요!”

    그러면서 다리에 힘을 계속 박찼다. 그림자를 계속 베어봤자 끊임없이 부활한다는 걸 이미 알고 있기에.

    놈들을 죽이기 위해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불타버려라!”

    “흐음!”

    그렇게 에탄이 검을 이용해서 그림자들을 배자, 중간에 있는 화염의 지배자와 뇽뇽이가 마법 주문을 외웠다.

    화르륵!

    그리고 바닥에 쓰러진 녀석들에게 불을 붙이자.

    -웅!

    파엘이 마지막으로 놈들의 몸에 거대한 돌덩어리를 만들어서 뭉개버렸다. 녀석들이 회복하고 움직일 수 있는 시간을 최소한으로 만드는 조치였다.

    “설마 숲에 비밀 통로가 있을 줄은 몰랐는데.”

    데이른 공작이 뒤에서 그걸 지켜보면서 대화를 이어 나갔다.

    데이른 공작은 세 사람과 함께 계속해서 살아나는 그림자를 베어 나갔다.

    그러다가 놈들이 죽지 않는 걸 깨닫고는 숲을 탐색해나갔다.

    분명. 그림자들의 생명을 유지시켜주는 장치가 있을 거라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리저리 움직이던 도중에 수상한 통로를 발견했고.

    “데이른 공작님도 쓸만한 구석이 있군요. 이번 일은 칭찬해드리겠습니다.”

    에탄과 이들은 결국 작전을 개시하기로 결심했다. 원래 시기보다 한참 이르기는 하지만 말이다.

    “흠! 이래 보여도 공작이다. 공작!”

    데이른 공작이 에탄의 말에 콧방귀를 끼며 답했다. 하지만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다. 어쨌든 에탄이 자신을 칭찬하는 거니 말이다.

    “예. 이번에는 공작다웠습니다.”

    “나도 인정한다.”

    “저도입니다.”

    그런 데이른 공작의 모습을 보고.

    에탄. 화염의 지배자. 파엘이 순서대로 한마디씩 더 거들었다.

    “공작님 최고예요!”

    “흐음! 멋짐!”

    그리고 아린이와 뇽뇽이도 데이른 공작을 칭찬했다.

    “하하하!”

    그러자 데이른 공작이 우렁차게 웃었다. 동시에 등에 메고 있는 대검을 꽉 잡고는.

    타타탁!

    선두에 있는 에탄을 지나쳐 앞으로 나아갔다. 그러면서 뒤에 있는 나머지 이들에게 말했다.

    “내가 먼저 그림자들을 베면서 앞으로 나아가겠다! 그게 더 처리하기 쉬울 테니까.”

    자신이 앞에서 다 베어버릴 테니 편하게 오라고 말이다.

    “알겠습니다.”

    에탄이 그 말을 듣고는 씨익 미소를 지었다. 그러면서 속으로 생각했다.

    ‘역시 데이른 공작님은 단순해서 좋군.’

    참 부려먹기 좋은 사람이라고 말이다.

    * * *

    그렇게 데이른 공작은 대검을 약 50번 정도 휘둘렀다. 그리고 슬슬 팔이 아파올 때쯤에 통로를 벗어나게 됐다.

    “이번에는 하수구인가.”

    그렇게 통로를 벗어나자 모리헤움 교단의 지하 하수구가 모습을 이들의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악취가 심하게 나는군.”

    데이른 공작이 하수구에서 나오는 냄새에 미간을 찌푸렸다. 단순히 하수구라서 나는 냄새가 아니었다.

    “…피 냄새까지.”

    이 악취에는 사람의 피 냄새가 섞여 들어 있었다. 그리고 그걸 증명하듯 하수구 바닥에는 말라비틀어진 핏물들이 곳곳에 남아 있었다.

    “평범한 하수구는 아닌 거 같습니다.”

    에탄이 그걸 보고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하지만 겁을 먹거나 하지는 않았다.

    이런 건 전생 때 지겹도록 봤으니까.

    “빨리 움직여야겠어요.”

    “제거해야 함.”

    아린이와 뇽뇽이도 태연했다.

    두 사람도 그동안 겪어온 많은 일로 인해서 깨닫게 된 것이다.

    이런 거에 겁을 먹어봤자 달라지는 건 없다는 걸 말이다.

    오히려 빨리 원인을 제거해야 상황이 좋다진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래. 빨리 제거해야지.”

    데이른 공작이 그런 두 사람의 모습에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그 후 에탄을 쳐다보면서 뒷말을 이었다.

    “어떻게 움직일 생각이냐. 하수구는 길이 여러 갈래로 찢어져 있다.”

    “흐음….”

    에탄이 그 말을 듣고는 턱을 쓸어 만졌다. 하수구에서 함부로 움직이는 건 좋은 선택지가 아닐 거 같았다.

    그렇다고 한꺼번에 뭉쳐서 가면 그건 그것대로 곤란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을 거 같았다.

    이곳은 평범한 하수구가 아니니까.

    “아빠. 저한테 좋은 방법이 있어요.”

    그때. 가만히 이야기를 듣고 있던 아린이가 입을 열었다.

    “음?”

    에탄이 그 말을 듣고는 아린이에게 시선을 돌렸다. 다른 이들도 아린이의 말에 호기심을 가진 건지, 에탄처럼 자연스럽게 아린이를 향해 고개를 움직였다.

    아린이가 그런 이들을 보면서 싱긋 미소를 지었다. 그 후 에탄을 빤히 쳐다보면서 입을 열었다.

    “제가 전부 얼려버리고 움직이는게 어떨까요?”

    “얼린다고?”

    “네. 하수구 크기가 얼마나 넓은지는 모르지만… 어지간해서는 제힘으로 전부 얼릴 수 있을 거 같아요. 그러면 좀 더 안전하게 움직일 수 있을 거예요.”

    “흐음.”

    에탄이 아린이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나쁘지 않은 제안이었다. 아린이는 자신의 기운을 통제할수 있는 경지에 오른 지 오래였다.

    게다가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겨울 산맥의 추위를 버틸 수 있게 해주는 기운도 부여해주는 능력도 가지고 있었다.

    폐관 수련을 하면서 얻어낸 결과물이었다.

    “괜찮겠어? 힘이 꽤 많이 소모될 거 같은데.”

    하지만 그거와는 별개로 에탄의 마음속에는 한가지 걱정이 들었다. 아린이가 이 작업을 하면서 가지고 있는 모든 힘을 소모하는 거였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아린이는 제 몸을 스스로 지킬 수 없으리라.

    적어도 이 하수구에 있는 존재가 평범한 사제들은 아닐 테니 말이다.

    “괜찮아요.”

    하지만 아린이는 전혀 걱정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 이유는 상당히 간단했다.

    “아빠가 있잖아요.”

    에탄이 자신을 지켜줄 거라는 믿음.

    그 믿음이 아린이가 큰 결심을 할수 있게 해주고 있었다.

    “…….”

    에탄이 아린이의 말에 두 눈을 끔뻑였다. 설마 저런 대답이 나올 줄은 꿈에도 몰랐다.

    하지만 저 말에 거짓은 없어 보였다. 한 치의 흔들림도 없고 단호한 말투가 그걸 증명하고 있었으니까.

    “크으. 부럽다.”

    “부럽군요.”

    그래서 묘한 감동을 느끼려는 찰나.

    화염의 지배자와 파엘이 입을 열었다.

    “나도 나중에 저런 자식이 생기면 좋겠군.”

    이어서 데이른 공작이 입을 열었다.

    “공작님의 따님이라면 대검을 들고 맨날 싸우자고 할 겁니다.”

    파엘이 그 말을 듣고는 눈썹을 찡그렸다. 그리고 데이른 공작에게 진심을 담아 말했다.

    자식을 낳으면 허구한 날 검을 휘두를 거라고 말이다.

    “하하하!”

    데이른 공작이 그 말을 듣고는 크게 웃었다. 진심으로 재밌을 거라 생각했다.

    자식이 대검을 들고 자신을 아득바득 이기려고 한다니.

    그의 입장에서는 따분한 노후를 즐길수 있는 놀이 거리 중 하나가 되리라.

    그것도 아주 훌륭한 놀잇거리로 말이다.

    “그건 꽤 재밌겠군.”

    그래서 파엘의 말에 씨익 웃으면서 답했다. 나머지 사람들이 그걸 보고는 눈을 감고 고개를 저었다.

    데이른 공작이 여전히 나사가 빠져 있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어쨌든. 그러면 아린이의 말대로 여기를 전부 얼려 버릴 거야?”

    그때. 가만히 이야기를 듣고 있던 화염의 지배자가 에탄에게 물었다.

    아린이의 제안을 받아들일 거냐고.

    “예. 그편이 좋을 거 같습니다.”

    에탄이 그녀의 물음에 덤덤한 목소리로 답했다. 지금으로서는 가장 좋은 방법인 게 확실했다.

    “모두 아린이를 잘 호위해주셔야 합니다.”

    다만. 한 가지 걸리는 게 있다면 아린이의 힘이 모두 소모되는 경우였다. 그래서 에탄은 다른 이들에게 아린이를 각별히 신경 써달라고 말했다.

    “여기 있는 모두가 그럴 거야.”

    화염의 지배자가 그 말에 픽 웃으면서 답했다. 그러자 다른 사람들이 그것에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아린아. 시작하자.”

    에탄이 그걸 보고는 아린이에게 힘을 발산하라고 말했다.

    “네.”

    아린이가 그 말을 듣고는 두 눈을 감았다.

    -우우웅!

    이어서 몸 안에 있는 기운을 바깥으로 방출하는 순간.

    휘이잉!

    거센 눈보라가 하수구에 몰아치기 시작했다. 하늘이 막혀있고 주변은 벽으로 봉인되어 있지만 그런 건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겨울 산맥의 힘은 외부가 아닌 아린이의 영혼에서 뿜어져 나오는 거니까.

    화아앗!

    그렇게 산맥의 힘이 바깥으로 뿜어져 나오자, 순식간에 하수구에 있는 모든 것들이 얼어붙기 시작했다.

    바닥에 매말라 비틀어진 핏덩어리들은 물론이고, 데이른 공작의 얼굴을 찡그리게 할 정도로 지독했던 악취고 얼음으로 변해 버렸다.

    “호오…….”

    데이른 공작이 그걸 보고는 감탄을 내뱉었다. 설마 이렇게 빨리 하수구가 얼어 붙을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대단하네.”

    “폐관 수련의 결과가 있군요.”

    화염의 지배자랑 파엘도 이 현상을 보고는 진심으로 감탄을 내뱉었다.

    이전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아린이는 큰 성장을 이루어 냈다.

    그 증거가 바로 꽁꽁 얼어붙은 이 하수구였다.

    “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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