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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했더니 천재 딸이 생겼다-122화 (122/200)

제122화

아서왕이 살아 있을 때.

그는 백색 기사라는 호칭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불렸었다.

백조처럼 하얀 갑옷과 검을 가지고 전장을 누볐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려면서도 몸에는 피 한 방울 묻지 않았다.

모든 이들이 접근하기도 전에 베어버렸으니까.

자신의 검으로 말이다.

“…아서왕?”

마족에게 정신 지배를 당하는 사제.

아니. 정확히는 사제를 통해 이 현장을 보고 있는 마족이 입을 열었다.

[반응을 보아하니 나를 아는가 보군?]

갑옷 안에 영혼이 있는 아서왕이 놈의 반응에 덤덤히 답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기운을 거침없이 뿜어냈다.

파아앗!

백색 기사의 힘이 성당을 가득 채워 나갔다. 마족이 그걸 느끼고는 미간을 찌푸렸다.

“네 녀석이 어떻게 여기에….”

그러면서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럴만도 했다. 아서왕이 죽은 지 벌써 몇백 년이 지난 시대니까.

[어쩌다보니 부활하게 됐다.]

“부활이라고?”

[그래. 비록 완전한 육신을 가지지는 못했지만. 내 영혼은 다시 현세에 간섭할 수 있게 됐지.]

“무슨….”

아서왕의 말에 마족이 말도 안 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아서왕의 갑옷과 검을 들고 있는 에탄을 보고는.

“그래. 네 녀석이 원인이구나.”

아서왕을 깨운 이가 에탄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에탄이 지금 아서왕의 검과 갑옷을 차고 있었으니까. 심지어 몸에서는 아서왕의 기운까지 뿜어져 나오고 있으니.

아무리 생각이 없는 이라도 눈치를 채는 게 당연하리라.

“네 녀석을 죽이고 저 빌어먹을 백색 기사를 다시 돌려보내겠다!”

쿠쿠쿵!

거대한 진동이 교단 안에 울려 퍼졌다.

우드득!

동시에 바닥에 금이 가더니.

쩌적!

이내 가루가 된 것처럼 바닥이 무너져 내렸다.

쿵!

하지만 에탄과 데이른 공작의 몸은 멀쩡했다. 애당초 높은 곳에서 떨어 진다고 해서 다칠 이들이 아니니까.

“여기는… 지하실이군. 이곳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건가?”

데이른 공작고 그 사실을 알기에 에탄에게 괜찮냐고 묻지 않았다. 대신 등에 매고 있는 대검을 손에 쥐면서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마족이라…오랜만에 배는 맛이 나겠구만.”

그러면서 전투 의지를 불태우는 순간.

타타탁! 탁!

헤베레스트 교단의 사제들이 무너진 구멍을 통해 우르르 내려왔다.

그리고 에탄과 데이른 공작을 향해 검을 빼들었다.

“공작님. 혹시나 해서 말씀드리는 거지만 이 사제들을 죽여서는 안됩니다.”

“그정도는 알고 있다.”

데이른 공작이 에탄의 말에 픽 웃으면서 답했다. 그 후 대검을 허공으로 있는 힘껏 들어 올리고는.

“흐음!”

숨을 깊게 들이마시면서 땅을 향해 크게 휘둘렀다.

콰아앙!

그 순간 데이른 공작이 서있는 곳을 시작으로 거대한 충격파가 나타났다.

“끄으읅….”

“커헉!”

…쿵!

그리고 데이른 공작과 에탄에게 다가가던 사제들이 기절했다. 거대한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쓰러진 거였다.

“이러면 녀석들은 해결이다.”

“…저 까지 기절했으면 어찌 하시려고 그런 짓을 하십니까?”

“네 녀석이 기절을 한다는 생각은 해보지도 않았다. 나름대로 검 좀 쓰는 녀석이니까.”

“거참.”

에탄이 데이른 공작의 말에 머리를 긁적였다.

하지만 반박을 하지는 않았다.

아서왕의 힘과 자신의 힘이 합쳐진 지금이라면.

‘데이른 공작님과 한판 해볼 만도 하다.’

저 무지막지한 대검도 감당할 수 있을 거 같았기 때문이다. 물론. 그 생각을 입 밖으로 꺼내지는 않았다.

지금은 눈앞에 있는 마족을 처리 하는 거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니까.

터벅. 터벅.

그때. 지하실 안쪽에서 누군가 다가오는 발걸음 소리가 울려 퍼졌다.

에탄과 데이른 공작이 그 소리를 듣고는 암흑으로 가득찬 안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각자 전투 자세를 취하는 순간.

“이 버러지 같은 놈들이….”

안쪽에서 한 여자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동시에 어둠속에 가려져 있던 놈의 모습이 들어났다.

“감히 분수도 모르고 이곳에 쳐들어 왔구나.”

“…….”

에탄이 놈의 말에 침을 삼켰다.

동시에 어둠속에서 드러난 녀석의 모습을 살펴봤다.

‘인간의 형태를 하고 있다.’

두 팔과 두 다리.

누가 봐도 완벽한 인간의 형태를 하고 있었다.

꿀꺽.

에탄이 그걸 깨닫고는 침을 삼켰다. 거미나 지네.

혹은 다른 벌래의 형태를 하고 있는 마족들.

솔직히 말해 에탄은 그런 종류의 마족들을 마주친다고 해도 죽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그런 놈들은 완벽하게 진화된 형태가 아니니까.

“공작님. 조심 하셔야 합니다.”

하지만 인간의 형상을 하고 있는 마족은 이야기가 달라진다. 거기에다가 머리에 있는 세 개의 뿔과.

몸 안에 있는 무지막지한 마력까지.

평범한 마족.

예를 들자면 페르메와는 달리하는 강함이 피부로 느껴졌다.

“보통 내기 녀석은 아니군.”

“예. 확실히 그럴 겁니다. 저희랑 같은 모습을 하고 있으니까요.”

데이른 공작의 말에 에탄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서 침을 삼켰다.

인간 형태의 완전무결한 마족.

에탄은 그런 놈을 겨울 산맥에서 상대해 본적이 있다.

“후우….”

그리고 그때와 비슷한 감각을 지금 받고 있으니 긴장을 하는 게 당연했다.

[두려우냐?]

그 순간 아서왕이 에탄을 향해 말을 걸어왔다.

[두려워하지 말아라. 내가 너와 함께 하고 있지 않느냐.]

그리고 자신이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는 말을 붙였다.

“하.”

에탄이 그 말을 듣고는 재밌다는 듯 웃었다. 아서왕을 무시하는 게 아니었다. 오히려 자신이 걱정을 했다는 사실에 부끄러움을 느끼고 있었다.

“생각해보니 그렇네요.”

그래서 오랜만에 민망함을 느끼면서.

쓰윽.

눈앞에 있는 마족을 향해 눈길을 돌리고는.

“덤벼 이 빌어먹을 자식아.”

놈을 향해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씨익.

그 순간 놈의 입가에 미소가 환하게 번졌다. 동시에 놈이 두 눈을 크게 뜨면서 에탄을 바라보고는.

“좋다. 어디 한번 제대로 붙어보자.”

질척거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동시에 손가락을 튕기는 순간.

웅!

에탄이 서있는 곳의 공간이 순식간에 바뀌었다. 평범한 교단에서 아무것도 없는 암흑 속 세상으로 말이다.

* * *

에탄이 암흑 속에 들어왔다.

그 순간 빛이 나는 건 에탄이 차고 있는 아서왕의 갑옷과 검뿐이었다.

[…놈에 대해서 기억났다.]

그리고 아서왕의 갑옷은 처음으로 떨리는 목소리를 보였다. 이어서 에탄이 그게 무슨 말이냐고 묻기도 전에.

[젠장. 내 육신이 온전하지 않은 상황에서 놈을 만날 줄이야.]

전투에 관해서는 자신 만만하던 아서왕의 입에서 처음으로 부정적인 말이 튀어 나왔다.

“그게 무슨 소리입니까?”

에탄이 그 말을 듣고는 미간을 찌푸렸다. 척 보기에도 좋은 상황은 아닌 거 같았다.

아서왕이 긴장을 하고 있다는 감각이 몸을 통해 느껴졌으니까.

[말 그대로다. 지금 네가 상대하려는 놈은 내가 과거에 겨우 치명상을 입혔던 마족이다.]

“그러면….”

[그래. 지금 당장은 이길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

게다가 아서왕은 에탄이 패배할 수도 있다는 말도 꺼냈다.

그의 모든 힘을 경험해봤기에 더더욱 확신할 수 있는 판단이었다.

[하지만 여기서 물러날 수도 없으니. 결국 어떻게든 해내야겠지.]

하나. 도망친다는 선택지는 존재할 수 없었다. 이 공간에서 나가기 위해서는 놈을 죽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아서왕도 그걸 알고 있기에 별다른 말을 꺼내지 않았다.

-우우웅.

그 대신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힘을 갑옷과 검에 집중 시켰다.

첨벙.

그 순간 앞쪽에서 물소리가 들려왔다.

“준비는 다 끝났나?”

이어서 이름 모를 마족.

하지만 강한 힘을 가진 녀석이 에탄과 아서왕의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꿀꺽.

에탄이 그런 놈을 보고는 침을 삼켰다. 교단에서 봤던 때와는 수준이 다른 강함이 놈의 몸에서 느껴지고 있었다. 마치 이 순간만을 기다려 왔다는 듯이 말이다.

‘노린 거구나.’

누가 봐도 이 상황을 위해 준비를 한 모양새였다.

[네 녀석은 분명히 죽었을 텐데… 어떻게 살아 있는 거지?]

아서왕이 그런 놈을 향해 이해 할수 없다는 말투로 물었다. 그러자 붉은색 눈동자를 가진 마족이 콧방귀를 꼈다.

“그래. 나는 분명히 죽었었다.”

[무슨….]

“하지만 위대하신 마왕님의 힘 덕분에 다시 태어나게 됐다. 이전보다 더 강한 힘을 가진 채로 말이지.”

그리고 마왕에 의해서 다시 살아나게 됐다는 답을 내놓았다.

‘마왕….’

에탄이 마왕이라는 단어에 침을 삼켰다. 전생 때도 마주쳐 본적이 없는 존재다.

그렇기에 더더욱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저 말은 마계에 있는 마왕이 움직이고 있다는 뜻이니까.

“이런. 나도 모르게 말이 너무 길어 졌군.”

그렇게 생각을 하는 순간 이름 모를 마족이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아서왕의 갑옷을 입고 있는 에탄을.

부릅!

잡아 먹을 듯이 쳐다보면서.

쿵!

순식간에 에탄과 거리를 좁혔다.

부웅!

그리고 오른손을 휘두르는 순간.

-우우웅!

녀석의 몸에서 무지막지한 마기가 뿜어져 나왔다.

“!”

에탄이 그걸 보고는 침을 삼켰다.

그러면서 몸 안에 있는 모든 기운을 아서왕의 검에 집중하고.

까앙!

놈의 마기를 받아내기 위해 아서왕의 검을 이용해 방어 자세를 취했다. 그 순간 에탄의 팔이 얼얼해지면서 몸안으로 마기가 쓰며들었다.

“끄윽!”

그러자 무지막지한 고통이 에탄을 집어 삼켰다. 그 사실을 깨달은 에탄이 입술을 악물었다.

그리고 황급히 뒤로 거리를 벌리는 순간.

“이제 시작이다.”

놈이 에탄을 향해 나지막한 목소리로 한마디를 툭 던졌다.

동시에.

우득. 우드득!

녀석의 등에 숨겨져 있던 날개가 모습을 드러냈다.

[무슨….]

아서왕이 그걸 보고는 당황한 모습을 보였다. 등에 날개가 있는 마족임에도 불구하고 놈은 인간의 형태를 뛰고 있다.

그 말은 즉….

‘공작급 마족!’

에탄은 지금부터 겨울 산맥에서 상대했던 마족. 포레스트와 비슷한 놈을 가진 녀석을 상대해야 한다는 뜻이나 다름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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