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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했더니 천재 딸이 생겼다-104화 (104/200)

제104화

에탄은 아린이와 뇽뇽이를 데리고 구멍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무너진 던전 내부를 거침없이 들어갔다.

“아빠! 저번에 봤던 문이에요!”

“그대로 있음!”

함정도 없고 에탄과 이들을 막을 존재도 없기에. 던전 중심부까지 가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다.

“좋아. 이제 이 문을 부수자.”

그렇게 중심부에 도달하자 이전에 봤던 문이 모습을 드러냈다.

쓰릉!

에탄이 그걸 보고 검을 빼 들었다.

-우우웅!

그리고 검에다가 달빛의 힘을 불어넣는 순간.

휘이이잉.

“?”

에탄은 자신도 모르게 몸을 멈칫했다. 이전과는 다른 기운이 달빛의 힘에 스며들어 있었으니까.

‘이건… 한기?’

차가운.

아니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얼음장 같은 힘이 에탄의 검에 흘러 들어가고 있었다.

‘설마. 아린이의 힘을 내가 쓰고 있는 건가?’

에탄이 그걸 깨닫고는 크게 놀랐다.

아무리 아린이와 함께 성장한다고 해도, 이렇게까지 범위가 커질 줄은 몰랐다.

“아빠. 제 기운이 아빠의 검에서 느껴지고 있어요!”

“힘이 혼합됨!”

아린이와 뇽뇽이가 그걸 보고 호들갑을 떨었다. 지금까지는 본 적 없었던 힘이 에탄에게서 나오고 있으니.

“더 성장하셨네요.”

“대단함!”

아린이와 뇽뇽이가 기뻐하는 게 당연했다.

“그러게. 아린이랑 뇽뇽이 덕분에 강해지게 됐네.”

에탄이 두 사람의 말에 입꼬리를 올렸다. ‘그러면서 자신의 성장을 저렇게까지 진심으로 기뻐해 주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라는 의문을 가졌다.

‘아마 몇몇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거의 없겠지.’

그렇게 많지는 않을 거라 확신했다.

원래 사람은 남의 성장을 달가워하지 않으니 말이다.

때문에. 아린이와 뇽뇽이는 에탄에게 더없이 소중한 존재였다. 자신의 마음을 허심탄회하게 드러내도 이해를 해주니까.

“얼른 그 힘을 써주세요. 아빠가 쓰는 모습을 보고 싶어요.”

“마찬가지임!”

“좋아.”

아린이가 두 사람의 재촉에 고개를 끄덕였다. 이어서 문 쪽으로 자세를 다잡고는.

“후우….”

숨을 깊게 내쉬면서.

후웅!

검을 사선으로 있는 힘껏 휘둘렀다.

휘이잉!

그 순간 새하얀 백설 눈이 에탄의 검에서 뿜어져 나왔다. 동시에 달빛의 기운과 합쳐지고는.

우우웅!

눈을 향해 맹렬히 돌진했다.

…서걱!

그리고 문에 도달하는 순간 아주 잘 다려진 칼로 종이를 베듯이 문이 갈라졌다.

“허어.”

에탄이 깔끔하게 갈라진 문을 보고 감탄을 내뱉었다. 이 정도로 힘이 발전할 줄 몰랐기에.

“이거 좋은데?”

에탄은 진심으로 희열을 느꼈다.

투툭!

그 순간 사선으로 갈라진 문이 앞으로 철퍼덕 엎어졌다. 이어서 내부 공간이 에탄과 이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터벅. 터벅.

에탄이 그걸 보고 안쪽으로 발걸음을 움직였다.

처벅! 척!

뇽뇽이와 아린이가 그런 에탄을 뒤따라 들어왔다. 그리고 내부를 확인하고는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아무것도 없는데요?”

“텅 비어 있음.”

하얀색 대리석만 있을 뿐 그 외에 특별한 무언가가 없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나무로 만들어진 상자 같은 것도 없었으니.

“으으음….”

“흐음….”

아린이와 뇽뇽이는 자신들도 모르게 에탄의 눈치를 보게 됐다.

“걱정하지 마. 이 안에 보물이 확실하게 있으니까.”

에탄이 그런 아린이와 뇽뇽이를 향해 입꼬리를 씨익 올렸다.

터벅. 터벅.

그 후 아무것도 없는 가운데 공간으로 발걸음을 움직이고는.

퍼억!

손에 들고 있던 검을 바닥에 있는 힘껏 꽂았다.

드륵!

그리고 오른편으로 비트는 순간.

쿠쿠쿵…

바닥에 있는 대리석들이 지그재그 문양으로 갈라지기 시작했다.

“우아…!”

“공간이 생김!”

아린이와 뇽뇽이가 그걸 보고는 두눈을 반짝였다. 바닥에 가지런히 배치되어 있던 대리석들이 위아래로 움직이면서 균열을 만들어 내고 있으니.

“대리석으로 이런걸 해낼 수 있다니… 신기해요.”

“연구해보고 싶음.”

두 사람이 신기함을 느끼는 게 당연했다.

“나중에 헤와른한테 알려달라고 하면 원리 정도는 알려줄 거야.”

“정말요?”

“그럼! 헤와른은 똑똑하니까 이런 것도 알고 있을 거란다.”

에탄이 아린이의 물음에 당당하게 대답했다. 하지만 에탄도 그녀가 이런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확신하지는 못했다.

‘답해주기 곤란한 건 다른 사람한테 떠넘겨야지.’

하지만 아린이와 뇽뇽이가 자신에게 물어볼까 싶어. 미리 선수를 치는 거였다.

그래야 자신의 골머리가 아플 일이 없을 테니 말이다.

낑!

그런 판단을 하면서 검을 계속 돌렸다.

끼긱!

그러자 얼마 지나지 않아 검을 회전 시킬 수 없는 한계 범위에 도달하게 됐다.

쿠웅!

그러자 닫혀있던 천장이 열리고 묵직한 상자 하나가 땅으로 떨어졌다.

“천장에도 공간이 있었어요?”

아린이가 그걸 보고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자신의 감각으로 탐지할 수 없는 공간이 지하가 아니라 천장에도 존재할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돌아가면 헤와른 님에게 이런 비밀 공간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꼭 물어봐야겠어요.”

그래서 어떻게든 원리를 알아내고 싶었다.

“응용하고 싶음!”

뇽뇽이 또한 아린이와 비슷한 마음이었기에. 아린이를 따라 학구열을 불태웠다.

“아주 좋은 자세야.”

에탄이 활활 타오르는 두 사람에 의지를 보고 미소를 지었다. 어차피 자신이 알려 주는 게 아니니 마음 놓고 흐뭇해 할수 있었다.

팍!

그런 생각을 하면서 바닥에 꽂은 검을 꺼냈다. 그리고 검집에 집어넣고는.

‘너를 여기서 다시 보는구나!’

은으로 만들어진 상자를 향해 다가갔다. 크기는 에탄이 한 손으로 들 수 있을 만큼 아담한 녀석이었다.

‘하지만… 안에 들어 있는 물건은 절대 무시할 수 없는 능력을 가지고 있지.’

그러나 상자가 작다고 해서 물건의 힘도 약한 건 아니었다. 때문에. 에탄은 환하게 미소를 지으면서 상자로 손을 뻗었다.

딸깍.

이어서 뚜껑을 열자.

“스크롤 종이네요?”

“힘이 느껴짐!”

복잡한 문양이 새겨져 있는 마법 스크롤이 모습을 드러냈다.

“딱 한 번만 쓸 수 있는 스크롤이야.”

에탄이 스크롤을 집어 들었다.

그 후 녀석을 펼치고 스크롤 안에 있는 내용물을 확인했다.

거미줄처럼 얽혀있는 마법진들이 모여서 하나의 원을 형성하고 있었다.

“뇽뇽아. 네가 보기에는 이 스크롤의 수준이 어떤 거 같아?”

에탄이 뇽뇽이에게 그걸 보여줬다.

“흐으음. 어려움.”

그러자 뇽뇽이가 미간을 찌푸렸다.

“아직은 따라할 수 없음.”

스크롤 안에 있는 마법진을 이해할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 말은 즉. 이 스크롤을 만든 사람은 뇽뇽이의 실력을 월등히 상회하는 존재라는 증거이기도 했다.

“미안함….”

“괜찮아. 그런 걸 기대하고 물어 본게 아니야.”

에탄이 뇽뇽이의 사과에 손을 휘저었다. 애당초 뇽뇽이가 이 스크롤을 복사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도 않았다.

‘이 스크롤은 사람이 만든 게 아니니까.’

스크롤을 만든 존재가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엘프가 만들었다는 이야기가 제일 유력했지.’

지금은 흔적을 감춘 고대 종족.

그중에서도 마법을 사용하는 엘프.

이 스크롤은 그들이 만들었을 가능성이 다분했다.

전생 때. 이 스크롤을 발견하고 조사했던 제국 조사단에서는 그렇게 결론이 나왔었다.

‘물론 그것도 확실한 건 아니지만. 사람이 만들었을 가능성이 낮다는 건 진실이다.’

에탄이 스크롤을 멍하니 바라봤다.

“그래… 그랬었지.”

그려면서 전생 때의 기억을 잠시 떠올리고는.

쓰윽.

손에 쥔 스크롤을 아공간 주머니에 집어넣었다.

“이제 이곳에서 나가자.”

그 후 아린이와 뇽뇽이에게 떠나자고 말하고는. 들어왔던 입구 쪽으로 발걸음을 움직였다.

“아빠. 그런데 스크롤은 어디에 사용할 거예요?”

그 순간. 아린이가 에탄을 따라 바깥으로 나오면서 스크롤의 용도를 물었다.

씨익.

에탄이 그 물음에 개구쟁이처럼 웃었다. 그러면서 자신을 빤히 쳐다보는 아린이를 향해.

“데이른 공작님.”

스크롤의 힘을 감당해야 하는 사람(?)의 이름을 말해줬다.

* * *

그렇게 스크롤을 얻고 내려오자.

“잘 지냈소?”

반가운 사람. 아니 드워프 한 명이 에탄과 이들이 머물고 있는 오두막집에서 세 사람을 마중 나왔다.

“무사히 돌아오셨군요.”

드워프 안내 연합회 일원이자.

에탄과 거래를 했던 베이덴프였다.

“내가 목숨 하나는 질긴 편이오.”

베이덴프가 에탄의 말에 낄낄 웃으면서 답했다. 몸이 완전히 회복된 건 아니지만 움직이는 데 무리는 없었다.

“거래는 미안하오.”

그렇게 자신은 멀쩡하다는 걸 보여주고는 베이덴프가 고개를 숙였다.

자이언트 멧돼지의 값을 제대로 치루지 못 한 거에 대해 사과를 하는 거였다.

“아닙니다.”

에탄이 베이덴프의 사과에 손을 휘저었다. 조금 아깝다는 생각이 드는 건 사실이었다.

“어떻게 목숨이 돈보다 중요하겠습니까.”

하지만 에탄에게는 골드 몇푼보다 베이덴프가 훨씬 가치가 높았다.

“…그대의 입에서 그런 소리가 나올 줄은 몰랐는데.”

“예?”

“크흠. 아무것도 아니오.”

에탄이 베이덴프를 미심쩍은 눈초리로 쳐다봤다. 분명 무슨 말을 한거 같았으니까.

“그건 그렇고. 생활하는데 불편함은 없었소?”

“예. 오히려 너무 편안했습니다. 제 집처럼 지냈거든요.”

“…괜한걸 물어봤군.”

하지만 대화 주제를 바꿨기에 캐묻지 못했다. 게다가 베이덴프는 아직 환자이기도 하니까.

“일단 안으로 들어오시오. 그대들과 논의해야 하는게 있소.”

그래서 다른 방법으로 추궁을 할려는 찰나. 베이덴프가 에탄을 향해 진지한 목소리로 운을 땠다.

“무슨 일이라도 있습니까?”

에탄이 그 말을 듣고는 베이덴프에게 되물었다.

“흐음….”

베이덴프가 에탄의 물음에 한숨을 팍 내쉬었다. 그 후 눈을 질끈 감았다가 천천히 뜨고는.

에탄와 아린이 뇽뇽이를 번갈아 쳐다보면서.

“아무래도 스텐이라는 그 아이는 무사히 살아남기 힘들 거 같소.”

스텐이 죽을 거라는 정보를 이들에게 말했다. 그 순간 세 사람의 얼굴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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