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생했는데 걸그룹이 되었다-214화 (214/299)

214화

제59화. 불안한 출발(1)

리더 미션 결과.

베네핏은 MAYO, 그리고 아이비제이 트윙클이 차지하게 되었다.

민주린은 이번에 나란히 1, 2위를 차지한 두 팀을 보면서 말했다.

“선배들다운 면모를 유감없이 잘 보여주고 계시네요.”

특히나 MAYO의 경우에는 이번이 첫 경연 프로그램 참가인데도 불구하고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아이비제이 트윙클이야 말할 것도 없고.

다른 팀들은 좀 더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어 보였다.

특히 이번에 예상치 못한 일격을 받게 된 하니엘의 경우에는 더 큰 위기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무엇보다도 베네핏 없이 다음 미션을 소화해야 한다는 게 영 불안했다.

그래도 이연은 멤버들을 다독이면서 걱정할 거 없다는 말을 반복했다.

“충분히 할 수 있으니까. 겁먹지 마.”

이번에 아쉬운 결과를 낸 만큼, 이연은 2라운드 마지막 팀 미션에서 최선을 다할 생각이었다.

아이돌들을 향해 민주린이 다음 미션에 대한 설명을 이어나갔다.

“파트 미션에 대해서는 이미 제가 한번 설명드린 바 있죠?”

“네!”

“각 그룹은 보컬, 랩, 댄스. 이렇게 세 분야로 나뉘어서 다른 그룹의 멤버들과 한 팀을 구성하게 될 겁니다. 이번 리더 미션처럼요.”

그러나 리더 미션 때와는 완전히 똑같다고 볼 수는 없었다.

이번의 경우에는 각 그룹 대표 인원 한 명씩만 나와서 팀을 이루었지만.

파트 미션은 파트별로 한 팀에 두세 명의 그룹 멤버가 배치될 수 있고, 한 명이 될 수도 있다.

각 그룹별로 인원수가 다르기 때문에 이런 불균형의 발생은 피할 수 없었다.

여기서 가장 불리한 건 역시 아이비제이 트윙클이다.

멤버가 고작 세 명밖에 안 되니까.

각각 한 명씩 무조건 찢어질 수밖에 없다.

MAYO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3명과 4명. 단 한 명 차이밖에 안 되니까.

“파트 미션에 대해 설명 드리자면, 보컬 팀의 경우에는 퍼포먼스, 즉 댄스를 철저히 배제하고 오롯이 보컬만으로 승부를 봐야 합니다. 이럴 때에는 발라드가 주 분야인 샤이걸스 팀이 많이 유리하겠네요.”

샤이걸스 역시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다.

무조건 보컬, 랩, 댄스. 세 분야에 출전해야 하니까.

보컬에는 강할지 몰라도, 랩과 댄스는 취약하다.

가산점을 얻을 수 있는 분야보다 자신 없는 분야가 더 많다 보니 전체적으로 봤을 때에는 오히려 불리하다.

“랩 역시 보컬과 마찬가지로 순수 랩 퍼포먼스만 허용됩니다. 댄스는 보컬, 랩 없이 안무만 준비하시면 되고요.”

순위는 각 그룹의 멤버들이 얻은 점수를 합산해서 평균치를 계산한 다음 높은 순서대로 정해질 예정이었다.

즉, 모두가 다 각자의 분야에서 골고루 잘해야 고점을 노려볼 수 있음을 뜻했다.

“보컬, 랩, 댄스 팀은 한 개가 아니라 인원수에 맞춰서 여러 개의 팀으로 나눠 구성할 계획입니다. 팀을 정하는 건 다음 촬영 때 진행될 예정이니까, 그때까지 어느 분야에 몇 명의 팀원들을 배치할지 전략을 잘 짜시기 바랍니다.”

참가자들이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다.

“인원 제한은 특별히 없습니다.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한 개의 분야에 최소 1명 이상의 팀원을 참가시켜야 한다는 룰만 지켜주시면 됩니다. 아셨죠?”

“네!”

“그럼 오늘 하루도 고생 많으셨습니다. 다음 시간에 뵙겠습니다!”

민주린의 마무리 멘트와 함께 오늘의 녹화가 종료되었다.

* * *

파트 미션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듣고 난 뒤에 숙소로 향하는 길.

차 안에서도 이연의 3위 수상에 대한 아쉬운 목소리는 계속해서 이어졌다.

“난 연이 언니가 당연히 1등했을 줄 알았는데.”

비아의 투정 아닌 투정에 우미가 나섰다.

“연이 말대로 심사위원분들이 연이 실력에 너무 익숙해져서 그런 거니까 크게 아쉬워하지 마. 그리고 지금은 후회보다 앞으로 어떻게 할지를 정하는 게 먼저니까.”

우미의 말이 맞다.

아직 무대가 다 끝난 것도 아니다.

이제 중간 지점을 통과했을 뿐.

아직 결승점까지는 한참 멀었다.

여솜이 앞에 앉아서 생각에 잠긴 이연에게 물었다.

“파트 미션 말이야. 인원 분배는 어떻게 할 거야?”

“일단 리샤하고 시우는 댄스, 랩 쪽으로 가야지.”

자기 특기 분야가 명확하게 드러나 있는 멤버는 원하는 쪽으로 보내는 게 좋다.

괜히 어설프게 다른 거 시도하겠다고 랩 담당을 댄스에 보내거나 보컬에 보내버리면 큰일이다.

점수를 평균치로 계산하겠다고 했으니까. 이걸 생각한다면, 아무래도 잘하는 분야를 찾아가는 수밖에 없다.

‘보컬하고 댄스 쪽에 인원이 가장 많이 몰릴 텐데.’

얼마나 많은 인원이 몰리느냐에 따라 팀을 나눠서 구성한다고 했으니까.

이것도 계산할 때 머릿속에 넣어두는 게 좋아 보였다.

가장 적은 인원수가 나올 거 같은 분야는 아무래도 랩이다.

보통 각 그룹별로 랩을 담당하는 멤버들의 숫자는 많지 않으니까.

서브 보컬 포지션이 가장 많다.

여기에 메인 보컬까지 넣으면, 그 숫자는 더욱 불어나게 될 것이다.

‘보컬이 가장 많이 몰릴 거라고 계산하는 편이 좋겠지.’

다른 그룹들의 전략까지 예상해야 했기에 더 어려웠다.

지금 당장 머리를 굴려볼 필요는 없다.

어차피 다음 녹화는 3일 후니까.

‘그전까지 천천히 생각해 보면 되겠지.’

일단 지금은 좀 쉬고 싶었다.

* * *

하루가 지난 뒤.

오전 스케줄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온 멤버들은 편안한 옷으로 갈아입은 다음에 다 같이 거실에 모였다.

오늘 스케줄이 모두 끝났기 때문에 멤버들끼리 모여서 걸파이트 2라운드 마지막 미션에 대해 상의해 보기로 했다.

회의 건은 평소보다 매우 간단했다.

보컬, 랩, 댄스.

셋 중에 어디를 지원하고 싶은지 확인하고 정하면 된다.

“먼저 랩부터.”

이연의 말이 끝나자마자 시우가 손을 들어 올렸다.

예상대로다.

다음은 댄스.

여기에 총 세 명의 인원이 손을 들었다.

리샤, 비아, 그리고 유키까지.

리샤와 비아는 이연도 예상했었다. 두 사람은 몸 움직이는 걸 좋아하는 편이었으니까.

그러나 유키가 좀 의외였다.

“너는 보컬로 지원할 줄 알았는데.”

실제로 그룹 내에서도 서브보컬 포지션을 맡고 있었다.

물론 그렇다고 유키가 보컬에만 특화되어 있다는 뜻은 아니었다.

춤도 잘 추는 편이다.

멤버들 중에서 이연 다음으로 만능 멤버가 누구인지 고르라고 한다면, 주저 없이 유키를 택할 것이다.

그 정도로 그녀는 다재다능한 편이었다.

유키가 직접 댄스를 택한 이유에 대해 알렸다.

“보컬 쪽에는 사람이 많이 몰릴 거 같아서요. 가사 두세 줄 노래하고 끝날 바에야 차라리 댄스로 보여주는 게 더 좋지 않을까요.”

“그렇긴 하지.”

일단 지금은 멤버들의 의사부터 먼저 확인하는 과정에 불과하니까.

유키의 이름을 댄스 쪽에 올린 이연은 나머지 멤버들에게 물었다.

“그럼 여솜이하고 우미 언니는 보컬이지?”

“응.”

“아무래도 보컬이 나을 거 같아서.”

보컬에 둘, 랩에 하나, 그리고 댄스에 셋.

이연을 제외하면 이런 식으로 분배가 된다.

“연이는? 어디로 갈 거야?”

여솜이 묻자, 이연은 짧게 답했다.

“고민 중이야.”

촬영할 때까지 고민했다가 말하면 되는 거니까. 지금 당장 결정을 내리지 않아도 된다.

화이트보드 판을 바라보던 시우가 혼잣말을 흘렸다.

“이번에 어디에 얼마나 많은 인원이 몰릴지…….”

이연이 머리를 굴리더니, 화이트보드 판에 숫자를 적었다.

51.

숫자를 보자마자 우미가 무엇을 뜻하는지 바로 알아맞혔다.

“걸파이트 참가자들 숫자 말하는 거지?”

“맞아.”

하니엘까지 합해서 일곱 그룹의 인원수는 총 51명이나 된다.

이 많은 인원을 세 분야로 나눈다고 대충 가정해보면.

“랩은 많아 봐야 10명이 안 넘어갈 거야. CDP 선배님이나 가을소녀 선배님, 그리고 MAYO 선배님들까지. 이렇게 세 그룹만 랩 담당이 2명 이상이니까.”

하니엘은 기본적으로 시우 혼자서 랩 담당을 맡고, 필요에 따라서 비아나 리샤가 서브로 랩 파트에 붙곤 한다.

반면 CDP나 가을소녀의 경우에는 멤버들의 숫자가 11명, 12명씩이나 되다 보니까 랩 담당이 많아질 수밖에 없었다.

MAYO의 경우에는 보컬보다 랩 파트를 더 많이 구성하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적은 인원임에도 불구하고 랩 담당이 더 많다.

랩 쪽이 인원수는 적지만.

대신 위험부담이 가장 큰 곳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랩 쪽은 MAYO 선배님들이 꽉 잡을 거 같은데.”

리샤의 말대로였다.

MAYO는 랩 강국이라고 할 수 있다.

미랑 한 명만 내보내도 혼자서 하드캐리를 할 수 있다.

마치 장판파 다리 위에 선 장비처럼.

이런 활약이 가능한 멤버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크나큰 장점이 될 수 있다.

모두의 시선이 시우 쪽으로 향했다.

비아가 시우를 팔꿈치로 툭툭 치면서 물었다.

“너, 미랑 선배님이랑 붙으면 이길 자신 있어?”

“자신은 없지만, 그래도 해봐야지.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니까.”

이번 평가는 리더 미션 때처럼 전문가들이 나와서 하는 게 아니라 일반 청중평가단을 구성해 진행할 예정이라고 들었다.

그날의 컨디션에 따라 누가 더 청중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수 있을지. 여기에 결과가 달라질 것이다.

대중들의 평가는 절대적이지 않다. 인기 있는 가수가 늘 많은 지지를 받는 건 아니기에 시우는 여기에 희망을 걸 생각이었다.

랩도 랩이지만.

댄스, 보컬도 골치가 아프다.

“가장 좋은 방법이 있긴 한데.”

“그게 뭐야?”

이연의 한마디에 멤버들이 촉각을 곤두세웠다.

“어떤 선배님이 어느 분야로 가는지 먼저 보고, 그다음에 우리들이 결정을 내리는 거지.”

“그렇게 하려면 현장에서 바로 결정해야 하는데. 괜찮겠어?”

우미는 지금처럼 사전에 미리 멤버별로 파트를 정해두고 가는 게 안전하고 좋지 않겠냐는 의견이었다.

그래서 이연은 두 가지 방법을 동시에 사용하기로 했다.

“여솜이하고 우미 언니는 보컬로 가고. 시우는 랩, 그리고 리샤하고 비아는 댄스로 가도록 해.”

“그럼 너하고 유키는?”

“우리 둘은 그날 상황 봐서 즉흥적으로 대응할게.”

어느 분야에 가든 맹활약할 수 있는 스페셜 요원 두 명은 따로 빼두기로 했다.

두 장의 조커 카드가 본선에서 얼마나 많은 활약을 펼칠 수 있을지.

이건 당일이 되어봐야 알 것 같다.

* * *

2라운드의 마지막을 장식하게 될 파트 미션의 향방을 가르는 날.

각 그룹의 멤버들은 비장한 표정으로 녹화 현장을 찾았다.

스튜디오에 선명하게 적혀 있는 3개의 팻말.

보컬, 랩, 그리고 댄스.

먼저 스튜디오에 등장한 하니엘 멤버들은 세 개의 분야를 두고 많은 고민에 휩싸인 표정을 지었다.

그녀들뿐만이 아니었다.

경연 프로그램에 참가한 모든 걸 그룹 멤버들 역시 평소의 밝은 표정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진 채 수심이 깊어 보이는 얼굴로 스튜디오에 올라섰다.

MC를 맡은 민주린이 참가자들을 향해 물었다.

“다들, 마음의 결정은 하셨나요?”

“네!”

“대답 기운차고 좋네요. 그럼 파트를 선택하기 전에, 베네핏의 내용부터 공개하겠습니다. 보여주세요!”

베네핏의 정체를 확인한 순간.

화면으로 향한 참가자들의 동공이 크게 흔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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