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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한 유도 천재는 다재다능-450화 (450/538)

회귀한 유도 천재는 다재다능 450화

450화. 왕관의 무게와 책임(15)

하루도,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았다.

그런데 판이 반쯤 뒤집혔다.

-헐……. 쟤들 넘어간 지 반나절도 안 지나지 않음?

-ㅇㅇ 그런데 벌써 니시노 하루히 계약하고, 사건 자체 뒤집어버림 ㄷㄷ

-와…… 미친 진짜, 행동력 하나는 진짜;; 와. 와하. 말도 안 나오네ㅋㅋㅋ

-강지영 욕하던 언론 지금 일시정지;;

-왜요?

-자수했던 놈들이 알고 봤더니 아니었잖아요. 거짓 자수. 그러니 바보가 아닌 이상 어느 정도 권력이 끼어들었다는 걸 금방 눈치챈 거죠ㅋㅋ

-그럼 더 안 좋은 거 아니에요? 벌도 안 받고?

-니시노 하루히 무시함? 거기 살벌한 곳임.

-맞음. 일본에서 니시노 하루히면, 천왕도 빵에 쳐넣을 거임. 수임료가 더럽게 비싸서 그렇지 능력 하나는 끝내주는 곳임.

-가짜 범인 만들어서 자수시킨 걸 보니 분명 돈 많은 놈들이 엮여 있을 건데, 천적한테 걸린 거임. 니하 저기 지들이 정한 금액만 맞춰주면, 연쇄살인마 변호까지 해줌. 실제로 3년 전에 15명 죽인 연쇄살인마 변호 맡았는데, 전부 사형 뜰 거라고 예상한 걸 무기로 바꿔버림. 능력 하난 개쩌는 곳임.

-그때 살인마가 제시한 금액이 한국 돈으로 20억 가까이 됐을 거임;; 그 정도 주면, 인두겁을 쓴 악마도 변호하는 곳임;

-맞음. 그런 곳이랑 계약했으니, 이제 범인들은 발 뻗고 자기는 글렀음.

-보통 로펌은 정·재계와 아주 밀접하게 연관이 있어서 서로 봐주고 그러는데, 저긴 오직 돈임. 수임료가 그 어떤 것보다 우선되는 곳임. 일본 총리가 나서서 사건 덮으라고 해도 지랄까지 마셈 하는 곳 ㅋㅋ 누가 정했는지 몰라도 진짜 제대로 잡았음.

-여론 몰던 것도 지금 정지했음. 지금 눈치 보면서 다음 기사 어떻게 낼지 고민하는 중 ㅋㅋ

저녁.

고작 하루도 채 되지 않아서 극적으로 뒤집힌 판에 한국 네티즌은 축포를 터뜨렸다. 이들은 사건이 터졌을 때, 올 게 왔구나 하며 탄식했다. 컸다. 다른 것도 아니고 강간 사건이 터진 건, 정말이지 너무나 컸다. 그리고 이 같은 걸 예상한 사람들도 많았다.

왜?

양국의 관계가 악화하면 일본 극우단체는 대놓고 한국 관광객이나 유학생들을 사냥했다. 대놓고는 안 해도 집단 괴롭힘은 그냥 기본이었고, 강도질도 서슴지 않았다. 그런 사건·사고가 미치도록 터져도 한국 사람이 잘 모르는 이유는, 철저하게 언론을 통제했기 때문이었다. SNS를 통해 그래도 소식이 알려지지만, 거기까지였다.

SNS는 가짜뉴스의 온상이고, 그렇기에 당연히 같은 취급하기 일쑤였다.

진실은 그렇게 묻혔다.

여론의 악기능으로 인하여.

그걸 알고 있던 이들은 사고가 날 거라는 걸 암시하는 글을 많이 남겼다. 이렇게 물러날 놈들이 아니라고. 분명 레미에게 더러운 짓을 시도할 거라고.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에이, 설마 그렇게까지 하겠어? 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실제로 예견했던 이들도 그건 최악의 경우로 둔 상황이었다.

하지만 극소수의 예상은 아주 멋지게 맞아떨어졌다.

정말 빌어먹게도 말이다.

그래서 이번엔 정말 지영에게 치명타가 될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기사가 나가고 얼마 되지 않아 지영을 뺀 황금세대 아이돌 전원이 일본으로 출발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행동력은 참 빠르지만, 이 문제를 대체 어떻게 해결할 건지, 궁금증이 일긴 했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사고가 너무 컸다.

여자에겐 애어른 할 것 없이 평생의 트라우마가 될 사건이 터졌으니, 아무리 황금세대라고 해도 이걸 완벽하게 수습하긴 힘들 거라 생각했다. 혹여 시간을 되돌리는 기계라도 가지고 있지 않은 한은 말이다.

그런데 일본에서 저들의 모습이 보이고 고작 몇 시간.

판이 그냥 뒤집혔다.

자수한 범인의 마음이 이해가 간다고 떠들어대던 언론이, 이게 다 강지영 때문이다고 몰아가던 여론이, 가짜 범인의 등장으로 콱! 바닥에 처박혔다. 그걸 저들이 발표했으면 조작이라고 한마음 한뜻으로 까버렸겠지만, 이걸 공표한 이들이 무려, 니시노 하루히의 특별 1팀이었다.

에이스 팀.

니시노 하루히에 딱 세 개밖에 없는 특별팀은 승률이 가히 어마어마하다. 거의 100%에 육박할 정도. 100% 패배하는 게임도 이들이 맡으면 판이 7대3까지 뒤집힌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능력 면에서는 가히 최고인 이들이다.

그래서 당연히 언론 전체가 이들을 알고 있었다.

그들 중에서도 또 특별하다는 1팀. 돈이 있어도 이들에게 맡기기 힘들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로, 1팀은 특별했다.

다음 대 니시노 하루히의 수장이 될 가능성이 아주 큰. 즉, 말하자면 후계자 중 하나가 바로 1팀 팀장이다. 2, 3팀도 마찬가지고. 그 레이스에서도 가장 앞선 게 단연 1팀이다. 후계 레이스는 간단하다.

수임료.

얼마를 벌었는가.

그리고 승률.

이 두 가지만 따졌다.

그런 니시노 하루히의 후계 레이스에서 골인 지점에 가장 가까이 있는 게 특별 1팀이었다. 근데 그들이 나와서 범인은 조작되었다며 인터뷰를 한 것이다. 사건을 맡았다는 말과 함께. 그리고 내민 증거.

대충 봐도, 범인은 조작되었다.

에이! 저 정도는 각도에 따라 다르게 보일 수도 있다! 라고 하기엔 체형 자체가 완전히 달랐다. 일본 네티즌이 아무리 멍청해도 그 차이를 모를 수가 없었다. 딱 그것 하나만으로도 언론은 현재 기조를 더는 진행할 수 없었다.

그래서 뭐! 어쩌라고!

강지영 때문에 사토 레미가 험한 일을 당한 건 변하지 않는다! 라고 하기에는.

그런 짓을 저지른 놈들은 사토 레미에게 계획된 범죄를 저질렀다. 라는 중차대한 문제가 발견되었기 때문이었다. 살인도 그렇지만, 우발적 사고와 계획범죄는 아예 차원이 다르다. 머리가 있으면, 그다음은 예상하는 것도 어렵지 않았다.

가짜 범인을 만들어 자수시킬 정도로 범인은 돈이 있다.

그 정도 돈이 있으니 권력도 있다.

이 정도로 연결은 중학생만 되어도 할 수 있었다.

물론, 안 걸리면 된다.

안 걸리면…….

하지만 사토 레미는 병원에서 이미 검사를 받았다. 그것도 조작할 수는 있겠지만. 문제는 바로 니시노 하루히의 존재였다.

돈 앞에서는 그 어떤 타협도 하지 않는 로펌이다.

협상 테이블? 그것도 만들지 않는다. 그런데도 일본의 정·재계는 문제가 생기면 니시노 하루히를 찾는다. 왜? 승률이 미치도록 좋기 때문이었다. 돈벌레, 아니, 골드 데빌이라 이가 갈릴 만큼 비싸지만 그래도 맡기면 승소는 확실시되기 때문이었다.

그런 니시노 하루히가 개입한 이상, 이제 이 사건은 단순하게 강지영 하나만을 조지는 게임이 아니게 됐다. 반드시, 누군가는 피를 볼 것이다. 니시노 하루히는 때려 넣을 수 있는 최고형을 때려 넣을 게 분명하니까.

거기에 판사 또한 니시노 하루히를 무시하지 못한다.

사실, 로펌이 너무 날뛰면 검찰이나 법원도 기분이 드러울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들도 정치해야 하는 상황이니, 정·재계서 날아드는 압박, 회유, 뇌물 등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그래서 몇 번 깽판을 친 적이 있었다.

대놓고 검사 편을 들어준 것이다.

이런 건이 딱 3번이 넘어갔을 때, 그 3번 소송에 연관됐던 검사와 판사가 줄줄이 나락으로 떨어졌다. 섹스 스캔들, 마약, 뇌물, 부동산 투기, 이유도 아주 다양하게. 범인은 나오지 않았지만 누가 했는지는 명백했다.

메시지도 단호했다.

우리가 돈 버는 일 방해하면 다 죽여 버린다?

이런 경고였고, 이 경고 뒤에 뒤가 구린 이들은 모두 조심했다. 특히 판사들은 니시노 하루히가 개입되면, 가능하면 공정하게 판결 내리려 애썼다. 그걸 무시했다가 다시 줄줄이 나가는 동료, 선배, 후배 판사들을 봤기 때문이었다.

일반인들도 예상하는 사건이었다.

그럼 사회지도 계층은? 더더욱 잘 알고 있었다. 자기가 먹인 뇌물을 받아먹고 옷을 벗은 검사 판사를 수없이 봤기 때문이다. 그건 곧 자기의 턱 아래에도 칼날이 들어왔다는 뜻인데, 그걸 알면서도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니시노 하루히는 더럽게 비싸다.

빼고는 약점이 없기 때문이었다. 로펌 소속 변호사들의 사생활이 문란하다? 불륜이나 도를 넘는 정도가 아니면 문제 될 게 없었다. 뇌물? 돈을 그렇게 잘 버는 데 뇌물이 필요할까? 끽해봐야 집안싸움 정도인데, 그걸 가지고 니들 집안싸움 나라 망신이야. 간판 내려! 할 수도 없었다.

정·재계가 이 정도인데, 언론은?

말할 것도 없었다.

비슷한 일을 이미 겪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여론이 멈춘 것이다.

돌아가는 판을 최대한 살펴봐야 하니까. 괜히 잘못해서 니시노 하루히의 심기를 건드리는 날엔 보도국장의 목쯤은 썽-둥 잘릴 것이다.

날벼락은, 피하고 싶은 게 진리인 법이다.

특히 가진 게 더 많을 시에는, 더더욱.

그래서 고작 몇 시간 만에 판이 변한 것이다.

그렇게 밤 10시가 됐다.

10시.

나의 무사님이 잿빛 인트로와 함께 시작됐다.

* * *

-드디어…… 드디어!

-크……! 막판 등장 연출 신 진짜 죽인다…….

-봤음? 잿빛 화면이 발에서 머리까지 올라가는 동안 정말 천천히 컬러로 변하는 거?

-어? 그런 게 있었어요?

-있었음……. 나도 막판에 깨달음. 와, 얼마나 사람을 집중하게 만들었으면 그런 연출에 정신을 다 뺏기냐;;

-연출이 미치긴 했음 진짜 ㄷㄷ

-솔직히 선고가 저렇게 날뛰다가 죽을 위기에 처할 거라는 건 누구나 예상 가능한 얘기고, 그때 짠! 하고 재가 백마 탄 왕자처럼 등장할 거라는 것도 모두가 예상한 시나리오인뎈ㅋㅋㅋ 근데 개존잼;;

-ㅇㅇ 진짜 특별할 건 없었는데, 어떻게 이렇게 재밌지;; 배우 인기를 빼고 봐도 이건 확실히 명작임;;

-일단 배우들 연기가 미쳤음;; 그리고 저거 촬영장이 진짜 알래스카임. 이상 기후로 1년 내내 지금 얼어붙은 땅 ㅋㅋ 저런 데서 배우들이 몸 안 사리고 촬영하는거임; 그러니 저런 미친 장면들이 나오지;

-연출 수준도 미쳤고, 배우들 연기도 미쳤고, 마음가짐은 더 미쳤고……. 이건 안 뜰 수가 없지 ㅋㅋ

-진짜 이런 드라마는 두 번 안 나올듯;; 지금 맘껏 누려야지 ㅠㅠ

사고가 터졌지만, 나의 무사님의 시청률은 화제성은 전혀 죽지 않았다. 오히려 더욱 올랐다. 그리고 그런 화제성과 함께.

-시청률 뜸; 36% 넘음;

-와ㅋㅋㅋ 진짜 증가폭 미쳤네 ㅋㅋㅋ 4화만에 36%ㅋㅋ 이게 말이 되는 수친가?

-되죸ㅋ 2부 시청률이 43퍼였는데 ㅋㅋ 아직 거기까지 올라가지도 않았음 ㅎㅎ

-후반부 가면 50%도 찍을듯요, 진짜;;

-다른 작품 같으면 개소리 말라고 하겠는데 ㅋㅋ 이건 충분히 가능할 듯 ㅎㅎ

-ㅎㅎ 맞아요. 아, 저 지금 웹플 순위보고 왔는데, 여전히 1위 ㅎㅎ

-2주 내내 전 세계 1위ㅋㅋ

-진짜, 대단하다 못해 무서운 ㅋㅋㅋㅋ

-이제 나의 무사님이 흥행의 기준이 되면 어떠케함?

-그건 끔찍하죠;; 드라마 만드는 사람들 다 나가 죽으라는 소리임, 진짜;;

-맞아요. 이건 특별한 거죠. 기준이 아니라.

-ㅇㅇ 특별함. 정말, 여러모로…….

나의 무사님은 순항을 넘어, 광풍 항해 중이었다.

나의 무사님은 한국에서 10시 정각에 방영하고, 웹플에서는 정규방송이 끝나는 순간 열린다. 전 세계 서버 동시에. 그리고 오늘 4화가 오픈된 지금, 1위에서 내려올 생각을 하질 않았다. 이쪽으로 세계인이 몰리는 이유는 간단했다.

자막.

영미권, 아랍권, 동남아부터 각각 고유의 언어로 자막이 입혀진 상태로 방영되기에 따로 누군가가 자막을 만들어 올려주기를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는 편리함이 있었다. 자막을 만드는 일이 쉬울 리가 없었다.

언어를 해석하고, 그걸 배열한 다음 싱크도 맞춰야 한다.

그럼 몇 시간은 후루룩이다.

하지만 그걸 웹플릭스에서 전부 알아서 해준다. 그리고 계약한 대로 정규방송이 나간 즉시 풀리니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순간의 즐거움을 위해 몇천 원짜리 커피도 팍팍 마시는 인간들이 그거 몇 잔 아끼면 가입할 수 있는 웹플릭스를 배척하는 일은 거의 없었다.

어쨌든, 그래서 전 세계 1위.

그것도 이주 간 부동의 1위.

그 어떤 작품도 나의 무사님의 자리를 강탈하지 못했다.

평점은 거의 만점에 가까웠고, 댓글은 엄지와 굿 일색이었다. 한국이나 일본이나, 흥행하는 작품에 관한 정보는 매우 중요했다. 그 정보 자체가 타인과의 자리에서 발언권을 얻는 기회이기 때문이었다.

A 작품이 흥행했다.

사교모임을 나갔는데 A 작품 얘기를 하네? 근데 난 본 적이 없다면? 그냥 꿀 먹은 벙어리처럼 가만히 앉아 있어야만 하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대중문화의 흐름은 성인은 물론 학생에게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과연 이게 아시아권에서만 그럴까?

전혀.

오히려 영미권이 더 심하다.

흥행, 유행하는 것을 배척하면 루저 소리 듣는 게 그 동네였다. 진짜 사교의 장에서도 문화예술의 흐름은 반드시 익혀둬야 할 기본 소양이었다.

그래서 거의 모든 자리에서, 나의 무사님의 얘기가 오갔다.

그리고 그건.

-일본 웹플릭스 1위, 나의 무사님. 두둥.

-ㅋㅋㅋㅋ

-ㅋㅋㅋㅋㅋ

-ㅎㅎㅎㅎㅎㅎ

이중성의 나라, 일본이라고 예외는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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