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훈수로 메이저리거-263화 (263/281)

훈수로 메이저리거 263화

메이저리그는 꿈의 무대다.

전 세계 수많은 야구인들이 그곳에 서기 위해 노력한다.

그런 메이저리그에서도 가장 정점에 있는 무대, 그곳이 바로 월드시리즈였다.

1년에 단 두 팀밖에 올라가지 못하는 곳. 당연하게도 엄청난 경쟁률을 가지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이제 갓 창단한 팀이 올라가기에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렇기에서 140년 역사를 지닌 메이저리그에서도 한 번도 나오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나오지 않았다고 해서 불가능한 건 아니다. 나오지 않았다는 건 언젠가는 나온다는 소리와 같았다.

그리고 그 역사를 갤럭시가 이루어냈다.

「갤럭시가 여사를 썼다!!」

「메이저리그의 새로운 역사를 기록한 갤럭시!!」

몬트리올 지역 언론은 물론이거니와 미국 전국구 언론들 역시 관련 기사를 쏟아냈다.

「정신우가 메이저리그의 역사를 바꾸었다!」

「정신우의 한계는 어디인가?」

신우에 대한 기사 역시 엄청난 양이 쏟아지고 있었다. 처음 그가 투웨이 플레이어를 선언했을 때, 많은 우려가 있었던 게 사실이다.

소위 전문가라 불리는 사람들은 여러 이유를 들어 불가능할 것이라 이야기했다.

하지만 신우는 투웨이 플레이어로서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그를 따라 수많은 선수들이 투웨이 플레이어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일각에서는 신우로 인해 베이스볼의 판도가 바뀌었다고 이야기할 정도였다.

1년 전, 스캇 보라스가 이야기했던 게임 체인저라는 말이 현실이 된 셈이었다.

거기에 더 경악스러운 건 포스트시즌에서의 활약이었다.

매 경기 7이닝 이상 던지는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는 물론이거니와 실점도 단 1실점에 불과했다.

더 놀라운 건 타격이었다.

「정신우는 중요한 순간마다 홈런과 타점을 기록하며, 팀을 월드시리즈까지 이끌었다.

신우의 포스트시즌 타율은 3할 6푼이었다. 기기에 홈런은 6개를 때려내며 팀 내 최다홈런을 기록 중이었다.

특히 홈런이나오는 상황이 다이나믹했다. 팀이 지고 있거나 혹은 도망쳐야 될 점수가 필요한 상황마다 신우는 해결사의 역할을보여주었다.

마운드에서는 상대의 기회를 틀어막아 버리고 아군의 기회는 살리는 선수.

이런 신우가 있기에 갤럭시는 월드시리즈 우승 후보로 평가받고 있었다.

이제 사람들의 시선은 아메리칸리그로 향했다. 남은 단 한 장의 티켓..

「갤럭시의 상대는 누가 될 것인가?」

월드시리즈에서 갤럭시와 트로피를 놓고 싸우게 될 팀이 누가 될 것인지에 집중됐다.

신우는 침대에 누워 TV를 보고 있었다.

[뉴욕 양키스와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챔피언십 시리즈 6차전도 어느덧 7회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양키스가 여전히 리드를 잡고 있는 상황에서 블루제이스의 공격이 시작됩니다.]

마지막 한 장의 티켓에 가까운 건 양키스였다. 이미 3승을 거둔 그들은 6차전에서 이긴다면 월드시리즈 티켓을 손에 얻게 된다.

하지만 블루제이스의 뒷심도 만만치 않았다.

[1차전과 2차전을 연달아 잡아낸 양키스,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이들의 월드시리즈 진출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였는데요.]

[그렇습니다. 원정 경기이긴 했지만, 양키스의 전력이 우위에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블루제이스 역시 만만한 팀은 아니었습니다.]

[4차전과 5차전을 연달아 잡아내면서 스코어를 3 대 2로 만들었죠. 그리고 이번 6차전 역시 박빙의 경기를 끌어가고 있습니다.]

7회까지 진행된 경기에서 양키스는 단 1점을 앞서고 있었다.

언제 뒤집혀도 이상할 게 없는 점수였기에 불안할 수밖에 없었다.

'과연 어디가 올라올까?'

[당연히 양키스지! 악의 제국이란 별명이 괜히 붙은 게 아님]

[그래도 블루제이스의 진력이 나쁘지 않음.]

[기세도 만만치 않고.]

[에헤이, 양키스한테는 안 된다니까?]

[00 양키스랑 붙게 될 거임.]

[너희들이 양키스 소속이었다고 너무 편드는 거 아님?]

채팅창이 다시 불타기 시작했다.

양키스는 유구한 역사를 지닌 팀답게 채팅창에 참여한 선수들도 많았다.

반면 블루제이스는 역사가 짧았다.

1977년 창단했기에 채팅창에 블루제이스 소속 선수는 존재하지 않았다.

할러데이라도 들어오지 않을까 했었지만, 아직 보이진 않았다.

어쨌건 지금 중요한 건 그게 아니었다. 두 팀 중 어느 팀이 올라올 것인가? 그게 가장 중요한 부분이었다.

[년 어디가 올라왔으면 좋겠냐?]

매튜슨의 질문에 신우는 곰곰이 생각했다. 어떤 팀이 올라오건 월드시리즈에선 어려운 상대가 될 게 분명했다.

시즌을 마무리하는 마지막 시리즈이고, 월드시리즈라는 특수성은 선수의 잠재력을 끌어올린다.

거기에 큰 무대다 보니 선수가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는 일도 많았다.

즉, 언제든지 변수가 일어날 수 있다는 소리였다. 그런 점을 생각했을 때, 어떤 팀이 올라오더라도 힘든 경기가 될 가능성이 높았다.

'어떤 팀이 올라오더라도 상관없을 거 같네요."

[자신감이냐?]

스판의 말에 신우는 고개를 저었다.

'누가 올라오더라도 결국 어려운 경기가 될 테니까요. 그리고 무엇보다 이번 월드시리즈에선 반드시 우승할 생각입니다."

신우의 목적은 단 하나였다.

월드시리즈 우승.

그 목적을 위해서라면 모든 걸 쏟아낼 각오가 되어 있었다.

그렇기에 어떤 팀이 올라오더라도 상관없었다.

'한 가지 바라는 게 있다면, 이왕 하는 거 7차전까지 갔으면 좋겠네요.

[사악하누]

[하지만 그거슨 정답!!]

7차전까지 치르면 아무래도 체력적으로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갤럭시에게는 유리한 상황이 되는 셈이다. 그렇기에 신우는 양키스와 블루제이스의 싸움이 길어지기를 바랬다.

신우의 바람이 통한 걸까?

6차전은 블루제이스의 승리로 돌아갔다. 3 대 3이라는 스코어가 만들어졌고 결국 두 팀은 7차전까지 가게 됐다.

그러자 언론에서는 신나게 떠들기 시작했다.

「끝장 승부까지 가는 양키스와 블루제이스! 결국 승자는 갤럭시?!

「월드시리즈에서 미소 짓고 있는 갤럭시!」

두 팀이 7차전까지 가는 접전을 벌이면서 갤럭시가 유리해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갤럭시는 4전 전승을 거두며 일찌감치 챔피언십 시리즈를 마감했다. 시리즈가 일찍 끝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갤럭시와 반대로 양키스와 블루제이스는 7차전까지 가는 접전을 벌이며 누가 이기더라도 체력적인 소모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이로 인해 현지에서는 갤럭시가 창단 첫 우승을 하는 게 아니냐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상황이 갤럭시에게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마냥 좋아하며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특히 코칭 스태프는 이런 상황을 주의해야 했다.

"언론에서 하나같이 우리가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할 거라 이야기하는군."

"그만큼 상황이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으니까요."

누구도 양키스와 블루제이스의 승부가 7차전까지 갈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두 팀의 전력 차는 확연히 났었다. 그렇기에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양키스의 승리를 의심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런 때가 가장 위험하다는 건 제이비어 감독은 잘 알고 있었다.

"선수들의 컨디션을 잘 제크하도록 해, 이런 분위기라면 해이해질 수 있으니까."

"알겠습니다."

이기는 게 당연한 분위기가 만들어지면 선수들의 긴장이 풀릴 수 있다.

그리고 이런 방심이 패배의 요인이 되는 일이 많았다. 그런 사실을 잘 아는 제이비어는 선수들의 관리에 집중했다.

특히 팀의 중심선수들의 관리에 열을 올렸다.

"신우의 컨디션은 어떤 거 같아?"

"녀석이요? 걱정할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첫날에만 휴식을 취하고 매일 구장에 출근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평소와 같은 루틴으로 훈련을 반복하고 있어요."

"그래?"

"예. 마치 기계 같다니까요. 녀석을 보고 있으면 수십 년 동안 메이저리그에서 뛴 선수 같아요. 사실 이런 상황이면 조금 집중력이 흐트러질 수 있는데, 시누는 그런 모습을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코치들조차 놀랄 정도로 신우는 프로페셔널했다. 자신의 루틴을 지키고 어떤 상황에서도 훈련을 멈추지 않았다.

사실 이건 무척이나 어려운 일이다.

사람인 이상 성공이 반복되면 마음에 빈틈이 생긴다.

실제 많은 선수들이 그렇게 반짝하고 사라지는 일이 많았다.

하지만 신우는 달랐다.

어떤 기록을 달성하더라도 묵묵하게 자신의 일을 해나갔다.

기쁨을 누리는 것도 딱 그 자리에서만이었다. 다음 날부터는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훈련에 매진했다.

그렇기에 신우가 롱런을 할 것이란 것을 제이비어는 알 수 있었다.

"녀석이 있으니까, 마음이 든든하군."

"그렇습니다."

코치진은 신우의 이야기를 하며 월드시리즈 준비에 전념했다.

「악의 제국이 블루제이스를 꺾었다!!」

「양키스가 블루제이스와의 챔피언십 7차전을 승리로 장식하며 월드시리즈 티켓을 손에 넣었습니다. 이로써 월드시리즈에는 신생팀인 몬트리올 갤럭시와 악의 제국, 뉴욕 양키스가 맞붙는 진풍경이 벌어지게 되었습니다. 한편 몬트리올 갤럭시는 1차전 선발로 정신우 선수의 등판이 확실시되고 있습니다.」

전문기들의 예상대로 양키스가 블루제이스를 꺾었다. 월드시리즈의 두 팀이 결정되는 순간이었다. 신우는 불펜에 서 있었다.

그는 와인드업과 함께 공을 뿌렸다.

애액~!!

뼈어어억!!

음과 함께 공이 미트에 꽂했다.

그의 구위를 짐작케할 수 있는 위력이었다.

[구위는 나쁘지 않네.]

[00 좀 쉬어서 그런가 확실히 챔피언십 시리즈보다 더 좋아진 듯]

4전 전승을 거두면서 갤럭시에게는 충분한 휴식이 주어졌다.

덕분에 신우 역시 체력을 회복할 수 있었다. (그나저나 너희는 어째 매번 어웨이로 가냐.]

[정규 시즌에서 승패가 좋은 편이 아니었으니까 ㅋㅋ]

[이번에도 어웨이누.]

[그래도 뉴욕으로 가는 거니까, 나름 좋겠네?]

월드시리즈의 홈 필드 어드밴티지는 양키스가 가지게 됐다.

2017년까지 월드시리즈의 홈 필드 어드밴티지는 올스타전에서 승리한 리그에서 가져갔다.

예를 들어 아메리칸리그가 승리하면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에게 주어지는 식이었다.

하지만 이후에는 바뀌어 정규 시즌 승률이 더 높은 팀에게 올스타전 홈 필드 어드밴티지가 주이졌다.

그러다 보니 이번에도 갤럭시는 어웨이로서 경기에 임하게 됐다.

그러나 신우에게는 어웨이로 느껴지지 않았다. 양키스의 홈인 뉴욕은 메츠에서 뛰었던 신우에겐 집과도 같은 곳이었다.

그곳에서 뛰는 경기이기에 신우는 어웨이란 생각이 들지 않았다.

뼈어억!!

"굿잡!!"

무엇보다 컨디션이 최고조라는 걸 분명하게 느낄 수 있었다.

그렇게 신우는 생애 첫 월드시리즈 등판 준비를 끝냈다.

월드시리즈,

양대리그로 진행되는 메이저리그의 진정한 챔피언을 가리는 자리였다.

이곳에서 우승하기 위해서 수많은 선수들이 노력한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였다.

챔피언십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7전 4선승제로 치러지는 월드시리즈의 1차진은 양키스의 홈구장인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렸다.

그나마 캐나다와 거리가 가까워 많은 몬트리올 팬들이 경기장을 찾았다.

"우리 갤럭시 선수들이 기죽지 않게 힘 꽉 주고 응원하자!"

"오케이!!"

"뉴욕 놈들한테 기죽을 순 없지!!"

갤럭시 응원단은 비장했다.

적진에서 경기를 지르는 선수단의 기세를 살려주기 위해 비장한 각오로 경기장에 도착했다.

하지만 그들이 생각하는 것과 정반대의 풍경이 펼처져 있었다.

"저기 시누 유니폼 아니야?"

"그러게."

"동양인들이 많은데?"

"한국인들인가?"

"그런 거 같아 등 번호 2번을 달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데?"

"의외로 우리 팀을 응원하는 팬들이 많네."

양키스타디움에는 수많은 동양인들이 찾았다. 그들은 하나같이 갤럭시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등 번호가 2번인 것을 보아 신우를 응원하는 이들인 듯했다.

"그런데 저 유니폼은 뭐야? 우리 팀 유니폼은 아닌데?"

"한국어로 정신우라고 씨져 있네, 신우가 한국에서 뛸 때 입었던 유니폼인가?"

그중에는 독특한 유니폼을 입고 있는 사람도 있었다. 그것이 데블스 유니폼이란 걸 모르는 갤럭시 팬들은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다.

그때 일단의 응원단이 스타디움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그들은 하나같이 메츠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메츠 유니폼도 있는데?"

"… 뭐야? 메츠 응원단이 왜 이렇게 많이 왔어?"

"메츠 응원단이 아닌 거 같아. 저들이 입고 있는 건 시누의 유니폼이야!"

"저 오렌지 유니폼은 뭐야?"

"저거 마이너리그팀 유니폼인 거 같은데? 저기에도 시누의 이름이 붙어 있어."

그제야 갤럭시 응원단은 깨달을 수 있었다. 저들이 이곳을 찾은 건 양키스를 응원하기 위함이 아니란 걸 말이다.

"시누를 응원하러 온 건가?"

"이 사람들이 전부 신우를 응원하러 온 거라고?"

"엄청난데…?"

양키스타디움을 찾은 수많은 관중들.

그들 중 절반에 가까운 숫자가 신우를 응원하기 위해 찾았다.

덕분에 이곳이 양키스의 홈구장인지 아니면 갤럭시의 홈구장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두 팀을 응원하는 목소리가 비등해졌다.

홈 필드 어드벤티지란 단어가 무색해지는 순간이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