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수로 메이저리거 246화
경기종료 이후,
각 언론들이 속보로 하나의 기사를 업데이트했다.
[(속보)몬트리올 갤럭시 창단 첫 해 지구우승 확정!]
신우의 호투로 갤럭시는 지구우승을 확정지었다. 하지만 불안감도 남겼다.
-시누 오늘 후반에 좀 지져보이던데,
ㄴㅇㅈ. 구속 떨어지고 제구도 흔들리더라.
-풀 시즌을 투타 겸업했는데, 멀쩡하면 그게 이상한 거지.
-포스트시즌도 확정했으니 이제 시누 좀 쉬게 해줘야 될 듯.
그래도 한 경기 정도는 더 나와야 하지 않겠음?
-50홈런을 가야지.
-이걸로 포스트시즌 팀들은 다 정해졌네. 정규시즌의 일정은 아직 남았다. 하지만 포스트시즌 진출 팀들은 이미 확정된 상황이었다.
신우는 댓글을 보다 포스트시즌 진출팀을 확인했다.
[LA다저스]
[시카고 컵스]
[필라델피아 필리스]
[몬트리올 갤럭시]
내셔널리그 승률 전체 1위를 차지한 것은 다저스였다. 여전히 다저스의 슈퍼스타로 군림하고 있는 벨린저가 팀을 이끌었다.
다저스의 1차전 상대는 컵스가 차지했다. 컵스는 리그 전체 4위의 승률을 거두면서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승률 2위이자 갤럭시의 상대인 필리스는 브라이스 하퍼라는 걸출한 선수가 자리하고 있었다.
이후에도 필리스는 선수들을 영입하고 유망주들을 데려오면서 점점 팀을 키워왔다.
그 결과 지금은 메이저리그 전체 팜 랭킹 3위에 오를 정도가 됐다.
전력만 놓고 보면 내셔널리그 최강이라 불려도 이상할 게 없었다.
'예상했던 팀들이 올라왔네요.."
[최근 내셔널리그의 상위권은 고착화가 되어 있으니까.]
[그나마 올 시즌이 재밌던 건 너희들이 올라온 거지.]
[0. 갤럭시가 올라올 줄은누구도 몰랐을 거임.]
[시누 덕이 컸음.]
'갑자기 제 칭찬을 하시니 무서운데요."
[ㄴㄴ 진짜임.]
[20. 너 없었으면 포스트시즌 진출은 물 건너갔지..
[말인즉슨 포스트시즌에서도 네 역할이 중요하다는 거임.]
결국, 부담 주기 위해서 하신 말씀이네요.'
ㅋㅋㅋ 그렇게 되나?]
[킹지만 사실인걸?]
[00 팩트임]
신우는 한숨을 내쉬었다.
팀의 명운을 짊어지고 있다는 건 생각보다 힘들다. 때로는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다.
반드시 이겨야 하는 투수.
반드시 때려야 하는 타자.
양쪽 모두를 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신우는 그걸 해내고 있었다.
'해야만 한다.' 레전드들과의 작별이 눈앞에 다가왔다. 신우는 그들과 이별하면서 한 가지를 이야기하고 싶었다.
그것을 위해서 반드시 우승해야 했다. 월드시리즈에서 말이다. 포스트시즌 진출 확정 이후. 갤럭시의경기에는 주전선수들이 대거 빠졌다. 제이비어 감독은 주전선수들에게 휴식을 주면서 본격적으로 디비전시리즈를 준비했다.
덕분에 신우는 벤치에서 경기를 관람할 수 있었다.
'어때요?'
[뭐가?
'우리 팀 선수들이요.'
수비를 하는 8명의 선수.
그들 모두 갤럭시에서 백업 선수들이었다.
'포스트시즌에서 백업 선수는 중요하잖아요."
[중요하지.]
[사실상 백업이 경기를 가르는 일도 잦지.]
[감독 입장에선 단기전에 여러 작전을 써야 하니까,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거든.]
[아, 그리고 쟤들 어떠냐고 물어봤었지?]
[형편없지]
정곡을 찌르는 한 마디였다.
하지만 레전드들의 이야기는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갤럭시의 가장 큰 약점은 주전과 백업의 갭이 크다는 거임.]
[다른 팀들도 갭이 나긴 하지만, 갤럭시는 그 차이가 너무 커]
[예를 들어 KBO의 2군 선수를 백업으로 데려다 놓은 것과 비슷한 수준이지.]
[에잉~! 그 정도는 오버지. 그래도 1군에선 될 수 있을 정도임.]
[oz.]
'만약 선배님들이 감독이고 갤럭시를 적으로 두고 있다면 어떻게 하실 거 같습니까?"
[단기전이라면 간단하지.]
[주전들의 체력을 소진시키는 방법이 있지.]
[아니면 부상을 입게 만드다던가.]
다소 거친 방법이지만, 흔히 나오는 일이었다. 스타 플레이어는 언제든지 경계의 대상이 된다. 특히 단기전에서 핵심선수가 가지는 영향력은 생각보다 컸다.
그래서 거친 플레이로 그들을 경기에 나오지 못하게 하는 방법을 쓰기도 했다.
'비난을 감수한다는 소리네요.'
[비난은 한순간이지만, 기록은 영원하니까.]
[거친 방법을 제외하고도 방법은 많지. 불법적인 방법과 합법인 방법 등 말이야.]
'어쨌건 상대의 표적이 되는 건 주전들이겠군요.'
[그렇지.]
[실력의 갭이 크다는 건 결국 주전들을 내리면 이길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진다는 거니까.]
주전과 백업의 실력 차이,
상대가 뭘 노릴지는 확실히 보였다.
결국 우리를 상대할 팀들은 장기전으로 끌고 갈 생각이라는 거네요.
[00 결국 그렇게 되겠지.]
[신생팀을 상대할 때 가장 스탠다드한 전략임.]
레전드들의 이야기에 신우는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초단기전으로 끝내면 되겠네요.."
[응?]
뭔 소리임?]
의문의 채팅이 끊임없이 올라갔다.
하지만 신우는 미소만을 지을 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오랜만의 휴식이다.
신우는 이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았다. 최대한 쉬면서 체력을 회복시켰다. 가장 신경 쓰는 건 역시 음식이었다. 떨어진 스테미너를 회복하고 근육에 난 상처와 피로들을 없애주는 재료들로 구성된 요리들이 하루 5번에 나뉘어 나왔다.
모두 에이드리언의 손길이 닿은 요리들로 맛 역시 매우 좋았다.
"네가 먹는 모습을 보면 확실히 요리할 맛이 나는군."
"그래? 네가 식당을 운영할 때는 나 같은 손님이 없었어?"
최소한 내가 경험했던 손님 중에 너처럼 먹는 손님은 없었다."
에이드리언의 시선이 테이블 한편에 쌓여 있는 빈 그릇으로 향했다.
그릇으로 산을 이루기라도 하려는 걸까? 십여 개의 그릇이 탑을 이루고 있었다.
"이런 식으로 매 끼니 먹는 사람은 단 한 명도 못 봤고 말이야."
"이렇게 먹어야 체력이 회복된다면서?"
"그건 장담하지. 포스트시즌 전까지 너의 체력은 정상으로 돌아올 거다."
먹는 것만이 아니었다.
요가와 마사지.
그리고 가벼운 트레이닝까지 겸하면서 신우는 최고의 몸 상태를 만들어갔다.
팀 신우는 오직 신우 한 사람을 위해서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신우의 몸 상태, 당일 컨디션, 열량섭취에 따라 어떤 프로그램을 실행할지 아니면 휴식을 할지 유기적인 협조가 이루어졌다.
덕분에 신우의 몸상태는 나날이 좋아져갔다.
[확실히 돈값을 하네..
[레알 이렇게 관리 받으면 앞으로 10년은 충분히 해먹을 듯.]
[이번에 재계약하고 종신 계약까지 가즈아~!]
레전드들도 인정할 정도로 이들의 팀워크는 잘 맞았다.
물론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다.
워낙 개성이 강한 사람들이라 그런지 불협화음도 제법 있었다.
하지만 프로페셔널함이 더 강했다.
덕분에 신우는 완벽한 관리로 포스트시즌을 준비할 수 있었다.
페넌트레이스 최종전.
[올림픽 스타디움을 가득 메운 관중들이 일제히 환호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환호의 주인공이 타석으로 들어섭니다!]
타석으로 들어서는 건 신우였다.
가볍게 배트를 돌리며 몸상태를 체크하는 그의 행동 하나하나에 스타디움을 찾은 팬들은 함성을 질렀다.
"시누~!! 한 방 날려 버려!!"
"너 보러 여기까지 왔다!!""
"뉴욕에서 왔어!! 오늘 한 방 보여줘!"
년 시러큐스의자랑이다!"
여기저기에서 들려오는 함성을 들으며 가볍게 몸을 푸는 신우의 모습이 전 세계로 중계되고 있었다.
[어제 경기에서 선발로 나섰던 정신우 선수, 이번 시즌 처음으로 퀄리티스타트가 아닌 3이닝만 투구하는 모습을 보여줬는데요. 어떻게 봐야 할까요?]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예열을 했다. 그렇게 해석해야겠죠.]
[예열! 정말 좋은 표현이군요. 확실히 정신우 선수는 이미 메이저리그 선발투수 중 가장 좋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 대업을 위해 걸어가고 있죠! 굳이 체력 소모를 더할 이유는 없을 듯합니다!]
캐스터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하지만 그 이야기에 모든 사람들이 동의하는 건 아니었다.
-예열 같은 소리하네. 루틴이 깨지는 게 더 뼈아프지.
-지, 루틴이 중요해서 로테이션을 지키는 게 더 나을 수도 있음.
느님들. 시누 올 시즌 투 웨이 플레이어로 풀시즌 치렀습니다. 루틴도 중요하지만 좀 쉬는 게 맞음.
-포스트시즌도 중요하지만, 그래도 팬들을 위해서 시누가 제대로 경기를 하는 게 맞다.
말맞추.
ㄴ 팬들은 포스트시즌에서 활약하는 걸 더 원할 걸?
-이 세상에서 제일 쓸데없는 걱정이 뭔지 암?
연예인 걱정?
그리고 또 하나. 바로 신우가 야구 못 할까봐
걱정하는 거임.
L LL ㅋㅋ 맞말이누.
이제 대중들도 알고 있었다.
신우를 걱정하는 게 얼마나 쓸데없는 일인지 말이다. 덕분에 훈수를 가장한 야잘알 코스프레를 하던 사람들은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정신우 선수가 타석에 들어섭니다. 오늘 경기를 앞두고 제이비어 감독이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디비전 시리즈 1차전 선발을 예고했죠?]
[예. 단호하게 말했죠.'1차전 선발은 당연히 신우다. 왜 이런 질문을 하는지 모르겠다."라면서 말이죠.]
[확실히 질문이 불필요한 거 같기는 하네요. 하하!]
단기전에서 1차전이 중요하다는 건 잘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그렇기에 제이비어는 작전이 아닌 정공법만 생각했다.
'시누가 있다면 우리는 이길 수 있다.
이러한 믿음을 주는 선수가 과거에도 있었을까? 레전드로 칭송받는 선수들이나 가능할 것이다.
'이미 그는 전설이다.
제이비어에게 신우는 그러한 선수들과 같은 반열에 오른 투수나 다름없었다.
[초구 때렸습니다~!!]
그리고 신우는 그러한 제이비어의 생각에 확고한 믿음을 주었다.
그림 같이 배트를 던지는 그의 모습에 관중들이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넘어갔습니다~!!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하는 정신우 선수!!]
그렇게 두 웨이 플레이어로서의 첫 번째 페넌트레이스를 마무리 했다.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각 팀에 이들간의 휴식이 주어졌다.
본래라면 와일드카드를 시작으로 바로 포스트시즌이 시작됐을 거다.
하지만 32개 구단 체재가 되면서 와일드카드가 사라졌다.
그로 인해 휴식일이 주어진 것이다.
덕분에 선수들은 페넌트레이스를 치르느라 지친 심신을 치유하며 휴식을 보낼 수 있었다.
신우 역시 집에서 쉬면서 휴식을 보냈다. 그런 신우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잠깐 나갔다 올게요."
"어디 가니?"
"미구엘이 잠깐 보자고 해서요."
"조심히 다녀오렴."
신우는 자신의 애마인 페라리를 몰고 약속장소로 향했다.
약속장소는 앤더슨이 거주하는 호텔이었다. 올해가 끝나면 FA가 되기에 앤더슨은 주택을 구매하지 않고 호텔에서 머물고 있었다.
고급호텔이기에 사람들의 눈을 피해 그의 스위트룸에 도착할 수 있었다.
"오~! 시누! 헤이~!! 우리의 에이스가 왔다고!"
"응? 시누 왔어?"
"왜 이렇게 늦었어?"
"빨리 들어와!"
안에는 이미 갤럭시의 선수들이 모여 있었다.
"뭐야? 파티하고 있었어?"
"이 정도로 파티라고 하면 섭하지. 여자도 없잖아."
앤더슨의 말대로 스위트룸 안에는 여자가 없었다.
"친목 도모야, 친목 도모..
그의 말대로 파티라기보다는 친목 도모라고 할 수 있었다.
신우는 피식 웃으며 안으로 들어갔다. 그 역시 동료들과 어울려 가볍게 음료를 마시면서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앤더슨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 기사 본 사람 있어?"
그가 손에 든 스마트폰을 흔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