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훈수로 메이저리거-245화 (245/281)

[00)

되는

신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이겨야죠.

[멋지누]

[가즈아~!!]

[우리도 포스트시즌까지는 보고 싶다!]

월드시리즈 다음 날,

레전드들과 이별한다.

불현듯 궁금한 게 떠올랐다.

그런데 포스트시즌이 끝나면 방송이 종료되는 겁니까? 아니면 날짜로 따지는 겁니까?"

[날짜로 카운팅 된다.]

'그렇군요.'

[그나저나 이런 순간에도 너는 쓸데없는 걸 고민한다?

'그래도 궁금한 걸요.'

[하여간 배짱이 좋다니까.]

[똥배짱임.]

[ ㅋㅋ]

채팅을 뒤로 하고 신우는 마운드에 섰다. 오늘 경기에서 이기면 지구우승이다. 그것은 신우를 비롯해 다른 선수들도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신우는 평소와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어째 분위기가 묵직하네요.

탁 트인 그라운드,

하지만 동료들의 분위기를 감지할 수 있었다. 긴장한 그들의 행동은 무거웠다. 이대로 두면 수비에서 실책이 나올 가능성이 컸다. 그렇게 되면 최악이지.]

[지

[레알 1회부터 실책이 나오면 오늘 경기가 엉망이 될 가능성이 큼.]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다.

그건 야구에서도 통용된다.

1회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는 이유 중 하나였다. 지금과 같은 분위기라면 엉망이 되기 충분했다. 특히 신생팀인 갤럭시는 1회를 망치게 되면 그것을 되돌릴 방법이 많지 않았다.

[거기에 시즌 후반이란 것도 걸림돌이지.]

[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잊게 되겠지만, 포스트시즌이 코앞이니 영향이 갈 수도 있음.]

로진을 손에 묻히며 신우는 생각을 정리했다.

"한 마디로 실책할 기회를 주지 않으면 된다는 거네요.'

[정답.

[그런데 그럴 방법이 있나?]

'글쎄요. 정답일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해야 할 건 확실해지는 거죠."

[그래?]

[그게 뭐임?]

'간단합니다."

신우가 피처 플레이트를 밟고 섰다.

'초반부터 전력으로 가겠습니다."

선발투수의 완급조절은 상식이다.

하지만 신우는 지금 그걸 포기하겠다고 말하는 것이다.

[양날의 검이 될 수도 있음.]

'알고 있습니다.

[최근 불펜도 흔들리는 거 모름?']

[네가 일찍 내려가면 그 여파는 꽤 클 수도 있다.]

레전드들의 우려를 표했다.

최근 갤럭시는 뒷문이 무너지고 있었다. 가장 믿음직한 신우가 완급조절을 하지 않고 5회 이전에 내려온다면?

그의 뒤를 맡아줄 투수가 없는 실정이었다. 하지만 신우는 이미 마음을 정했다.

전 녀석들을 믿습니다.'

동료를 믿는다.

가장 어렵지만, 신우는 그것을 해내고 있었다. 조구 사인을 교환한 신우가 투구자세에 들어갔다.

[정신우 선수, 와인드업~!!]

[초구가 중요합니다!!]

중계진에서도 초구의 중요함을 이야기하고 있을 때. 와인드업에 이어 투구에 들어간 신우가 몸을 비틀었다.

'제가 해야 될 건 녀석들이 정상으로 돌아올 때까지…'

과직!!

슬라이드 스텝에 이어 스파이크의 징이 마운드에 박혔다.

'시간을 버는 겁니다.

후웅~!!

하체에서 시작된 힘이 몸을 타고 위로 치솟았다. 골반과 상체를 돌리자 힘은 어깨에서 팔을 타고 손끝으로 이어졌다.

"흐아앗~!!"

신우는 그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기합을 터트리며 있는 힘껏 공을 뿌렸다.

쐐애애애액-!

그의 손을 떠난 공이 매서운 속도로 날아들었다. 코스는 타자의 어깨높이.

구종까지 읽은 타자가 있는 힘껏 배트를 돌렸다. 정확히 말하면 타자는 처음부터 패스트볼만을 노리고 들어왔다.

그것도 하이 패스트볼을 말이다.

간결한 스윙은 정확히 공을 노리고 있었다. 완벽한 타이밍.

평소 신우의 공이었다면 안타 혹은 그 이상을 만들어내도 이상할 게 없었다.

하지만 오늘 신우의 초구는 평소와 달랐다.

"떨어지지…!"

공은 떨어진다.

이는 불변하는 진리다.

그래서 타자들은 끊임없는 훈련을 통해 공이 낙하하는 각도를 찾아낸다.

그리고 그것을 감으로 알고 있다.

보는 것이 아니다.

단지 익숙해진 감각으로 알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갑자기 덜 떨어지는 타구를 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라이징 패스트볼이 바로 이 부분을 공략하는 것이다. 착시효과로 인해 떠오르는 듯한 무브먼트를 보일 정도로 덜 떨어지는 패스트볼.

그것이 위력적인 이유는 다른 투수들의 패스트볼보다. 덜 떨어지기 때문이다.

신우가 메이저리그에서 단숨에 최고의 위치에오를 수 있었던 게 바로 공의 회전 때문이었다.

공의 회전수가 높다 보니 수직 무브먼트 역시 메이저리그 최고 수준이었다.

평균 28m의 수직 무브먼트를 보여주는 그의 공은 확실히 다른 투수들보다 덜 떨어졌다.

그리고 그러한 데이터는 상대팀 역시 알고 있었다. 그래서 신우를 상대하는 날이면 상대 타자들은 배트의 스윙을 평소보다 높인다.

그건 오늘 신우를 상대하는 마이애미 말린스의 타자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않아……

하지만 그들은 오늘 최악의 상대를 맞이하게 됐다. 초반부터 전력투구를 택한 신우를 말이다. 뼈어억!!

공이 배트의 위를 지나 그대로 미트에 꽂힌 뒤..

후웅-!!

배트가 힘없이 허공을 갈랐다.

완벽하게 늦은 타이밍.

타자는 황당한 얼굴로 미트에 꽂힌 공을 바라봤다.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3㎝는 더 위에 미트가 위치해 있었다.

"스윙! 스트라이크!"

구심의 콜에 타자는 그제야 깨달았다.

'경기 도중에 데이터를 수정해야 한다고?"

그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오늘 신우를 상대로 힘든 싸움이 될 것이란 예감이 들었다.

메이저리그는 꿈의 무대다.

그곳에 온 선수들은 모두 최고였다.

하지만 최고라고 해서 장점만 있는 건 아니었다. 단점도 분명히 존재했다.

그리고 메이저리그는 그러한 단점을 끝없이 공격해 선수를 공략했다.

그건 타자건 투수건 다를 바 없었다.

뼈어억!!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대단합니다! 엄청납니다! 도무지 타자들이 건드리지도 못합니다!!]

[이런 모습도 이제 익숙합니다만, 오늘은 더 특별합니다. 기합이 팍 들어가 있는 모습이에요.]

[그 증거로 102마일의 광속구가 계속해서 찍히고 있습니다!!]

102마일.

신우의 최고구속으로 알려진 공이었다.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단 몇 차례밖에 던지지 못했던 구속.

그런 공이 연달아 전광판에 꽂히고 있었다. 남들이 보기에는 신우의 컨디션이 최고조에 이른 듯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사실 신우의 컨디션은 좋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면 체력이 빠른 속도로 떨어지고 있었다.

'역시 전력투구는 힘드네요."

[당연하지.]

[전력투구를 3.2이닝 동안 한다는 건, 클로저로 등판해서 4이닝을 던진 것과 같은 거임.]]

[그나마 지금까지 버틴 건, 네 체력이 괴물 같아서임.]

[지금이라도 완급조절을 하지?]

선발두수에게 완급조절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게 되지 않으면 메이저리그 마운드를 지킬 자격이 없는 셈이다.

하지만 신우는 아직 그러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아직 멀었습니다.'

[얼마나 더 던지려고?]

'녀석들이 제정신을 차릴 때까지요.'

몸을 돌려 로진을 손에 묻힌 신우의 시선이 동료들에게 향했다.

관중들이나 중계를 통해 보는 이들은 느낄 수 없다. 현재의 신우가 어떤 마음으로 피칭을 하는 것인지 말이다.

하지만 동료들은 다르다.

같이 경기를 뛰고 있기에 느낄 수 있었다.

'저 녀석……'

'도대체 무슨 생각인 거야?"

'처음부터 전력투구라고?'

'이런 건 시누의 피칭이 아니야."

수비들만이 아니었다.

멀리서 지켜보는 불펜의 투수들 역시 알고 있었다.

"왓더! 도대체 시누는 무슨 생각인 거야? 마치 클로저처럼 공을 던지고 있잖아? 저대로 던지면 금방 체력이 바닥나서 쓰러질 거라고, 코치! 당장 올라가서 뭐라고 이야기라도 해줘야 하는 거 아니야?!"

"닥쳐, 미구엘! 여기 그걸 모르는 사람은 없으니까."

불펜코치의 말에 말 많던 미구엘이 입을 다물었다. 코치는 주위를 둘러보다 다시 신우에게 시선을 고정했다.

"아직도 모르겠냐? 녀석이 왜 전력투구를 하는 건지."

"예?"

"너희들이 아직 얼빠져 있으니 녀석이 이야기하는 거다. 어서 정신 차리고 경기에 임하라고 말이야."

불펜의 누구도 입을 열지 못했다.

한 마디로 자신들이 믿음직스럽지 못하니까, 신우가 전력투구를 한다는 이야기였으니까 말이다.

그들을 보며 코치가 말을 이어갔다.

"정규시즌에서는 괜찮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에선 있을 수 없는 일이야. 거기는 한 경기, 한 경기가 벼랑 끝에 서 있는 것과 같다. 집중하지 못해서 1패를 하는 순간 그대로 끝이다. 끝!"

신우의 전력투구는 단순히 지구우승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

포스트시즌,

그의 시선은 오직 그곳을 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사실은 불펜의 두수들만이 아니라 그라운드의 수비들 그리고 벤치에 있는 선수들도 모두 알 수 있었다.

무엇보다 가장 잘느끼고 있는 건 바로 토마스였다.

'말하지 않고 묵묵히 우리를 이끄는구나."

말없이 동료를 이끄는 발걸음.

어려운 길이다.

그렇기에 토마스는 생각했다.

'외롭게 혼자 걷게 하지는 않는다.

토마스가 미트를 내밀었다.

'나도 함께 간다.

그리고 그런 생각을 하는 건 토마스만이 아니었다.

[세 번째 아웃카운트를 위해 던집니다~!!]

와인드업에 이어 신우가 공을 뿌렸다. 그의 손을 떠난 공이 매서운 속도로 날아들었다. 하지만 코스가 나빴다.

몸쪽 가운데로 들어오는 밋밋한 코스였다.

후웅-!!

타자는 그걸 놓지지 않고 배트를 돌렸다. 경쾌한 소리와 함께 타구가 파르게 날아갔다. 낮고 빠르게 날아가는 타구는 누가 보더라도 내야를 벗어날 타구였다.

그 순간.

팟~!!

3루수 제이슨이 몸을 날렸다.

묵직한 소리와 함께 타구가 글러브에 빨려 들어갔다.

[잡았습니다!! 동물적인 감각으로 내야를 빠져나가는 타구를 잡아낸 제이슨!! 엄청난 호수비를 보여줍니다!]

[실투였습니다만, 제이슨 선수의 뛰어난 집중력이 안타성 타구를 잡아냈습니다!]

[4회 세 번째 아웃카운트가 올라가며 정신우 선수의 호투가 이어집니다~!!]

내야의 다른 선수들도 집중력을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묵묵히 선두에 서서 이끌던 신우의 뒤를 따르기 위해서 말이다.

6이닝 무실점 1피안타 2볼넷 12탈삼진, 최종전에서 보인 신우의 완벽한 호두였다. 비록 퍼펙트는 깨졌지만, 신우는 무실점 피칭을 이어가며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제이비어 감독은 그를 일찍 강판시켰다. 이유는 간단했다.

'초구부터 전력투구했으니 체력이 일찍 떨어질 수밖에 없지."

제이비어는 노련한 감독이다.

당연하게도 신우의 상태를 간파했다.

그래서 그를 일찍 내리고 불펜을 가동시켰다. 무엇보다 선수들이 각성을 한 것 역시 신우를 일찍 내릴 수 있게 된 계기였다.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걱정이 컸는데."

사실 제이비어는 지구우승에 대해 큰 걱정을 하지 않았다.

파이리츠가 지면 자연스럽게 지구우승으로 이어진다. 확률상 포스트시즌에 가까운 건 갤럭시였다. 오히려 그가 걱정한 것은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다음이었다.

'우리 선수들은 기분에 의한 실력의 고저가 크다. 단기 전인 포스트시즌에선 그것이 약점이 될 수밖에 없지."

단기전은 한 경기, 한 경기가 중요하다. 선수들이 매 경기 집중하지 않으면 더 위로 올라갈 수 없다.

지금같이 기분파로 경기에 임하면 월드시리즈는커녕 디비전 챔피언도 힘들다.

'나는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선수들을 깨울 생각이었다.'

제이비어는 선수들을 말로 설득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신우는 말로서 선수들에게 이야기하지 않았다.

'스스로 움직여서 선수들을 깨우다니."

실로 팀의 리더밖에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리고 그 효과는 대단했다.

퍽!!

[잡았습니다!! 루카스 선수의 환상적인 점프캐칭!! 그리고 착지하자마자 1루로 공을 뿌립니다!!]

"아웃!!"

[더블플레이가 만들어집니다!! 주자의 오버런을 놓치지 않고 아웃카운트를 올리는 루가스 선수!! 대단한 집중력입니다!!!

[경기가 후반에 접어들었지만, 선수들의 집중력이 매우 뛰어납니다.]

선수들은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경기에 몰입해서 플레이를 이어가고 있었다.

'이 상태라면…'

갈 수 있다.

월드시리즈의 무대에 말이다.

경기종료 이후,

언론들이 속보로 하나의 기사를 업데이트했다.

[(속보)몬트리올 갤럭시 창단 첫해 지구우승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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