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수로 메이저리거 213화
갤럭시는 신생팀답지 않게 매진경기가 메이저리그 전체 6위에 올라 있었다.
전체 관중 수를 보더라도 전체 5위에 이를 정도로 좋은 관중동원력을 지니고 있었다.
같이 창단한 멕시코시티 드라코의 관중 순위가 전체 22위에 머무는 것을 생각했을 때 매우 높은 순위였다.
전문가들은 이런 격차가 벌어진 것에 대해 여러 이유를 들었다.
지역 특성, 팀의 마케팅 등.
다양한 이유를 뽑았지만, 그중에서 첫 번째로 꼽은 건 스타 플레이어의 유무였다.
[드라코 역시 새로운 시즌을 시작하면서 멕시코의 스타 조세 루이스를 영입했습니다.
그는 멕시코에서만큼은 엄청난 스타입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전체를 놓고 보면 조금 미묘하죠. 특히 올 시즌 성적이 무척 저조합니다.
자국 내 스타라 여전히 많은 환호를 받고 있지만, 성적이 저조하니 티켓 파워는 약해지고 있죠.
반면 '게임제인저' 시누를 보도록 하죠. 그는
메이저리그 전체를 놓고 보더라도 엄청난 인기를 이끌고 있습니다.
메이저리그 전체 1위의 유니폼 판매량이 그것을 증명하고 있죠.
또 그는 투 웨이 플레이입니다.
그냥 투수와 타자를 동시에 해내는 것이 아닌, 두 포지션 모두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손에 꼽을 정도로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습니다.
이는 데드볼 시대에 종언을 고하고 라이브볼 시대를 이끌고 온 베이브 루스의 업적을 뛰어넘는 것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습니다.]
베이브루스는 홈런으로 데드볼 시대를 끝냈다. 많은 전문가는 베이브루스가 나오지 않았더라도 결국 야구는 홈런의 시대를 맞이했을 거라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가 등장함으로 인해 시대의 변화가 최소 20년은 단축된 것이란 것에는 누구도 반박하지 못했다.
그런 베이브루스의 업적과 비교한다는 건 신우의 현재 행보가 위대하다는 이야기였다.
그 이야기를 듣는 루스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아무도 모른다.
왜냐하면 그는 죽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 한 사람.
신우만은 그의 반응을 알 수 있었다.
[헐~ 이런 애송이를 나랑 비교하네.]
그의 채팅을 직접 볼 수 있었으니 말이다. 채팅창에 올라온 그의 실시간 반응에 신우가 무어라 반응을 하기도 전에 다른 레전드들의 채팅이 올라갔다.
[ㅋㅋㅋㅋ 이제 애송이라 하긴 어렵지.]
[지
[완전 머기업 됐자너.]
[이제는 선배도 시누한테는 안 됨.]
[세대교체지 ㅋㅋ]
[아놔, 이것들 이제 자기네들 일 아니라고 막말하네.]
[막말이 아니라 사실임.]
[루스 기억하는 건 이제 틀딱들도 아니고 병풍 뒤에서 향내 맡는 애들이나 기억하겠지 ㅋㅋㅋ]
[엌ㅋㅋ 팩폭 자제요.']
[야! 콥! 너도 어차피 내가 등장하면서 뒷방 늙은이 됐잖아!!]
[ㅇㅇ 그러니까, 너도 내 기분 느끼라는 거임.]
난장판이 된 채팅창을 보며 신우가 고개를 저었다. 저 양반들과 알고 지낸 지 몇 년이 지났지만, 저런 모습은 여전히 적응되지 않았다.
그때 어머니가 주방에서 나오셨다.
"왜 고개를 흔들고 있어?"
"아, 그냥 목이 좀 비근해서요."
"괜찮은 거야? 노아에게 마사지 좀 해달라고 하든가."
"그 정도는 아니에요. 참, 얼마 전에 에이드리언 이랑 마트에 다녀오셨다면서요?"
"응? 응. 들었니?"
대답하는 어머니를 보며 신우는 그녀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있었다.
'마치 내가 예전에 새로운 글러브를 가지고 싶을 때 짓던 표정 같아."
[결국 부모도 사람이라는 거지.]
[자식은 가지고 싶은 게 있으면 스스럼없이 이야기할 수 있지만, 부모는 자식에게 그럴 수 없어. 왜나하면, 자신이 보호해야 할 대상에게 이야기하는 거니까.]
레전드들의 채팅에 확신을 가졌다.
어머니는 원하는 게 있었다.
다만 그걸 이야기하지 못했다.
자식에게 그런 이야기를 스스럼없이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도 있을 거다.
하지만 최소한 자신의 어머니는 그럴 수 없었다.
[이럴 때는 네가 먼저 다가가는 게 정답이다.]
'예'
대답하며 신우는 생각하고 있던 걸 이야기했다.
"사실 올 초부터 꾸준히 투자와 관련된 이야기가 들려오고 있었어요.."
투자?"
"네. 아무래도 돈이 많아지니 주위에서 그런 이야기를 많이 해주네요. 그래서 한국이나 캐나다에 건물을 하나 구매할까 생각 중이에요."
"건물을 산다고? 하. 하지만……"
한선예는 목젖을 때리는 말을 뱉지 못했다. 아들이 수백억을 벌지만, 아직 그녀의 머릿속에는 서민의 삶이 남아 있었다.
당연하게도 그녀의 머릿속에 건물을 산다는 것과 같은 일은 아직도 먼 나라 이야기였다.
'하지만 신우는 다르지."
자신이 그렇다고 해서 아들까지 그렇게 살라는 법은 없다.
아들은 스스로의 능력을 통해 막대한 부를 모으고 있었다.
그것에 대고 자신의 가치관을 내세우는 건 못난 부모가 하는 짓이었다.
신우는 이미 훌륭한 성인이었으니 말이다.
"그래. 네가 어련히 알아서 잘 하겠지. 하지만 너무 남의 말만 듣지는 말고."
아들을 성인을 대하자고 마음을 먹었지만, 걱정이 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예, 그리고 건물을 매입하면 어머니가 관리를 해주셨으면 해요."
"내가?"
"네. 1층 상가에 베이커리 가게를 여시고 그곳을 운영하면서 건물관리도 해주시면 좋을 거 같은데, 어머니 생각은 어떠세요?"
그제야 한선예는 알 수 있었다.
어째서 신우가 건물을 매입하겠다고 했는지 말이다.
"아들, 마음은 고맙지만, 굳이 나 때문이라면…."
"에이! 엄마, 아들이 효도 좀 할 겸 이러면 그냥 모른 척 받아주세요."
신우의 말에 한선예의 입가에 미소가 그려졌다.
"내가 너무 눈치가 없었나?"
"조금요? 사실 효도라고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투자목적이에요. 베이커리 가게에도 제가 투자하는 거라 생각하시민 돼요."
마지막까지 자신이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해주는 아들의 말에 한선예가 미소를 지었다.
"그래, 그렇게 생각하마."
신우의 성적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을 때. 갤럭시에는 한 가지 고민이 생겼다. 바로 선수단의 성적이었다.
"예상대로 성적이 조금씩 떨어지는군요."
제이비어 감독은 보고를 받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어쩔 수 없지. 날이 더워지고 거기에 기온차가 심한 곳들로 원정을 떠나민서 체력적으로 부담이 될 수밖에 없어."
"그것도 문제지만, 주전급 선수들의 피로가 누적되는 게 가장 큰 문제입니다."
"백업들과 조금씩 교체하면서 경기에 내보내는 게 어떨까요?"
"후우~! 그러고 싶지만, 쉽지는 않군."
신생구단의 가장 큰 약점은 않은 선수층이었다. 기존구단들은 주전과 백업의 실력차이가 있지만, 그래도 격차가 크지 않았다.
오랜 세월 선수들을 훈련시키며 백업들의 수준을 끊임없이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거기에 유망주들을 매년 데리고 와서 그들을 성장시키며 주전들의 공백을 메웠다.
신생구단은 그러한 작업을 할 시간이 없었다. 특별지명과 각종 혜택이 주어지면서 격자를 줄일 수 있도록 해주었지만, 한계가 있었다.
"무엇보다 선수들이 풀 시즌을 어떻게 치러야 하는지 모르고 있습니다."
야구의 풀 시즌은 160일이 넘었다.
즉 1년의 절반이란 시간을 훈련과 경기를 반복하며 지내야 했다.
특히 미국의 이동 거리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제아무리 전용기를 이용한 이동을 한다지만, 그로 인한 피로는 자연스레 쌓이게 된다.
베테랑 선수 혹은 풀 시즌을 경험해본 이들은 이러한 부작용을 알기에 스스로의 루틴을 만든다.
하지만 갤럭시의 선수들은 대부분 신인급 선수들이다.
경력이 있는 이들도 풀 시즌을 치러본 선수는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다.
물론 그들 중에서도 빛이 나는 선수가 있었다.
"유일하게 체력적으로 문제가 없는 선수는 시누입니다. 녀석은 6월이 되기 전부터 서서히 훈련의 강도를 줄이면서 체력을 보존하는 형태로 바꾸었습니다."
"녀석의 팀이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은 정말 환상적이에요."
신우의 강도 높은 훈련은 잘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그는 시즌 내내 같은 강도를 유지하지 않았다. 여름이 되면 강도를 낮추면서 체력을 비축하는 작업에 들어간다.
그런 모습은 몇 년 동안 메이저리그에서 풀 시즌을 지른 베테랑들에게나 나오는 모습이었기에 코치진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녀석은 큰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군."
"예. 하지만 다른 선수들은 무언가 대책이 필요합니다."
"6월의 성적이 더 떨어지기 전에 말이죠."
타격코치의 말에 제이비어의 시선이 화이트보드로 향했다.
거기에는 6월의 승패가 적혀 있었다.
16전 5승 11패,
5승 모두 신우가 활약한 경기들이었다. 그렇다고 신우가 다른 경기에서는 부진했느냐하면 그것도 아니었다.
'이런 말을 들어도 할 말이 없지.'
제이비어의 시선이 탁자 위에 놓인 신문으로 향했다.
[원맨팀 갤럭시의 추락.]
언론과의 허니문 기간이 끝났음을 알리는 제목이었다.
6월이 끝나가고 있을 때,
신우의 올스타전 참가가 확정되었다.
[메이저리그 올스타 3년 연속 출전 확정!]
[득표율 72%로 메이저리그 전체 득표율 1위에 오른 정신우!]
팬 투표에서 압도적인 득표율을 얻은 신우의 올스타 출전.
하지만 충격적인 소식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메이저리그 사무국, 정신우에게 홈런레이스 참가 요청!]
[투 웨이 플레이어로서 최초의 홈런레이스 참가자가 될 것인가?
[메이저리그 전체 홈런 순위 7위의 정신우! 홈런레이스에 참가할까?]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신우에게 공식적으로 홈런레이스 참가를 요청한 것이다.
홈런레이스는 선수들에게 결정권이 있다. 사무국이 요청하더라도 선수는 기권을 할 수 있었다. 이에 대한 대중들의 반응은 반반이었다.
-홈런레이스에 굳이 나가야 함?
-홈런레이스에 나갔다가 괜히 페이스 깨지면 손해 아닌가?
-그래도 올스타전의 꽃인데, 나가면 좋지.
그렇긴 한데, 득보다 실이 큼,
-두웨이 플레이어로서 최초 참가라는 점에서 나가는 게 좋을 듯.
상징성이 있긴 하지만, 팀 성적도 안 좋은데,
굳이……
-그런데 신우 선발로도 나가지 않을까?
홈런레이스에 나간 선수가 선발로도 나간다고? L L그럴 수가 있나?
LL L사무국이 신우 밀어주려는 게 보이니 가능할 수도.
메이저리그의 여러 징크스.
그중에는 홈런레이스 징크스 역시 있었다. 홈런이란 단순히 강하게 때린다고 해서 나오는 게 아니었다.
자연스러운 타격에서 나오는 게 홈런이었다. 그런데 경쟁을 하다 보면 자연스레 몸에 힘이 들어가게 되고 그러다 타격 밸런스를 잃어버리는 일이 많았다.
실제 홈런레이스에서 우승한 선수 중 후반기에 저조한 성적을 올린 이들도 많았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았다. 올스타가 열리는 시기는 7월 초순으로 분기점을 막 지나는 시기다.
거기에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면서 자연스레 선수들의 성적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즉, 홈런레이스가 선수의 성적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단 주장이었다.
이러한 이유로 결국 선택은 선수의 몫이었다. 신우 역시 제안을 받고 곰곰이 생각했다. 물론 남들이 보기에 그런 거지, 그의 눈앞에선 채팅이 어지럽게 올라가고 있었다.
[뭘 고민합?)
[당연히 나가야지.]
[투 웨이 플레이어로서 최초로 나갈 수 있는 기회를 발로 차버릴 건 아니지?]
[지. 네가 미루는 순간, 다른 놈이 와서 채간다.
[네가 이런 활약을 펼친 이상, 결국 다른 놈들도 투 웨이 플레이어로 나올 가능성이 큼.]
[ㅇㅇ 한 번 놓진 기회는 다른 놈이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
레전드들의 의견은 압도적으로 참가가 높았다. 그리고 신우 역시 같은 생각이었다. 물론 참가해야죠."
홈런레이스 참가를 거절할 이유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