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훈수로 메이저리거-190화 (190/281)

훈수로 메이저리거 190화

몬트리올의 한 사무실.

꽤 넓은 사무실에 한 남자가 앉아 무언가를 하고 있었다.

"흐흐, 이걸 여기에 집어넣으면,

동양인으로 보이는 그는 기분나쁜 웃음을 흘리며 키보드를 두드렸다.

딸칵!

딸칵!

뒤이어 마우스를 클릭하면서 무언가를 조작했다. 잠시 후,

"환- 성! 크~! 이번에도 완벽한 편집이었어!"

자신이 만들어낸 결과물에 만족해한 남자는 곧장 유튜브에 접속했다.

[구독자 220만 명

"와 오늘 아침에 200만이었는데, 반나절 만에 20만 명이 늘었네. 하긴 이렇게 야구를 하는데 늘어날 수밖에 없겠지."

남자는 감탄하며 스튜디오 들어가 동영상을 업로드했다.

편집한 동영상을 올리고 제목을 입력했다.

[정신우 하이라이트 #1]

제목은 담백하게~!"

다른 채널 같으면 제목부터 정성스럽게 짓는다. 많은 노출과 신규유입을 위해서다. 하지만 T.S.W는 그럴 필요가 없었다. 노출이야 신우의 활약으로 충분하니 말이다.

"그리고 뒤에 영어 제목까지 넣고……"

타다다다~!

"업로드!!"

업로드가 되는 걸 확인한 남자가 기지개를 켰다.

"오늘 경기에서 좋은 영상이 나와서 하이라이트가 더 풍부해졌어. 크~! 우리 사장님 정말 대단하다니까. 어떻게 혼자 던지고 혼자 점수내서 이기냐?"

T.S.W의 유튜브 담당자인 이동우는 포털사이트에 뜬 기사를 확인했다.

[몬트리올 갤럭시의 슈퍼스타 정신우, 또 일인 야구를 하다!!]

[메이저리그 몬트리올 갤럭시 소속 정신우 선수가 또 한 번 일인 야구를 선보이며 전 세계 야구 팬에게 충격을 선사했습니다.

(중략)

마운드에서 8이닝 무실점 1피안타 17탈삼진을 잡아냈고, 타석에서는 4타수 2안타(1홈런)2타점을 기록하며 팀의 2대 0 승리를 견인했습니다.

정신우 선수의 이런 활약에 메이저리그 커미셔너인 롭 맨프레드는 자신의 SNS계정에 '역사상 최고의 슈퍼스타' 라는 코멘트와 함께 정신우 선수의 사진을 게재했습니다.]

커미셔너가 직접 SNS에 올리다니?

이것만으로도 신우의 현재 위치를 알 수 있었다. 메이저리그 구단의 다수가 전용기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전부는 아니다.

재정 상황에 따라 없는 곳도 있었다.

몬트리올 갤럭시는 전용기가 있는 구단이었다. 2층짜리 전용기의 내부를 모두 수리해 선수들과 코칭 스태프들이 편하게 오갈 수 있었다.

'메츠보다 더 좋네."

[크으 ! 구단주가 재벌이니까, 이런 게 좋네.]

[그냥 재벌도 아니지. 10위 안에 든다면서?]

[클라스가 다르네.]

그때 에이드리언이 신우에게 다가왔다.

"음료입니다."

"고마워요."

갤럭시가 신우에게 해준 혜택은 여러 가지다. 그중 하나가 바로 림 신우의 원정경기 동행이었다. 모든 멤버가 동행할 순 없다.

총 3명이 동행할 수 있었다.

그 멤버들은 에이드리언, 그레이엄 그리고 노아였다.

"헤이, 시누. 이거 봤어?"

그때 루카스가 다가와서 스마트폰을 내밀었다. 신우는 음료를 한 번에 들이키며 스마트폰의 화면을 봤다.

"유튜브에 올라온 건데, 네 하이라이트 영상이던데? T.S.W4992/?"

"응. 직원이 올렸나 보네."

"이야~ 영상 엄청 잘 만들었네. 조회 수도 벌써 백만이넘었던데? 댓글 반응도 좋고,

"응? 한국어도 알아?"

"영어로 달려 있던데?"

루카스가 화면을 밑으로 내렸다.

그의 말대로 영어로 달린 댓글이 많이 보였다. 한글과 비율로 보자면 1:1 수준이었다.

"오오, 정말이네."

"요즘 내 주위에서도 너에 대해 물어보는 애들 많더라."

미국에서의 인기야 잘 알고 있었다.

뉴욕에서도 그랬고 원정경기에서도 많은 팬에게 둘러싸였으니 말이다.

"응? 중국어도 있네?"

"그러게."

"이건 불어 아닌가?"

"불어?"

옆에 앉아 있던 루이스가 슬쩍 고개를 들이밀었다.

"불어 맞네."

"불어에 대해서 알아?"

"예전에 프랑스에서 잠깐 살았거든. 뭐, 간단하게 해석하면 야구는 모르지만, 시누는 대단한 거 같다. 그러는데?"

"오올~ 완전 월드스타잖아."

그 뒤로도 다양한 언어들로 댓글이 달렸다. 이건 예상하지 못했다.

베이스볼의 인기가 높은 곳은 일부 국가에 한정되어 있었다.

그리고 신우는 그 일부 국가에서 인기가 높았다. 유튜브를 만든 이유도 국내 팬들과의 소통을 위해서였다.

그런데 예상하지 못했던 국가의 팬들이 댓글을 다니 기분이 좋았다.

[어깨에 뽕 들어가겠.]

[야야, 옆에 있는 애 봐라.]

[눈빛에서 존경이 잘잘 흐르네.]

루이스만이 아니었다.

전용기에 타고 있는 선수단의 분위기가 바뀌었다. 이전에는 신우에 대해 불만을 가진 이들도 몇몇 있었다.

하지만 일인 야구를 보고는 생각을 바꾸었다.

'다른 세계에 사는 놈이야.'

이 녀석은 우리랑 다르다.'

자원이 다른 야구를 한 신우에게 더 이상 경쟁심도 들지 않았다.

드는 건 오로지 경외심이었다.

전 세계에서 즐기는 스포츠는 무엇일까? 그건 다름 아닌 축구다.

공 하나만 있으면 세계 어디에서도 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

월드컵은 전 세계인의 축제라 부를 정도로 높은 인지도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리는 곳은 따로 있었다.

바로 NFL이었다.

약 160억 달러의 수익을 올리며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리는 스포츠로 이름을 올렸다.

2위가 메이저리그로 연간매출이 107억 달러에 달했다.

3위는 NBA였고 4위가 EPL로 73억 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이렇게 매출에서 큰 폭의 차이를 보였기에 역대 커미셔너들은 굳이 세계로의 확장을 꿈꾸지 않았다.

미국에서만으로도 충분한 수익이 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 커미셔너인 롭 맨프레드는 달랐다.

"이번 몬트리올 갤럭시의시청률이 38%를 기록했습니다. 당일 열린 메이저리그 경기에서 1위에 해당하는 기록입니다."

"멕시코시티 드라코는 미국에서 22%, 멕시코에서는  57%의 시청률을 기록했습니다."

롭 맨프레드는 베이스볼의 세계화를 꿈꿨다. 그래서 32개 구단 체재를 선언했고 스타들을 양성하기 위해 노력했다.

배트 플립을 허용한 것 역시 베이스볼에 대한 매력을 높이기 위한 수단이었다.

선수들의 반발은 심했다.

노조에서는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선수들이 만든 규칙을 외부에서 터치하지 말라는 내용이었다.

롭은 그런 노조를 꾸준히 설득했다.

유튜브와 MLB.COM 그리고 각종 방송을 통해 배트 플립 영상을 내보냈다.

팬들은 열광했다.

그러한 반응을 데이터로 만들어 노조에 꾸준히 보냈다.

어째서 배트 플립이 필요한지.

팬들이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그리고 지금과 같은 정적인 경기를 이어가면 메이저리그의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걸 보여주었다.

결국 노조도 승낙할 수밖에 없었다.

롭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중국을 방문해 프로리그의 확대를 부탁했고 영국에서는 양키스와 레드삭스의 개막전을 열었다.

SNS와 유튜브를 활용한 마케팅에도 힘을 쏟았다. 덕분에경기장을 찾는 관중의 숫자는 줄었지만, 메이저리그의 1년 매출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구단들은 롭에게 환호를 보냈고 그는 커미셔너를 연임할 수 있었다.

"메츠 쪽이 조금 심각합니다."

"여전히 그런가?"

"예. 팬들의 관심이 죽으면서 홈경기에서 관중동원력이 크게 필어졌습니다. 거기다 진류 그룹도 투자에 적극적이지 않아서 단기간에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최근 골칫거리는 뉴욕 메츠다.

구단이 매각된 것은 다행이지만, 새로 구단주가 된 진륭 그룹이 적극적으로 투자하지 않았다.

거기다 작년에 똥을 그렇게 싸놓고 갔으니.'

팀 우승을 포기하고 간판들을 모조리 내보내는 만행을 저질렀다.

팬들의 정이 떨어지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다음 안건은?"

"신우 정에 대한 겁니다. 최근 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캐나다와 미국 그리고 한국은 물론이거니와 일본과 중국 그리고 영국에서도 검색 빈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오! 그래?"

신우에 대한 소식은 언제나 반갑다.

롭은 베이스볼이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위해선 결국 슈퍼스타가 탄생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2010년대부터 꾸준히 슈퍼스타들을 밀어주고 있었다.

마이크 트라웃과 브라이스 하퍼가 그랬고 애런 저지나 코디 벨린저 그리고 오타니 쇼헤이까지.

모두 마케팅적으로 사무국에서 밀어주었던 선수들이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신우가 레이더망에 포착됐다. 오타니 이후 유행이 된 투 웨이 플레이어. 하지만 누구도 신우와 같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자연스레 대중의 관심은 높아졌다.

처음에는 야구 국가들을 중심으로 이어졌지만, 하이라이트 영상이 퍼지면서 점점 전 세계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었다.

'관심이 없던 스포츠라 하더라도 슈퍼스타급 플레이어가 등장하면 관심을 가지게 된다.

축구의 메시, 농구의 르브론 제임스, 테니스의 나달과 페더러와 같은 선수들.

각 스포츠를 대표하는 선수들은 그 종목에 관심이 없더라도 이름을 듣게 된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에는 이런 선수가 부족했다. 메이저리그 최고스타였던 마이크 트라웃은 미국에서의 인지도만 높다.

전성기 클레이튼 커쇼나 게릿 콜도 마찬가지였다. 트위터의 팔로워도 다른 스포츠의 슈퍼스타들과 비교하면 턱없이 모자랐다.

그만큼 전 세계적인 관심을 끌지 못한단 소리였다. 하지만 신우는 달랐다.

"채널 T.S.W에서 올린 동영상들의 반응도 좋습니다. 영상 퀄리티도 나쁘지 않아서 MLB.COM에서 소개를 해도 좋을 거 같습니다."

"좋은 생각이군. 그쪽과 접촉을 해보도록 해."

"알겠습니다."

"그리고 지금 시누의 홈런 순위가 어떻게 되지?"

"어제 홈런까지 포함해서 5개를 기록 중입니다."

흠, 조금 아쉬운데."

3월부터 시작된 메이저리그 시즌.

4월까지 합쳐 두 자릿수 홈런을 달성한 선수들이 속속 나오고 있었다.

투 웨이 플레이어고 모든 경기에서 나올 수 없다지만, 조금 아쉬운 성적이었다.

하지만 홈런이란 어느 순간 폭발할 수 있었다. 그렇기에 실망은 일렀다.

"시누가 홈런더비에 참가할 수 없는 규정이 있나?"

"예? 아뇨. 그런 규정은 없습니다."

"좋아, 5월까지는 지켜봐야겠지만, 그도 후보군에 넣도록 해. 그리고 T.SW와 접촉해서 마케팅에 대해서 논의하고."

"알겠습니다. 다음 안건은……"

과거 ESPN의 유명 프로그램이었던 베이스볼 투나잇이 이런 말을 했다.

'두웨이 플레이어가 정착되면 올스타전 홈런더비에서 우승한 선수가 선발투수로 올스타전 마운드에 설 수도 있습니다."

롭 맨프레드는 그것을 실행에 옮길 준비를 하고 있었다.

신우는 사무실에 들렀다.

몬트리올 다운타운에 위치한 사무실은 이동우와 촬영팀이 지키고 있었다.

"오셨어요?"

"응. 별일 없었지?"

신우가 자리에 앉아 이동우가 소포를 내밀었다.

"뭐야?"

"그 유튜브에서 구독자가 10만이랑 100만 넘으면 실버 버튼이랑 골드버튼 보내주잖아요. 그거예요."

"두 개가 같이 온 거야?"

"예, 예전에 백종우 아저씨도 워낙 빨리 올라서 두 개 동시에 받았다던데. 사장님도 두 개 동시에 받으시네요."

고개를 끄덕인 신우가 소포를 뜯으려고 했다.

"에헤이! 이걸 이렇게 뜯으면 안 뇌죠."

"왜?"

"언박싱 몰라요? 언박싱!"

"아…"

버튼 언박싱은 유튜브의 주요 콘텐츠였다. 팬들도 댓글로 많이 기대하고 있었다.

"그럼 지금 촬영할까?"

"여기서 하면 밋밋하죠. 구장에서 하는 거 어때요?"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예, 거기 클립하우스에서 동료들과 함께 하는 거죠."

"흠, 구단허락이 필요할 텐데."

클럽하우스는 구단소유다.

허락 없이는 촬영이 불가능했다.

"사장님이 오케이만 하시면 바로 공문 보내볼게요."

"그래."

"그리고 공문이라고 하니까, 생각났는데, 사무국에서 협조공문이 왔어요."

"사무국에서?"

이동우가 서류를 내밀었다.

"내용은 간단하게 우리 쪽 채널을 MLB.COM에 소개하고 싶다. 그 과정에서 동영상을 링크할 수 있다. 가능하겠나? 라는 내용이었어요."

"네 생각은 어떤데?"

"당연히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기회에요! MLB.COM의 일 방문자 수를 생각하면 우리 채널을 홍보할 절호의 기회입니다."

"그럼 하면 되겠네. 이런 문제는 앞으로 알아서 처리하면 돼."

"앗! 정말요?"

"응. T.S.W' 유튜브의 대표는 나지만, 운영하는 건

너라고 몇 번이나 말했잖아."

"헤헤,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감사하네요."

"구단에는 내가 물어보도록 할게. 그쪽에서 오케이 하면 클럽하우스에서 언박싱하는 걸로 하자."

"예!"

그 뒤로 몇 가지 더 상의를 하고 신우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럼 고생해."

"예! 조심히 들어가세요!"

사무실을 나오자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김이나였다.

"예, 실장님."

-신우 씨. 지금 집이세요? 잠깐 상의드릴 게 있는데,

"다운타운에 있습니다. 제가 사무실로 갈까요?"

-앗! 그래 주시면 감사하고요!

"그럼 바로 가겠습니다."

[바쁘누.]

[찾는 사람 엄청 많네.]

'그러게요.'

TS.W의 사무실과 D.E에이전시의 사무실은 5분 거리였다.

멀지 않았기에 어서 일을 처리할 생각으로 자에 오르려는 찰나.

"시누?"

"앗! 정말 시누다!!"

주위의 시민들이 신우를 발견하고 몰려왔다.

[일찍 가긴 글렀네.]

……인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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