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훈수로 메이저리거-29화 (29/281)

< 훈수로 메이저리거 - 29화 >

* * *

지구 선두를 내준 필리스는 맥없이 무너지지 않았다.

[뉴욕 메츠의 수호신! 정신우 메츠의 승리를 지키다!! 시즌 8세이브, 12경기 연속 무실점 경기!!]

메츠가 달아나기 위해 신우를 올려 승리를 지켜내면.

[브라이스 하퍼! 필리스의 불씨를 지키다! 끝내기 2루타로 메츠와의 경기차를 다시 1경기로 줄이다!!]

필리스가 하퍼를 앞세워 메츠를 따라잡았다.

사람들은 이때 깨달았다.

결국 마지막 경기까지 가야 두 팀의 승자가 결정될 것임을 말이다.

* * *

[결국 여기까지 왔습니다! 시티필드에서 메츠가 동부지구 우승을 확정짓기 위해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시즌 최종전을 펼칩니다!]

[아-! 정말 여기까지 올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설마 시즌 최종전이 되었는데도 지구 우승을 확정짓지 못하다니요.]

[그러게 말입니다. 정말 이번 시즌은 역대급 시즌 아니겠습니까?]

[맞습니다. 양팀의 최근 10경기 성적이 메츠는 8승 2패, 필리스는 7승 3패로 압도적인 승률을 자랑하는데도 결국 달아나지 못했습니다.]

[그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필리스는 단연 브라이스 하퍼 때문입니다. 하퍼는 최근 10경기 타율이 4할 2푼 4리입니다. 같은 기간 홈런은 무려 5개를 때려내며 팀의 승리를 견인했습니다.]

[대단한 활약이군요.]

[맞습니다. 그리고 메츠에는 정신우 선수가 있습니다. 수호신이란 말이 딱 어울리는 선수로 뉴욕 언론에서는 메츠는 8회까지만 경기를 이기면 된다고 표현할 정도입니다.]

[9회는 정신우 선수가 있다는 뜻이군요?]

[그렇습니다. 메이저리그 콜업 이후 11번의 경기에서 모두 무실점을 기록했습니다. 그런 말이 나오더라도 이상할 게 없는 상황이죠.]

[맞습니다. 메츠가 과연 오늘 승리를 확정지을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메츠의 우승시나리오는 두 개 아니겠습니까?]

[예. 현재 필리스와 브레이브스의 경기결과가 필리스의 패배로 끝나면 자동으로 메츠가 디비전시리즈에 올라가게 됩니다.

메츠가 오늘 경기를 승리로 끝내면 필리스의 결과와 상관없이 디비전시리즈 진출이 결정되죠.]

[필리스가 승리하고 메츠가 패배할 경우 두 팀의 승률이 동일해지지 않습니까? 이 경우는 어떻게 되는 거죠?]

[사실 이 부분이 가장 큰 골칫거리입니다. 현재 두 팀은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에 진출을 결정한 두 팀보다 승률이 떨어집니다.

즉, 지구우승을 차지하지 못한다면 플레이오프 진출이 사실상 무산되는 거죠. 이 부분에 대한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문의를 했는데, 관련 규정이 있었습니다.]

[그렇습니까?]

[예. 만약 필리스가 승리하고 메츠가 패배할 경우 두 팀은 단판승부를 하게 됩니다.]

[단판승부요?]

[예. 플레이오프 진출을 결정하는 경기가 되는 셈이죠. 하지만 메츠는 그걸 원하지 않을 겁니다.]

[그럴 거 같습니다. 메츠의 선발투수는 리올 선수가 마운드에 올랐습니다! 디비전시리즈 진출을 결정할 두 팀의 경기 시작합니다!]

* * *

신우는 불펜에서 대기중이었다.

그의 시선은 경기장을 향해 있었다.

‘박빙이네.’

어느덧 7회.

하지만 두 팀의 점수는 0이었다.

“리올이 젖먹던 힘까지 짜내고 있네.”

“와-! 난 리올이 후반기에 저렇게 던지는 건 처음 봤어.”

불펜의 다른 투수들의 말이 맞았다.

리올의 오늘 피칭은 말 그대로 언터처블이었다.

6이닝 무실점 2피안타 1볼넷 8K를 기록, 후반기 최고의 피칭을 보여주고 있었다.

문제는 상대 투수 역시 마찬가지라는 소리였다.

덕분에 6회까지 두 팀은 점수를 내지 못했다.

“슬슬 몸들 풀자고.”

불펜이 바빠지기 시작했다.

리올의 투구수가 어느덧 80개를 넘었다.

7회를 던지고나면 그의 한계투구수가 올 것이다.

그때부터는 불펜의 시간이 된다.

[이런 경기에서는 불펜으로 넘어갈 때 조심해야지.]

[맞음. 선발이 잘 던지고 있었는데, 투수가 바뀌면 분위기가 묘하게 흘러가는 일이 많거든.]

[야구의 신이 장난치기 딱 좋은 순간이지.]

레전드 플레이어들의 말에 슬쩍 하늘을 올려다봤다.

야구의 신이라.

그런 양반이 정말 있다면 부디 간절히 빌고 싶다.

‘가을야구 가게 좀 도와줘요.’

[야야야. 이거 플래그 각 아니냐?]

[ㅇㅈ]

‘젠장...’

* * *

[메츠의 선발 리올 선수 7회초를 삼자범퇴로 이닝을 마감합니다! 7이닝 무실점 10K를 기록! 후반기 들어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정말 대단하네요. 투구수가 107개를 넘어서 8회에는 올라오지 못하겠지만 어째서 자신이 이번 시즌 메츠의 1선발이었는지 확실히 보여주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선발로서의 역할을 완벽하게 해주었습니다. 이제 타자들이 답을 해주어야 될 시간입니다.]

오늘 메츠는 빈공에 시달렸다.

안타가 단 3개밖에 나오지 않을 정도였다.

그것도 모두 산발성이었다.

7회말 공격에는 다들 기대를 걸지 않았다.

하위타순부터 시작됐기 때문이다.

딱-!

“오오오-!”

모두가 기대를 안하고 있을 때.

번개 같은 스윙과 함께 타구가 총알처럼 날아갔다.

낮은 각도로 날아간 타구가 그대로 외야 담장을 넘어 관중석에 떨어졌다.

[너...넘어갔습니다!! 8번 타자 토마스 에드윈의 벼락 같은 홈런!! 올 시즌 10번째 홈런을 기록합니다!!]

[이거 정말 놀랍네요. 수비형포수에 가까운 토마스 선수가 홈런을 때려냈습니다. 거기에 본인 커리어 첫 빅리그 두자릿수 홈런입니다!]

[이걸로 메츠가 1 대 0으로 앞서갑니다!]

예상치 못한 선수의 홈런.

그 순간 경기에 변화의 흐름이 불어오고 있었다.

메츠의 감독 마이크도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대니얼, 레이먼드 그리고 시누의 준비상태를 확인해.”

“알겠습니다.”

벤치코치인 드빌이 고개를 끄덕이고 불펜에 전화를 넣었다.

승부를 결정지을 카드를 꺼낼 때였다.

* * *

메츠의 점수는 토마스의 홈런이 전부였다.

8회초.

승기를 잡은 메츠의 마운드에 대니얼이 올라왔다.

[정석대로 셋업맨 대니얼을 등판시키는군요.]

[레이먼드도 몸을 풀고 있는 걸로 보였는데, 일단 대니얼을 먼저 올리는군요. 부담감 때문일까요?]

[그럴 가능성이 큽니다. 대니얼은 이런 상황에서도 자주 등판을 했으니까요.]

마운드에 오른 대니얼.

메츠 벤치가 그에게 원하는 건 단 하나였다.

8회를 무실점으로 막아주는 것.

대니얼은 그 사실을 잘 알았고 또한 그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해나갔다.

딱-!

[타구 높게 뜹니다! 우익수 거의 제 자리에서 타구를 잡아냅니다! 원아웃!]

[대니얼 선수 5구까지 가는 긴 승부였지만 커브로 상대의 타이밍을 뺏어 아웃카운트를 잡아냈습니다.]

대니얼은 로진을 손에 묻히며 다음 타자를 기다렸다.

‘나쁘지 않군.’

오늘 상태는 괜찮았다.

공을 던지는 어깨도 가벼웠다.

주무기인 커브와 슬라이더가 손에 걸리는 느낌도 좋았다.

‘8회를 무실점으로 끝낸다.’

그는 자신의 임무를 정확히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 임무를 수행할 자신이 있었다.

대니얼이 다시 피처 플레이트를 밟고 마운드에 섰다.

‘패스트볼, 낮게.’

사인을 교환하고.

촤앗-!

와인드업을 했다.

“차핫-!”

그리고 공을 뿌렸다.

딱-!

낮게 잘 들어간 공을 타자가 그대로 때려냈다.

타구는 쏜살같이 날아갔다.

“대니얼!!”

토마스가 급히 대니얼을 불렀다.

타구의 방향이 마운드를 향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피할틈이 없었다.

퍽!

“악!!”

타구가 그대로 대니얼의 왼팔을 때렸다.

극심한 고통이 느껴졌지만 대니얼의 시선은 굴절된 타구를 따라가고 있었다.

‘1루로...!’

타구를 향해 몸을 날리면서 대니얼은 왼팔에서 느껴지는 고통에 이를 악물었다.

‘던질 수 없어.’

팔에서 느껴지는 고통은 왼손으로 정상적인 송구가 어렵다는 걸 말해주고 있었다.

대니얼은 급히 오른팔을 흔들었다.

툭!

동시에 글러브가 떨어졌고 대니얼은 공을 집어 몸을 회전해 1루로 뿌렸다.

퍽!

“아웃!!”

경이로운 정신력이 만들어낸 아웃카운트.

하지만 대니얼은 극심한 고통을 이겨내지 못하고 그대로 쓰러졌다.

[아아-! 아웃카운트를 잡아낸 대니얼 선수! 하지만 쓰러지고 맙니다!]

[아-! 이거 치명상으로 보입니다. 좌투인 투수의 왼팔을 타구가 정면으로 가격했어요. 더 이상 공을 던지는 건 무리로 보입니다.]

[대니얼 결국 부축받으며 더그아웃으로 들어갑니다. 그리고 마운드에는 레이먼드 선수가 올라옵니다!!]

[이거 메츠한테는 정말 좋지 않은 시나리오가 펼쳐집니다. 대니얼 선수의 부상이 심할 경우 포스트시즌 진출 이후에도 믿을 수 있는 불펜투수 한 명이 사라지는 셈이니까요.]

[그렇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지금 아닐까요?]

[맞습니다. 남은 아웃카운트는 단 하나, 하지만 분위기가 너무 어수선합니다. 과연 레이먼드 선수가 이 상황을 잘 마무리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마운드에 오른 레이먼드의 시선은 더그아웃에 향해 있었다.

대니얼과 친한 그였기에 더더욱 그의 안위가 걱정됐다.

그때 마이크가 그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레이먼드.”

“예.”

“대니얼이 전해달라고 했던 말이 있다.”

“대니얼이요?”

“그래. 뒤를 부탁한다고 전해달라더군.”

대니얼은 자신감이 강하다.

메이저리그에서 7년을 버텨온 프라이드는 대단했다.

그럼에도 후배를 생각하는 선배였다.

그런 대니얼이 자신에게 뒤를 맡겼다.

남자라면.

“예.”

“부탁한다.”

막아야 한다.

* * *

[갑작스런 셋업맨 대니얼의 부상, 그리고 마운드에는 최근 부진했던 레이먼드 선수가 올라왔습니다.]

[과연 구위가 얼마나 회복됐을지, 그리고 현재의 압박감을 견뎌낼 수 있을지가 관건...]

[레이먼드 고개를 끄덕이고 와인드업에 들어갑니다!]

[템포가 빠르네요.]

레이먼드는 좌완이다.

큰 키에 팔이 길었다.

주무기는 최고구속 98마일의 싱커였다.

긴 팔을 채찍처럼 휘두르며 초구를 뿌렸다.

쐐애애애액-!

‘가운데!!’

타자가 있는 힘껏 배트를 돌렸다.

하지만.

뻐어억-!

후웅!

공이 먼저 미트에 꽂히고 스윙이 뒤에 돌았다.

“스트라이크!!!”

[초구 스트라이크입니다! 구속은 무려 100마일이 찍혔습니다!]

[아-! 본인의 시즌 최고구속을 갱신하는 레이먼드 선수입니다!]

[정말 대단한 무브먼트였습니다!]

[그렇습니다! 게다가 타자의 배트가 완벽하게 늦었어요! 평소의 레이먼드 선수가 아닙니다!]

초구를 지켜본 마이크가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의 곁에 서있던 드빌이 웃으며 말했다.

“원래대로 돌아왔군요.”

“원래대로? 아니야. 한단계 발전했어.”

레이먼드는 과거 부담감을 가지고 있었다.

마무리투수라는 부담감.

그렇기에 온전히 자신의 힘을 쓰지 못했다.

그의 뒤에는 막아줄 투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만약 동점이 되거나 연장이 되면 자신이 더 던져야 된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레이먼드는 언제나 여력을 남겨두었다.

‘자신의 역할은 8회까지라는 걸 정확히 알고 있다.’

뒤를 지켜줄 다른 이가 있다.

그것을 인정한 피칭이다.

‘아웃카운트 하나만 잡으면 된다.’

마이크의 생각대로 레이먼드는 오직 아웃카운트 하나만을 생각하고 있었다.

뻐어억!

“스트라이크!! 투!!”

[2구 역시 100마일의 빠른 공! 타자 이번에도 헛스윙입니다!!]

[엄청난 무브먼트입니다. 마치 뱀처럼 움직이며 뚝 떨어졌어요!!]

그래서 전력을 다했다.

“흐앗!!”

뻐억!!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삼구삼진!! 100마일 공을 연달아 세 개를 뿌리며 8회를 끝내는 레이먼드입니다!!]

불펜에서 모니터를 보던 신우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 * *

8회말.

메츠는 점수를 내지 못했다.

하지만 메츠 관중석의 분위기는 오늘 경기 중 가장 뜨거워졌다.

“우-! 우-! 우-! 우-!”

[시티필드의 관중들이 일제히 환호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들의 환호는 한 선수에게 쏟아지고 있었다.

[뉴욕 메츠의 수호신! 그가 마운드에 오릅니다!!]

마운드 위의 앳된 동양인.

그를 향해 4만여명의 팬들이 일제히 함성을 내질렀다.

[9회초! 메츠의 클로저 정신우 선수가 승리를 지켜내기 위해! 그리고 지구우승을 결정짓기 위해 마운드에 올랐습니다!]

[방금 필리스의 경기도 마무리됐습니다. 하퍼가 그랜드슬램을 기록하며 팀의 승리를 견인했네요.]

신우가 로진백을 들어 손에 묻혔다.

‘선배님들.’

[응?]

[와이?]

[ㅖ?]

‘가을야구 하러 갑시다.’

[올~~~]

[자신감 뿜뿜!!]

[가즈아!!]

신우가 피처 플레이트를 밟았다.

* * *

[9회 애스트로즈의 타자들은 2, 3, 4번으로 이어집니다.]

[첫 단추를 잘 꿰어야 합니다.]

[맞습니다. 사인을 교환하고 초구 던집니다! 초구부터 스윙! 하지만 배트가 부러지고 타구는 2루수 정면 평범한 땅볼입니다! 가볍게 잡아 1루에 송구! 아웃입니다!]

[배트 브레이커라는 별명답게 첫 타자의 배트를 부러트리며 첫 아웃카운트를 잡아내네요.]

[그렇습니다. 두 번째 타자 타석에 들어섭니다. 이 선수 정말 조심해야 되지 않습니까? 알바레즈 선수입니다.]

[그렇습니다. 올 시즌 41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장타력을 뽐냈습니다. 한 방을 조심해야 됩니다.]

[정신우 선수, 알바레즈를 상대로 초구 던집니다!]

[뻐억!!]

[스트라이크!]

[초구부터 스윙을 한 알바레즈 선수! 하지만 하이 패스트볼에 타이밍이 늦었습니다! 메이저리그 타자들이 정신우 선수의 공에 타이밍이 늦는 모습을 많이 보이네요.]

[그 비밀은 바로 공의 회전에 있습니다. 방금 던진 포심의 RPM이 2601이 찍혔습니다.

회전이 높다는 건 마그누스 효과로 인해 공이 덜 떨어지게 됩니다. 그렇기에 하이패스트볼을 던지면 타자 입장에서는 공이 떠오르는 것처럼 보이게 되죠.]

[공이 떠오른다, 라이징 패스트볼을 의미하는 건가요?]

[비슷하긴 합니다. 하지만 타자의 입장이지 실제로는 공이 떨어집니다. 단지 평균적으로 떨어지는 것보다 덜 떨어진다는 것이죠.]

[그렇군요. 원스트라이크를 잡은 정신우 선수, 2구를 던집니다!]

[딱-!]

[잘 맞은 타구! 하지만 유격수 정면입니다! 가볍게 잡아 1루에 송구 아웃입니다! 알바레즈 선수도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며 투아웃을 잡아냅니다!]

[좋은 커터였습니다. 마지막에 알바레즈의 몸쪽으로 휘어 들어가며 임팩트를 벗어나게 만들었어요!]

[알바레즈 선수, 더그아웃에 들어가다 갑자기 배트를 흔듭니다. 아-! 배트가 쪼개집니다!]

[방금 공에 배트가 쪼개졌나 보군요. 두 타자 연속 배트를 부러트리다니, 정말 경이로운 무브먼트입니다.]

[이제 우승까지 아웃카운트 단 하나! 과연 정신우 선수가 여기서 우승을 결정지을 수 있을지! 세 번째 타자를 상대합니다.]

신우가 심호흡을 뱉었다.

“후우...”

뒤이어 다리를 차올렸다.

가슴 높이까지 킥킹을 하며 오른발을 구부리며 모든 힘을 축적시켰다.

골반을 틀고 어깨를 집어넣어 회전력을 더했다.

뒤이어 회전을 풀며 다리를 내디뎠다.

콰득!

왼발이 지면에 닿는 순간.

발가락에 힘을 주어 단단하게 고정시켰다.

동시에 골반을 돌려 하체의 회전을 상체로 연결시켰다.

그 힘을 이용해 왼팔과 함께 상체를 회전시켰다.

여전히 뒤에 남아있던 오른팔이 앞으로 달려가는 상체의 힘에 의해 지면과 수직을 이루었다.

마치 팽팽하게 당겨진 슬링샷과 같은 모습이었다.

팽팽함이 극한까지 이루어진 순간.

신우가 어깨를 회전시키며 팔을 돌렸다.

그리고 다리와 등 그리고 어깨와 손끝이 일직선이 되는 순간.

공을 뿌렸다.

쐐애애애액-!

그의 손을 떠난 공이 맹렬한 회전과 함께 미트를 향해 날아갔다.

그 순간 타자의 배트가 회전했다.

먹이를 노리는 새처럼.

타자의 배트가 공을 낚아채려는 순간.

숨기고 있던 독니가 드러났다.

뱀처럼 움직여 배트의 궤적을 벗어난 공이 약점을 가격했다.

뿌드득-!

가장 약한 부분이 둘로 쪼개지며 공이 떠올랐다.

“마이!!”

신우가 외친 직후, 공이 글러브로 들어갔다.

공이 들어간 글러브를 높게 들어올리는 순간.

“와아아아아아-!!”

“이겼다아아아!”

“우승이다아아!!”

시티필드의 모든 관중석이 환호를 질렀다.

뒤이어 동료들이 마운드로 달려와 신우를 끌어안았다.

뉴욕 메츠의 지구 우승이 결정되었다.

[세 타자 연속 배트 부러트리기 실화냐?!]

[생전 처음 본다.]

[와, 이건 말도 안 된다.]

[레전드네, 레전드.]

[메츠 가을야구 진추우우우울!!]

방송의 실시간 댓글도 폭발했다.

끊임없이 올라오는 댓글들.

그리고 어김없이 관심을 받는 한 사람.

[데블스가즈아 : 너라도 가을야구 해서 다행이다 ㅠㅠㅠ]

[추천 : 3121 비추천 : 55]

데블스가즈아 역시 감격을 터트렸다.

그리고 경기 직후.

MLB.COM에 신우의 시즌 최종기록이 업데이트 됐다.

1W 0L 9S ERA. 0.00

(1승 0패 9세이브 평균자책점 0.00)

13G 11IP 5H 0BB 10SO 0.45WHIP.

(13게임 11이닝 5피안타 0사사구 10탈삼진 WHIP 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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