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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수로 메이저리거-27화 (27/281)

< 훈수로 메이저리거 - 27화 >

* * *

“우-! 우-! 우-! 우-!”

9회초.

시티파크가 흔들리고 있었다.

“이런 응원은 처음 보네.”

“그러게 말이야.”

메츠 선수들조차 놀랄 정도의 응원이었다.

[인디언들이 외치는 소리 같네.]

[ㅇㅇ]

[영화에서 본 듯.]

레전드 플레이어들 역시 놀라긴 매한가지였다.

시티필드를 메운 4만여명의 팬들이 하나되어 외치는 구호였다.

그 모습은 경이로웠다.

“젠장...”

“홈이라지만 너무하네.”

원정팀인 컵스 선수들의 기세가 꺾일 정도의 일방적인 응원이었다.

누가 보더라도 홈팀에게 유리한 상황.

하지만 모든 이들이 그렇게 생각하는 건 아니었다.

“루키에게 너무 과한 응원이군.”

컵스의 감독인 매드슨이 조소를 지었다.

“이런 상황에는 베테랑이라 하더라도 흔들릴 겁니다.”

벤치코치인 드빌 역시 동의했다.

“콜이나 디그롬이라면 이런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겠지.”

“하긴 그들은 베테랑중에서도 베테랑이니까요.”

“하지만 루키는 아니야. 멘탈이 흔들릴 수밖에 없어.”

“동감합니다. 하지만 저 괴물은 조금 특별하지 않나요?”

드빌은 신우를 높게 평가했다.

아니, 그건 모든 감독, 코치들이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 거다.

콜업 이후 신우가 보여준 퍼포먼스는 분명 경악스러운 것이었다.

생애 첫 빅리그에 올라온 루키가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으니 말이다.

“루키답지 않은 괴물이지만. 이렇게 많은 팬이 자신을 응원하는 건 처음이겠지.”

“그건 그렇죠.”

“이 중압감을 루키가 바로 이겨낼 순 없어. 분명 균열이 생길 수밖에 없다. 만약 그 균열을 메츠의 벤치에서 빠르게 메우지 못한다면 우리는 경기를 뒤집을 수 있어.”

매드슨의 판단은 틀리지 않았다.

투수에게 조언을 하기 위해 마운드를 방문하는 건 무척이나 미묘한 타이밍이었다.

그 타이밍을 잡아내는 건 온전히 벤치의 능력이다.

하지만 메츠의 벤치는 투수를 완전히 신뢰하고 있었다.

그 미묘한 타이밍을 놓칠 수 있다는 소리다.

그 틈을 공략한다는 건 매우 좋은 전략이었다.

그러나.

뻐억!!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우-! 우-! 우-! 우-!”

아웃카운트 두 개가 순식간에 올라갔다.

‘어떻게?! 분명 초반에는 흔들렸는데?!’

매드슨은 눈을 의심했다.

분명 초구를 던질때만 하더라도 신우는 흔들렸다.

잘못본 게 아니다.

첫 타자를 상대로 7개의 공을 던진 게 그 증거다.

커터의 변화는 무뎠고 포심의 제구는 흔들렸다.

메츠의 벤치가 움직이려 했던 이유다.

분명 신우는 홈팬의 압도적인 응원에 중압감을 느끼고 있었다.

그걸 본인이 아는지 모르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평소와 다르다는 것.

그것이 중요했다.

매드슨은 이 순간을 놓칠 생각이 없었다.

상대의 빈틈을 파고들 생각이었다.

풀카운트 승부에서 볼넷으로 타자가 걸어나가면 그 뒤의 시나리오는 완벽하게 짜여져 있었다.

그런데 완벽한 공이 들어왔다.

가운데로 들어오는 실투.

누가 보더라도 완벽하게 잡아먹을 수 있는 코스였다.

당연히 배트는 돌아갔다.

하지만 그건 속임수였다.

먹이라 생각하고 낚아채려는 순간.

배트가 부러졌다.

산산조각이 난 배트와 함께 마운드 위의 먹잇감이 맹수로 돌변했다.

‘메츠의 벤치는 움직이지 않았는데?’

누구의 도움도 없었다.

혼자 평정심을 찾은 것이다.

‘보이지 않는 코치가 조언이라도 해준 거냐?’

말도 안 되는 상상까지 하게 되는 매드슨이었다.

‘젠장...정말 괴물 같은 놈이 등장했군.’

이 상황을 이해할 수 있는 방법.

그건 바로 이곳이 메이저리그라고 생각하는 것밖에 없었다.

매드슨은 꿈에도 몰랐다.

말도 안 되는 상상이 현실일 줄은 말이다.

[아놔-! 이쉑, 어깨에 힘 들어간다?]

[릴리스 포인트 제대로 안 잡지?]

[얌마! 공을 놓는 순간에 팡-! 쳐야지! 팡!]

보이지 않는 코치.

한 가지 메드슨의 생각과 다른 건 훈수두는 시어머니가 한 명이 아니란 점이었다.

‘하아-! 내가 조만간 노이로제로 쓰러지고 말지.’

[꾀병 부리려고 하누.]

‘꾀병이라뇨! 솔까 저니까 이 정도를 버티는 거지. 다른 사람들이었으면 미쳤을 걸요?’

[헐~그래서 우리 탓이다?]

[우리 갈까?]

[조언 하지마?]

‘아니...뭐, 딱히 그런 건 아니고...’

[꼬리 바로 말거면서 쫘아식이.]

[1합도 못 버티쥬?]

신우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도 잘 알고 있었다.

경기 초반, 자신의 생각처럼 공이 던져지지 않는다는 걸 말이다.

그때 쏟아진 훈수들.어깨에 힘이 들어가고 팔각도가 평소와 다르다는 말에 깨달았다.

자신이 평소보다 흥분했다는 걸 말이다.

‘흥분이 이렇게 나쁠 줄이야.’

[레이먼드를 떠올리면 쉽다.]

매튜슨의 말에 신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오랜만의 등판이었던 레이먼드는 분명 컨디션이 좋았다.

문제는 너무 좋았다는 것이다.

본인의 힘을 주체하지 못했고 실투를 연발했다.

그 결과 경기를 끝내지 못하고 기회를 날려버리고 말았다.

[투수에게 가장 좋은 건, 언제나 비슷한 상태를 유지하는 거다.]

‘옙.’

고개를 끄덕인 신우가 와인드업을 했다.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을 시간이었다.

* * *

[뉴욕 메츠의 정신우 선수가 시즌 5세이브 기록!!]

컵스와의 경기에서 또 다시 세이브를 기록한 신우에 대한 메츠 팬들은 열광했다.

[최근 시티필드 가본 사람?]

[ㄴ 왜? 무슨 일 있음?]

[ㄴㄴ 팬들 응원 장난아님.]

[ㄴㄴㄴ 무슨 응원?]

[링크 : Mets fans Sinwoo cheer]

[ㄴ 실화임?]

[ㄴㄴ 언제 경기야?]

[ㄴㄴㄴ 어제 경기.]

유튜브에 올라온 신우에 대한 메츠팬들의 응원은 큰 화제가 되었다.

많은 이들은 재밌다는 반응이었다.

물론 불편함을 가지는 이들도 있었다.

[너무 인위적 아님?]

[주변에 있는 사람도 그냥 재밌으니까 따라한 듯.]

[인디언 비하함?]

별별 반응들이 올라왔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응원영상이 큰 화제가 되었다는 것이다.

한국에서도 화제를 모으며 각종 언론들이 앞다투어 보도를 했다.

그리고 그런 기사들은 수많은 사람들에게 공유되며 큰 이슈가 되었다.

“오호.”

그리고 이슈를 찾아 헤매는 사람들 역시 그 소식을 접했다.

“정신우라고?”

“요즘 잘나가긴 하던데.”

“의외로 임팩트가 있나 보네.”

“현지에서도 반응이 나쁘지 않고.”

“데뷔한지 얼마 되지 않았으면 몸값도 그리 비싸지 않겠지?”

이슈를 찾아 헤매는 사람들.

그들 중 일부는 광고업계의 사람들이었다.

“접촉을 해봐야겠어.”

그들의 레이더에 신우가 포착됐다.

* * *

메이저리거가 되었지만 딱히 변한 건 없었다.

남들은 뭔가 드라마틱한 변화를 이야기하지만 아직까진 그런 건 잘 느껴지지 않았다.

[아직은 연봉이 작아서 그럼.]

[ㅇㅇ 넌 9월에 콜업됐으니 연봉이라 해봤자 19만불 정도밖에 안 되지 않음?]

‘19만불이요? 한화로 하면 얼만데요?’

[스맛폰 뒀다 뭐할래? 직접 검색해!]

[2억 좀 넘네.]

[아놔-! 애 버릇 나빠진다!]

“2억이요?!”

자신도 모르게 육성으로 튀어나왔다.

주변에서 운동을 하던 선수들이 신우를 쳐다봤다.

신우는 헛기침을 하며 대수롭지 않다는 듯 뛰기 시작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대박~]

[내가 다 쪽팔리네.]

“흠흠...”

‘그런데 무슨 2개월에 2억이에요?’

[최저연봉이 58만 달러임. 한화로 하면 7억.]

‘으음...’

이제 실감이 된다.

자신이 메이저리거가 됐다는 게 말이다.

[그러고보니 너 슬슬 첫 월급 들어올 때 되지 않음?]

‘첫 월급이요? 아직 한 달 안됐는데요?’

[너 계약서 제대로 안 읽었냐?]

‘예?’

[이쉑...어디 가서 계약할 때 사기 당하기 딱 좋은 타입이네.]

[너 일단 에이전트부터 구하자.]

[ㅇㅇ 대행해줄 애들이 있어야겠음.]

‘아니, 그런데 무슨 이야기에요? 첫 월급이라뇨?’

[메이저리그는 격주로 월급이 지급된다.]

[간단히 말해서 월급이 2주에 한 번씩 입금됨.]

[마이너리그도 같지 않음?]

[ㄴㄴ 마이너리그는 월급방식임.]

[하긴, 걔네들은 격주로 주면 그게 더 번거롭겠네.]

뒤의 채팅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신우에게 중요한 건 한 가지.

‘그러니까 보름에 한 번씩 월급이 지급된다고요?’

[ㅇㅇ]

[너 콜업된지 보름 되지 않음?]

‘예, 내일이면...’

[오~첫 월급 받겠누.]

[한 턱 쏴야지?]

[저승 한 번 와서 밥 사고 가라.]

‘못 돌아오는 거 아닙니까?’

[엌ㅋㅋㅋ 눈치 빠르누.]

고개를 저은 신우는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월급이라니?!

메이저리그 첫 월급이라니!!

[이쉑 이렇게 흥분하다가 마운드 올라가면 쳐 맞는 거 아니누.]

[동감.]

[백퍼 홈런 맞음.]

‘아주 그냥 홈런 맞으라고 고사를 지내시죠.’

[그럴까?]

“에효...”

한숨이 절로 나오는 신우였다.

* * *

다행히 컵스와 2차전에서 등판할 일은 없었다.

[정신우 선수의 소속팀인 뉴욕 메츠가 시카고 컵스와의 2차전에서 승리하며 동부지구 선두인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게임차를 제로로 좁혔습니다.

승률에서 뒤지는 메츠는 아직 2위에 랭크되어 있지만 최근 메츠의 기세가 매우 좋아 필리스를 제치고 1위에 오를 수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메츠가 필리스와의 게임차를 드디어 따라잡았다.

정말 즐거운 일이었지만 신우에게는 더 즐거운 일이 생겼다.

“미스터 정, 오늘 월급이 입금되었습니다. 확인하셨나요?”

픽업을 와준 에이든이 지나가듯 말했다.

“아직이요.”

“확인해보세요. 세금을 제하고 입금이 됐으니 그리 많은 금액은 아니에요.”

“옙!”

에이든이 운전을 하기에 신우는 편하게 은행어플을 실행했다.

시러큐스에 있는 동안 시티은행에 통장을 만들었기에 바로 확인이 가능했다.

[입금 : $43,641]

4만 달러가 넘는 금액이 입금됐다.

[원화기준 4700만원정도 되네.]

‘보름에 4700만원이요?!’

[ㅇㅇ]

신우는 할 말을 잃었다.

육성선수로 2년 동안 일해야 벌 수 있는 돈이 보름만에 통장에 꽂힌 것이다.

이게 현실이 맞나 싶었다.

“입금된 금액이 이상해서 그런가요?”

“예?”

에이든은 아무래도 신우가 말이 없는 게 월급이 이상해서 그런거라 생각한 듯 했다.

아니라고 말을 하려고 했지만 에이든이 더 빨랐다.

“구단에서 입금할 때, FICA를 공제해서 그렇습니다.”

“FICA요?”

“일종의 급여세라 보시면 됩니다. 연방정부에 납부하는 세금인데, 15퍼센트가량 됩니다. 이걸 구단과 선수가 절반씩 납부를 해야 됩니다.”

“아...”

에이든이 신우를 바라봤다.

“혹시 세금 관련해서 전혀 모르시는 건가요?”

“예? 아...예. 그동안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네요.”

“그러다 큰일납니다.”

“큰일이요?”

“예. 메이저리거의 경우 최저연봉을 받더라도 연봉이 높아서 세금 역시 높습니다. 뉴욕의 경우 8퍼센트가 넘는 주세를 내야 되고요. 최저연봉 기준으로 하더라도 연방세도 38퍼센트가 넘습니다.”

“절반이나 세금을 낸다고요?”

“물론 여러 절세를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소비에 대한 부분이나 업무에 관련된 부분들을 비용처리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그건 일반인이 하기에는 어렵습니다.”

한국에서도 고액연봉자의 경우 대부분 세무사가 일을 처리했다.

“대부분 플레이어들의 에이전시에 소속된 이유입니다. 그러고 보니 미스터 정은 아직 에이전시가 없죠?”

“아...예. 아직입니다.”

“슬슬 결정을 구하셔야 될 겁니다. 시즌이 끝난 뒤에는 본격적으로 세금 때문에 머리가 아파질 테니까요.”

“예.”

“올 시즌에는 연봉이 높지 않기 때문에 연방세나 주세가 높지 않아서 큰 걱정하지 않으셔도 되겠지만 내년에는 조심하셔야 됩니다. 실제 많은 선수들이 월급을 펑펑 써서 세금 때문에 고생하는 일이 많으니까요.”

“알겠습니다.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닙니다.”

에이든이 무척이나 고마운 신우였다.

[우리가 해줄 말은 다 해주누.]

[시크한 남자인지 알았더니 츤데레였네.]

‘뭔 그런 단어도 알아요?’

[네가 아는 건 우리가 다 암.]

[저승 인터넷 무시하심?]

‘에혀...’

고개가 절로 저어졌다.

* * *

신우는 몸을 풀기 위해 불펜으로 들어섰다.

불펜에는 먼저 온 손님들이 있었다.

파앙-!

“나이스볼!”

“아주 좋아.”

먼저 온 손님은 레이먼드였다.

그는 불펜에 서서 공을 뿌려대고 있었다.

그 곁에는 마이크감독과 투수코치인 베이커 그리고 불펜코치인 글렌도 함께였다.

“시누.”

“안녕하십니까.”

인사를 건네는 마이크에게 고개를 숙였다.

“이쪽은 신경쓰지 말고 평소대로 하게.”

“예.”

신우는 본인의 루틴대로 가볍게 몸을 풀었다.

포수를 세워두고 러닝피칭으로 어깨를 달구었다.

‘세 사람이 동시에 불펜에 오는 건 처음보네.’

[아무래도 레이먼드 상태를 점검하는 거 같다.]

‘레이먼드의 상태요?’

[포스트시즌도 꿈이 아니니까, 제대로 상태를 체크하는 거지.]

‘아하.’

레이먼드는 최근 경기에 나서지 않고 있다.

세이브 상황에서 계속 흔들리니 무리시키지 않는 것이다.

문제는 가을야구다.

그를 가을야구에서도 쓸 수 있는지 없는지는 메츠에게 무척 중요한 문제였다.

그렇기에 벤치의 주요인물들이 모두 나와 그를 체크하는 것이었다.

“톰! 본격적으로 던질게!”

“오케이!”

어느 정도 땀을 흘린 신우가 본격적인 피칭에 들어갔다.

불펜포수인 톰이 자리에 앉자 신우가 와인드업을 했다.

그리고 초구를 뿌렸다.

쐐애애액-!

뻐억!!

“크-! 나이스볼!!”

톰이 감탄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도 몸상태는 최고였다.

쐐애애애액-!!

뻐어억!!

그때 옆에서 굉장한 소리가 울렸다.

슬쩍 고개를 돌려 레이먼드를 바라봤다.

마침 레이먼드도 신우를 보고 있었다.

눈이 마주치자 레이먼드가 입꼬리를 올리며 작게 웃었다.

‘어쭈?’

[도발인가?]

[도발이네.]

[쟤도 어리네. 이런 걸로 어그로가...]

‘해보자는 거지?’

[끌리네?]

신우가 와인드업과 함께 2구를 뿌렸다.

쐐애애애액!

뻐어어억!!

“크...! 시...신우 조금 천천히...”

뻐어어어억!!

“나...나이스...!”

마치 경쟁을 하듯 구속을 끌어올리는 두 사람이었다.

3구, 4구.

점점 구속이 올라가자 결국 매튜슨이 나섰다.

[루틴을 지켜라. 그렇지 않으면 부상이 찾아온다.]

‘...옙.’

고개를 끄덕인 신우가 평정심을 찾았다.

뻐억!

“굿굿! 좋아!!”

한결 공이 잡기 편해진 톰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 모습에 레이먼드가 비웃음을 보냈지만 신우는 그에게서 신경을 껐다.

‘루틴을 지키자. 루틴을.’

굳이 여기서 열을 올릴 필요가 없었다.

나만의 루틴을 지키면 그만이었다.

“이쯤하지.”

“예.”

그때 투수코치 베이커가 말했다.

레이먼드가 고개를 끄덕이고 불펜을 빠져나갔다.

뒤이어 마이크도 신우를 지나쳐갔다.

“그럼 수고하게.”

“예.”

마이크는 신우가 신기하다고 생각했다.

‘포지션이 겹치는 레이먼드가 도발해서 넘어갔는데, 곧 평정심을 찾고 다시 본인의 루틴을 지켜간다라...’

루키에게는 쉽게 찾아보기 어려운 모습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모습은 클로저에게 가장 필요한 모습이기도 했다.

‘만약 이런 모습이 시즌 끝까지 이어진다면...’

마이크의 마음속 추가 서서히 기울고 있었다.

뻐억-!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신우는 본인의 루틴을 지키며 불펜피칭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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