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 봐야죠, 끝을
2018.02.04.
대문 쪽에서 차 소리가 나나 싶더니, 금지의 놀란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 어떻게 여기……!”
순간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누군가가 그들을 벌써 찾아냈나 해서.
그러나 곧 이어진 금지의 말에 안심하는 한편 다시 놀랐다.
“할아버지! 어떻게 혼자서 여기까지 오셨어요?”
“아직 사지 멀쩡한데 못 올 건 또 뭐냐. 안 그래도 지협이가 같이 가자는 걸, 바쁘고 몸도 안 좋은데 그냥 있으라고 했다.”
“그렇다고 택시를 타고 오셨어요?”
“안 바쁘면서 믿을 만한 사람이 그리 없더구나.”
허허 웃으며 안으로 들어선 이는 백 회장이었다.
팔을 붙잡은 금지의 손을 다독여 주던 백 회장이 모단과 견을 보고는 걸음을 멈췄다.
모단이 얼른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정모단이라고 합니다.”
“만나서 반가워요. 견이에게 얘기 많이 들었어요.”
인자한 미소로 받은 백 회장이 옆에 동그마니 선 견을 흘긋 보았다.
‘할애비 걱정 좀 그만 시켜라, 이 천둥벌거숭이 같은 놈아.’
뒤에서 나오던 혜숙이 백 회장을 보고는 멈칫했다. 백 회장이 먼저 다가섰다.
“모단 양 어머님 되십니까?”
“아, 예. 안녕하세요. 이혜숙입니다.”
“백희명입니다. 견이 할애비 됩니다. 정식으로 자리를 마련하고 인사를 드렸어야 하는데 송구스럽습니다.”
“아닙니다. 별말씀을요.”
반가운 인사가 오간 후, 성근도 곧 나왔다.
마루에 소박한 찻상을 놓아주고는 몇 마디 안부만 건네고 슬그머니 자리를 떴다.
금지와 모단과 견도 자리를 피하고, 백 회장과 혜숙만 남았다.
“백 군이 참 바르고 선한 청년이더라고요. 싹싹하기도 하고, 어찌나 든든한지.”
“모단 양이야말로 보기 드문 아가씨던데요. 사내에서의 평판도 아주 좋아요. 무엇보다도 우리 견이가 모단 양을 만나고 나서 참 건강해지고 밝아졌습니다.”
굳이 입 밖으로 내진 않았지만, 백 회장과 혜숙은 어쩐지 상견례 같다는 생각을 했다.
“실은 아주 오래전에…… 제이네트웍스 정상현 사장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찻잔을 들던 혜숙이 멈칫했다.
“친분이 있는 교수가 자기 제자가 꽤 괜찮은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면서 알려줬는데 관심이 가더군요. 희명소프트를 통해서 넌지시 인수 제안도 해봤는데 단번에 거절당했어요. 금전적인 지원보다 본인의 학구적인 의지가 더 강한 사람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투둑, 투두둑.
물이 고여 있는 마당에 또다시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제이네트웍스가 크게 성장했을 때 역시나 했었는데…… 참 아깝고 안타까운 일이었지요.”
“다 알고 계시는군요.”
백 회장이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빗소리를 잠식하던 침묵을 깬 건 백 회장이었다.
“한규철 사장을 몇 년 동안 보면서도 전혀 몰랐습니다. 그림에 대한 조예도 깊고, 무엇보다도…… 자식 앞세운 죄인들이라고, 그런 공감이 있어서 얼마간 맘도 터놓고 그랬었습니다.”
“…….”
“그렇게 삐뚤어진 방향으로 본인의 한을 풀려는 사람인 줄은 정말 몰랐어요. 이 나이가 되어도 사람 하나 제대로 보기가 이렇게 힘들지 뭡니까.”
혜숙은 침통해 보이는 백 회장의 옆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TV나 신문에서 봤을 때는 경제를 좌지우지할 만큼 큰 사람으로 보였는데, 지금 이곳에서만큼은 구름 같은 회한에 눈가가 짓무른 평범한 노인처럼 보였다.
“그래도 우리 그이는 잘 봐주셨잖아요.”
차분한 목소리가 누구에게도 한 적 없던 말을 풀어냈다.
“저한테 그런 말을 했었어요. 희명소프트에서도 탐냈던 기술이라고. 대기업의 투자를 받으면 아무래도 연구 범위에 제한이 생길 것 같아 거절했지만, 그런 데서 알아봐 준 걸 보니 비전이 있구나 싶어서 포기하지 않고 계속 할 수 있었다고, 아주 자랑스럽게 말했었어요.”
혜숙은 미소를 지었다.
“게다가 지금은 우리 모단이까지 잘 봐주고 계시니 그저 감사드릴 뿐입니다.”
백 회장의 이마에 쌓인 주름이 잠잠히 깊어졌다.
“제가 더 감사드려야지요.”
수많은 감회가 스쳤다.
그 끝에, 백 회장은 다시금 생각했다.
손주에게 내린 저주는 역시나 저주만은 아니었을지도 모른다고.
***
공기 좋은 곳에서의 휴가 같던 일요일이 지나가고, 원래 짜증 나는 월요일과 그냥 화나는 화요일을 넘어 한 주의 반이 흘러갔다.
“뭐야, 이거! 알람 왜 안 울렸지? 와아이씨!”
비몽사몽간에 휴대폰을 확인했다가 잠이 홀딱 깨버린 모단이 이불을 박차고 침대 밖으로 뛰어내렸다.
옆에서 특유의 사랑스러운 볼때기를 뽐내며 새근새근 잠들어 있을 줄 알았던 견은 어딜 갔는지 보이지 않았다.
“먼저 일어났으면 좀 깨워주지, 아오!”
모단은 욕실로 뛰어 들어가 번개같이 얼굴에 물을 끼얹고 손이 안 보일 만큼 빠르게 양치를 했다.
‘대강 옷만 주워 입고 나가면 버스는 안 놓칠 것 같은데. 오늘만 차를 끌고 갈까? 아냐, 어차피 차 막히면 거기서 거기니까 버스에서 화장이라도 하는 게 더 이득…….’
속으로 온갖 계산을 하며 욕실을 뛰쳐나오는데 문 앞에 갑자기 벽이라도 세워진 것처럼 캄캄했다.
“으업!”
미처 멈추지도 못하고 어딘가에 이마와 코를 부딪힌 모단은 눈을 감았다 떴다.
그리고 숨을 삼켰다.
“천천히 해요. 오늘은 내가 모셔다 드릴 테니까.”
낮고 그윽한 목소리가 사붓사붓 내려앉았다.
모단은 홀린 듯 눈을 들었다.
익숙한 높이에서 눈이 마주쳤다.
무릎을 접고 앉아야 눈높이가 맞던 아이가 훌쩍 자라 저 위에 있었다.
오늘따라 더 짙은 향기를 풍기는 성인 남자가 되어서.
“돌아온 다음에 입을 옷이 없다는 걸 깜박했어요. 모단 씨가 사다 준 잠옷 아니었으면 홀딱 벗고 있을 뻔했네.”
나중에 커지면 입으라고 사들고 왔던 남성용 잠옷이 근사하게 잘 맞았다. 모단이 입고 있는 똑같은 잠옷을 가리키며 견이 웃었다.
“이제야 좀 커플룩 같네.”
이름을 부르려다가, 목소리가 갈라질 것 같아 입을 꾹 다문 모단은 그저 눈앞의 견을 꽉 끌어안았다.
온몸을 기대고도 남는 품이 저를 감싼 순간, 와락 눈물이 쏟아졌다.
“왜 울어요.”
보고 싶었다고 하면 안 된다는 걸 안다. 내내 곁에 있었으니까.
그래도 많이, 정말 많이 보고 싶었다.
제 허리를 감은 모단의 팔을 부드럽게 풀어낸 견이 뺨을 감싸고 눈을 맞췄다.
“무탈이가 인사도 없이 가서 섭섭해서 그래요?”
우는 것도 웃는 것도 아니게 되어버린 표정을 내려다보다 푸스스 웃은 견이 젖은 눈꺼풀에 입을 맞추고는 스르르 내려갔다.
“가뜩이나 다른 때보다 몇 배는 길게 느껴지는 일주일인데, 이번만큼 긴 적은 없었어요.”
따스한 입맞춤에 녹아내리는 사이, 예전에 그가 했던 말이 새삼스레 귓가에 스쳤다.
어른만 되면 뭐든 다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매일매일 진짜 어른이 되기만 기다리는 아이가 있는데, 선생님이라면 걔한테 뭐라고 말씀해 주시겠느냐고.
그게 자기 얘기였다니.
달고도 짭쪼롬한 맛이 감도는 입술을 혀끝으로 훑은 견이 중얼거렸다.
“피도 눈물도 없는 척하면서 가만 보면 눈물 되게 많아.”
“다른 데서는 안 울어요.”
“그래야죠. 다른 남자 앞에서는 웃지도 말고 울지도 말고 말도 하지 말고 눈도 마주치지 마요.”
모단은 세수한 보람도 없어진 얼굴을 문지르며 웃었다.
“이제 어떻게 할 거예요?”
“나가서 움직여야죠”
견이 한 손으로 턱을 쓸었다.
“패션이 좀 그렇긴 한데, 어차피 패완얼이니까.”
“아무리 패완얼이어도 대낮에 잠옷 입고 돌아다니는 건 아니죠.”
“그래서 말인데, 차 좀 빌려줘요. 모단 씨 먼저 회사에 데려다주고 집에 가서 옷부터 갈아입고 돌아다니게요.”
“맞다, 회사! 지각!”
다시금 발등에 불이 떨어진 모단이 허겁지겁 방으로 뛰어 들어갔다.
견의 입매가 길게 늘어졌다.
얼마 후, 준비를 마치고 나와 차에 탄 모단은 화장을 해야 하는 것도 잊고 운전석에 앉은 견을 빤히 바라보았다.
정말로 잠옷을 입고, 모단의 집에 있는 신발들 중 가장 사이즈가 큰 욕실 슬리퍼를 신고 있었다.
차에 얼마간 선팅이 되어 있기에 망정이지, 아니었더라면 신호에 걸려 멈춰 설 때마다 옆 차에서 쏟아지는 수상한 시선들을 고스란히 받아낼 뻔했다.
‘그 와중에 운전은 또 섹시하게 하고 있네.’
목 위로는 지극히 멀쩡한 비주얼에서 좀처럼 눈을 떼지 못하던 모단이 물었다.
“견이 씨는 언제부터 출근할 거예요?”
“내일부터요. 오늘은 만날 사람도 있고, 처리할 일들도 좀 있고.”
“만날 사람이요?”
웃기만 하던 견이 낮게 흘렸다.
“봐야죠, 끝을.”
모단은 잠자코 견의 손을 쥐었다.
회사 근처에 도착했다. 견이 모단의 안전벨트를 풀어주며 말했다.
“출근 잘해요. 이따 저녁에도 데리러 올게요.”
“자상한 남편 같네.”
말 한마디로 견의 얼굴을 선홍색 술톤으로 바꿔놓은 모단이 쪽 하고 입을 맞췄다.
“지각만 아니었어도 더 진하게 하는 건데. 나머지는 이따 하게 달아놔요! 오늘은 요구르트 말고 요구르트소주 조지러 갑시다. 오케이?”
집게손가락을 허공에 지익 그어 외상 표시를 하고, 한 잔 꺾는 시늉까지 한 그녀가 급히 차에서 내렸다.
회사 정문을 향해 돌진하는 뒷모습을 몽롱한 시선이 졸졸 좇았다.
“아침부터 뭔 위험한 소리를…….”
가만 놔두면 광대가 이마까지 올라가게 생긴 견이 한 손으로 입가를 가렸다.
“……너무 좋아, 진짜.”
***
“무단결근을 일주일 넘게 하시고서 어디 해외여행이라도 다녀온 건가? 얼굴 좋아 보이네.”
다음 날, 출근한 견을 앞에 세워둔 변진상이 이죽거렸다. 견은 잠자코 고개를 숙였다.
“다른 사람이었으면 경위서로 끝날 일이 아니라 잘려도 벌써 잘렸어요. 안 그래?”
“죄송합니다.”
다른 때였다면 한 달은 우려먹었겠지만 상황이 상황인지라 변진상은 그쯤에서 입을 다물었다.
“됐으니까 자리로 가봐요.”
견은 한 번 더 고개를 숙이고는 자리로 향했다.
괜스레 사무실을 어슬렁거리던 변진상이 비어 있는 김광남의 책상을 보고는 턱짓했다.
“김 차장은 아직 안 왔나?”
“네. 오늘은 조금 늦으시나 봅니다.”
“대표보다 늦으면 어쩌자는 거야?”
‘지는 걸핏하면 대낮에 오는 주제에. 요즘 좀 일찍 왔다고 생색은.’
직원들의 얼굴에 비슷한 말이 떠올랐다. 물론 입 밖으로 내는 이는 없었다.
“김 차장 출근하거든 바로 대표실로 오라고 해.”
“알겠습니다.”
그러나 열 시, 열한 시가 되어도 김광남은 나타나지 않았다.
“김 차장 아직도 안 왔어?”
대표실 문을 열고 나온 변진상이 대뜸 고함을 쳤다. 하필 은규와 눈이 마주쳤다.
“아까 전화를 드려봤는데 받질 않으셔서요. 다시 한 번 연락해 보겠습니다.”
은규가 책상 위 전화기를 들었다.
고개를 든 견이 텅 빈 김광남의 자리를 흘긋 보았다. 그 눈에 묘한 빛이 어렸다 사라졌다.
어느덧 점심시간이 되어 직원들이 하나둘씩 일어설 때였다.
사무실 문이 열리며 낯선 사람들이 우르르 들어왔다.
“대표실 어딥니까?”
“우일두 씨 어디 계시죠?”
“서류 보관하는 데가 여깁니까?”
딱 봐도 범상치 않은 이들의 등장에 직원들은 어쩔 줄 모르고 시선만 주고받았다.
일사불란하게 셋으로 나뉜 일행 중 한 팀은 대표실로 향하고, 다른 팀은 서류보관함을 열어 박스에 서류들을 집어넣는 동시에 김광남의 자리를 묻더니 컴퓨터 본체를 챙겼다.
나머지 한 팀은 사색이 된 우일두에게 다가가더니 고저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우일두 씨. 업무상 횡령 및 배임 혐의로 체포합니다.”
그제야 밀어닥친 이들이 검찰에서 나온 사람들임을 알게 된 직원들 사이에서 놀란 소리가 흘러나왔다.
TV에서나 보던 광경이 눈앞에서 펼쳐지는 것도 경악스러운데, 하물며 평소에 젠틀하고 능력 있기로 소문난 우 차장이 비리라니.
“잠깐, 잠깐만요! 뭔가 착오가 있으신가 본데 저는……!”
서류를 챙기던 일행 중 한 명이 우일두 책상에 있던 컴퓨터며 자료들도 싹 챙겼다.
“저 아니라니까요? 내가 아니라 김 차장, 김광남 그 자식이에요! 이 새끼 어디 갔어? 왜 안 나왔어!”
그가 이성을 잃고 발악하는 우일두를 간단하게 제압했다.
“그분은 새벽부터 오셔서 제일 먼저 조사받고 계시니까 가서 만나시면 되겠네요.”
“뭐요……?”
우일두가 한 대 맞은 얼굴로 움직임을 멈췄다.
김광남의 이름까지 오른 데 이어 변진상마저 대표실에서 이끌려 나오는 것을 본 순간, 직원들은 다 같이 패닉에 빠졌다.
“무고한 사람한테 이래도 되는 겁니까? 그것도 직장에서! 난 모르는 일이에요! 들어본 적도 없다고! 회계 장부가 이상하면 저기 저, 그래! 저 재무팀 우일두 차장하고, 그 위에 염훈 재무이사하고! 그런 사람들이나 잡아다가……!”
“예, 예. 다 모시고 갈 테니까 염려 마시고 수사에나 협조하시죠.”
지겹도록 들은 뻔하고 뻔뻔한 말을 한 귀로 흘린 남자가 지나가듯 중얼거렸다.
“머리들을 쓰시려면 같이 쓰셨어야지. 이쪽은 저기다 뒤집어씌우려 하고, 저쪽은 여기다 씌우려 하고. 그러니 아귀가 맞을 턱이 있나.”
미뤄진 주주총회가 열릴 때까지는 시간을 번 거라 여기고 방심했던 그들이었다. 그사이 각자 저만 살겠다고 물밑작업들을 벌이다 순식간에 건져 올려진 거였다.
우일두의 뒤를 따라 이끌려 나가던 변진상이 견을 홱 돌아보았다.
“이건 의도적인 누명이야! 제가 죽 쒀놓은 대표 자리 맡아서 고생고생하며 다시 일으켜 놨더니 이제 와서 사람을 이런 식으로 밀어내고 다시 올라앉겠다는 거 아니냐고!”
불안하게 흔들리는 눈을 한 직원들이 견을 돌아보았다.
다들 동요하는 와중에 유일하게 평온해 보이던 견은 속눈썹 하나 까닥하지 않고 상황을 지켜보기만 했다.
다 빠져나간 자리, 태풍이 쓸고 지나간 것처럼 어수선해진 블랑아이 사무실 안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정적이 흘렀다.
대체 이게 무슨 일인지 설명 좀 해달라는 시선들이 하나로 힘을 합쳐 견을 찔렀다.
견이 한참 만에 입을 뗐다.
“……다들 가버리셨네요.”
그러고는 무슨 일 있었느냐는 표정으로 한마디 했다.
“무단결근 경위서는 어디다 제출해야 되죠?”
―블랑아이 변진상 대표 100억대 배임·횡령 구속 기소
―배후에 희명그룹 재무이사, 일부 직원들도 가담한 것으로 알려져
―거래처에 뇌물수수 및 각종 편의 제공하고 원가장부 조작해 부당이득 챙겨
―블랑아이 변진상 대표에게 거액의 뇌물을 제공하고 독점계약을 보장받은 혐의로 조사를 받던 한성어패럴 한규철 사장이 고가의 미술 작품을 이용해 탈세 및 부당이득을 취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이에 평소 한규철 사장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희명그룹의 백희명 회장에게도 의혹의 눈길이 쏟아졌다.
백희명 회장은 작품 구매 과정 및 세금 납부에 아무런 문제가 없음을 객관적으로 밝히고, 개인이 소장한 전 작품을 미술관에 무상기증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한규철 사장은 2000년대 초반 코스닥 주가조작사건에도 연루된 것으로 알려져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사업상의 문제로 앙심을 품은 제이네트웍스의 주가를 고의적으로 조작해 최종적으로 파산에 이르게 했다는 것.
이번 조사로 벤처붐의 신화에서 몰락의 상징으로 추락했던 故정상현 사장이 잃었던 명예를 되찾게 됐다.
―비리를 폭로하려던 제보자를 대포차와 조직폭력배까지 동원해 위협한 것으로 알려지며 살인미수혐의도 더해졌다. 당시 현장에 있던 차들에 찍힌 블랙박스 영상이 온라인에 나도는 것을 막기 위해 대형 포털사이트 등에 거액의 대가를 제공하려 드는 치밀함까지 보였다.
이 초유의 사건이 어떻게 해결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