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황제의 독사과-133화 (133/139)

제 133 화

헬로이즈는 창가에 놓인 의자에 앉아 날이 밝아오는 것을 지켜보았다. 어둡던 사위는 서서히 밝아오고 있었지만, 그녀의 마음은 여전히 암흑이었다.

"분명 그대에게도 그대가 사랑하는 그 사람을 구할 기회가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당신은 선택하지 않았고. 그 결과 사람을 잃은 겁니다. 세이란 님과는 달리."

헬로이즈는 키안이 했던 말이 떠오르자, 재빨리 고갤 가로저으며 부정했다.

“아니야.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을 리 없어. 운명이었는걸. 신탁에 의해 정해진 운명.”

"하지만 세이란 님께선 하셨습니다. 그러니 헬로이즈 공주님, 다른 누구도 아닌 당신 스스로를 원망하세요. 욕심 때문에 모든 기회를 놓친 당신 스스로를."

“웃기는 소리야. 내 스스로를 원망하라니. 감히, 나에게 그런 말을 하다니.”

헬로이즈의 입가가 싸늘하게 비틀렸다. 하지만 강하게 키안의 말을 부정하면 할수록 마음속에 의구심이 떠올랐다.

정말 바뀔 수 있었던 걸까? 내 선택으로 루틴 공작을 살릴 수 있었던 걸까?

만약 그랬다면…….

헬로이즈의 심장이 다시 따끔거렸다. 이젠 잠잠해졌다고 생각했던 아픔이었다.

그런데 그가 살아 자신의 곁에 있을 수도 있었다는 생각을 하자, 지독한 아픔이 심장을 찢어놓았다.

“아니야. 날 혼란스럽게 하기 위해 일부러 그런 말을 한 거야. 말도 안 되는 소리로 날…….”

목이 꽉 막혀, 헬로이즈는 입술을 깨물었다. 알지 못했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슬픔을.

그 무엇으로도 채울 수 없는 헛헛함 역시도 알지 못했다.

그런 감정이 있다는 사실조차도 몰랐었다.

“다 키안 레녹스 때문이야. 이 모든 게, 키안 레녹스와 세이란 때문이야.”

헬로이즈는 두 손바닥에 얼굴을 묻었다.

“엘렌이 말했던 선택이란 것이 이것이었나?”

황실 사냥터에서 돌아온 뒤, 엘렌이 별궁으로 자신을 찾아왔었을 때를 떠올렸다.

루틴 공작가의 사람인 엘렌 역시 예지력이 있다. 그녀가 말해준 유스타나 제국의 세 번째 신탁의 주인은 바로, 자신이라고 했다.

“내가 유스타나 제국에 내려진 세 번째 신탁의 주인이야.”

처음엔 믿기지 않았다. 자신 때문에 모든 것이 파괴되어 버린다는 사실이.

"파괴의 별 아래 태어난 자, 그자로 인해 유스타나 제국은 무너질 것입니다."

헬로이즈는 고갤 들었다. 어느새 창문으로 들어온 아침 햇살이 방 안을 비추고 있었다.

헬로이즈의 보랏빛 눈동자가 희미한 빛을 띠더니, 이내 차갑게 번뜩였다.

“내게 내려진 신탁의 내용이 그런 것이라면, 그대로 해주는 수밖에. 운명이란 바뀌는 것이 아니라, 정해져 있는 것이니까.”

똑똑! 노크 소리와 함께 이고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공주님, 이고르입니다.”

“들어와.”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온 이고르는 창문 옆 의자에 앉아 있는 헬로이즈를 발견하곤, 표정을 굳혔다.

“밤새 깨어계셨던 겁니까?”

“생각할 게 있어서.”

“걱정되셔서 그러는 것이라면, 마음 놓으십시오. 절대 공주님께 폐가 되지 않게 해놓았습니다.”

그 말은 암살 계획이 실패하더라도 자신들이 테란인임을 밝히지 않을 작정인 모양이었다.

“계획이 실패할 것이란 생각은 해본 적이 없어.”

헬로이즈가 의자에서 일어섰다. 그러곤 이고르를 향해 돌아섰다.

“유스타나 제국에 가야겠다고 결정한 순간부터 다시 테란의 돌아갈 생각 같은 건 하지 않았거든.”

“공주님!”

이고르가 놀란 얼굴로 헬로이즈를 보았다.

“너희들 역시 죽을 각오로 온 것 아니었나? 나 역시 그렇다는 거야.”

“하지만 저희와 공주님은 다릅니다. 공주님께선 테란의 공주이십니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살아서 테란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이고르의 얼굴에 굳은 의지가 엿보였다. 그 절대적인 충성심에 헬로이즈는 자신의 계획을 말하지 않기로 했다.

“그래, 부탁하지.”

“오늘 정오입니다. 그때까지 편히 쉬십시오. 저는 알버트 경에게 다녀오겠습니다.”

**

“키안, 정말 이 차림으로 제국민 앞에 설 생각인 거야?”

벨라가 황실 기사단의 제복 차림의 키안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응.”

“하지만 황태자비로서 전하 옆에 서는 첫무대잖아. 아름답게 보여야 하지 않을까?”

벨라가 키안의 방에 쌓여 있는 수십 벌의 드레스며, 장신구들을 가리키며 말했다.

릴리스 때처럼 입으면 될 텐데, 그러면 키안의 아름다움에 분명 제국민들이 반해 황태자비로 인정할 터였다.

“네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아, 벨라. 하지만 난 키안 레녹스로 제국민들 앞에 서고 싶어.”

키안 역시도 고민했었다. 릴리스의 모습으로 설지, 아니면 황실 기사단의 단장인 레녹스 공작으로 설지.

하지만 결론은 언제나 키안 레녹스였다. 더는 그 누구도 속이고 싶지 않았다.

“키안.”

“알아. 릴리스의 모습으로 제국민 앞에 서는 게 나에게 유리하다는 걸. 하지만 그건 진짜 내가 아니야. 내 모습으로 인정받고 싶어.”

키안의 말을 듣고서야 벨라가 고갤 끄덕였다.

“미안해. 거기까지 생각하지 못했어. 난 네 아름다운 모습을 보면, 널 여인으로 인정할 것 같아서. 그것만 생각했거든.”

“알아, 벨라. 날 위해 그런 거잖아.”

벨라가 키안에게 다가오더니, 꼭 끌어안았다. 그제야 벨라의 몸이 떨리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날 걱정해 떨고 있어.’

분명 드레스와 장신구를 챙겨 오는 내내, 이렇게 떨고 있었을 터였다. 자신이 너무도 걱정돼서.

키안이 두 팔을 뻗어 벨라를 꼭 끌어안았다.

“벨라, 걱정 마. 난 괜찮을 거야.”

“키안, 만약에 일이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더라도 실망하지 마. 내가 널 세상 누구보다도 믿고 아끼고 있거든. 전하께서도 마찬가지고.”

“벨라, 이제 나도 알아.”

전엔 알지 못했다. 나를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내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때 얼마나 슬퍼하리라는 사실을.

그저 자신만 죽으면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을 것이라는 생각만 했었다. 그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이젠 지키고 싶었다.

천 년 전 자신은 일족을 배신한 대가로 죽음을 선택했다. 똑같은 선택을 반복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아무것도 포기하지 않아.”

벨라가 팔을 풀고는 한 발짝 뒤로 물러섰다. 그러곤 안심한 표정으로 말했다.

“다행이야. 난 항상 무서웠어. 네가 언제든 우리 곁에서 사라져 버릴까 봐. 그런데 이젠 그런 걱정은 할 필요 없을 것 같아.”

벨라도 느끼고 있었던 모양이다. 입 밖으로 말하지 않았지만, 다 알고 있었던 거야.

‘그렇다면, 설마 내 주위에 있는 모든 사람이 알고 있었던 건가?’

키안은 그런 생각이 들자, 입술을 깨물었다. 황실 기사단의 기사들도, 벨라도, 그리고 카이우스를 비롯한 레녹스가의 식솔들도 알고 있었던 거야. 그리고 세이란 님까지도.

‘바보같이 나만 모르고 있었다니.’

가슴이 아팠다. 죽을 작정이란 걸 뻔히 알면서도 그것을 내색하지 않기 위해 애썼을 이들을 생각하자, 뜨거운 것이 목에 걸린 느낌이었다.

키안은 아릿한 아픔을 꾹꾹 눌러 삼키며 말했다.

“벨라, 걱정 끼쳐서 미안해. 다신 그런 생각하지 않을 거야. 약속해.”

**

뚜벅뚜벅, 복도를 걷는 발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렸다.

황제궁의 침전에서 나오던 엘렌은 발소리의 주인을 확인하기 위해 몸을 돌렸다.

“황태자 전하.”

엘렌이 세이란을 알아보곤 재빨리 허릴 숙여 예를 갖췄다.

“폐하께선 아직 차도가 없는 것이냐?”

“그렇습니다.”

“믿어도 될까?”

세이란의 목소리가 평소와 달리 날카로웠다. 엘렌이 천천히 고갤 들자, 서늘한 녹색 눈동자가 그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저는…….”

“넌 뭐지?”

투명한 녹색 눈동자가 얼음처럼 차가웠다.

‘이제야 알게 된 건가, 내 정체를?’

엘렌은 세이란의 눈동자 속에 담긴 감정을 통해 그가 모든 걸 알게 되었단 걸 깨달았다.

“황태자 전하께서 뭘 의심하는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변하지 않는 사실이 있다면, 그건 황제 폐하를 걱정하는 제 마음입니다. 그리고 유스타나 제국을 아끼는 마음 역시.”

그 어떤 변명도 하지 않고 있었다. 그저 차분한 얼굴로 황제에 대한 마음만은 진심임을 알아달라고 말하다니.

“내가 그대의 동생을 죽였다. 루틴 공작 말이다.”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건 전쟁이었고 어쩔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 일로 전하를 원망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어떻게 할 생각이지?”

“무슨 말씀이십니까?”

“이번엔 테란인지 아니면, 유스타나인지 선택을 하라는 뜻이다.”

세이란의 질문에 엘렌이 고갤 들었다. 그러곤 차분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저는 한 번도 변한 적이 없습니다. 제가 열다섯의 나이로 이곳에 온 순간부터 말입니다.”

흔들림 없는 엘렌의 눈동자를 보며, 그녀가 진심임을 알 수 있었다.

“그럼 네 입으로 진실을 말해봐. 그래야 믿을 수 있을 것 같거든.”

세이란이 잠시 말을 멈추곤 엘렌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엘렌은 여전히 세이란이 뭘 원하는지 깨닫지 못한 듯 조금 혼란스러운 표정이었다.

“저는 루틴 공작가의…….”

“아니. 내가 알고 싶은 건 그것이 아니다. 난 전 대신관인 그대가 왜 황제궁에 있는지 알고 싶다. 그것도 폐하 곁에 말이다.”

그때까지 차분하던 엘렌의 눈동자가 놀란 듯 커졌다.

“이제 가면을 벗어도 된다. 유스타나 제국의 제43대 대신관인 엘렌 루틴.”

순간 입안이 바짝 마르는 느낌에 엘렌은 무의식적으로 입술을 축였다.

“어떻게 알게 된 것입니까?”

“도미니크 대신관에게 전 대신관의 행방을 수소문하라는 명령을 내렸었다. 그리고 얼마 뒤, 도미니크 대신관이 그대에게 연락을 취한 모양이더군. 하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짐작에 지나지 않았다.”

“그럼 어떻게 확신하게 된 것입니까?”

“그대가 테란의 공주를 만났을 때 짐작은 확신으로 변했지. 그리고 귀족회의장에서 나오던 에브게니아에게 하던 말을 듣고 모든 걸 알게 되었다. 그때 내가 그곳에 있다는 사실을 알고 일부러 말한 것이겠지? 레녹스 공작가에 일어난 비극에 관한 얘길 말이다.”

세이란의 말에 엘렌이 천천히 숨을 내쉬었다. 이젠 숨기는 걸 포기한 모양이었다.

“그때 들으셨군요. 전 혹여나 듣지 못했을까 봐 걱정했습니다.”

“그래서 그 얘기를 나에게 한 이유가 뭐지?”

“특별한 이유는 없습니다. 다만 전하께서 레녹스 공작님의 방패가 되어주시길 바랐습니다. 그분이 갖고 태어나신 힘 때문에 어린 시절부터 상처가 많으셨습니다. 그래서 한 분쯤은 레녹스 공작님을 안타깝게 여겨 지켜주시는 분이 있었으면 했습니다.”

“정말 그게 다인가?”

“그렇습니다. 저 역시 그분을 불행하게 만든 이들 중 하나입니다. 마음의 빚이 큽니다.”

7년 전 레녹스 공작 부처에게 협박 편지가 전달된 걸 우연히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 사고를 막기 위해 엘렌은 레녹스 공작가를 찾았었다.

하지만 공작 부처는 키안의 비밀을 감추기 위해 죽음을 선택했었다.

“폐하께서도 알고 계시겠지?”

“그렇습니다. 그래서 황태자 전하께서 전쟁터로 떠나기 직전 그런 약속을 하신 겁니다. 키안 레녹스 공작님을 황태자비로 맞아들이겠다는 약속을요.”

엘렌의 말에 세이란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대체 그 운명이란 것이 뭐라고. 그 신탁 따위가 대체 뭐라고…….”

세이란이 분노를 억누르며 낮게 으르렁거렸다. 그 차가운 분노에 엘렌은 주먹을 꼭 쥐었다.

“어쩔 수 없었습니다. 제가 받은 세 개의 신탁 중 마지막에 내려진 신탁이 바로, 유스타나 제국의 마지막을 나타내는 것이었습니다. 유스타나는 물론, 전하와 키안 레녹스를 지키기 위해선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엘렌의 말에 세이란의 입가가 서늘하게 비틀렸다.

“아니, 잘못된 판단이었다. 폐하와 레녹스 공작님, 그리고 전 대신관인 그대의 잘못은 신탁을 바꾸려 했다는 데 있다. 믿고 기다렸어야 했다. 나와 키안, 그리고 세 번째 신탁의 주인까지도.”

“하지만 저희는…….”

“어쩔 수 없었다는 변명으론 안 돼. 그대들의 잘못된 선택으로 곧 유스타나 제국은 마지막을 맞게 될 테니까.”

그 말과 함께 세이란이 돌아섰다. 그러곤 복도를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다리에 힘이 풀리는지, 엘렌에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말도 안 돼. 우리의 선택이 잘못되었을 리 없어. 분명 신탁은…….”

엘렌은 눈을 질끈 감았다. 그리고 그 순간 자신이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깨달았다.

세이란에게 꿈을 통해 완벽한 미래를 보여준 이가 바로 자신이었다. 하지만 그것이 실수였던 것이다.

“내가 간과했었던 거야, 전하의 마음을.”

키안 레녹스를 향한 세이란의 마음을 가볍게 치부했었다.

“내가 어리석었어. 때론 사랑이란 감정이 그 모든 걸 버리게 만들 수도 있다는 사실을. 그리고 그 사랑이 신탁으로 내려진 운명까지도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

검술 대회가 열리는 날이 되자, 대회장으로 구경꾼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평소라면 검술 대회가 열리는 대회장 주변엔 상인들이 펼친 좌판으로 인해 축제 분위기였을 테지만, 오늘은 묘하게 긴장감이 흘렀다.

그건 비단 구경꾼들에게 국한된 것은 아니었다. 검술 대회에 참가하는 용병들 역시 긴장된 표정으로 막사에 앉아 대진표가 나오길 기다리며, 각자의 막사에 앉아 갑옷과 검을 손질 중이었다.

“패트리샤 님, 정말 전하께서 블랙으로 검술 대회에 참가하시는 겁니까?”

노엘의 질문에 패트리샤가 고갤 들었다. 당연한 걸 묻느냐는 표정이었다.

“처음부터 그럴 계획이었다. 그러니, 넌 전하께서 대회에 참가할 수 있게 준비하도록 해.”

“그건 걱정 마십시오.”

“그나저나 카일 님의 몸 상태는 어때?”

“패트리샤 님의 친구분께서 치료 중이십니다. 사실, 놀랐지 뭡니까. 카일 님께서 찾아가셨던 그분이 패트리샤 님의 친구분이었다니 말입니다.”

“나도 마찬가지다.”

두 사람을 뒤쫓던 사람이 카일 님이란 사실을 알았을 때, 놀라 다리에 힘이 풀릴 지경이었다.

그 후 카일에게 진의 할머니인 에브게니아와 얽힌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어딜 가시려는 겁니까?”

패트리샤가 자리에서 일어나 막사를 나가려 하자, 노엘이 그녀의 뒤를 따라 나왔다.

“곧 정오다. 참가 준비를 해야 할 시각이다.”

막사를 나온 패트리샤는 입고 있는 검은색 일색의 갑옷을 다시 한 번 점검했다.

“노엘, 내가 지시했던 것 잊지 마. 전하를 도울 수 있는 사람은 너뿐이다.”

“명심하겠습니다.”

패트리샤가 고갤 끄덕인 다음, 대회장으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진은 자신이 검술 대회에 참가하는 걸 원치 않았다. 그 의미는 검술 대회장에서 황태자의 암살이 시도될 것이란 사실이었다.

패트리샤는 긴장감으로 등줄기가 서늘해졌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없다면 거짓말이었다.

하지만 유스타나 제국민으로서 도망칠 수 없었다.

“휴우-”

패트리샤는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질끈 동여맨 후, 검술 시합이 열리는 대회장으로 걸음을 재촉했다.

황제의 독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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