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헥센야크트-140화 (140/186)

역습의 장(6)

6.

“···제길, 더럽게도 긴 임무였어.”

로이드가 투덜거리며 술잔을 기울인다.

하나, 그의 입가는 싱긋 웃고 있어.

이 하소연은 힘겨운 고난에서 빠져 나온 자만이 표현할 수 있는 애환이었다.

깊은 밤.

태양이 자취를 감추자 어둠이 내리깔린다.

하지만 녹림으로 둘러싸인 동방의 마을은 아직 잠들지 않았다.

그들에겐 다시없을 경사스러운 일이 있었기 때문에.

지상은 여전히 밝다.

광장에 쌓아올린 장작더미의 탑이 쉴 세 없이 타올라.

따스한 온기가 스민 불씨는 싸늘한 새벽마저 녹이는 훈훈한 기운을 모두에게 전하고 있었다.

떠들썩한 분위기.

사방에 흐르는 동방의 전통음악.

생소한 무용이 일렁이는 불꽃에 기묘한 그림자를 비춘다.

축제가 한창 벌어지는 광경을 바라보며, 벽에 등을 기댄 로이드가 운치 있는 한 마디를 내뱉었다.

“힘겨운 싸움 끝에 독한 화주라··· 먼 동양까지 와서 술을 배워갈 줄은 또 몰랐는데.”

달고 쓴 향취가 동시에 느껴지는 오묘한 음료.

그것은 사탕수수를 짜낸 증류주와 발효시킨 꿀을 섞인 마을 비장의 술이었다.

꽤 입맛에 맞았는지, 로이드는 목이 타는 통증까지 견뎌가며 지금 막 다섯 잔을 비웠다.

“뱃사람들이 럼주를 입에 달고 사는 이유가 다 있었구만.”

여행하는 숙명을 지닌 자들에겐 술이야 말로 진짜 동반자일지니···.

로이드는 세간에 전해지는 그 속담을 떠올리고서 히죽 웃었다.

마지막 한 방울까지 목구멍으로 털어놓고서도 모자랐던 것인가?

로이드는 통째로 술병을 잡았다.

그러나···.

“잠깐! 너무 이물질을 많이 섭취하는 거 아니야?!”

“오, 마르. 이제 일어났냐?”

“그렇게 간을 혹사시키는데 내가 눈치 채지 못하는 게 이상하지. 체내 전해질 농도도 급속도로 떨어지고 있고···.”

“켁! 내가 먹는 것까지 참견하기냐?”

“이젠 내 몸이기도 해!”

“아니, 그럼 혓바닥으로도 좀 느껴보시라고. 어디 달달한 맛이 어때?”

“미각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할 정도로 신경 연결이 느슨해졌어. 당장 그 유해한 액체의 섭취를 멈추란 말이야!”

마르가 진저리를 칠만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로이드가 지금까지 마신 양은···.

사냥꾼 특유의 해독능력이 아니었다면, 평범한 사람이 만취하고도 남았을 양이었기에.

로이드가 들은 척도 하지 않고 병나발을 불자, 마르는 최후의 통첩을 날렸다.

“···위산 분비를 촉진시켜서 하루종일 구토만 하게 만들어줄까?”

“아니, 그건 봐주십셔. 마르 여사···.”

“하아, 앞으로가 걱정이야. 이렇게 무절제한 지적 생물체가 존재할 줄은···.”

로이드의 눈과 융화한 동거인이 눈을 뜨자마자 잔소리를 이어간다.

자신의 몸 상태를 완벽히 파악하는 상대에게서 취한 척 해봐야 무의미해.

로이드는 그냥 솔직하게 나가기로 했다.

“그래도 오늘은 마시지 않곤 안 돼. 기념해야할 날이거든.”

“무엇을?”

“귀환. 그리고 승리를 말이야.”

마르는 잠깐 생각에 잠기더니.

“···내가 잠든 사이, 많은 일이 있었나보네?”

“아아, 그랬지.”

“어떻게 됐어?”

“보시다시피···.”

살아남았지.

이어서, 그는 자신의 입담을 최대한 발휘하여 낮에 있었던 소동에 대해 설명했다.

홍련과 청람.

가장 위협적인 자연의 힘을 사용하는 두 마녀와 맞서 싸운 이야기를···.

“···그렇게 해서, 이 지긋지긋한 사건이 끝나게 된 거야.”

한 동안, 마르는 잠자코 생각을 정리했다.

로이드에게 전해들은 정보와 그의 뇌에 남겨진 기억을 종합해서 분석···.

마르가 다시 말문을 열었을 때는, 그 취합이 완료된 상태였다.

직후, 그녀는 가장 중요한 것을 질문했다.

“빅터란 개체는 무사해?”

“그건··· 나도 모르겠다야.”

“응?”

“원채 속내를 드러내질 않는 자식이라. 기가 막히지. 그 지경이 될 만큼 싸워놓고도 끝내 무릎 한 번 꿇지 않더군. ···저기 좀 봐. 지금도 저기서 괜히 무게 잡고 서 있는 꼴을!”

“굳이 일일이 손가락으로 가리킬 필요 없어. 네가 보는 건 나도 볼 수 있으니까.”

“아참, 그랬었지. ···하여간에, 여전히 고지식한 놈이라니까. 저런 거 하나하나 상대하면 피곤할 뿐인데.”

멀리 떨어진 곳에서, 빅터는 마을 사람들을 상대하는 중이었다.

호수를 통해 뿜어져 나오는 마기의 근원으로부터 자신들을 해방시켜준 귀인에게, 그들은 연신 감사의 인사를 건네고 있었다.

“빅터란 개체를 좀 도와주는 건 어때?”

“아쉽지만 나는 그런 거 딱 질색이라서.”

“감사를 받는 게 부끄러워?”

“추하다고. 주인공 옆에서 조연이 알랑거리면 폼이 안 나잖아?”

“조연? 의외인 걸. 과시욕이 풍부해 보이는 네가 스스로 극 무대의 부차적 역할을 자처할 줄은···.”

“분하지만 어쩌겠냐? 이번만큼은 빅터한테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

“···말은 그럴싸하지만 피로와 나태한 두뇌활동이 감지되는데?”

여담으로, 로이드가 지금 구석에 따로 떨어져있던 이유는···.

빅터에게 그 역할을 전부 미루고 달아났기 때문이었다.

“헹, 좋은 게 좋은 거지.”

그렇게 말하며 로이드는 고개를 위로 향했다.

어둑한 밤하늘에 별무리가 수놓고 있어.

구름 한 점 없는 군청색 바다에 월광이 내리쬐는 중이었다.

“···어떠냐, 마르? 천장이 없는 세계의 하늘도 썩 나쁘진 않지?”

“곤란해지니 주제를 전환하는 거야?”

“난 진심이거든? 가뜩이나 오랜만에 보는 풍경이라고. 이게 너무 그리웠단 말이야. 자광석의 따가운 빛줄기가 아니라, 무해한 달님의 얼굴이!”

“···흐응, 그렇구나. 오존의 막이 사라지지 않은 별의 대기란, 인간의 미적 관념을 잠깐 내려두고서라도 굉장히 아름답긴 하네.”

“아직 감동하긴 일러. 앞으로 질리도록 보게 될 테니까. 이 세상엔 아직 관람할 거리가 넘치거든. 어때? 생물학에 일가견이 있는 마르 아가씨 입장에선 호기심이 막 들끓지 않아?”

“솔직히 말해서··· 그건 기대되네.”

“그렇지? 그런 의미에서 한 잔만 더···.”

“로이드, 너란 개체는 정말···!”

“우왓!”

파직!

정전기 방전이 터졌다.

로이드는 그 충격으로 술병을 놓쳤어.

아까운 음료가 몽땅 날아가자, 로이드는 갈 곳 없는 울분을 토해냈다.

“마르, 너어어어!”

“달리 불만이라도?”

“어, 어어?”

“더 할 말이 남아있어?”

어조가 심상치 않다.

까딱하면 또 한 번 전류가 몸에 퍼질 게 뻔해.

로이드는 기를 꺾을 수밖에 없었다.

“···아뇨, 딱히 없습니다요.”

“그럼 각오해둬. 오늘 혹사당한 내장의 대가는 확실하게 돌려받을 테니까”

“야야, 대체 나한테 또 뭘 시킬 생각인데?”

“당분간 네 식단은 내가 제시해주지. 앞으론 내가 허락한 음식물만 섭취하도록 해. 치우친 영양을 이상적인 상태로 돌릴 때까진 강제야.”

“난 입맛이 좀 까다로운데···.”

“불평은 수용하지 않겠어. 편식 습관이 있다면 고쳐.”

“돌아버리겠구만···.”

“뭐라고?”

“···알아서 모십죠, 네.”

어째서 자신의 눈에게 제압당해야만 하는가?

스스로도 마땅한 답을 내놓지 못한 채, 로이드는 고개를 푹 숙였다.

신세 한탄이라도 하고 싶어.

로이드는 빅터가 돌아오면 밤새 이 처지를 토로할 셈이었다.

그런데 그 순간···.

“···그 혼잣말에도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슬쩍 누군가가 물어온다.

아직 앳된 얼굴을 한 동방의 소녀, 시안이었다.

그녀는 마르의 주파수를 감지할 수 없어, 옆에서 지켜보기에 로이드가 주사를 부리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으리라.

“이야, 나한테 무슨 볼일이지? 애늙은이 아가씨?”

“애··· 늙은이?”

찌릿.

시안이 노려보자, 로이드는 ‘이크.’ 하고 혀를 찼다.

빅터의 압도적인 힘을 보고서 다소 얌전해지긴 했지만, 그녀의 본질은 여전히 드셌기 때문에.

“···그래요. 경박한 당신에게 예를 차리려 하다니, 제 실책입니다. 부디 잊어주시길!”

“잠깐만, 이거 내가 실수했어. 어린 제자들이랑 같은 식으로 대해서 기분이 상했다면 사과할게. 시안이라고 했었지? 자자, 여기 앉으라고.”

“···.”

로이드는 능글맞게 소녀의 비위를 맞추기로 했다.

그 오만하고 콧대 높은 시안이 부끄러움을 무릎 쓰면서까지 먼저 말을 걸어왔다는 건, 그 나름대로 이유가 있을 터이니···.

“부담 없이 털어나 봐. 나한테 듣고 싶은 게 있어서 온 거 아니야? 내 말이 틀렸나?”

“그···.”

“음?”

“빅터 선생님은···.”

우물쭈물하는 시안.

조심스럽게 고민한 끝에, 소녀가 입에 올린 말은 의외의 것이었다.

“연배가 어떻게 되시··· 던가요?”

“허?”

“당신이 함부로 말을 트는 걸로 보아, 그렇게 나이 차이가 심하게 나는 건 아닌 것 같은데요.”

“잠시만! 이 아가씨야! 너 설마···.”

“아, 아닙니다! 당신이 뭘 떠올렸는 진 몰라도, 그거랑은 관계없어요! 저는 단지 그 분께서 강함을 손에 넣기까지 얼마나 긴 시간을 수련하셨는지가 궁금해서! 단지 그뿐이···.”

“아니, 그딴 거 보다!”

“예?”

“하나 짚고 넘어가자고! 빅터는 선생님인데 왜 나는 당신이라고 부르는 거지?”

“···그야 댁에겐 별로 존칭을 쓰고 싶지 않으니까요.”

“왜?!”

“어른의 관록이 전혀 느껴지질 않아서.”

“···큭. 소, 솔직해서 좋네. 너무 대놓고 말해서 신랄할 정도야.”

“위선으로 치장된 가식적 예의 쪽이 좋으실까요?”

“관둬. 전말을 다 아는데 이제 와서 그러면 오히려 소름 끼치니까.”

“그래서, 빅터 선생님은···.”

“음. 그러고보니, 저 친구가 몇 살이더라···.”

로이드는 어느 쪽으로 대답해줘야 할지 망설였다.

자신과 같은 시간대인가?

아니면 시공을 초월한 시점을 논해야 하는 것인가?

“서른 셋··· 아니, 서른여섯인가?”

“···왜 편차가 그렇게 심한 거죠?”

“우리한텐 복잡한 사정이 있거든. 아무튼 마흔은 안 됐지. 저렇게 보여도 나랑 크게 차이가 나진 않아.”

“그렇군요···.”

“하지만 눈독 들일 생각은 꿈에도 꾸지 마. 아가씨의 특이한 취향은 존중해주겠는데··· 아무리 봐도 너무 나이차가 많이 나잖아.”

“하, 하아?”

“도저히 그림이 안 돼. 잘 풀려도 꼬라지만 웃길 거야. 노안의 덩치 옆에 아직 열스무 살도 안 된 처녀가 붙어 있으면 세간에 손가락질부터 당한다고. 더욱이 저 녀석, 꼬인 여자들이 하나 같이 살벌하니까···.”

철컥!

갑자기 격철이 당겨지는 소리가 들렸다.

어느새 얼굴이 붉어진 시안이 화포를 로이드의 얼굴에 겨냥하고 있었다.

그녀는 당장이라도 쏴버릴 기세로···.

“무례하군요! 어찌 감히! 저는 빅터 선생님의 무공에 경외를 품었을 뿐으로! 진심으로 깊은 감명을 느껴서!”

“아, 알겠어! 알았으니까 진정해! 그 위험한 것부터 치우고 이야기하자고!”

순진한 아이를 가볍게 놀리려다 머리가 날아간 뻔 했어.

로이드는 술이 다 깨버렸다.

“···하, 그래. 네가 빅터를 어떻게 생각하든 둘째 치고.”

“또 그런···.”

“아무튼지 간에, 저 덩치가 가진 강함의 비결이 알고 싶은 거 아냐? 얼마나 수련해야 저 만큼 쌔질 수 있을지?”

시안은 고개를 끄덕였다.

“예. 우리의 소식통에 의하면, 당신들은 이식이라 불리는 선별과정을 통과한다고 들었습니다. 인간을 초월하는 힘을 손에 넣고, 그 뒤로 지속적인 단련을 통해···.”

“아서라. 너희 같은 꼬마들이 할 만한 짓거리가 아니야.”

“저희를 그냥 어린 잡졸로 치부하면 곤란합니다! 이쪽도 어린 시절부터 쭉 가혹한 훈련을···.”

“전혀 이해를 못하는구만. 그게 안 된다는 거야.”

“···어째서죠?”

“저 자식을 좀 봐.”

로이드는 멋쩍게 어깨를 들썩였다.

그리곤 시선을 리리 리와 아랑을 사이에 두고 희나와 대화를 나누는 빅터에게로 향했다.

“빅터가 그토록 강한 건, 녀석이 어른이기 때문이거든.”

로이드는 어렴풋이 깨닫고 있었다.

자신에겐 없고, 빅터에게만 있는 어떤 것을.

“모르겠네요. 그게 무슨···.”

“뭐긴 뭐겠어? 책임감이란 거지.”

“저희도 사명감만큼은 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각오 또한···.”

“멍청아. 빅터는 말이야. 너나 너희와는 시작점 자체가 다르다고.”

“이번엔 재능의 이야길 논하시는 겁니까?”

“아니, 넌 크게 착각하고 있다는 거다. 그것도 아주 큰 오산을.

“예?”

되묻는 시안에게 로이드는 아무 말도 해주지 않았다.

설명하기엔 어휘가 너무나 부족해.

대놓고 털어놓자니 묘하게 낯 뜨거운 내용이라 직전에 그만둔 것이다.

왜냐하면, 로이드가 직후 입에 올리려 했던 것은···.

‘빅터는 저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거야. 강해지지 않고선 지켜내지 못하니까.’

수 시간 전, 빅터는 말했다.

땅거미의 거인으로 변하기 직전, 아무렇지도 않게 달관한 듯 읊조렸다.

‘잃는 건 나만으로 충분하다.’

강인하면서도 슬픈 한 마디.

로이드는 그 섭섭한 대사를 토씨하나 빠뜨리지 않고 기억하고 있었다.

‘고집불통도 이 정도면 병이야. 망할 자식··· 어디 너 혼자만 날뛰도록 내가 내버려 둘 것 같냐? 두고 보라지. 임무고 자시고, 네가 무슨 짓을 하든! 최후의··· 마지막 순간에는 내가 막아내 줄 테니까.’

게슈펜스트 따위로 전락하게 내버려두지 않아.

마음의 힘을 모두 소진해 사람의 길에서 멀어지도록 할까보냐?

비록 더러운 꼴을 몇 번이나 보았지만.

자칫 사경을 헤맬 정도의 위기를 연달아 맛보았을 지라도···.

그는 앞으로도 쭉 빅터와 동행할 셈이었다.

무모하게 돌진하는 빅터를 보조할 수 있는 건 오직 자신 뿐.

과묵한 고집불통 사냥꾼과 등을 맞댈 수 있는 떠벌이는 흔하지 않다.

빅터가 모든 이를 끌어안으려 한다면, 로이드는 그런 친구를 지킬 뿐이야.

그것이야말로 로이드가 대스승 크레이그에게 받은 명령.

동시에 레이의 간절한 부탁이기도 했다.

‘···잘 듣거라, 로이드여. 제아무리 강렬한 빛으로 어둠을 비추는 양초라 할지라도, 방치하면 어느 순간 스스로의 몸을 전부 녹여버리고 만다. 빅터는 사내는 그런 자다. 그는 자신이 겪은 비극을 남이 경험하는 걸 막기 위해 무엇이든 할 테지. 하지만 그래선 안 된다. 빅터의 능력은 정말 필요한 순간에 쓰여 져야 할지니··· 가까운 시일 내로, 머지않은 미래에 결전의 순간이 찾아온다. 빅터는 그때를 위한 우리들의 희망이 될 것이다.’

처음에는 반신반의했다.

로이드는 빅터와 같은 임무를 맡아, 거미의 중합체를 함께 무찌른 전우였지만.

한 명에 불과한 그가, 어떻게 수 십 세기 이상 이어져 내려오는 마녀와의 싸움에 종지부를 찍는단 말인가?

하나, 지금은 그 생각이 바뀌었다.

어쩌면···.

만에 하나?

혹은 가능할 지도?

가능성은 의심으로.

의심은 확신으로 나아간다.

‘아니, 틀림없어. 기필코 해낸다. 빅터 녀석과 함께라면 뭐든 가능해. 그리고 나도···.’

빅터의 활약상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본 로이드였기에 안다.

인생에서 가장 빛날 기회가 주어졌다는 걸.

자신이 어느새 전설의 일부가 되었음을.

신화 속 이야기에 등장하는 인물로서, 과거에 없을 영웅과 같은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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