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2. 밀림 속으로 [8] >
모든 종류의 싸움에서 주도권을 쥐는 편이 한없이 유리하기 마련이었다.
전쟁의 대규모 소규모 교전 역시 마찬가지거니와, 개인과 개인, 혹은 대물 사냥에서도 그러했다.
심지어 운동 경기나 체스와 같은 게임에서도.
누군가가 공격하면, 누군가는 방어해야 한다.
그리고 공격자와 방어자가 부딪치고 나면, 다음의 공격 역시 대개는 공격자가 가져가는 편이었다.
둘이 같은 조건을 가졌을 경우, 그러니까 방어자가 방어 시설 따위의 우위가 없을 때의 말이지만.
싸움에서 주도권을 가진다는 말은 곧 이러한 연속 공세의 우위를 취한다는 뜻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선공의 중요성은 두말하면 입이 아픈 수준이리라.
베히모스가 그림자 속박 주문으로 잠깐 움찔하는 그 찰나가 그 주도권의 차이를 가져왔다.
“스하-사 세-라하-세올.”
“샤 아르하 제-사-트리예.”
사악한 진언이 울려 퍼졌다.
곧장 허공을 가르는 검은 화살의 다발. 베히모스의 대가리로, 반절은 하반신을 향해 날았다.
베히모스가 양팔을 머리 앞으로 교차했다.
팔뚝에 박히는 어둠 화살들. 따끔따끔한 통증과 함께, 무릎에서 올라오는 아픔에 분노가 치민다.
아프다. 그러나 처음만큼의 위력은 아니다.
세올과 트리예가 위력보다 숫자에 중점을 두었다.
실상 복잡한 궤적으로 연신 날아드나 시엔이 쓴 주문과는 위력 자체가 달랐으니.
크헝! 용기를 얻은 베히모스가 괴성을 내질렀다.
분노로 눈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그대로 달려 작고 하찮은 것들을 짓뭉개리라.
그때, 베히모스의 귀청을 두드리는 소리.
아우우, 아우우우! 늑대 수인의 하울링들.
온 사방이 적이었다.
베히모스가 위기감을 느꼈다.
날아드는 검은 것은 가죽에 생채기나 내는 것들. 그러나 눈이나 귀로 날아들게 놔둘 수는 없다.
팔을 내릴 수가 없어 시야가 막힌 상태. 그러나 사방에 적이 깔렸다.
무엇부터 처리해야 하지?
이대로 둘러싸이면 죽는다. 그렇지 않기 위해선?
베히모스의 전투 감각이 결론을 내린다.
일단 후퇴. 자리를 빠져나간 후, 적을 하나하나 사냥해야 한다.
베히모스가 몸을 돌렸다.
그때 시엔의 주문이 날았다.
시녀들과는 달리 투박하게 뻗는 어둠 화살.
기교를 빼고 위력에 집중한 한 발이다.
베히모스의 무릎 뒤 오금을 찌른다.
시엔의 주문이 가죽을 찢고 파고든다.
베히모스의 골격은 그 이상으로 단단해 뼈에 생채기조차 나지 않는다.
그러나 디딤발의 오금이 밀리면 곧장 힘이 풀리기 마련이다.
다리가 휘고 중심을 잃을 수밖에 없다.
쿵!
베히모스의 무릎이 땅과 충돌했다.
공손하게 한 무릎을 땅에 대고 꿇은 모양이었다.
그때 쏜살같이 달려나가는 인영이 하나.
나비였다.
순식간에 거리를 좁힌 나비가 베히모스의 털을 붙잡아 날았다.
베히모스의 허벅지를 딛고 뛰어올라 팔뚝을 짓밟고 훌쩍 날아 어깨 위로.
관자놀이의 털을 붙잡아 몸을 돌리며 기어코 눈에 단도를 쑤셔 넣곤, 그대로 팔에 힘을 줘 몸을 띄워 괴물의 정수리를 딛는다.
눈을 쑤시는 끔찍한 고통.
베히모스가 찔린 눈을 부여잡고 울부짖었다.
나비가 비웃듯 괴물의 팔꿈치를 딛고 뛰어내렸다.
바닥을 두 바퀴 둘러 양팔을 펼쳐 사뿐히 선다.
마치 곡예와도 같은, 곡예보다 아찔한 묘기였다.
늑대 수인들이 하울링도 잊은 채 그 모습을 우두커니 지켜보는 꼴이었다.
“정신 차려!”
시엔의 호통에 늑대 수인들이 다시 울부짖었다.
아우우! 아우우우! 이전과는 다른, 어떤 자신감과 확인이 깃든 하울링이었다.
시엔이 이마를 짚었다.
정신 나간 것.
실상 나비가 보여준 한 수는 어지간히 단련된 이라면 누구나 할 수는 있는 것이다.
한 팔로 체중을 이겨 몸을 날릴 수 있는 수준이면 잠깐이라도 절벽을 자유자재로 타고 날아다닐 수 있을 테니까.
하물며 긴 털 때문에 손을 뻗어 붙잡아 전부 손잡이가 되는 괴물이라면야.
그러나 실제로 그리하는 것과는 다르다.
숙련된 마부라면 마차를 일직선으로 몰 수 있다.
그러나 가야 할 길이 딱 마차의 바퀴 폭과 같고 양옆이 천 길 낭떠러지라면?
그때 누가 감히 마차를 몰 수 있을까.
나비의 묘기가 곧장 그런 것이었다.
자신이 입을 어떤 고통, 혹은 심지어 죽음에 대해서도 전혀 두려움을 가지지 않은 이의 행동이었다.
그야말로 광기.
애초에 제정신이 아닌 녀석이긴 했지만.
좀 더 몸을 챙기라고 따끔히 혼내야 할까.
그와는 별개로, 괴물이 주저앉아 신음을 토하는 지금이 바로 적기였다.
“뷔아!”
“지금 가요! 천신이시여!”
순간, 시엔이 눈을 찌푸렸다.
지상에 태양이 떨어진 것 같은 광량.
막대한 빛이 눈을 찌르니 멋대로 눈이 감긴다.
아니, 저건 또 뭐야.
시엔이 주춤 한발 물러섰다.
성녀가 번쩍 든 손 위로, 거대한 빛의 창이 찬란한 광휘를 뿌렸다.
거기에 담긴 막대한 신성이란 감히 짐작조차 되지 않는 수준이었다.
후광을 틔웠기에 신성 역시 그만큼 성장했으리라 생각했는데. 아니, 저게 인간이 가진 신성이라고?
크, 크헝…….
베히모스가 고통도 잊은 채 몸을 벌떡 일으켰다.
도망쳐야 한다. 괴물의 본능이 경종을 울렸다.
그간의 위세는 온데간데없고, 겁에 질린 한 마리 괴물이 남았다.
몸을 일으키며 허우적거리니 두어 번 넘어지고, 네 발로 볼품없이 겨우 등을 돌려 달아난다.
그리고 빛의 창이 날았다.
베히모스의 굽은 등판으로 파고 들어간 창날이 목 아래를 뚫고 빠져나왔다. 곧장 쓰러진 베히모스가 푸들푸들 몸을 떨었다.
확인할 필요도 없다. 허망한 최후였다.
“아니, 저게 무슨…….”
시엔은 앞으로 뷔아를 덜 놀리기로 마음먹었다.
저거 맞으면 흑마법사고 뭐고 없겠는데.
공성 파괴자란 별명이 부끄러워질 수준이었다.
저거 한방이면 성문도 한 방이다.
애초에 시엔이 쓰는 방식은 경첩을 노려 성문을 쓰러뜨리는 꼼수였으니까.
그에 비하면, 저건 순수한 파괴력만으로 성문을 박살 낼, 아니, 성문이 아니라 성벽이라도 못 버티지 않을까 싶은데.
“아…….”
“뷔아?”
뷔아의 몸이 힘없이 무너져내렸다.
곁을 지키던 라이뱅이 성녀를 급히 붙잡았다.
“뷔아? 괜찮습니까?”
“좀 무리해서, 괜찮아요.”
“신성을 전부 소모했습니까?”
“이때다 싶어서…….”
마법사의 주문과 신성 주문의 차이였다.
마법사의 주문은 엄격한 수식과 계산으로 이루어져 임계점, 마력의 한계점이 존재했다.
그에 반해 신성 주문이란 그저 신성을 불어넣어 밑도 끝도 없이 위력을 올릴 수 있는 것이었으니까.
그 한 방에 제가 가진 모든 신성을 쏟아부어 잠시 탈진이 온 모양.
“그, 처리했나요?”
“덕분에 그리되었습니다만.”
“다행이다.”
뷔아가 배시시 미소를 머금었다.
시엔이 인상을 찌푸렸다.
“빗맞히거나 괴물이 버티면 어찌하려고 그리하셨습니까? 사람이 미련한 것도 정도가 있지.”
“뭐에요? 미련? 아, 씨. 소리도 못 지르겠는데.”
“다음부턴 몸 가눌 신성은 남겨두시지요.”
“그게 말처럼 쉬운 줄 알아요?”
“다음에도 한 발 쏘고 쓰러지실 겁니까? 지금이야 곁에 사람이 있으니 챙기겠다지만, 그렇지 않으면…….”
“사람이 있으니까…….”
뭐, 그렇다는데야.
시엔이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수고했습니다. 잠시 쉬고 계시…….”
그때였다.
끼이이이이-!
귀청을 찢는 거대한 비명이 세상을 뒤흔들었다.
사람의 정신을 빼놓는 굉음.
머리가 흔들려 순간 다리가 풀릴 정도였다.
시엔이 급히 몸을 돌렸다.
우뚝 자리에 선 베히모스가 보였다.
한껏 주둥이를 열고 지독한 괴성을 내는 괴물.
소리를 지르는 복압으로 목 아래 뚫린 구멍에서 내장이 울컥울컥 쏟아져 내린다.
그런데도 순전히 증오에 찬 시선을 거두지 않고 그렇게 서서 계속.
베히모스의 몸통이 천천히 기울기 시작했다.
쿵.
육중한 것이 무너지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문득 시엔이 이질적인 마력을 감지했다.
아케인이나 음차원 에너지, 신성도 아닌, 영력.
주술이라 부르는 힘이다.
시엔이 사태를 파악했다.
숨이 끊어지기 직전, 제 목숨을 댓가로 주술적인 저주를 토해낸 것이다.
그 저주가 향하는 목적지는 명확했다.
“뷔아? 뷔아, 괜찮습니까?”
“예? 심각한 건 아닌데……. 왜 그래요?”
“어디 아프거나, 아주 사소한 것이라도 괜찮습니다. 이상이 있으시면 곧장 말을 해주십시오.”
“그냥, 몸에 힘이 빠진 것 이외에는…….”
시엔의 표정이 진지하다.
뷔아가 덜컥 겁이 나 물었다.
“혹여 문제라도 있나요?”
“베히모스가 죽을 때 저주를 건 것 같습니다만.”
“저주요? 에이, 난 또 뭐라고…….”
뷔아가 살포시 미소를 흘렸다.
어떤 계통이건 저주에 대해서는 신관의 전문 영역이 아니던가.
“바로 해주를 하면 되잖아요. 라이뱅 경?”
“아닙니다. 일단 지켜보는 편이 좋겠습니다.”
시엔이 만류했다.
“괴물이 죽는 순간을 보지 않으셨습니까? 저만한 원한으로 내린 주술이 보통은 아닐 테고. 개중에는 해주의 때에 해를 입히는 종류도 있습니다. 일단 증상을 지켜보고, 뷔아의 상태가 정상일 때에 시도해야 할 테죠.”
“탈진에 저주까지. 어으, 찝찝하게.”
그렇게 말하면서도 뷔아는 싱글벙글이었다.
“아니, 기분이 좋아 보이시는데.”
“그야. 뭐. 누가 기분이 좋다 그래요? 흥.”
누가 진지하게 걱정해 주니 좋아서 그렇지.
뷔아가 본심을 삼켰다.
대신 애꿎은 후광만 괜히 반짝거리면서.
* * *
어둠 속에서, 어미가 눈을 떴다.
새끼를 위해 깊은 잠에 빠진 어미였다.
새끼가 자라 성체가 될 때까지였다.
성체가 된 새끼는 제 영역을 차리기 위해 떠날 테고, 어미는 그 미래를 기약하며 기나긴 잠에 빠졌더란다.
자살 구덩이에 몸을 던지는 마물의 숫자는 결국 한계가 있었고, 초대형종 둘이 배를 채우기에 모자란 것이었으니까.
그리고, 새끼가 내는 비명이 어미의 잠을 깨웠다.
저 지상에 새끼를 해친 것이 있다.
어미가 그 원수의 존재를 선명하게 느꼈다.
새끼가 마지막으로 토해낸 증오가 뭉쳐 피어오르고 있었으니까.
어미 베히모스가 몸을 일으켰다.
* * *
금일의 탐사는 여기서 종료.
일행이 이른 시간부터 밤을 지샐 준비를 했다.
성녀가 힘이 빠져 누웠으니 하루는 푹 쉬고 기운을 차려야 했으니까.
그렇게 자리를 잡고 휴식을 취했다.
흑마법사 셋이 베히모스의 시체를 뒤적거렸다.
드문 괴물에 대해 분석하고, 가죽의 경도를 측정해 보기도 하며 뼈를 두들겨 보기도 하면서.
지루해진 흑랑족이 투닥거리며 저들끼리 몸을 풀던 와중이었다.
푸드드드.
일시에 새 날아오르는 소리가 요란하나 싶더니, 낮게 날아 일행의 머리 위를 황급히 스쳤다.
누가 보아도 급히 도망치는 날갯짓이었다.
순간 캠프에 정적이 내려앉았다.
말하지 않아도 불안감이 덜컥 치밀었기 때문에.
이성으로 설명할 수 없는 그러한 직감이었다.
그리고 먼 곳에서 들려오는 불길한 소음들.
푸스스. 나무 흔들리는 소리.
우지끈. 푸스스.
나무가 무너져 가지가 부대끼며 내는 식물의 비명이다.
조금 더 시간이 지나서는 쉬이이이 하는 거대한 생물의 숨결이 새는 소리가 그 위로 더해졌다.
그리고 쿵. 쿵. 쿵.
밀림의 무른 땅이 울리며 발을 타고 올리는 둔중한 진동이 있었다.
무언가 거대한 것이 다가오고 있었다.
“모두 이동 준비하고, 일단은 은폐해서 대기해.”
종은 모르겠지만 다가오는 소음만으로도 초대형종 또 하나가 나타났음을 알겠다.
섣불리 움직여 자극하기보단, 도망칠 준비를 마친 후에 일단 숨어 지켜보는 편이 나으리라.
시엔이 빠르게 나무를 타고 꼭대기에 자리 잡았다.
그러자 마침내, 놈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목 없이 몸통에 붙어 앞으로 뻗은 대가리가 밀림의 나무 꼭대기 위로 튀어나왔다.
밀림의 수목이 보통 것이던가.
햇빛 한 줌 더 받겠다 최대한 키를 늘려 진화한 수목이라, 그 높이가 성인 열을 훌쩍 넘긴다.
그런데도 괴물의 대가리가 그 위에 존재한다면.
베히모스.
그 덩치가 인간이 세운 가장 거대한 성채와 같다.
두 발로 선 것 중 가장 강대한 괴물이라.
시엔은 그제야 문헌이 정확했음을 깨달았다.
이전에 잡은 것은 그저 새끼에 불과했으리라.
그리고 저게 어미, 혹은 아비일 테고.
베히모스가 똑바로 시엔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눈을 마주치지 않는다.
베히모스의 시선은 시엔의 아래를 향했다.
마치 대지에 발을 딛고 선 어떤 것을 노려보듯.
대체 뭘? 아. 젠장.
시엔이 인상을 구겼다.
그제야 새끼 베히모스의 저주가 무엇인지 알았다.
저주라기보다는 표식이다.
저를 죽인 이를 어미가 알 수 있도록 새겨놓은, 끊어질 숨을 앞당겨 증오로 새긴 복수의 증표이리라.
그 순간, 시엔이 느낀 감정은 안도였다.
섣불리 저주를 해제하지 않아 다행이라고.
저주를 해제했다면 새끼를 잃고 원수도 놓쳐버린 괴물이 광분해 날뛰었을 것이 분명했으므로.
저 괴물은 시엔의 책임이었으니까.
자신이 깨운 재앙은 자신이 처리해야 한다.
그런데 저걸 어떻게 처리하라고.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순진무구의 얼굴이었다.
아무리 그래도 순진무구는 아니지.
재앙을 처리하기 위해 더 큰 재앙을 불러들이는 꼴이 아닌가.
아니면 부패한 환희께 손을 빌리던가.
그러나 부패께선 역병 그 자체이며, 역병은 모든 산 것을 가리지 않았다.
대수림 한복판에 부패를 불러들인다고?
수목에 역병이 돌아 일단 대수림의 절반은 파괴되고 말 터.
그나마도 최소가 절반이었다.
수목의 역병은 사람의 것보다 연구가 덜 되어 잡을 방법이 좀체 없지 않은가.
자칫하면 대수림 전체, 그리고 이어진 바깥의 숲이 전부 스러지고 말 테지.
대죄인은 안 되고.
시엔이 필사적으로 문헌의 기억을 더듬었다.
분명 베히모스를 처리한 방법이 적혀 있었는데.
그리고 위기에 몰린 두뇌가 제 할 일을 해냈다.
[제국력 392년.
대주기에 나타난 베히모스를 일곱 기사단과 다섯 소드마스터, 그리고 네 개 마도병단이 피해 없이 격퇴하는 데에 성공했다.
이에 대해서는 제국의 독특하고 창의적인 대괴물 전술의 놀라운 성과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제국의 대괴물 전술에 대해 서술하기에는 그 지면이 여의치 않아 생략하도록 한다.]
아니, 그걸 왜 생략하는데.
시엔이 이를 갈았다.
쓸모없는 책 같으니라고.
하여간 서두를 제국력으로 시작하는 책치고 멀쩡한 것이 없다더니.
빌어먹을 제국력. 개 같은 제국.
시엔이 다시 기억을 더듬었다.
괴물에 관해 서술한 책이 한둘이랴.
분명 더 읽은 장서가 있을 것이고, 상대 방법에 관해서 기술한 종류가 없지 않을 텐데.
그리고 또 떠오르는 글귀가 있었다.
[베히모스의 생명력은 놀라운 것이다.
그러나 베히모스 역시 치명적인 약점이 존재했다.
베히모스는 몸통과 머리를 분리하면 죽는다.]
시엔이 또다시 이를 갈았다.
어디 당연한 소리를 당당하게 적어놓곤.
몸통과 머리를 분리해서 안 죽는 괴물이 어디에 있단 말인가?
“……아.”
생각해보니 있기는 있었다.
아니, 오히려 떠오르는 괴물의 이름이 제법 많은 편이었다.
머리를 잘라도 안 죽으니 괴물이라 부르지.
그리고 몸통과 머리를 분리해 안 죽는 가장 대표적인 괴물이 있었다.
시엔이 추락하듯 나무를 타고 내렸다.
베히모스를 상대할 방법이 떠올랐다.
< 42. 밀림 속으로 [8]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