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후작가의 망령재림-213화 (209/268)

< 41. 망령 재림 [3] >

본래 진서고에 드는 일은 간단했다.

책장을 마련한 마법사라면, 본탑 내의 아무 문이나 연결해 드나들 수 있는 장소였으니까.

애초에 매번 어둠 호수를 통해 들어가기엔 동선이 워낙에 저질이어야지.

그럼에도 굳이 그림자 탑의 정문을 이용하는 이유야, 뭐. 체면 때문이었다.

음 발을 들이는 후배를 인도할 때에 무조건 정문으로.

그게 아니라도 연차가 안 되면 되도록 정문으로.

보통은 10년 룰. 그림자 탑 출입 자격 획득 후에 10년이 지나야 그나마 눈치 보고 편히 드나들 수 있었다.

그러나 그걸 무시하면?

어차피 잔소리할 늙은이도 남아 있지 않은 판에.

그런 이유로 재산을 옮기는 일은 간단했다.

서고의 사서용 쪽문과 진서고를 잇고 기운찬 기사들이 힘을 썼다.

정리가 아니라 그저 묶어 옮기는 정도야 시간도 채 안 걸렸으니.

그리고 나선 남은 집기들이 문제였다.

손때 타 길든 식기나 퀴퀴한 침대 따위의.

애초에 돈 될 만할 물건도 아니다.

심연탑이 오래도록 곤궁했던 탓이었다.

진짜 값나가는 것들은 진작에 대대로 팔아 썼다.

“나머지는 그냥 버리는 게 낫겠는데.”

“하지만, 아깝지 않습니까?”

“멀쩡한 물건이니 아깝기야 하지.”

그러나 시엔이 고개를 저었다.

“원래 그림자 탑에는 아무거나 안 들여.”

“어째서입니까?”

“없어 보이잖아.”

“…….”

일개 귀족의 집무실에도 싸구려는 놓지 않는 법.

마도의 정수가 담긴 인공 차원에 아무런 물건이나 담아둘 수는 없다.

그리하여 그림자 탑에 드는 것들은 연구의 원본 서적뿐이었다.

아니면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귀한 물건 정도

무엇인지 아는 귀한 것은 실험에 쓰기에도 모자라 굳이 보관할 이유가 없다.

게다가 모처럼 들여놓더라도 하늘 같은 선배님들이 재빨리 채 가는 일도 있었고.

재스타가 입을 다물었다.

까마득한 선배님들이 남긴 편지도 그렇고, 어째 점점 그분들에 대한 환상이 깨져나가고 있었다.

시엔이 눈치채고 혀를 차며 말했다.

“그림자 탑을 창고로 쓰면 얼마나 편해? 출입할 자격만 얻으면 탑 어디든 문 하나 두고 얼마든지 드나들 수 있는데. 나 하나, 너도 하나. 편리하다고 처박아 두면 모여서 난장판이 되는 거야.”

무엇보다 이게 가장 큰 이유였다.

“하지 말라는 건 전부 이유가 있는 법이지.”

되도록 정문으로 드나들라는 것 또한 연차 쌓인 늙은이들의 심술이 아니었다.

편하게 왔다 갔다 하다 보면 마음도 편해진다.

나중엔 잠옷 입고 들락날락, 별일 없이 심심해서 들락날락.

그러다 보면 전체적인 분위기가 깨진다. 긴장감 역시 덩달아 잃게 될 테고.

‘은근 보수적이시네. 이렇게 젊으신데.’

재스타는 그렇게 이해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시엔이 문득 생각이 나 말했다.

“말 나오니 궁금하긴 하네. 귀물창엔 뭐가 있지?”

* * *

“지독한 것들, 결과는 뻔한 데도 뻐팅기고 있단 말이지. 전부 내쫓아 버리려 했더니, 명예 성자는 또 뭐야.”

페이발란트, 페이발란트 상단의 주인이 분통을 터뜨렸다. 제 혼자 있으니 하는 혼잣말이었다.

대뜸 대답이 돌아오기 전까지는.

“명예 성자라. 시엔 티란디스. 그 자인가?”

“끄악!”

페이발란트가 비명을 터뜨렸다.

뒤이어, 상단주실의 간이침대 아래서 기어 나오는 인영을 보곤 가슴을 쓸어내렸다.

“깜짝이야! 심장 떨어지겠군. 자네, 이게 무슨 짓인가? 그냥 평범하게 찾아오면 안 되나?”

“남의 눈에 뜨일 필요는 없지.”

“그 말이 아니라, 인기척이라도 좀 내란 말일세.”

“글쎄.”

온몸에 천을 두르고, 눈만 내놓은 방문자였다.

보이는 눈이 기분 나쁜 곡선을 그렸다.

빌어먹을 새끼. 페이발란트가 욕설을 삼켰다.

분명 일부러 저러는 거다. 사람 놀라게 하려고.

실제로 그때마다 놀랐다.

“시엔 티란디스. 안 그래도 조사를 해야 할 인물이다. 내전 당시에 특이한 마법을 부렸다고 소문이 났는데, 최고위 흑마법이라는 의혹이 있지.”

방문자가 말을 이었다.

“상반되는 소문도 있으나, 목격자의 숫자로 추론컨대, 고위 흑마법사로 추정된다. 게다가 이러한 때에 심연탑에 방문이라니. 확신하게 되는군.”

“흑마법사는 개뿔. 조사가 특기라더니. 개뿔.”

페이발란트가 방문자를 비웃었다.

이때는 명예 성자가 고마웠다. 저 방문자를 이리 비웃을 기회가 지금까지 달리 없었으므로.

개뿔이 두 번이나 들어간 소리였다.

분노가 서린 눈이 된 방문자가 기분이 상한 목소리로 물었다.

“무슨 뜻이지?”

“내 눈앞에서 신성을 피워 올리더군. 명예라 하나 성자랍시고 수상한 수도회를 알아보러 나온 거지. 고위 흑마법사라. 흑마법사가 신성을 같이 다룬다고 주장할 셈인가?”

“……흑마법사가 아닐 가능성 역시 염두에 두고 있었다.”

방문자의 언성이 약간 높아졌다.

이러한 동요를 보는 것도 처음이었다.

페이발란트의 기분이 더 좋아졌다.

“목격자 중 부상자를 신성으로 직접 치료하는 걸 목격했다, 또는 직접 치료받았다고 말하는 이도 있었지. 흑마법의 사용을 본 이와 신성 치료의 목격자가 둘 다 존재해 둘 중 하나였을 것으로 추정했을 뿐, 결론을 내린 것은 아니었다.”

“그럼 내가 알려 줄까? 흑마법을 쓰는 척만 한 거지. 명예 성자의 시녀 중 하나를 심연탑의 인원들이 아는 모양이었다던데. 멀리서 들어 정확하진 않으나 그 이름이 트리? 트리아?”

“트리예. 트리예 아르트레스.”

“아는 여자인가?”

“그렇다면 설명이 되는군. 실제 고위 흑마법 주문을 부린 것이 그 여자고, 명예 성자가 내전의 전공을 위해 스스로 마법을 쓴 척을 했나.”

“이젠 결론이 났군. 누구 덕분인가?”

페이발란트가 한껏 잰 체를 했다.

방문자는 무척 분한 눈이었고, 그래서 페이발란트의 기분은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였다.

“고맙다. 덕분에 귀한 정보를 거저 얻었다. 직접 보고했다면 금화 십만 닢쯤 되는 첩보였음을 지금 알려줘야겠군.”

“……뭐라고?”

“덕분에 최악의 가정 하나를 지울 수 있었다고만 알아두도록. 당신의 금화 역시 말이야.”

“잠깐, 잠깐만. 기다려 보게.”

페이발란트가 진땀을 흘렸다.

“구 대 일로 하세.”

“무얼 말인가?”

“금화 말일세. 내가 직접 보고하고 치하금을 받을 테니, 그걸 나누잔 말일세.”

“고작 하나만 먹으라?”

“팔 대 이. 더 이상은 안 돼. 내가 알아낸 정보가 아닌가.”

“가치를 모르는 정보였지.”

“좋아. 칠 대 삼.”

페이발란트가 크게 선심을 쓴다는 듯 선언했다.

방문자의 눈이 비웃었다.

“당신이 흥정을 시도했음 역시 보고하도록 하지.”

“젠장, 대체 얼마나 욕심이 많아서. 그래, 그럼 오 대 오로 하세. 공평하게.”

“이래서 상인이란. 금화에 영혼까지 팔 인종들. 나는 금화 따위로 움직이지 않는다.”

방문자의 대답은 그저 싸늘할 뿐이었다.

그제야 페이발란트가 애원했다.

“이보게, 내가 서운하게 군 건 알지만은…….”

“변명은 됐다. 심연탑을 빨리 접수해 성과를 보이도록. 그 성과가 말실수보단 훨씬 큰 것이니.”

“알겠네. 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빨리.”

“알아들었다면 이쯤 하지. 나는 급한 정보를 빨리 보고해야 하니 이만.”

뒤이어, 방문자가 상단주실의 문을 열고 나갔다.

페이발란트가 욕설 섞인 말을 중얼거렸다.

“빌어먹을 새끼……. 그리고 저 꼴로 당당히 나갈 거면 복면은 왜 뒤집어쓰고, 병신 같은 게…….”

* * *

귀물창.

누가 지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거창한 이름이었다.

그냥 창고라 하면 될 것을, 굳이 귀물창이라니.

실상 그 뜻을 곰곰이 뜯어보면 우습기도 하다.

귀물이라니. 뭔가 귀한 물건 같기는 한데, 뭔지는 모르겠다는 뜻이 아니던가.

연구 자료로는 모자라지만, 그렇다고 버리기는 조금 꺼려지는, 그러한 잡동사니 모음일 터다.

과거에도 시엔이 그 안에 들어가 본 적이 없었다.

젊은 나이에 출입 권한을 받았다고 해도, 귀물창에 들기엔 연차가 모자랐다.

게다가 흑마법사의 관심은 서책뿐이었으니까.

그저 머릿속에 온통 해야 할 일뿐이었으니, 더욱 강력한 주문을 얻어 제국과 전쟁을 벌이기 위해서.

나중에야 들게 된 귀물창은 딱 상상대로였다.

뭔지 모르는 것들이 그저 잘 정돈된. 그 정도.

“뭔 풀떼기를 가져다 놨어?”

시엔이 보존액 통을 들었다.

그 속에 놓인 풀은 못 보던 것이다.

은근히 음차원 에너지를 품고는 있는데, 자연상에 그러한 식물이 꽤 있는 편이 아니던가.

그 아래 쪽지로 보관 이유를 밝혀놓았다.

[동방 탐색 중 전에 없던 식물을 발견해 표본을 채취하였다.

위로 높고 아래로 깊게 자라며, 밝은 곳을 선호하나 뿌리에서 음차원 에너지를 정제하니 신기한 식물이라 이리 놓았다.

현재로선 새로운 종인지, 아니면 변이 식물인지 알 수 없어 보관해 두도록 한다.]

“오.”

밝은 곳을 선호하면서도 이러한 성질을 가진 식물이라. 아닌 게 아니라 조금 신기하고 궁금하다.

그러나 딱 그 정도였다.

다른 연구보다 앞설 것은 아니고.

여기에 가져다 놓은 이유를 알겠다.

신기하고 궁금한데 내가 할 연구로는 좀 모자라니 아무나 보고 좀 해보라고. 같이 알자는 거지.

“그건 칡이로군요?”

“칡? 분명 그 고양이 비슷한…….”

“그건 삵입니다, 선배님.”

아니, 사람이 좀 헷갈릴 수도 있지.

같은 외자인데.

시엔이 입을 다물었다.

“대륙 동쪽 먼바다 무인도에서 흘러들어온 외래종입니다. 동부에 서식하고, 뿌리는 식용이고 빨리 자라는 종이지요.”

“오. 괜찮은데. 영지에 좀 심어 볼까.”

“다만, 크게 번져 숲을 해친다고 하더군요. 주기적으로 땅지기를 불러 뿌리를 파내도 박멸이 안 된답니다. 추천은 못 드리겠습니다마는…….”

“뭐. 세계수가 있으니까. 관리야 되겠지. 영민이 먹을 게 하나라도 늘어나면 좋은 일이고.”

시엔이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

재스타는 영 꺼림직한 표정이었지만.

“오. 이건…….”

“유자석이로군요. 자성이 있으나 불안정한 탓에 잡석으로 분류됩니다.”

“이건?”

“개불입니다. 고급 식재로 쓴다더군요.”

“이건?”

“도마뱀붙이류로 보입니다만, 백색증인 개체로군요. 희귀하나 종종 나타납니다.”

시엔이 그간의 시간을 체감하는 순간이었다.

선배들이 모르는 것이라 보관했건만, 경지도 별로인 먼 후배가 척척 대답을 붙일 정도의 시간이라.

결국, 귀물고의 절반은 잡동사니였다.

나머지 중 대부분은 잘 모를 것들이었고.

그리고 아주 일부분은 애매한 물건들이었다.

시엔이 잘 날이 선 식칼을 집어 들었다.

투박한 손잡이에 역시 투박한 모양을 한 옛날 칼이었다. 어류를 썰 때나 쓰는 큰 삼각의 칼이었다.

“마검이네?”

“마검 말씀이십니까?”

“종종 있어. 망령도 악령도 아닌 게 사물에 깃들어 사념을 가진 형태인데. 식칼이어서야 어디 쓸 물건도 못 되네.”

손에 쥐자마자 죽이라 죽이라 악다구를 지르는 칼이었다. 평범한 이가 잡았다간 그 충동을 이기지 못하리라.

대체 어떤 사연으로 요리에 쓰는 식칼에 살의가 깃들었는지는 알 수 없는 일이었다.

마검 자체보다 그 사연이 궁금한, 딱 그 정도의 물건이었다.

“영 소득이 없네.”

시엔이 혀를 찼다.

큰 소득을 기대한 것은 아니나, 그래도 꿍쳐놓은 재화라도 좀 있을 줄 알았다.

마탑을 재건하라며 이상한 짐덩이를 덜컥 맡겨놓았으니, 그래도 뭔가 좀 귀한 것을 놓지 않았을까 하고.

그리고 귀물고의 가장 안쪽, 길쭉한 천으로 둘러 막아놓은 문이 하나 나타났다.

[봉인실. 절대 출입 금지. 최고 항렬 인가 필요.]

“오.”

이제야 그럴듯한 무언가가 나타났다.

시엔이 봉인 천을 툭툭 뜯어내 바닥에 내던졌다.

“저, 선배님? 절대 출입 금지라 쓰여 있습니다만.”

“최고 항렬 인가가 필요하다잖아.”

시엔이 손가락으로 저를 가리켰다.

지금 와서야 최고 항렬이 누구겠는가.

최고라는 말로 표현하기도 부족한 수준이지.

문을 열자, 강력한 마기가 뿜어져 나왔다.

지독한 수준의 음차원 에너지. 허수 차원이 아니라면 진작에 마경이 열리고도 남았을 수준이었다.

그리고 그 중앙에 봉인지를 붙인 유리병이 하나.

신비주의자들의 부적이었다.

신비주의자들이야 제 지식이 해가 된다 하면 얼마든지 맥을 끊고 사라질 위인들이었다.

없어졌다고 딱히 이상하지는 않은 일이고.

이렇게 보니 신비주의자 서책이 서고에 보관되어 있을 확률이 높았다.

보아하니 협조가 있었던 모양이기도 하고.

연자의 의지가 있다면 다시 날 것이오, 아니라면 그저 사라지리라.

그렇게 말하며 재건을 하건 말건 네 뜻이라 한 마디 남기지 않을 사람들이 아닌가.

시엔이 유리병을 들여다보았다.

긴 뿌리를 단 둥근 것이 두 개.

눈알이었다. 사람의 눈알.

시엔이 단상의 명패를 살폈다.

우자의 눈. 어리석은 자의 눈알이라고.

재스타가 몸을 떨며 말했다.

“대, 대단히 사악한 물건입니다…….”

“뭐? 사악?”

“하지만, 그 의지가 느껴지지 않습니까? 굶주림, 비참함, 그리고 막대한 살의…….”

시엔이 재스타의 뒷통수를 후렸다.

“이게 아주 못 하는 소리가 없어.”

“하지만 세상에 이렇게 끔찍한 것이 또 있겠…….”

“내 눈이야. 재림 전에.”

“……박을까요?”

“잘 아네.”

재스타가 곧장 대가리를 박았다.

시엔이 피식 웃으며 보관 사유가 적힌 쪽지를 들었다.

[제국의 연구 시설을 불태우는 도중 발견.

강철로 막은 방에 천 명의 사람을 채우고 음식을 넣지 않았다. 그리하여 사람이 굶주려 종래에 서로 싸우고 죽여 잡아먹는 참상이 벌어졌다.

그 천장에 매달아 모든 과정을 지켜본 눈이다.

멍청하기 짝이 없는 얼간이 후배 자식의 것으로 추정되며, 이러한 일련의 실험에 사용되었을 가능성이 높은 나머지 유해의 추적을 우선 과제로 함.

읽고 있다면 반성하도록.

살아서도 민폐, 죽어서도 민폐라니.

네 부끄러운 역사가 되기를 기원하며 남긴다.]

쯧. 시엔이 혀를 차며 쪽지를 구겼다.

그도 모자라 버닝 신, 불타는 악령의 힘으로 아예 태워 없앴다. 남들이 읽어 좋은 것이 아니니까.

뒤이어 의지를 풀어내니 곧장 유리병 속의 눈알이 스르륵 녹아 사라졌다.

심장에 차오르는 마력, 그리고 굶주린 자들이 만드는 참상이 본래 알던 모양으로 생생히 떠올랐다.

그리고 낯선 악령 하나가 깃들었다.

-배고파……! 먹어 치워……!

그저 굶주림으로 가득 찬 생소한 악령이었다.

전에 없던 종류였다.

제국의 실험이 만든 인공 악령.

이름은 아귀쯤으로 지어주면 될 테고.

어떤 힘을 가지고 있는지 차차 알아보도록 하고.

시엔이 눈에 담겼던 삿된 기운 역시 함께 받았다.

그러나 이 정도의 악의야 뭐.

작물에 역병을 풀고 식수를 오염시켜 서서히 말려 지운 도시가 몇 개였던가.

그 원한에 비하면야 이 정도야 심상에 생채기 하나 못 낼 수준이었으니.

그제야 비로소 방 안을 가득 채우던 부정한 기운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겨우 눈알 두 개 보관하기에 거창한 시설이다만, 반대로 그만큼의 공을 들여 막아놓은 마력을 거둬들인 셈이었다.

그나저나, 왜 남의 시체를 가지고 이리 장난질을 못 쳐서 안달인데?

과거의 것이라 하나 제 유해를 살아서 보는 일이 결코 유쾌한 일이 못 되는데도 불구하고.

< 41. 망령 재림 [3]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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