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 제자리로 돌아가야 하는 것이 있다 [1] >
랭무튼 백작가는 흐레이그 공작가와 영지를 맞댄 오랜 이웃이었다. 흐레이그 파벌에 속한 대표적인 귀족이기도 했다.
왕국의 정세는 이제 완전히 흐레이그 파벌에게 돌아선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흐레이그 공작이 보낸 밀사가 백작에게 비밀 서한을 보내왔다.
「방자한 티란디스에게 본보기를 보일 때입니다. 왕가의 불충한 이는 곧 왕국에 충성하지 않는 자들입니다.
그러니 왕국의 길 위에서 억울하고 처참한 꼴을 당하더라도 어떻겠습니까. 애초에 왕국에 충성하지 않는 이들이니 어떠한 구제를 받을 수 없음이라. 이를 세상에 널리 가르쳐 주시길 바랍니다.
마침 백작께서 티란디스의 상단이 지나는 길을 가지고 계시지 않습니까?」
대충 이러한 내용이었다.
티란디스가 왕가에 제대로 반기를 들고 있다는 것이야 이미 왕국민이 다 알았다.
하기사, 1왕자파의 중심이었던 티란디스가 아니던가. 이제 와서 줄을 갈아탈 수도 없는 노릇. 그러니 이후 귀족파의 중심에 서겠다는 그런 행보였다.
사실 이러한 행동들이 이미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고 있는 참이었다.
혈육을 볼모로 잡힌 귀족들 역시 점차 왕실의 요구에 강경한 자세를 취하는 중이었다. 그런 귀족들이 결국 차후 왕실에 등을 돌리고 귀족파를 형성하게 되리라.
“쯧. 너무 버티면 부러지는 법이거늘.”
랭무튼 백작이 혀를 쯧쯧 찼다.
결국 왕국 내에서 왕가를 거스른다는 것이 바로 이러한 결과를 가져오는 법이었다.
이후의 권력도 좋지만, 현재를 너무 만만히 생각하고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랭무튼 백작가의 역사가 삼백 년에 가까우니 왕국에서도 유달리 긴 명문 중 명문입니다. 그러한 명문가가 아직까지 백작위에 있다는 것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닙니까.」
랭무튼 백작가의 역사는 이제 겨우 이백 년을 넘긴 참이었다. 어쨌거나 큰 수로 보면 삼백에 가깝기는 했다.
랭무튼 백작의 입이 귀에 걸렸다.
“그럼.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지.”
이번 일만 잘 처리되면 더 높은 작위를 챙겨주겠다는 그러한 말이 아닌가. 그리고 왕권이 왕국을 휘어잡고 나면, 흐레이그는 충분히 그러할 수 있는 권력이 생겼다.
똑똑.
그때 누군가 집무실의 문을 두드렸다.
들라 하니 백작의 장녀, 자에바 랭무튼이 집무실에 곧게 섰다.
랭무튼 백작은 자식 농사에는 영 소질이 없었는지, 큰딸을 제외하면 전부 아둔하고 셈이 모자라 눈에 들어오지 않는 참이었다.
당연히 라할란이 가장 신임하는 자식이자, 유일하게 신임하는 자식이었다.
죽을 때까지 품에 끼고 살 아이였다. 데릴 사위를 들이고 나면 다음 대의 여백작, 아니 그 때엔 여후작이 될 소중한 딸이었다.
“그래. 어떻게 되어 가느냐? 그 불충한 것들에게 언제 교훈을 내려주려고.”
“아버지. 생각 이상으로 탑리프의 호위가 엄중해요.”
“그래봐야 상단이 아니냐?”
자에바가 고개를 저었다.
“티란디스 역시 이런 불상사에 대해 미리 예상하여 염두에 둔 것이 틀림없어요. 호위하는 용병만 칠십에 이르니까요. 행렬에 그만한 용병을 들이면, 아무리 값진 물건을 운송하더라도 얼마나 이문이 남을까 모를 정도잖아요?”
“가시렌에 가는 요정목, 요즘은 서리목이라 하던가? 이문도 이문이지만, 납품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빠지는 위약금이 있으니 티란디스도 어쩔 수가 없는 것이란다.”
“그럼 굳이 우리가 방해할 이유가 있나요? 상단이 무장하여 그 비용이 많이 들고 이문이 주는 것만으로도 꽤 타격일 텐데요.”
“너도 알다시피 왕국의 정세가 말이다.”
“그건 알지만요.”
티란디스가 뻗대면 뻗댈수록 오히려 그 위세가 더 살아나는 판이었다. 이후 왕세자의 정치가 펼쳐질 때엔 티란디스는 귀족파의 중심으로 우뚝 서리라.
“상단의 병력이 많아요. 완벽한 기습, 그리고 흔적을 제대로 지우기 위해선 한 개 대대 병력을 온전히 동원해야 해요.”
“그럼 동원하려무나.”
“아버지. 제가 그런 말씀 드리는 게 아니잖아요.”
탑리프의 호위가 많은 것이 문제였다.
어설프게 물어뜯었다간 오히려 반격을 받을 터고, 개중 아군이 죽어 그 신원이 드러나고, 또한 탑리프의 생존자가 있어 그 사실이 새어 나갈 확률이 대단히 높았다.
그러면 큰 병력을 동원해야 하는데. 그러면 상단을 궤멸시키고 그 흔적을 철저히 지워 숨길 수는 있었다.
하지만 한 대 대대 병력만큼의 전력을 가진 도적떼가 세상에 어디 있겠는가.
그리고 그런 위험한 도적떼가 영지에 있어 그간 아무런 소문도 피해도 없었으며, 상단을 습격하고 난 후에 어떤 흔적도 없이 다시 사라진다?
누가 봐도 부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아무리 그래도 증거가 없으면 말이다.”
“증거가 없어도 심증이 있잖아요.”
“증거가 없으면 티란디스가 무얼 하겠니?”
자에바가 입술을 깨물었다.
“게다가 이번 일은 본보기란다. 왕실에 거역하는 이가 어떻게 되는지 보여주는 본보기.”
“꼭 우리가 손을 더럽혀야 하나요?”
“기회는 왔을 때 잡아야 한단다. 내 딸아. 가문이 언제까지 백작위에 머물러 있어야 하겠니?”
자에바가 눈을 반짝였다.
이러면 이야기가 또 다르지. 손을 좀 더럽히고 승작할 수 있다면야. 얼마든지 더럽힐 수 있는 일이었다.
“아이, 참. 그럼 그 이야기를 먼저 해주셨어야죠.”
“이러한 비밀 서한이야 사실 그 약속을 무조건 신임할 수는 없는 것이지 않니. 나중에 때가 되면 말해주려고 했으나 말이다.”
“좋아요. 그러면 이번 일은 단단히 처리하도록 하겠어요. 한 개 대대를 통째로 써야 할 텐데. 괜찮겠지요?”
* * *
피가 대지를 적셨다.
습격이 시작되고 단 몇 분 만에, 행렬의 책임자는 도저히 상대가 되지 않음을 깨달았다.
결단은 빨랐다.
“항복, 젠장, 항복이오! 항복! 금화건 뭐건 얼마든지 지불해 드리리다! 본가에서 몸값 역시 지불 할 것이니, 그만, 항복하겠소!”
상인이 흰 손수건을 휘둘렀다.
그러나 대답 대신 날아오는 것은, 한 대의 화살뿐이었다.
쐐액. 푹.
화살이 콧등을 단숨에 뚫고 박혔다. 화살촉이 뇌를 뚫고 헤집었다. 상인이 절명했다. 쓰러져 바닥에 몸이 닿기 전에 이미 숨이 끊어졌다.
그 모습에, 아직 살아남은 이들의 눈에 아로박혔다. 항복은 없다. 여기 모두를 몰살할 속셈이로구나.
남은 것은 목숨을 건 저항뿐이었다.
탑리프의 호위며 일꾼들이 살기 위해 저항을 시작했다. 죽음을 피하기 위한 필사적인 반발이라, 그 기세가 사뭇 매섭기 그지없었다.
그러나 애초에 숫자가 달랐다.
적을 하나 쓰러뜨리면 상단에서 열 명이 쓰러졌다. 그러니 전투는 일방적이었다. 일방적인 학살이나 마찬가지였다.
로이가 실눈을 떴다.
피를 뒤집어쓰고 땅에 누웠으니 누가 봐도 시체와 같은 꼴이었다.
아는 얼굴들이 주변에 가득했다. 잡일꾼으로 일하며 부대끼고 같이 밥을 먹은 동료들이었다.
레인 아저씨. 아들 같다면서 수없이 부려먹은 못되먹은 어른이었는데. 탈달 아저씨는 뭐. 어디서 좀 얻어맞고 왔으면 좋겠다 생각했지만 죽어버리고 나니 어쩐지 안 되었다 생각도 들고.
“사, 살려 줘!”
“젠장! 죽어! 죽으라고!”
“그르르…….”
사방에서 들리는 것이 오로지 상단 측의 악과 비명뿐이었다.
-말 없는 적을 조심해라. 적이 침묵하면, 누구도 살려주지 않겠다는 뜻이거든.
로이가 교관의 말을 떠올렸다.
아. 그런데 이대로 있으면 죽겠구나?
로이가 슬그머니 움직였다.
적들의 눈치를 실눈을 뜬 시야로 살살 살펴가면서.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앞으로 나아갔다.
그리고 마침내 원하던 자리에 닿았다.
적의 시체 위였다.
로이가 배 아래 죽은 적의 머리를 깔았다. 팔을 그 사이에 끼워 넣곤, 손목만 움직여 손칼을 꼼지락거렸다.
자그마한 손칼이 시체의 목을 야금야금 떼어냈다.
로이의 주변은 이미 적들로 가득했다.
땅에 엎어진 소년의 시체 따위엔 아직 관심이 없는 모양이지만, 상단의 저항 역시 오래가진 못하리라.
-애초에 정체를 감춘 것들은 몰살이 기본이야. 죽은 척도 잠시일 뿐이지, 확인 사살에 암매장까지 코스 요리로. 아. 코스 요리가 뭔지 모르지? 몰라도 돼. 애송이들아.
교관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로이가 다급해졌다.
시간이 별로 없어. 젠장.
하지만 제이든 교관님은 절대 조급해하지 말라고 하셨는데. 하지만 빨리. 하지만 크게 움직이면 들키고 말 거야.
다급함과, 들키면 죽는다는 압박 속에서 안절부절 손을 놀리기를 얼마간일까.
톡. 마침내 손칼이 목뼈에 닿았다.
이런 상황에서 목뼈를 자르는 기술은 이미 배웠다. 틈새로 날을 밀어 넣고, 비틈과 동시에 지렛대의 원리를 사용해서.
물론 배울 때야 사람의 목이 아니라 짐승의 것으로 연습했었지만. 하지만 동기 중에 가장 빨리 배우는 이가 로이였다.
파각. 시체의 머리를 짓누를 뱃가죽으로 목뼈가 떨어져 나가는 촉감이 전해져 올라왔다.
됐다. 이제 탈출만 하면 되는데.
로이가 다시 슬금슬금 이동을 시작했다.
바닥에 엎어져, 발목과 발가락의 움직임만으로 몸을 슬슬 앞으로 밀고 나갔다. 온몸의 체중이 발목에 실렸다. 발목이 떨어져 나갈 것처럼 아팠다.
마침내 로이가 끝에 도달했다.
길과 숲의 경계, 마침 아래로 언덕진 비탈이었다.
‘빠져나갈 수 있어.’
로이가 이를 악물었다.
로이가 비탈 아래로 몸을 굴렸다. 낙엽 사이 숨어 있던 자갈이며 바위가 어깨를, 머리를, 몸을 두드려 날카로운 통증이 밀려들었다.
얼마나 굴러 내려왔을까.
로이가 가장 먼저 품에 안은 적의 머리를 확인했다. 다행히 상한 곳 없이 멀쩡한 모습이었다.
‘이제 살아남아야 해.’
문득 제이든 교관, 생존술을 가르친다던 교관님과의 첫 만남이 떠올랐다.
이제부터 숲은 너희의 집이다. 왜 우리 집이 숲이에요? 숲은 레인저의 안락한 집이니까. 우리는 레인저가 아닌데요? 안심들 해라 애송이들. 앞으로 내가 레인저로 만들어 줄 테니까.
로이가 미소 지었다.
살아남는다? 그게 무어 어려운 일이라고.
제 집 안에서 죽으면 어쩌나 걱정을 하는 사람이 세상에 어디 있던가. 그래. 숲은 내 집과 같으니까.
로이가 팔다리를 꿈틀거렸다.
소년의 몸이 낙엽 아래로 서서히 가라앉았다.
* * *
탑리프 상단의 책임자, 엠파스툰이 집무실을 찾았다.
“대공자님.”
사람의 표정은 말을 대신했다.
노회한 상인의 얼굴에 침통함이 가득이라, 시엔이 굳은 얼굴로 가만히 뒷말을 기다렸다.
“할른폴드 행 탑리프의 행렬이 습격을 받았습니다.”
“피해는요?”
“……모든 상품을 잃었습니다. 정말로 면목이 없게 되었습니다. 이 손해는 아무쪼록 어떤 방법을 써서든.”
“상품이야 다시 채우면 그만이고.”
시엔이 엠파스툰의 말을 끊으며 다시 물었다.
“피해는요?”
엠파스툰이 눈을 질끈 감았다.
“생존자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한 명도요?”
“예. 단 한 명도.”
엠파스툰의 목소리가 떨렸다.
시엔이 상인의 눈을 마주보았다.
“엠파스툰. 행렬의 대표가 누구였나요?”
“페이르 핫사린이었습니다.”
페이르 핫사린이라.
이름은 들어본 적 없으나, 그 성은 이미 들어 알고 있었다. 바로 눈앞에 선 늙은 상인이 같은 성씨를 가졌으니까.
문득 엠파스툰이 입을 열었다.
“……대공자님께선 예상하고 계셨습니까?”
“어떤 식으로든 시비가 걸리리라 생각했죠. 다만. 내 생각보다 더 빠르고 더 악의적이었네요.”
왕가의 면전에 대놓고 모욕을 준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러니 무언가 보복이 돌아오리라 생각은 했다.
보복이라 해도 상대가 일을 벌일 재간은 몇 개 없었다. 기껏해야 군사적 긴장을 일으키거나, 아니면 영지 바깥에 나간 영민을 괴롭히거나.
그렇다면 개중 상단이 가장 먼저 노려지리라.
그리하여 무장 상단. 시엔이 새로 만들어 배치한 개념이었다.
행렬의 일꾼 절반을 군인으로 배치하고, 이미 몇 번의 걸쳐 습격에 대비한 전술 훈련을 실시했다.
거기에 더불어, 용병을 증원하여 상단의 방어를 최대한으로 끌어올렸다.
무장 상단.
엠파스툰이 처음 그 명령을 들었을 때는, 속으로 참으로 아둔한 방비로구나 생각부터 하지 않았던가.
상인이란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한의 이문을 내는 것을 미덕으로 삼았다.
군인에겐 일꾼보다 다섯 배는 많은 임금을 지급해야 하고, 용병을 늘리면 그 역시 모두 금화가 소모되는 일이었다.
행렬의 유비지가 여섯 배로 늘어났다. 그러면서도 오히려 일할 이가 줄어들었다.
그러니 상인 된 입장에선 아무리 안전이 좋다 해도 너무 과하다 눈살을 찌푸리지 않았던가.
그럼에도 참변을 당했다.
그 전력이 보통이 아님에도 이러한 결과라. 습격자들의 숫자와 질이 보통이 아니라는 뜻이었다.
“곧 진상 규명을 위한 조사대를 꾸릴 겁니다.”
“작정한 습격이니 아무것도 남지 않았을 겁니다.”
“하지만 아무것도 없이 끝내지는 않을 테니까요. 엠파스툰 역시 꼭 참가하도록 해요.”
“……알겠습니다.”
엠파스툰이 고개를 숙였다.
노인이 빠져나가고 나자, 품에 얌전히 안겨 있던 파린이 툭 질문을 던졌다.
“늙은 인간은 왜 시엔을 원망하지?”
“그게 무슨 소리야?”
“왜, 그렇잖아? 늙은 인간이 물었잖아. 시엔한테. 알고 있었느냐고. 알고 있었는데 왜 사지로 보냈느냐 원망한 거잖아.”
어린 용은 인간의 감정을 이해하지 않았다. 이해할 필요가 없었다. 용이 어째서 인간을 이해해야겠는가.
시엔은 이미 용의 사고를 알았으니, 파린이 묻는 이유가 오히려 궁금했다.
“그건 왜 물어봐?”
“인간 주제에 내 보호자를 원망해선 안 돼. 그게 불합리한 원망이라면 더욱더.”
“불합리하다라.”
“맞잖아. 인간이 인간을 죽였잖아? 그럼 살인자를 원망해야 하는 거 아냐?”
시엔이 파린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딱히 별 뜻은 없었다. 그냥 기분이 좋지 않을 때에 짐승이 곁에 있으면, 으레 쓰다듬어 마음을 가다듬지 않던가.
“살인자가 아직 살아 있기 때문이지.”
“그건 무슨 뜻이야?”
“사람 마음이 원래 그러한 것이고, 내 백성의 죽음으로 그 아비가 슬퍼 원망하겠다는 데야. 그럼 어쩔 수 없이 주인 된 이가 잠시 맡아둬야지. 당연한 의무야.”
“시엔의 의무는 날 보호하는 거야. 그게 첫 번째인 걸 잊으면 안 돼. 내 보호자니까.”
“그래, 그래.”
시엔이 파린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늙은이의 원망은, 언제까지나 잠시 맡아주는 것뿐이다.
내 것이 아닌 것을 잠시 떠안았으니, 주인을 찾아 돌려주는 것이 바로 순리가 아니겠는가.
그리고 내 백성이 원망하는 이가 바로 내 적이었다. 스스로 내 적을 자처하여 나섰으니, 그 선택의 결과를 뒤늦게 후회해도 자비는 없으리라.
“흠.”
시엔이 등받이에 몸을 기댔다.
사람이 분노하는 방법이 여럿이나, 개중 차갑게 식혀 마음에 단단히 박아두는 이가 있었다. 제대로 얼어붙은 분노는 어떤 온정에도 식지 않는 법이었다.
< 27. 제자리로 돌아가야 하는 것이 있다 [1]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