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 깊은 땅속 그 위로 [1] >
1724명 사망. 그중 귀족 대표자가 6명에 달했다.
칠천의 원정군이 집계 오천의 야만족을 맞아 그만큼의 사망자가 나왔다.
야만족의 귀가 사살의 증거였다. 병사들이 나서 귀를 수집해 전공을 집계했다.
다만, 왕실에서 오른쪽 왼쪽을 구분하지 않고 적 하나로 치고 포상금을 내렸다는 소문이 돌았다.
야만인도 인간의 모양을 하고 있으니 눈이 두 개, 코가 하나. 그리고 귀가 두 개다.
이겼으나 좋은 전과는 아니었다.
상대가 야만족이어서야 칠천의 군대가 입은 손실이라곤 믿을 수 없을 정도가 아닌가. 게다가 피해의 대다수가 보병이었다.
개인 역량이 뛰어난 기병과 기사들은 난전에서도 그 용맹을 떨쳤으나, 보병들은 그렇지 못했다.
군대를 파견한 귀족이 여럿이나 피해는 천차만별이니, 심한 곳은 대표가 죽고 병사가 상해 집에 돌아가는 이가 얼마 없었다.
그리고 전쟁이 그렇듯이, 모든 책임은 총사령관의 것이었다.
직접 지휘했다면 무능한 지휘관이요, 직접 지휘하지 않아도 무능한 지휘관이었다.
그나마 할 말이 있다는 것이 다행일까.
이어진 잔당 정리에서 이미 발리스타의 잔해와 멀쩡한 투석기가 발견되었다. 그 정교한 구조는 오히려 왕국의 기술보다 더 앞섰다.
거기의 대량의 석궁과 할레 산 강철검까지.
제대로 된 기술로 만들어진 병기이며, 소왕국 수준에선 지원하기 버거운 물량이었다.
그 이상의 세력이 야만족의 배후에 있었다.
왕가는 열심히 그 내용을 설파했다.
귀족들이 불만은 터뜨렸지만, 그래도 일단은 참아 넘어가자는 분위기였다. 실제로 왕국을 노리는 적이 나타난 것은 사실이니까.
야만족 따위야 제아무리 최고의 병기로 무장한들 왕국이 막아내지 못할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 후엔? 왕국이 약해진 틈을 타 침공해온다면? 야만족의 지원 수준으로는 인접한 왕국 모두가 수상하지 않은가.
그렇게 원정이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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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에서 흐른 피 위에는 융단을 깔라 했다.
그 위로 영웅이 만들어져 행진하니, 그제야 전쟁은 명예로운 역사로 탈바꿈하는 것이다.
그런 이유로 후작저에 편지가 산처럼 쌓였다. 귀족가의 초청장이었다. 시엔 티란디스의 앞으로 날아온 것들이 한두 개가 아니었다.
시엔이 책상 위의 초대장들을 바라보았다.
몸은 하나이나 초대는 여럿이었다.
전부 무시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몇 군데 방문하여 이러한 일정이 있었습니다, 그런 핑계가 필요했다.
초대를 거절당한 귀족의 면을 세워주기 위한 것이기도 했다.
“어디가 좋으려나.”
한동안 푹 쉬며 놀고먹을 명분이 생겼다.
초대에 응하면 가서 귀히 대접을 받을 터. 게다가 연회가 열리면 그 주인공이 또 누구랴. 시엔이 좋아하는 것이니 마음 같아선 왕국 순회라도 다니고 싶었다.
똑똑, 대답도 없이 문이 열리니 그럴 만한 이가 후작저에 단 한 명이었다.
“시엔.”
“왜?”
“이거.”
비설이 손에 쥔 것을 내밀었다.
작은 화분이었다.
알이 굵은 모래를 깔았다. 그 가운데 낯선 것이 자리를 잡았다.
둥근 몸통 위에 또다시 작은 몸통이 몇 개 달려 앙증맞은 것이다. 솜털 비슷한 것이 그 위를 덮으니 보기에 참 귀엽다 하겠다.
“뭐야?”
“선인장이래.”
“선인장?” 시엔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시엔이 아는 선인장이란 사막에서 자라는 억세기 그지없는 식물이었다. 특히 그 가시가 얼마나 표독스러운지, 스치기만 해도 살이 찔려 피가 나고 단단히 박혀 빠지지도 않았다.
“내가 아는 선인장은 그리 안 생겼는데.”
“귀한 거래.”
자랑하러 왔다는 뜻이었다. 한두 번 겪은 일이 아니라 새삼스럽지도 않았다.
“예뻐.”
“마음에 드나?”
“응. 완전.”
“누가 줬는데?”
“로우드.”
“로우드가?”
“오다 주웠다던데.”
“오다 주워? 귀한 거라며?”
“응. 귀한 거라고도 했어.”
“귀한 건데 오다 주웠다고?”
“음.”
비설이 귀를 파닥거렸다.
저 각도는 생각중이라는 뜻이겠군. 시엔이 느긋하게 기다렸다.
비설이 결론을 내렸다.
“몰라. 로우드가 그랬어.”
“왜?”
“몰라. 하지만 거짓말을 할 이유가 있어?”
“하긴. 그도 그렇군.”
시엔이 고개를 끄덕였다.
엘프의 방식이었다. 그게 말이 되건 말이 안 되건, 로우드가 그리 말하니 순순히 믿었다. 게다가 마음에 쏙 드는 선물을 받았으니.
엘프의 방식이야 굳이 신기하지 않다.
그러나 다른 관점에서는?
자신이 처음 보는 것이니 보통 귀한 것이 아니리라.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귀하냐 하찮으냐가 아니다. 비설이 받아 기쁜 선물이었다는 것이지.
나름 엘프에 대해 공부하고, 상대의 취향을 궁리하며, 무엇을 받아 기뻐할까 고심한 결과였다.
다만. 오다 주웠다며 사족은 왜 붙여?
제 딴엔 그게 멋있다 생각했나? 오히려 역효과였다. 엘프는 순순히 믿어주니까.
아직 멀었다는 뜻이었다.
문득 스치는 생각이 있었다. 시엔이 킥킥거리며 다시 물었다.
“나 말고 누구한테 보여줬어?”
“다.”
“다?”
“응. 만나는 사람 전부.”
선물이 정말로 마음에 든 모양이었다. 하기사 부정 세계의 마수조차 식물이라면 어여쁘다 하는 족속들이 아니던가.
시엔조차 몇몇 마수들은 꺼림칙하다 여기는데도 불구하고.
눈에 선한 일이었다. 만나는 사람마다 신나서 화분을 들이밀었을 테고. 당당하게 로우드가 선물해주었다 했겠지.
아마 조만간 또 자랑하러 오지 않을까 싶다.
후작부인께서 또 선물을 줬다면서 보석을 내밀겠지. 자길 정말로 좋아하는 모양이라면서.
시엔이 관심을 거두자, 비설이 이번엔 새장 앞으로 쪼르르 달려가 선인장을 내밀었다.
“세올. 이거 봐봐.”
리치는 대답이 없었다.
시엔이 대신 대답했다.
“그건 지금 묵언 수행 중이거든.” 비설이 귀를 흔들었다. 저건 의문을 뜻하는 각도인데. 생태 관찰도 막바지에 이르러, 이젠 척 보면 한눈에 보였다.
그놈의 하름질만 빼면. 대체 뭐야? 한별에게 편지를 좀 보내야 하나.
똑똑. 그때 또 다른 방문자가 방문을 두드렸다.
들어오라 말하니 베른닐이 고개를 내밀었다.
“비설 양도 계셨군요.”
“안녕.”
덜떨어진 호위기사의 잘난 얼굴이 웃으며 반가움을 표시했다. 얼굴로만 따지면 왕국에 적수가 없으련만, 그야말로 꼴값을 못 했다.
베른닐의 시선이 비설에게, 정확히는 비설 앞 새장에 머물렀다.
“흠? 저건 뭡니까?”
“청깃매라고 하던데.”
“매? 저게 새매란 말씀이신, 아니. 애초에 저게 샙니까?”
베른닐이 새장을 바라보았다. 세상에 뭐 이런 게 다 있나 하는 떫은 표정이었다. 그러면서도 시선을 떼지 못하는 것이 신기하기는 어지간히 신기한 모양이었다.
베른닐의 뜨거운 시선에 청깃매가 몸을 움츠렸다. 양 날개를 들어 제 몸을 감싸 가렸다.
베른닐이 다시 물었다.
“저게 날긴 합니까?”
“아마도?”
“세상에 깃털 없는 새가 다 있을 줄이야.”
베른닐이 신기하다는 표정으로 청깃매를 살폈다.
깃털 하나 없어 볼품없이 짝이 없는 기괴한 모양새였다. 미끈한 거죽에 우툴두툴하게 닭살이 돋아 그게 전신을 뒤덮었다.
“없을 만도 하지.”
“예?”
“아냐.”
“으음.”
베른닐이 턱을 쓰다듬었다.
“의외로 귀여운 구석이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만.”
“뭐?”
시엔이 눈을 치뜨고 새매가 삐악? 앙증맞은 소리를 냈다. 베른닐이 뒷통수를 긁었다.
“아니 왜. 개나 고양이 중에서도 콱 눌러 찌그러진 면상을 한 녀석들이 있지 않습니까. 저는 왠지 그런 것들이 마음에 듭니다만.”
“네 취향이 이상한 거 아닌가.”
“예쁜 거 그거 다 허사 아닙니까. 그렇게 생긴 것들은 죄다 저 예쁜 줄 알아서 상전처럼 군단 말입니다.”
시엔이 베른닐을 바라보았다.
같은 말이라도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 그 뉘앙스가 다른 법이었다. 잘생긴 놈이 그리 말하니 설득력이 전혀 없었다.
아니. 그건 아닌가?
시엔이 한마디 툭 던졌다.
“두건?”
베른닐의 인상이 구겨졌다.
뭐 경험담이라면야. 시엔이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정 마음에 들면 아래 장난감이나 좀 넣어줘. 좋아하더라고.”
“이거 말입니까?”
베른닐이 새장 앞에 놓인 작은 조형을 집어들었다. 이내 아연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이거 신상이잖습니까.”
“응. 신전에서 보내주더라고.”
“그럼 성물이잖습니까.”
“그리 강한 건 아냐. 휴대용이잖아.”
“성물을 짐승 장난감으로 쓰시다니. 신전에서 알면 뭐라 하겠습니까?”
“짐승도 천신의 은혜를 아는구나 감탄이나 하겠지, 뭐.” 시엔이 당연하다는 듯 대답하자, 베른닐이 오히려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런가? 그런 것 같기도 하고. 베른닐이 별 생각 없이 성물을 새장 안으로 밀어 넣었다.
발가벗은 새가 홰를 치며 날아오르다, 허우적거리며 새장 바닥에 떨어져 나뒹굴었다. 깃털이 없으면 아무리 맹금이라도 어쩔 도리가 있으랴.
“이거 좋아하는 게 맞습니까?”
“좋아하잖아.”
“왠지 피하려는 것 같지 않습니까?”
“에이, 기분 탓이야. 기분 탓.”
청깃매가 새장 창살에 찰싹 달라붙었다. 성물과 가장 먼 장소였다. 삐이삐이 구슬픈 소리를 내는 것이 아무리 봐도 괴로워 죽겠다는 꼴이다.
시엔이 말을 돌렸다.
“그나저나 왜?”
“아. 교단에서 연락이 왔답니다.”
“교단에서? 젠장.”
시엔이 인상을 찌푸렸다.
대죄인에게 한 방 먹은 덕분에, 그 아니더라도 마찬가지였겠지만. 오천 병사들 앞에서 손짓 한 번에 대적을 물리치고 말았다.
하필이면 그때 또 축복을 막아내느라 방어주문을 외운 참이었다. 몸에 깃들지 못하고 방어에 막힌 신성이 아우라처럼 몸을 휘감았던 와중이었다.
병사들이 보기에, 심지어 종군 사제들의 눈에도 천신의 기적이 강림했으니, 인간 중 가장 신성한 이를 무어라 칭하겠는가.
“필요 없다고 해.”
시엔이 딱 잘랐다.
병사들의 체험도 체험이지만, 왕가에서 나팔을 분 것도 문제였다.
왕가에선 원정의 나쁜 성적을 다른 것으로 가리기 위해 수작을 부렸다. 새로이 나타난 왕국의 영웅에게 시선을 집중시킨 것이다.
소문이 굴러 어느 누군가가 생각 없이 말을 뱉었는지, 아니면 왕가에서 작정하고 조성을 했는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어느새인가 성자라 불리는 모양.
교단에서 가만히 볼 수는 없는 일이었다.
“어차피 뭐 교단에 방문하라는 거 아냐? 성황 폐하는 바쁘실 텐데 내가 귀찮게 할 수는 없지.”
“그래서 성녀님이 직접 오신다는데요?”
“뭐?”
“뷔아 성녀님 말입니다.”
시엔이 표정이 썩어들어갔다.
아니, 왜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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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후.
티란디스 영지의 네 개 대도시, 그 교구장들이 회합을 가졌다. 각자 커다란 신전을 맡아 바쁜 이들이 아니던가. 오랜만에 만나 서로 반가운 모양이었다.
전부 성녀 때문이었다
시엔은 속이 영 좋지 않았다.
심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그랬다.
이게 전부 누구 때문이랴.
뷔아 역시 편치 않았다. 차라리 가면을 쓰고 있을 때가 나았다. 시엔의 맨얼굴을 보니 어쩐지 꼭 한 대 치고 싶은 충동이 솟아올랐다.
하인이 다과를 올리고 물러나자, 성녀의 자애로운 미소가 신기루처럼 사라졌다. 대신 앙칼진 표정이 자연스레 떠올랐다.
“가감 없이 말해봐요. 무슨 일이었죠?”
“뭐. 천신께서 도우신 겁니다만.”
“내 말은, 진짜로 그분의 기적으로 대적을 물리쳤냐는 거에요.”
“그건 아니고. 그냥 타이밍 좋게 적이 자멸했을 뿐이고, 전 그냥 손만 들었네요.”
“역시.”
시엔이 순순히 인정했다.
흑마법사의 몸으로 대주교인 것도 창피한 일이었다. 지금 그게 더 올라가게 생겼다. 거짓을 말할 이유가 없었다.
뷔아가 인상을 찌푸렸다.
“교단이 지금 얼마나 곤란한 처지에 있는 줄 알아요? 새로운 성자라니. 그게 갑자기 튀어나왔는데 우리가 뭘 어쩔까요?”
“뭐. 알아서 하셔야지.” “명예 대주교도 전례 없던 일인 건 알죠?”
“딱히 바란 건 아닙니다만.”
뷔아가 손가락을 들어 눈 옆을 지그시 눌렀다.
“교단에선 지금 두 파로 갈려 싸우고 있어요. 신성 없는 성자를 낼 것인지, 아니면 이대로 지나가길 기다리던지.”
“성녀님께선 어느 쪽이십니까?”
“굳이 물어봐야 알겠어요?”
“저도 마찬가진데요.”
이 인간 진짜 얄밉네. 뷔아가 한숨을 내쉬었다.
“이번에 던전을 하나 발견했어요.”
“저랑 상관있는 얘깁니까?”
“아, 씨. 좀 닥치고 들어 봐요.”
“예이예이. 닥치고 있겠습니다.”
던전. 고위 마법사나 그에 준하는 상위 종족 개체가 만든 미궁을 뜻했다. 굳이 미궁을 만드는 이유라면 하나뿐이니 보물창고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었다.
그리하여 그 주인이 죽고 나면 찾아가는 사람이 임자라, 간혹 발견되었다 하면 모험가며 용병이 몰려들고, 수많은 세력이 동원되는 것이기도 했다.
“파수병 중에 스스로 움직이는 해골바가지가 목격되었어요.”
“······”
“저번 사태를 떠올리면, 교단의 적일 확률이 높죠. 다만 인제 와서 발견되었다는 게 너무 수상하지 않나요?”
“······.”
“뭐죠? 왜 입을 다물고 있어요? 갑자기 입에 아교라도 발랐나요?”
“그야 분부하신 대로 닥치고 있습니다만.”
“씨이, 뭐 이딴 개뼉다구 같은 게.”
“개뼉다구?”
이것 봐라? 시엔의 눈썹이 꿈틀했다.
뷔아가 흥 콧김을 뿜었다.
“됐고. 사내새끼가 꽁해가지고는.”
“그래서. 던전에 날 데려가야겠다?”
“아무래도 그쪽이 아는 게 있을 테니까. 맞죠?”
“나 바쁜 사람인데? 비싸.”
“성자 안 해요?”
“일 없습니다만.”
“좋아요. 그럼 뭘 원하죠?”
시엔이 느긋하게 생각에 빠졌다.
던전이라. 확실히 이 시기에 갑자기 던전이 나왔으면 의심스러울 만도 하다. 내 적이 관련되어 있다면 결국 가는 게 맞긴 하겠는데.
그 대가가 영 마음에 차지 않았다.
별 관심도 없는 성자 칭호를 받기엔 영 밑지는 장사가 아닌가. 그럼 무언가 더 챙겨야겠지.
시엔이 생각을 마치고 찻잔을 들었다.
차를 홀짝거리고, 비스킷을 조금 떼어 우물거렸다. 단맛이 과하니 다시 차를 들고. 차와 과자를 같이 먹을 생각을 한 이는 대체 누구인가.
그렇게 느긋하게 한 잔을 다 비우고 나니 성녀의 표정이 험악하기 그지없었다.
“여보세요. 생각 아직 안 끝났나요?”
“생각은 진작 끝났습니다. 제가 차를 좋아해서 좀 즐겼을 뿐이고.”
뷔아의 얼굴이 씰룩거렸다. 꽉 쥔 주먹이 부들거리는 것이 당장이라도 한 대 칠 기세였다.
“뭘 원하죠?”
“안에서 쓸만한 거 있으면 제가 좀 챙기죠.”
“그 정도야 뭐.”
“그리고 양념도 좀 칩시다.”
뷔아가 인상을 찌푸렸다.
“그건 무슨 뜻이죠?”
“적의 함정이면 깨부수면 될 테고, 그게 아니라면 적을 꾀어보는 게 나으니까.”
"그게 무슨 뜻이죠?"
시엔이 빙긋 웃으며 대답했다.
"안 알려줄 겁니다." 뷔아의 이마에 핏대가 솟았다.
< 15. 깊은 땅속 그 위로 [1]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