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47화. 그럼에도 변하지 않는 건 (3)
유낙서스가 녹색 불길에 휩싸여 사라지고 지금까지. 세계에서 가장 많이 회자된 이야기를 세 손가락에 꼽자면, 첫째로는 고양이 탑주의 숭고한 희생이 꼽혔다.
“야, 천하통일 빼곤 다 온 것 같은데?”
“진심이 아니더라도 일단 참석들은 하겠지. 막말로 아르카나인인 탑주가 우리를 위해 목숨을 내던졌는데 모른 척해봐. 감당할 수 있겠냐? 네티즌들의 댓글 폭격?”
“이미지 관리 차원에서라도 다들 눈도장을 찍는 건가.”
두 번째와 세 번째 이야기 또한.
마탑에서 찾을 수 있었다.
웅성웅성─
또각 소리와 동시에.
모습을 드러낸 호열을 보고 인파가 수군거린다.
그 속삭임엔 아르카나인.
“이 수석님, 머리카락이 원래대로 돌아오셨네요?”
“개인적으로 장발이 취향이었는데……. 그땐 재킷을 걸치고 계시지 않았지만, 긴 머리카락이랑 어깨에 걸치신 재킷이 같이 펄럭거리는 모습을 상상하면……!”
“저기, 개인 취향까진 안 궁금하거든?”
플레이어 가릴 게 없었다.
“그때 그것도 무슨 스킬 같은 거 아니었을까?”
“에이, 아무리 그래도 아르카나에 장발화 같은 스킬이 있겠냐? 그딴 스킬을 드래곤과 마주한 상태에서 사용할 이유는 또 뭔데?”
“폼생폼사. 멋있었잖아? 장발.”
“그건 또 반박할 수가 없긴 한데…….”
호열의 변화무쌍한 헤어스타일 변화.
그에 이은 마지막 이야기도.
눈치 없는 드미트리 덕분에 재차 확인하게 되었다.
호열이 획득했을 드래곤의 전리품.
자신이 어떤 전리품을 얻었는지 궁금하냐고.
되묻는 호열 앞에 드미트리가 식은땀을 흘린다.
“아, 아니. 그게 말이죠, 총대장님……?”
강 건너 불구경만큼 재밌는 게 또 있을까?
말 그대로, 드미트리는 입으로 매를 번 셈이었다.
플레이어들 사이에선 일종의 불문율이 존재한다. 원수를 졌거나 질 예정이 아니라면 레이드에 성공한 이들에게 어떤 전리품을 습득했는지 함부로 묻지 않는다는 것.
그 이유는 간단하다.
“세상에 레이드 시어머니질만큼 화나는 게 없는데.”
대격변 이후 레이드는 목숨을 건 사투가 되었다.
레이드라고 불릴만한 사투에 목숨이 오가는 건 당연하다. 전리품을 평가한다는 건 레이드에 따른 희생과 전리품의 가치를 저울질하겠다는 것과 다름없었으니까.
게다가 이번 유낙서스 레이드의 희생은 더욱 무거웠다.
“드미트리, 저거 선 제대로 넘었네.”
무려 마탑의 탑주가 희생했던 전투였고, 그러한 탑주의 추모가 열리는 마탑이었다. 그런 마탑에서 대놓고 전리품을 언급하다니. 그러다가 다른 누구도 아닌.
호열에게 그 만행이 발각되다니.
몇몇 플레이어들은 아예 눈을 돌렸다.
“난 불쌍해서 못 보겠다. 그러고 보니까 드미트리 저거 예전에 프러포즈 거절당한 것도 플파라치한테 걸리지 않았냐? 그때부터 쟤는 왜 저렇게 짠하기만 하냐?”
“내가 저랬다고 생각하니까……. 우욱, 토 나오려 해.”
“벌써부터 오한이 돋는데, 정상임……?”
없는 눈치도 저절로 생길 수밖에 없는 상황.
나 좀 살려줘.
말을 더듬거리던 드미트리가 간절한 눈빛으로 아군, 샤이닝의 동료를 찾는다. 그러나 록스도 카밀라도 머리카락 한 톨,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는다.
“……저기, 얘들아?”
눈치 없는 드미트리의 허점을 보완할 만큼. 눈치가 빠른 록스는 불똥이 튈세라 일찌감치 자리를 피했고, 카밀라는 제시를 찾기 위해 인파를 헤치고 나아간 지 오래였다.
‘배, 배신자들……!’
진퇴양난.
빼도 박도 할 수 없겠구나, 드미트리.
모두가 드미트리의 ‘처분’을 기다리던 찰나였다.
호열이 말을 이었다.
어째서인가.
누구도 예상치 못한 말을.
“그렇다면 순서를 기다리도록.”
순서를 기다려라?
절차야 격식과 더불어.
호열이 입버릇처럼 달고 다니시는 말이긴 했다마는…….
다짜고짜 순서를 기다리라니.
호열은 그 한마디만을 남긴 채.
걸음을 옮겼다.
절체절명의 위기를 넘긴 드미트리는 한껏 참고 있던 숨부터 골랐다.
“으허.”
차마 생각할 여력이 없었기에.
또 한 번 곁에 있는 이들에게 물을 수밖에 없었다.
드미트리가 샤이닝 길드원 겸 분석관에게 속삭인다.
“순서에 따라 날 처분하시겠다는 건 아니겠지?”
“글쎄요. 두 가지 뜻으로 해석할 수 있겠죠.”
“……두 가지나? 뭔데?”
“하나는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처분 순서겠죠.”
“후우, 그럼 다른 하나는 뭔데?”
“다른 건 저도 혹시나 싶은데요…….”
고심하던 사내가 말을 잇는다.
“애초부터 이호열 플레이어님에게 유낙서스의 전리품에 관해 밝히실 의향이 있으셨다면……. 이 순서를 기다리란 말씀도 다르게 해석될 수 있겠죠?”
“……오오.”
해석에 따라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구나.
드미트리가 자신의 앞날을 예견해 볼 방법은 하나밖에 없었다. 그래서, 절차를 중요시하는 호열의 다음 일정은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그에 관해서 누구보다 마탑의 마법사들이 잘 알고 있었다.
인파 속 지브릴이 클레에게 속닥거렸다.
“그러고 보니까 오늘 원탁회의가 열리는 날 아니었나요, 클레?”
*
감사하게 생각한다, 드미트리.
‘누구들처럼 내 장발에 관심을 두지 않아 줘서…….’
아직도 지난밤의 충격이 가시지 않는다.
시종일관 손아귀 안에서 울리던.
기이의 충격-스마트폰 알림 진동-이 말이야.
-ㅁㅊ 호열아 너 머리카락 뭐냐??
-개소름ㅋㅋㅋㅋㅋㅋ
-뭐가 소름이야~ 잘 어울리는데~
-언니 맨날 오냐오냐 할 거야?!?!
-예림아 애들이 되게 솔직한 거 알지? 근데, 울 아랑이가 삼촌 진짜 왕자님 같다고 엄청 난리가 났었다니까? ㅎㅎ
-고거 이모한테는 예쁘단 소리 한 번을 안 하더니 ㅡㅡ
언제나처럼 나를 갈구는 2, 3호는 그들대로.
심지어 위로 아닌 위로를 건네는 큰누나마저도.
이토록 원망스러울 수 없었다……!
각오는 했다만, 가혹하기 짝이 없는 후폭풍이었다. 불행 중 다행이라면 [천상천하 유아독존], 이름부터 빌어먹을 스킬이 해제되자 보다시피 머리카락이 원래대로 돌아왔다는 거겠지.
‘그리고 다행 중 불행이라면.’
그걸 다시 발동했다가는 머리카락이 다시 치렁치렁해진다는 거겠고……! 세상에 수치심과 맞바꿔야만 하는 강함이라니. 지금이야 그렇다고 치더라도 훗날이 걱정된다.
[어둠의 이해 (저주) : 적합한 마력 친화력을 대폭 상승시켜 준다. 단, 적합한 마력의 원천이 되는 과거와 직면해야만 한다. - 현재 적합한 마력 친화력 : 10%]
[어둠의 이해]로 그랑펠의 과거를 알아가게 되면.
[천상천하 유아독존 (10%) : 불세출, 여신조차 모독하는 희대의 천재. 그랑펠 클라우디 아르페우스 로미오의 재능을 발휘한다.]
[천상천사 유아독존]의 숙련도 또한 상승하게 될 터. 스킬을 마스터하게 됐다간 아주 그냥 머리카락으로 바닥을 쓸고 다니진 않을까, 하는 걱정이 말이야…….
그러니 감사할 수밖에.
‘전리품 질문으로 분위기를 환기해 주다니.’
덕분에 나는 누구의 질문도 받지 않은 채 다음 일정, 원탁회의에 참석할 수 있었다. 그리고 절차에 따라 원탁회의가 열리는 크리스탈 홀 강단에 올라섰다.
나는 성전 연합군 총대장으로서 입을 열었다.
“유낙서스는 더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수많은 플레이어들이 동참했지만, 유낙서스 레이드를 주도했던 건 엄연히 성전 연합군이었다. 레이드의 결과를 정산하는 건 나의 몫이란 뜻이다.
“그대들의 숭고한 희생 덕분이다.”
남태민, 히사기, 레오니, 스칼…….
차례로 향해가는 시선.
마지막으로 시선이 멈춘 곳엔 하르콘이 있었다.
하르콘은 이번 전투로 두 다리를 잃었다.
두 다리가 으스러진 상태에서 극염에 휩싸여 녹아내린 판금이 부상을 악화시킨 탓이었다. 현대의학으로도, 마탑의 치유마법로도 회복시킬 수 없을 정도로.
“그 희생은 경의를 받아 마땅하다.”
나는 하르콘에게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하르콘은 뜻하지 않게 6일이나 자리를 비운 나를 대신해 성전 연합군을 이끌다가 다리를 잃었다. 더욱 격하게 경의를 보내고 싶었지만, 나의 빌어먹을 목은 이럴 때에도 뻣뻣하기 그지없었다.
그러나 그런 나를 대신해서.
짝짝짝─
원탁회의에 참석한 이들이 전원 기립.
하르콘에게 박수를 보냈다.
하르콘은 멋쩍어하면서도 미소를 흘렸다.
“이런……. 이건 이거 나름대로 민망하군.”
박수가 잠잠해질 때쯤, 나는 말을 이었다.
“유낙서스, 그는 마왕이나 거악 따위와는 비교할 수 없는 난적이었다. 그러한 유낙서스에게서 현실을 지켜낼 수 있었던 건 그대들의 덕분이다.”
“……!!!”
좌중이 흠칫하는 게 느껴진다.
천하의 그랑펠이 누구인가?
웬만해서는 칭찬을 내뱉지 않는 까다로운 성격의 소유자.
그러한 그랑펠의 주둥이에서 극찬이 쏟아지고 있었으니까. 마탑의 마법사들은 물론, 마탑이 전면 개방된 덕분에 원탁회의에 처음 참석한 플레이어들도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
복잡한 속뜻이 있는지도 모르고는.
‘와중에도 가슴팍 활짝 펴고 있는 거 봐.’
어쨌거나, 유낙서스를 처치하는 데에 압도적으로 기여한 건 나였다.
유낙서스를 직접 공격한 건 아니었지만, 유낙서스가 최후까지 화려하게 극염을 불사르는 동안 그 열기를 온전히 감당해 냈던 나였으니까.
‘결국, 내가 제일 잘났단 소리가 된다는 거지.’
그 증거로 800레벨의 벽을 뚫어내고도.
[레벨: 826]
무려 26단계나 추가로 상승한 레벨.
거기에 유낙서스가 남긴 전리품까지 높은 처치 기여도로 전부 자동 습득했으니까. 그래, 나는 그 사실을 밝히기 위해 이렇게 강단에 나선 것이었다.
왜, 내뱉은 말은 실현해야 하지 않겠어?
“그러한 유낙서스가 남긴 유산을 그대들에게 공개하겠다.”
*
AAU 대한민국 지부.
마치 한차례 폭풍이 휩쓸고 지나간 듯하다.
숨을 고르고 있는 성현준, 윤수겸.
두 사내의 곁에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두 잔이 놓인다.
“엥?”
그것도 큼지막한 벤티 사이즈다.
“……박 지부장님?”
짠돌이 박민재 지부장.
요즘 시대에 흔치 않게 캔커피와 믹스커피를 애정하는 그가.
웬일로 카페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내려놓은 것이었다.
해가 서쪽에서 뜨는 건가.
그게 아니면 복권이라도 당첨되셨나.
물끄러미 자신을 바라보는 두 사내에게 박민재가 입을 연다.
“……와이프가 쐈어.”
“어쩐지, 사모님이 오셨어요?”
“응, 너희가 쇠 빠져라 키보드 두들기고 있을 때…….”
그런데, 따지고 보면 이것도 내가 쏜 거 아닌가……?
박민재의 눈빛이 슬퍼지려 하던 찰나.
성현준이 눈치 빠르게 선수를 쳤다.
“와아아, 감사히 잘 마시겠습니다! 박 지부장님! 역시 사주시는 커피가 맛이 좋네요. 아, 그리고 혹시 확인하셨을까요? 아까부터 언론에 속보가 엄청나게 올라오더라고요.”
“속보? 마탑 꺼?”
“넵.”
성현준은 혹시나 싶어 모니터를 박민재 쪽으로 돌렸다.
박민재가 한 차례 모니터를 훑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히 하나도 빠짐없이 정독했지.”
“이제야 제대로 끝난 것 같은 생각이 드네요.”
“그러게 말이야.”
꼼지락 꼼지락─
박민재가 은근슬쩍 윤수겸의 커피를 집으려고 했지만.
윤수겸의 손이 더 빨랐다.
얼른, 빨대에 입술을 가져다 댄 윤수겸이 묻는다.
“생수라도 드릴까요?”
“……쩝. 아니, 됐어.”
“그보다 대체 무슨 짓거리를 한 걸까요, 그 자식.”
여기서 그 자식은 당연히 레이먼 션이었다.
호열을 흑암룡이라 부르며 따르던 드래곤들이었다. 그런 드래곤이 이제 와서 현실과 플레이어에게 브레스를 내뿜을 이유는 없다, 생각했거늘.
“악과를 삼킨 유낙서스. 앞에 붙은 악과라는 게 원인이었겠지.”
“그래서 코스모 데이터베이스를 또 잔뜩 뒤져봤습니다. 그런데 선악과는 있어도 악과라는 건 콘셉트조차 없더라고요. 삭제된 자료를 뒤져봐도 없고요. 거, 어디서부터 꼬인 건지…….”
“뭐, 우리야 모르는 게 당연하지 않겠어? 긴급 업데이트였던 걸 보면 레이먼 션, 그 새끼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 같았으니까 말이야.”
“그건 그거 나름대로 쌤통이네요.”
쪽쪽─
성현준과 윤수겸은 아메리카노를 빨며 고개를 주억거렸다.
그나저나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라고 하니까…….
성현준이 입을 연다.
“이번 유낙서스 레이드가 이렇게 끝나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습니다. 사실 이호열 유스라 총책임자님께서 상황을 정리해 주시지 않을까, 내심 기대하긴 했는데요…….”
“장발, 치렁치렁한 머리로 나타나실 줄은 몰랐다?”
“그, 그것도 그렇죠? 그래도 총책임자님이야 언제나 해주시는 분이니까. 저한테는 무한한 믿음이 있으니까. 그렇게 놀랄 것까진 없었거든요.”
“간증 시간이야, 뭐야?”
얘도 나랑 별다를 게 없네.
박민재가 피식 웃음을 삼키기도 잠깐.
성현준이 말을 잇는다.
“그런데 악과를 삼켜서 악룡으로 변하고 현실에 적잖은 피해를 준 유낙서스가. 이런 식으로 기억되고 기록될 줄은 조금도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그래?”
박민재는 성현준의 말에 속보의 헤드라인을 읊었다.
“이호열 왈, 유낙서스의 드래곤 하트가 아르카나 대륙으로 향하는 포탈을 열었다. 이제부터 마탑의 포탈을 통해 아르카나 대륙으로 자유로운 진입이 가능해. 접속기 쟁탈전 시대 막 내리나…….”
윤수겸이 덧붙였다.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을 겁니다. 전리품으로 획득한 드래곤 하트를 아르카나 대륙으로 향하는 매개체로 사용하시리라고는요.”
부와 명예는 따위로 취급하는 호열이기에.
그러한 호열에게.
드래곤 하트가 넘어간 덕분에 일어날 수 있는 전개였다.
박민재는 문득, 아르카나 대륙 전기의 설정을 떠올렸다.
“사실상 우리가 코스모 초창기 시절에 기획했던 아르카나 대륙 전기의 최종 콘텐츠였잖아? 제로 산맥이랑 그 꼭대기에 서식하는 드래곤은?”
“그랬었죠.”
“대격변이 터지지 않았다고 해도, 언젠가 플레이어들은 드래곤 사냥에 성공했겠지. 물론, 그렇다 해도 아르카나 대륙 전기는 거기서 끝나지 않았을 거야. 끊임없이 새로운 콘텐츠가 추가됐을 테니까.”
“그것도 그랬겠죠.”
“그럼에도 드래곤 레이드는 일종의 커다란 분기점이 됐을 거야. 우리가 계획했던 아르카나, 그 이상으로 세계관이 확장되는 시점이 그때였을 테니까.”
성현준과 윤수겸이 동시에 감탄사를 뱉었다.
“오……. 어째 상황이 맞아떨어지네요?”
“어쨌거나 유낙서스 레이드가 분기점이 된 셈이군요. 덕분에 완전히 다른 세상, 아르카나 대륙으로 향하는 포탈이 열리게 됐으니까요. 진짜 저는 생각지도 못한 관점이었습니다, 지부장님.”
“그래?”
이것들, 비싼 커피 먹인 보람이 있군.
박민재는 괜히 어깨를 으쓱였다.
그러면서도 생각했다.
그래, 진실은 언제나 하나였다.
바라보는 관점이 다를 뿐.
그런 의미에서.
정말로 그 끝을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아득히 높은 곳에서 모든 걸 굽어살피시는.
한결같은 관점과 해석이셨다.
박민재가 자신도 모르게 탄식을 흘렸다.
“세상을 불태울 뻔한 악룡, 극염룡 유낙서스조차도. 이호열 유스라 총책임자님께서는 아르카나 대륙이라는, 새 시대를 밝힐 횃불로 바라보셨던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