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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타니엄 검황가 셋째 도련님-140화 (140/275)

140화

산등성이 바위 위.

엑스널과 그리고 엑스널은 서로를 마주 보고 있었다.

“……넌 누구냐.”

엑스널이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재차 질문을 던지자 질문을 받은 엑스널 쪽은 한숨을 내쉬었다.

“대답했을 텐데.”

“헛소리하지 마. 무슨 술수를 부렸냐고 묻고 있는 거야.”

엑스널의 손아귀에는 어느샌가 얼음으로 세공된 검이 쥐어져 있었다.

이 이상 그가 헛소리한다면 목을 베어버릴 작정이었다.

그런 엑스널을 마주한 자칭 미래에서 왔다는 엑스널은 허공으로 손을 뻗었다.

“뭐?”

그런 순간 그의 손아귀에는 엑스널과 똑같이 얼음으로 세공된 검이 만들어졌다.

마키나 가문에서 사용하는 가문비기 빙천괴령이었다.

엑스널의 두 눈이 거세게 흔들렸다.

“어떻게.”

“사람이 말하면 좀 믿어. 나는 널 위해, 아니 날 위해? 어쨌든 우리를 위해 여기에 온 거니까.”

그는 싸울 생각이 없다는 양 얼음의 검을 지워버렸다.

그러곤 팔짱을 낀 채로 물끄러미 엑스널을 바라보았다.

“확실하게 말할게. 과거의 나, 너는 이대로라면 락스카에게 짓눌려 결국 검을 놓게 될 거야.”

그 말을 들은 엑스널의 몸이 찰나지만 움찔거렸다.

“……나는 검을 놓지 않아.”

“아니, 놓게 될 거야. 마키나로 돌아간 너에게 들려 오는 건, 락스카가 펜타니엄 가주가 된다는 이야기니까.”

그는 과거를 회상하듯 허망한 표정을 지었다.

“그때부터 마키나와 펜타니엄은 극심하게 차이가 벌어져.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마키나는 그렇게 호락호락한 가문이 아니야.”

“마키나는 상관없어. 순전히 우리의 문제였으니까. 펜타니엄 역사상 가장 뛰어난 가주와 마키나 역사상 가장 못난 가주라는 차이는 마키나의 이름도 부질없게 만들 거야.”

엑스널은 그 말을 믿지 않았다.

눈앞에 있는 미래의 자신이라는 그의 말을 거짓이라 치부했다.

그러나 마음속에서 솟아난 한 톨의 의심은 어쩔 도리가 없었다.

최근 여러 일들이 겹치며 생각이 많아진 그다.

머리로는 이해해도 가슴이 제멋대로 동요한 것이다.

“그래서 나는 그걸 바꾸려고 돌아왔어.”

그리고 그의 목소리는 엑스널의 귓속에 깊숙하게 파고들었다.

마치 떨쳐낼 수 없는 욕망과도 같이.

“……뭘 바꾸겠다는 거야.”

“내 힘을 너에게 넘겨줄 생각이야.”

엑스널의 질문을 듣고 미래의 엑스널은 자조하듯 웃었다.

마치 나는 되지 못했지만, 너라면 할 수 있을 거라는.

그런 감정이 담긴 눈으로 그는 엑스널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눈은 어딘가 떨쳐내기가 쉽지 않았다.

저벅―

그리고 미래의 엑스널이 한 발자국씩 그에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그 순간 미래의 엑스널이 쥔 손을 중심으로 대기가 일그러질듯한 힘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대기가 일부 얼어붙으며 그의 손아귀를 따라 얼음 조각이 휘날리더니 이내 수정 하나가 만들어졌다.

그 힘을 본 엑스널의 두 눈이 절로 부릅떠졌다.

빙천괴령의 정수라고도 할 수 있는 힘이 그의 손에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넌 내 모든 걸 받기만 하면 돼. 그럼 락스카도 더 이상 네 적수가 되지 못할 거야.”

어느덧 엑스널의 코앞까지 다가온 그는 그 손을 내밀었다.

마치 그것을 쥔다면 천하를 쥘 수 있다는 양.

“내 인생을 망쳐버린 놈에게 복수를 해줘. 과거의 나.”

애처롭게 흔들리는 그의 눈은 무척이나 애달파 보였다.

그리고 그 감정은 엑스널이 가장 잘 아는 것이었다.

엑스널은 평생을 락스카와 비교당했고, 그런 현실 때문에 그를 항상 시기했었다.

이제는 그 추악한 속내마저 알리즈에게 들켜 자신의 마음은 갈 곳을 잃었다.

평생을 검을 쥔 자신이 고작 이것밖에 안 되는 걸까.

마키나의 직계로서 드높았던 프라이드는 깎이고, 또 깎여 이제 한 줌의 재밖에 되지 않았다.

앞으로 무슨 짓을 하더라도 나는 락스카를 넘어설 수 없구나.

엑스널은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뻗어 나온 손을 따라 엑스널의 시선이 움직였다.

“엑스널, 시간이 없어.”

다시금 미래의 엑스널이 자신을 불렀다.

고개를 들자 그의 몸 일부분이 반투명하게 변하고 있었다.

“부탁이야. 시간이 없어.”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는 양.

그는 엑스널을 향해 재촉하듯 외쳤다.

자신은 곧 원래의 세계로 돌아간다는 듯 그의 눈은 다급해 보였다.

“고민되는 거 알아! 네 힘이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어! 하지만.”

미래의 엑스널의 입술이 파르르 떨렸다.

“너는 나랑 같은 길을 걷지 말아줘.”

상대의 모습을 본 엑스널은 자신도 모르게 손을 뻗었다.

저 손만 잡는다면 제 인생을 바꿀 수 있을 거란 확신을 가지고.

타닥!

그런 순간 그의 귓가에 다급해 보이는 발소리가 들려왔다.

“엑스널!”

뒤이어 그를 부르는 목소리가 등 뒤에서 들려왔다.

그리고 그 목소리의 주인을 보자마자 엑스널은 당황한 표정을 지어야만 했다.

“……알리즈?”

저 녀석이 왜 여기에 있는 걸까.

도무지 상황을 이해할 수 없었던 엑스널은 황당한 표정으로 그를 보았다.

“아카데미에 세계 침식자가 나타났어! 분신체를 쓰는 놈이라고 해서 그걸 알리려고 왔어.”

알리즈의 말을 들은 엑스널은 놀란 표정으로 다시 앞을 바라봤다.

그러나 거기에는 아무도 없었다.

자신이 무언가에 홀리기라도 한 걸까.

그 순간 엑스널은 자신의 손을 내려다봤다.

그리고 이내 얼굴을 굳혔다.

자신의 손아귀에 미래의 엑스널이 만든 얼음 수정이 쥐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꿈이 아니야.'

그는 정말로 있었다.

얼음 수정에서는 지금도 강렬한 힘이 느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돌아가자.”

어느새 다가온 알리즈가 말을 걸자 그는 울렁거리는듯한 속을 가라앉히며 뒤로 돌았다.

그는 동요한 기색을 감추며 알리즈를 향해 물었다.

“그걸 왜 네가 알리러 온 거야?”

“나도 오기 싫었어.”

그날 이후로 직설적으로 변한 알리즈는 한숨을 내뱉으며 엑스널의 옆에 섰다.

“원래는 서리스를 찾으러 온 거였는데. 가는 길에 리지 선배와 마주쳤다가 네 이야기를 들어서 어쩔 수 없이 온 거야.”

세계 침식자와 관련된 일이다 보니 그 선배가 자신까지 챙길 정신은 없었겠지.

엑스널은 그 말을 들으며 얼음 수정을 숨겼다.

이런 상황이라 미래의 엑스널이 나타난 걸까.

상황이 딱 떨어지는 느낌이었다.

마치 얼음 수정을 깨고 흡수한 힘으로 세계 침식자를 처리하라는 듯이.

얼음 수정은 매혹적으로 빛나고 있었다.

“어쨌든 위험하니 돌아가서.”

“……먼저 가.”

알리즈가 돌아가고자 몸을 돌리려는 순간 엑스널이 그의 말을 끊었다.

그가 잘 못 들었다는 표정으로 뒤를 돌아보자 엑스널은 무표정하게 다시 한번 말했다.

“먼저 가라고.”

“……그게 무슨 헛소리야?”

기껏 위험하다고 알려주러 왔더니 먼저 가라고?

알리즈는 황당하다 못해 벙찐 표정을 지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엑스널은 묵묵부답이었다.

“대체 무슨 생각이야. 세계 침식자가 침입했다니까!”

“할 일이 생겼어.”

알리즈는 답답한 듯 가슴을 두드렸다.

엑스널과 그는 분명 사이가 좋지 않다.

그러니 자신이 말하는 건 당연히 듣기 싫을 것도 알고.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 감정적으로 되지도 않는 고집을 부릴 만큼 엑스널은 멍청한 사람이 아니었다.

알리즈는 뭔가 이상함을 느꼈다.

엑스널이 평소의 엑스널이 아니라는 느낌을 받은 것이다.

“엑스널, 너 무슨 일…….”

“꺄아아아악!”

그 순간 찢어지는 듯한 비명이 울려 퍼졌다.

두 사람의 얼굴이 동시에 절벽 아래쪽으로 향했다.

알리즈가 서둘러 눈으로 별을 끌어모으자 탁 트인 시야로 무언가에 쫓기고 있는 사람이 보였다.

워너힐 아카데미 제복을 입은 여성과 그 뒤를 쫓는 거구의 남성.

그걸 보자마자 알리즈는 그 남성이 세계 침식자의 분신체임을 알았다.

타악!

그 순간 알리즈는 자신의 옆에서 누군가 뛰어오른 소리를 들었다.

상황을 파악한 엑스널이 절벽에서 도약한 것이다.

“뭣.”

놀란 알리즈가 무어라 하기도 전에 엑스널은 허공에서 얼음을 만들어 미끄러지듯 밑으로 내려가 버렸다.

아무래도 여성을 도울 속셈인 듯하였다.

그 모습을 보고 차마 혼자 보낼 수 없었던 알리즈도 어쩔 수 없이 그림자를 이용해 절벽을 내달리기 시작했다.

“엑스널, 어쩌려고!”

“구해야지.”

당연한 거 묻지 말라는 양 절벽에서 내려온 엑스널이 내달렸다.

알리즈는 하고 싶은 말이 많았지만, 꾹 참고 그를 따라 달렸다.

그러자 잠시 후 머리채가 붙잡힌 워너힐 아카데미 학생과 거구의 하얀 가면을 쓴 남성이 보였다.

여성은 알리즈도 아는 얼굴이었다.

분명 2학년 D반 학생으로 지나가다 몇 번 본 적 있는 이였다.

그 순간 남성은 한 손으로 쥔 폴암을 하늘 높이 들어 올렸다.

“싫어. 싫어! 꺄아아악!”

금방이라도 내려찍어 버릴 기세에 여성이 비명을 내지르고, 엑스널과 알리즈가 동시에 움직였다.

촤자자자작!

그 순간 사내의 손에 들린 폴암이 얼어붙었다.

그 사이로 여성의 머리채를 잡고 있던 남성의 손을 갈라 버린 알리즈는 여성을 안고 재빨리 물러섰다.

“설 수 있어?”

알리즈가 여성을 내려놓으며 묻자 그녀는 눈물과 콧물로 범벅이 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 너 먼저 도망쳐. 아카데미 방향으로 가다 보면 다른 사람들이 보일 거야.”

“너, 너희는.”

알리즈는 대답 없이 거구의 남성을 노려보았다.

잘려나갔던 그의 손은 어느샌가 새살이 돋아나며 자라나 있었다.

그는 새하얀 가면에 유일하게 뚫린 구멍으로 자신들을 보고 있었는데 눈을 마주치는 것만으로 위압감이 느껴졌다.

확실하다.

놈은 세계 침식자의 분신체가 확실했다.

“가.”

엑스널의 목소리에 그녀는 고개를 세차게 끄덕이곤 서둘러 숲을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가는 길에 다른 분신체에게 걸리지 않았으면 좋겠건만 거기까지는 신경 써줄 수 없었다.

지금은 저 세계 침식자 분신체에게 집중하는 게 우선이었다.

“엑스널, 해치우자.”

알리즈의 말에 엑스널은 대답 없이 얼음으로 세공된 검을 쥐었다.

둘은 이 이상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

그저 각자의 검을 세계 침식자의 분신체를 향해 겨눌 뿐이었다.

쿠웅!

이윽고 먼저 움직인 것은 분신체 쪽이었다.

달리는 힘만으로도 지축을 뒤흔드는 진동이 둘을 덮쳤다.

채엥, 챙!

폴암과 두 개의 검이 부딪치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엑스널은 얼음의 전장을 펼쳤고.

알리즈는 그림자의 전장을 펼쳤다.

아무리 서로를 탐탁지 않게 여겨도 1년간 같은 단에서 굴러온 두 사람이다.

악스달에서 배우는 것은 대인전.

거기서 배운 것들은 두 사람의 몸에 그대로 녹아 있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엑스널은 놀라고 있었다.

‘내 속도에 전혀 뒤처지지 않아?’

자신의 템포에 뒤처지지 않고 똑같이 따라오는 알리즈를 보며 엑스널은 눈을 부릅떴다.

지금의 알리즈는 B반에서 머물던 그때와는 차원이 달랐다.

마치 재능이 개화하기라도 한 듯 그의 검은 제 의지를 담아 빛나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떻게.’

2학년에 올라오고 나서 엑스널은 제자리걸음 중이었다.

처음에는 엎치락뒤치락 순위도 어느샌가 밀려 사풍세가의 사성 사진산에게 늘 1등을 내어주고 있었고.

검술과 별도 마치 멈추기라도 한 듯 벽을 넘어서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그동안 더 안달 났던 걸지도 모른다.

마치 자신은 여기까지라는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런 와중 자신과 비슷하게, 아니, 훨씬 더 한심하게 느껴졌던 알리즈가 갑자기 재능을 개화했다.

그림자를 두르고 분신체와 맞서는 알리즈는 이제 A반에도 능히 올라올 정도의 실력을 보였다.

‘어째서.’

알리즈를 보며 얻었던 안정감과 우월감은 이제는 두려움과 같은 여러 감정으로 뒤바뀌고 있었다.

엑스널의 머릿속에 또다시 얼음 수정이 떠올랐다.

마치 자신을 시험하듯 그 얼음 수정이 눈앞에서 아른거렸다.

그 순간 알리즈의 검이 분신체의 목을 베었다.

둘의 합이 분신체를 넘어선 것이었다.

엑스널의 시선이 알리즈에게로 향했다.

알리즈의 표정에서는 이제 옛날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엑스널!”

그리고 그 순간.

콰앙!

날아드는 폴암을 직격한 엑스널의 가슴팍 위로 상처가 새겨졌다.

튀어 오른 핏물이 그의 옷을 적셨고, 엑스널은 그대로 날아가 나무에 처박혔다.

갈라진 가슴팍 사이로 두근거리는 심장의 느낌이 선명하게 느껴졌다.

저 멀리 알리즈가 자신을 향해 소리치는 게 보였다.

분명 분신체는 목이 날아갔다.

‘그런데 대체 어떻게?’

그 의문이 닿기도 전에 분신체는 목이 없는 상태로 알리즈에게도 똑같이 폴암을 휘둘렀다.

방심했다.

인간형 모습을 해놓고 목 없이도 움직일 줄이야.

알리즈를 폴암으로 밀어낸 분신체가 이쪽을 향해 달려오기 시작했다.

그는 엑스널에게 마지막 일격을 날리고자 했다.

콰앙!

그리고 그런 그의 앞을 알리즈가 막아섰다.

분신체는 어느샌가 재생되고 있는 두개골 사이에 박힌 안구로 알리즈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누가 누굴 지키려는 거야.’

너 따위가 날 지키려 하지 마.

이 상황에서도 자신의 드높은 자존심이 머리를 들이민다는 것에 엑스널은 헛웃음을 흘렸다.

하필 왜 여기에 나타난 게 알리즈였을까.

만약 그가 아닌 다른 이였다면 이런 생각까지는 하지 않았을 텐데.

‘책임 전가하지 마.’

이 꼴이 된 건 전적으로 자기 책임이다.

엑스널은 상반되는 이성과 감정이 충돌하는 걸 느끼며 고개를 들었다.

알리즈가 폴암의 힘을 견디지 못하고 무너지는 모습이 보였다.

죽는다.

이대로라면 둘 다 죽을 것이다.

엑스널은 주머니를 뒤졌다.

거기에는 이 상황에서도 깨지지 않고 영롱한 힘을 흘려내는 얼음 수정이 있었다.

이제 선택할 시간이야.

어디선가 그런 목소리가 들려 온 것처럼 느껴졌다.

가슴에서 흐르는 핏물을 막고 엑스널이 몸을 천천히 일으켰다.

얼음 수정을 쥔 그의 손이 들어 올려졌다.

이 힘만 있다면 이 상황도, 미래에서 무너질 자신조차도 지켜 낼 수 있는 걸까.

그렇다면.

그렇다면 나는.

잘 선택했어.

또 한 번 머릿속에 메아리치는 목소리를 들으며 엑스널은 얼음 수정을 쥔 손에 힘을 주었다.

화아아아아악!

그리고 그 순간 엑스널의 손아귀에서 냉기가 쏟아져 나왔다.

빙천괴령의 냉기가 그의 가슴팍에 생긴 상처와 함께 얼음 수정을 얼려 버렸다.

스산한 한기를 입에서 흘려 낸 엑스널은 자리에서 비틀거리듯 일어났다.

콰득, 콰드득.

그리고 곧이어 손에 쥔 얼음 수정 위로 금이 가기 시작했고.

콰지지직!

이내 산산조각이 나며 가루가 되어 흩날렸다.

그런 엑스널의 눈은 어느 때보다 흉흉하게 빛나고 있었다.

그리고 그가 내뱉은 한마디는.

“좆까.”

마키나 엑스널에게 있어 인생의 반환점이라고 부를 수 있을 만한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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