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538 - 신화(2)
데이모스가 미리 경고했듯이 원령들은 시도때도 없이 모습을 드러냈다.
살려달라고 비명을 지르는 원령. 끝까지 전투에 임하는 원령. 기록을 남기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원령 등.
처음에는 갑툭튀가 너무 많이 나와 케이트에게 바짝 붙었으나 시간이 흐를수록 차차 적응했다.
내가 슬며시 떨어지자 케이트가 정말 아쉬워했지만 넘어가도록 하자.
아무튼 적응과 동시에 이 원령들이 나에게 무엇을 보여주는지 눈치챌 수 있었다.
악마 전쟁의 발발. 그리고 게리오스 왕국의 멸망.
악마들은 궁전 내의 사람들을 모조리 도륙하고, 전사들이 어떻게든 막기 위해 노력했지만 속수무책이었다.
막아도 막아도 바로 옆사람이 악마가 되는 순간 의미가 없으니까. 아수라장 그 자체였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유난히 눈에 띄는 사람이 한 명 있었으니, 바로 마족으로 추정되는 남자다.
그 남자는 주변에 어떤 지옥도가 펼쳐지든 말든 묵묵히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케이트 씨."
"네."
"원령 같은 경우는 정화가 가능한가요?"
"개체마다 다릅니다. 하지만 원령이 등장할 정도로 원념이 강한 자들은 대부분 강한 힘을 갖고 있죠. 데이모스 추기경께서도 정화하지 못한 걸 보면 저도 힘들 겁니다."
케이트는 악마 숭배자의 뚝배기를 깨는 데에 특화된, 전투 사제다.
일신의 무력은 데이모스에 비해 월등히 높아도 정화 능력은 한 수 뒤처진다고.
압도적인 신성력으로도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있고 없는 것이 있다.
"그나저나 궁금하군요. 보통 이 정도로 생생히 재현하는 원령은 거의 없는데."
"조금 위험할 수도 있······"
내가 미처 말을 끝내기도 전이었다.
[으아악!]
"어억!"
하반신은 어디 가고 상반신만 남은 원령이 내 앞을 스쳐지나갔다.
너무 깜짝 놀란 나머지 자동반사적으로 케이트의 팔을 붙잡았다.
색채가 없는 원령이라지만 장기자랑을 하면서 날아가는데 안 놀라는 게 이상하지.
내가 쫄보인 것도 있다. 전생에서도 공포 관련 매체는 눈을 게슴츠레 뜨고 보는 사람이다.
"······의외로 이런 건 무서워하시네요."
이런 내 면모가 색다르게 느껴졌는지 케이트가 살풋 웃으며 말했다.
귀여워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더구나 팔을 붙잡아서 그런지 그녀의 새하얀 빰이 은은한 붉은색으로 물들었다.
나도 솟아나는 부끄러움에 기침을 하며 최대한 담담히 답했다.
"저라고 해서 무서운 게 없는 건 아니에요. 흉측하거나 끔찍한 건 몰라도 깜짝깜짝 놀라는 건 질색이거든요."
"그렇군요. 전 괜찮으니 언제든지 잡으셔도 괜찮습니다."
"흠. 흠."
창피함에 얼굴이 화끈거린다. 환생까지 겪었으면서 겁이 너무 많은 거 아니냐고 할 수 있지.
하지만 케이트에게 말했듯이 깜짝 놀라는 것만 과하게 반응할 뿐이다.
잔뜩 긴장한 고양이를 툭- 건드렸을 때 펄쩍 뛰어오르는 것처럼, 그런 것만 아니면 다 괜찮다.
'요즘에는 아리엘도 나를 놀래키는 데에 재미 들렸지.'
엄마한테 배워서 그런지 가끔 가다 어디서 불쑥 튀어나온다.
특히 깜깜한 밤에 그짓을 한 바람에 한바탕 자지러진 적도 있다.
더이상 하지 말라고 훈육은 했으나 알아듣는 모양새는 절대 아니었다.
"묘하네요."
"네?"
"아이작 님께서 저에게 의지하는 것. 왠지 몰라도 가슴이 두근거리는 느낌입니다. 지난번과 비슷하면서 다른 느낌이에요."
케이트는 가슴에 손을 얹으며 부드럽게 말했다. 나를 향한 그녀의 눈빛이 심상치 않다.
탐스러운 먹잇감을 눈 앞에 둔 맹수 같은 느낌. 케이트의 말마따나 지난번과 비슷하면서 다르다.
저기서 혀로 입술만 핥는다면 딱 세실리인데.
"어······ 일단 지금 중요한 게 아니니 가도록 하죠?"
"알겠습니다. 언제든지 저에게 의지하셔도 상관없습니다."
'의지'라는 단어에 힘을 준 것 같은데 착각이겠지.
나는 콩알만해진 간을 어떻게든 붙잡은 채 걸음을 옮겼다. 케이트의 팔을 붙잡는 건 잊지 않았다.
그녀도 그런 내가 귀여웠는지 잔잔한 미소를 지었다가 이내 진지한 표정으로 돌아왔다.
미묘한 기류가 우리 사이에 흐르긴 했으나 주변은 아비규환 그 자체였으니까.
끼이이익-
마족 원령의 뒤를 따라가다보니 어느새 알현실로 추정되는 공간으로 들어섰다.
원령임에도 불구하고 알현실의 문이 물리적으로 열리는 상황.
도대체 이 궁전에는 어떤 원념이 깃들어 있길래 현세까지 영향을 끼치는 건지 궁금하다.
[왔느냐.]
알현실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귓가에 박히는 묵직한 음성.
나와 케이트는 그 목소리가 들린 방향으로 고개를 서서히 들어올렸다.
이제는 다 퇴색돼버린 왕좌에 당당히 앉아있는 거한. 그 거한은 마족을 오연하게 내려다보고 있었다.
고대 스파르타에서 볼 법한 스커트형 바지에다가 우람한 근육을 전부 드러내는 상의.
과거 정복 군주로 악명이 높았던 게리오스 왕국 최후의 왕, 모건일 것이리라.
'근데 클라크 할아버지는 모건이 악마 전쟁을 발발시킨 원인이라고 하셨는데?'
마이샬 가문은 선조는 노예라고 하셨고, 모건 왕은 탐욕에 못 이겨 악마를 소환한 원흉이라 전달받았다.
아직까지 자세한 내막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지금까지 상황은 정반대로 흘러가는 중이다.
[여전히 그 모습 그대로군요. 폐하. 어떻습니까? 제 모습이.]
[흉측한 모습이로구나. 왕가의 상징인 그 붉은 머리가 아까워.]
마족 원령과 모건 왕의 대화는 평온하게 이어나갔다. 어디까지나 겉으로는.
저들의 대화가 얼마 지나지 않아 싸움으로 변할 거라는 건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이윽고 대화가 이어지면 이어질수록 이들의 관계가 왕과 노예 그 이상이라는 걸 깨닫게 됐다.
왕은 노예를 진심으로 가족이라 여겼고, 노예 또한 왕을 아버지이자 가족으로 여기는 게 느껴졌으니.
그러나 노예의 모습을 보아하니 그릇된 애정으로 하여금 악마를 이 세상에 부른 모양이다.
왕은 노예와 달리 다소 회의적인 반응이었고. 나는 과거의 잔상을 말없이 지켜봤다.
콰앙!
[당신은 나에게 모든 걸 줬어! 나에게 없던 힘을! 나에게 없던 명예를! 나에게 없던 꿈을! 나에게 없던 가족을! 그런데 당신은 어째서 스스로 꿈을 포기하는 것이냐! 어째서!]
시한 폭탄이 터지고나서는 당연하게도 두 사람 간의 격렬한 전투가 이어졌다.
알현실 문을 열었을 때부터 짐작하고 있었지만 싸움이 일어나자마자 현세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이 가해졌다.
서로가 육중한 도끼를 맞부딪힐 때마다 충격파가 사방으로 발산되고, 흙먼지가 휘날려 시야를 가렸다.
그때마다 케이트가 막아줘서 망정이지, 아니었으면 조금 곤란했을 것이다.
'그나저나 조금이 아니라 많이 복잡하구나.'
격렬한 싸움의 끝은 모건 왕의 승리로 끝맺었다. 하지만 모건 왕과 노예, 아서의 관계는 실로 복잡했다.
모건이 아서를 친아들처럼 여겼으나 돌아오는 건 아서의 오만과 배신.
그러나 모건 왕은 스스로 노예가 되어 아들의 명예를 지키고, 반대로 본인의 명예는 오물과 오명으로 뒤집어쓰게 만들었다.
이것으로만 봐도 모건 왕과 아서 간의 관계가 단순한 부자 관계 그 이상이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이래서 클라크 할아버지가 선조를 노예라고 칭했던 거구나.'
마이샬 가문의 선조는 왕이면서 노예다.
모건 왕이 노예로서 생을 마감했기에 그 어떤 오물을 뒤집어쓰지 않았을 뿐.
동시에 불쌍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아서의 그릇된 소원만 아니었더라면 정복 군주로서 좋은 의미로 역사에 기록됐을 테니.
"······아이작 님."
"네. 말씀하세요."
"제가 본 것들이······ 정말 사실인가요?"
원령들의 상황 재현이 모두 끝나자 케이트가 떨리는 목소리로 나에게 물었다.
다양한 곳들로부터 진실을 얻은 나와 달리 그녀는 처음 맞이하는 진실이다.
마이샬 가문의 진실도 진실이지만 '바다'와 관련된 부분도 혼란스러울 터.
이에 나는 머리를 매만지다가 담담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아무래도 그런 것 같네요. 클라크 할아버지에게서 들은 바가 있었으니."
"··· ···"
"그래서, 저를 매도하실 건가요? 악마 전쟁의 원흉이 된 가문의 후손이라고?"
"그런 건 절대 아닙니다! 저는 그저 당황스러워서······"
내 농담 아닌 농담에 케이트가 드물게 화들짝 놀라며 소리쳤다.
그러면서 자기를 믿어달라는 듯 팔을 붙잡기까지. 근데 워낙 억센 손길이라 조금 아프다.
[마이샬 가문의 죄악이라면 이미 받은 지 오래라네. 루미너스의 종이여. 악마 숭배자 놈들이 붉은 머리라면 죄다 쳐죽였다는 걸 들었거든.]
"맞아요. 클라크 할아버지께서 서두르지 않았······"
잠깐만. 이거 누구야.
나는 너무 자연스럽게 끼어든 말에 대답하다가 말고 고개를 돌렸다. 비단 나뿐만 아니라 케이트도 마찬가지.
목소리의 근원지는 알현실이 아니라 모건 왕이 앉아있던 왕좌다.
[게다가 3000년이라네. 3000년 전의 죄를 묻기 위해 벌을 준다면 루미너스도 용서치 않겠지. 그렇지 않는가?]
"어···"
노예와 옷을 바꿔입고 알현실 밖으로 달려나갔던 모건 왕.
헌데 지금은 특유의 스커트형 바지를 입은 채 왕좌에 앉아있었다.
내 말에 대답까지 한 걸 보면 저거는······
"설마 모건 왕이십니까?"
[그렇다. 그러는 그대가 내가 익히 들었던 짐의 후손이겠군. 이름이···]
"아이작 듀커르 마이샬이라고 합니다."
너무 당황스러운 나머지 예의도 차리지 못하고 짧게 답해버렸다.
다행히 모건 왕도 그 부분은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는 모습이다.
"그런데 정말로 모건 왕이십니까?"
[두 눈으로 보면 알잖느냐. 아까 그 모든 원령들은 짐이 재현한 것들. 지금은 엄연한 실체이니라.]
"아이작 님. 제 뒤로 오십시오."
모건 왕이 실체라고 선언하자마자 불길함을 감지한 케이트가 나를 뒤로 물렸다.
여차하면 나서겠다는 의지였지만 나는 그녀의 어깨를 살포시 붙잡는 걸로 멈췄다.
그녀가 나를 의아한 눈길로 쳐다보는 건 당연한 수순. 이에 괜찮다는 의미로 고개를 끄덕거렸다.
"루미너스 님께서 저에게 말씀하셨어요. 회색 사막에서 만나야 할 사람이 있다고. 아마 저 분이신 것 같네요."
[그 놈이 나보고 뭐라고 하지 않았느냐? 그건 조금 궁금하구나.]
"감히! 루미너스 님에게 무슨 망발을···!"
"에헤이. 싸우지 마세요. 조금만 참아요."
건드리면 안 되는 존재를 건드리자 케이트가 불 같이 화를 낸다.
루미너스는 그녀에게 있어서 부모나 다름없으니 사실상 패드립을 친 것과 마찬가지.
나는 그녀를 최대한 뜯어말리면서 모건 왕의 눈치를 살살 확인했다.
모건 왕은 케이트의 격노에도 아무렇지 않다는 듯, 왕좌에 앉아 오연히 내려다 보고 있었다.
"흠. 흠. 잠시 실례했습니다."
[관대하게 넘어가도록 하마.]
내 사과에 모건 왕은 오만하기 그지 없는 투로 배려해줬다.
굳이 싸움을 할 필요도 없는 것이, 나는 루미너스가 여기로 가라고 해서 도착한 것이다.
하물며 원령들을 생생히 재현한 걸 보면 모건 왕의 능력도 심상치 않을 것이다.
보통 저런 존재가 신에 맞먹는다거나 아니면 바로 아랫단계에 속하거든. 아니면 루미너스를 대놓고 깔 수도 없겠지.
[해서, 루미너스 그 놈은 짐을 뭐라고 칭했느냐?]
"솔직히 말씀해도 됩니까?"
[보나마나 싸가지 없다거나 짜증나는 놈이라고 했겠지. 그렇지 않느냐?]
"정확하십니다."
내 예상대로 모건 왕과 루미너스는 이미 안면을 튼 사이였던 모양이다.
내가 얼떨떨한 투로 대답하자 모건 왕은 그럼 그렇다는 듯이 피식거렸다.
[그 놈이라면 그럴만 하지. 그토록 숨기고 싶었던 진실이 드러나게 됐으니.]
"진실이라면 혹시 그건가요?"
[보아하니 대충 알고 있는 모양이구나. 그럼 궁금한 것도 있겠지. 그대에게 먼저 질문할 기회를 주도록 하마.]
"음···"
나는 모건 왕의 선의에도 곧바로 대답하지 않고 케이트를 쳐다봤다.
이미 모건 왕을 향한 시선이 바닥을 기는 중이다. 눈빛만 봐도 알 수 있다.
하지만 루미너스의 진실을 알려줘도 되는지 모르겠다. 그녀만큼 신실한 사람은 또 없으니까.
[그 전에 너는 나갔으면 좋겠군. 후손과 단 둘이 이야기하기를 원하니까.]
"헛소리 하지······"
"알겠습니다."
"아이작 님?!"
내 대답에 케이트는 버럭 소리치다가 말고 당혹스러워했다.
모건 왕이 나에게 해라도 끼칠 수 있는데 저런 말을 하니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겠지.
그러나 모건 왕이 그렇지 않을 거라는 직감이 강하게 들었다. 말투는 오만할지언정 나를 향한 호감은 확실했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여차하면 루미너스 님께서 지켜주실 테니까."
"하지만······"
케이트는 안절부절 못하는 표정으로 나와 모건 왕을 번갈아봤다.
이에 나는 그녀의 손을 조심히 붙잡으며 재차 강조했다.
"괜찮아요. 위험했다면 루미너스 님께서 저를 이곳으로 보내시지도 않았겠죠."
"··· ···"
"금방 끝날 거예요."
내 당부에 케이트는 내 손을 순간 강하게 붙잡았다가 이내 스르르 풀어줬다.
뒤이어 모건 왕을 강하게 노려보더니 슬금슬금 뒷걸음질쳤다.
"······조심하셔야 됩니다."
"물론이죠."
케이트는 다시 한 번 모건 왕을 매섭게 노려봤다가 알현실 밖으로 나섰다.
그그그그극- 쿵!
이윽고 그녀가 알현실 밖으로 나서자 활짝 열렸던 대문이 굳게 닫혔다.
그리하여 알현실에 남게 된 나와 모건 왕. 나는 알현실에서 시선을 돌려 왕좌 쪽을 쳐다봤다.
모건 왕은 예의 그렇듯 삐딱한 자세로 나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
[그래서, 무슨 질문부터 할 거지?]
"대멸망 이전, 이 세상에 어떤 신들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질문은 많고 많다. 하지만 두루마리에서 보았던 진실을 기반으로 한 질문부터다.
두루마리에는 아버지, 바다의 신뿐만 아니라 다양한 신들이 존재하던 것으로 추측된다.
그러나 말 그대로 추측이지 어떤 신들이 있었는지 아무것도 모른다.
[흠. 의외의 질문이구나. 그건 왜 궁금한 게냐?]
모건 왕도 의외라 생각했는지 턱을 쓰다듬으며 되물었다.
이유는 단순하다. 어떤 신들이 존재했는지 확인할 수만 있다면 과거를 얼추 예상할 수 있으니까.
루미너스가 빛과 전쟁을, 모라가 어둠과 평화를 관장하듯이 신들은 각자가 맡은 역할이 있다.
그걸 토대로 하나둘씩 파악한다면 신들의 과거를 좀 더 쉽게 유추할 수 있을 것이다.
"별 이유 없습니다. 그냥 궁금해서 그런 거예요."
[듣던대로 학자에 가까운 모양이구나. 전에 방문한 후손은 전사였는데 말이지.]
전에 왔던 후손이라함은 클라크 할아버지를 말하는 것일 터. 나는 빙긋 웃는 걸로 화답했다.
[좋다. 허나 제대로 된 대답을 하기에는 어려울 것이다.]
"어째서죠? 대멸망 때문에 기록이 전부 사라졌기 때문인가요?"
[그런 것도 있지만······]
내 의문에 모건 왕은 미묘한 웃음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루미너스가 죄다 소멸시켰거든.]
여기까지만 들었을 때는 역시 전쟁의 신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신의 소멸은 필멸자의 소멸과는 달라. 신자 혹은 기록이 조금이라도 존재한다면 약하게나마 신성을 유지할 수 있으니까. 내가 말하는 건 기록조차 되지 못하고 말 그대로 소멸한 신이라네.]
"그럼 존재가 완전히 소멸한다는 건······“
[신의 존재가 완전히 소멸하기 위한 조건은 단 하나.]
하지만 이 다음에 떠오르는 건.
[그 신을 믿는 신자들을 모두 죽이는 거지.]
인종 청소로 유명한 그 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