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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 세상에서 작가로 살아가는 법-16화 (17/763)

< 16화 >

나는 마리가 보여준 증기 기관차의 그림을 보고 기겁한 것도 잠시, 곧바로 노트를 확인했다. 원래 노트는 제논 일대기의 전개를 정리하는 노트와 일반 노트로 구분돼 있다.

그에 혹시나 싶어 페이지를 계속해서 넘겼는데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 제논 일대기의 전개에 관한 내 기록들이 떡하니 적혀있었다. 나는 그제서야 아차할 수 있었다.

노트를 잘못 가져왔구나라고.

하필이면 노트의 책 커버가 비슷해서 이런 실수를 저지른 듯했는데 이건 엄연히 내 불찰이다. 매번 조심해야지 생각하면서도 결국 실수를 저질렀다.

'계속 주의했어야 했는데...'

나는 속으로 탄식할 수밖에 없었다. 사람은 고쳐 쓰는 게 아니라고, 전생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온 내 허술함이 낳은 참사다.

가족들이 나를 싸고 도는 이유가 늦둥이 막내인 것도 있지만 이런 덜렁이 같은 성격 때문이다. 어릴 때는 뭣도 모르고 책을 뽑으려다 미끄러진 바람에 큰일날 뻔한 적도 있다. 그때 아마 아버지가 잽싸게 잡아주셨던 걸로 기억한다.

이것 뿐만이 아니라 당장 최근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바로 내가 원고에 적었던 대화를 세실리에게 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내가 얼마나 허당인지 짐작할 수 있다.

"여기 바퀴가 달려있는 걸 보면 마차처럼 생겼는데? 뿔 같은 게 있는 걸 빼면은."

마리는 내가 그린 증기 기관차를 여기저기 둘러보며 갸웃거렸다.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인 건 증기 기관차의 앞부분만, 그것도 엉성하게 그렸다는 걸까. 이곳 사람들이 본다면 마차와 비슷해 보일 것이다.

특히 3D로 그린 게 아닌, 2D처럼 평면 형식이라 증기가 배출되는 기관만 빼면 언듯 마차와 매우 유사해 보일 것이다.

이에 나는 수습할 기회가 남아있다고 판단, 최대한 침착한 목소리로 마리에게 말했다.

"심심해서 그린거야. 그거 말고 다른 페이지 줄게."

"음... 알았어."

마리는 별 의심없이 증기 기관차가 그려진 페이지를 내게 돌려줬다. 나는 돌려받은 페이지를 꾸깃꾸깃 접고는 다른 종이를 그녀에게 전달했다.

지금과 같은 사태가 벌어지지 않기 위해 앞뒷면을 확인하는 건 필수적인 절차였다.

"넌 어떻게 발표할 거야? 난 딱히 할 게 없어서 제논 일대기를 적을건데."

"난 읽은 책들이 많아서 그중 하나 고르려고."

"부럽다. 가산점은 따놓은 당상이네."

"그건 발표해봐야 알겠지. 단순한 거라도 발표를 얼마나 잘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걸?"

지난 주에는 비루스 교수가 나를 지목하여 제대로 된 대답을 꺼내지 못 했지만 지금은 시간도 주어졌으니 괜찮다. 전생부터 다져온 프레젠테이션 능력 덕분이다.

사실 대학교 시절에 조별 과제를 할 때마다 매번 발표 담당을 맡게 되어 자연스레 성장한 케이스지만. 중간중간 한 두 명이 계속 빠지는 바람에 그걸 내가 대신 메꾸는 식으로 발표를 담당했다. 당연히 별의 별 말도 안 되는 핑계로 조별 과제에서 빠져나간 조원에게는 엿을 먹였고.

'근데 발표 형식을 어떻게 하는거지?'

문득 그 의문이 떠올라 손을 슬며시 들었다. 비루스 교수는 내가 손을 들자마자 반색하더니 나에게 질문했다.

"무슨 할 말이 있으신가요? 아이작 학생?"

역시 비루스 교수는 내 이름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래도 개의치 않았다.

"혹시 발표를 칠판 앞에 나서서 하는 건지 묻고 싶습니다."

"그건 나중에 할 겁니다. 조별 과제라고, 팀원을 임의로 묶어서 진행할 과제가 있거든요."

"...조별 과제요?"

세상에. 여기에도 그 끔찍한 조별 과제 존재하는구나.

비루스 교수는 새파래진 내 안색도 눈치채지 못 했는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도대체 그가 상상하는 조별 과제라는 무엇일까.

"네. 물론 아이작 학생의 생각처럼 대하기 어려운 학생도 있겠죠. 하지만 괜찮습니다. 이때까지 조별 과제를 하면서 문제가 될만한 사건은 없었으니까요."

"...그럼 다행이네요."

"설령 문제가 발생해도 저에게 말씀하시면 전부 처리해드릴테니 걱정하지 마세요."

문제가 없도록 연기하거나 덮은 게 아닐까. 신분이 존재하는 사회다보니 신빙성이 간다. 아마 높은 지위를 가진 학생이 팀원들을 실컷 부려먹었겠지.

앞서나간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런 세상이다. 이러니 쉽게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 부디 정신이 똑바로 박힌 놈이랑 같은 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편 옆의 마리는 우리 둘의 대화를 듣더니 교수에게 질문했다.

"조별 과제가 있는 전공이 인문학 말고도 더 있나요?"

"몇몇 과목은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냥 낙담하고 받아들여야겠다. 아까도 말했지만 정상적인 애들만 있기를 빌 수밖에 없다.

"아까 임의로 팀원을 조율한다고 하셨죠? 만약 같이 하고 싶다는 애들이 있으면 어떡해요?"

"안 됩니다. 형평성에 어긋나니 그 부분은 절대 불가합니다."

"에잉..."

마리는 비루스 교수가 엄격하게 다그치자 입술을 댓발 내밀며 아쉬움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조별 과제에 그게 가능했다면 진정한 조별 과제가 아니지.

"이제 시간이 다 지났습니다. 앞자리부터 차례대로 발표하겠습니다."

발표는 무난무난하게 진행됐다. 너무 긴장한 나머지 말을 심하게 더듬은 학생도 있었고, 그와 반대로 감탄을 자아낼만한 발표를 한 학생도 있었다.

나? 나는 그냥 저냥 평범했다. 뛰어나지도 않고, 그렇다고 못 하지도 않은 수준. 그러나 집에서 책만 읽은만큼 지식이 폭넓은 덕에 비루스 교수도 흡족해했다.

"저... 그러니까 제가 이 부분을 어떤 느낌이 들었냐면... 그..."

상당히 의외의 상황도 발생했는데, 내 다음 차례인 마리가 말을 더듬으며 발표를 망쳤다는 것이다. 평소 그녀의 밝고 힘찬 면모만 보았던 나로서는 예상 밖이었다.

"수고했어요, 마리 학생. 다음부터는 조금 더 자신감있게 발표할 수 있도록 해주세요. 알겠죠?"

"...네."

결국 어찌어찌 발표를 마칠 수는 있었지만 마리는 자리에 앉자마자 책상에 엎드렸다. 살짝 드러난 귀가 새빨개진 걸 보아 창피함이 엄습한 모양이다.

'뭐, 집에서 교육이면 몰라도 프레젠테이션 능력을 길러주진 않았을테니까.'

기본적인 지식과 교양은 남들보다 더 많이 배웠을지는 몰라도 발표 능력은 아니다. 귀족들이 가정에서 배우는 교육을 주입식 교육이라한다면 아카데미는 고등교육이다. 스스로 능력을 끌어올려야 하는 부분이 더 많다는 의미다.

더구나 앞으로 이런 발표가 더 많을텐데 그녀로서는 비관적일 것이다. 처음 느낀 굴욕감과 수치심, 그리고 창피함이 마음을 가득 채우지 않았을까.

"여기서 괄목할 점은, 전 아버지의 수련을 보면서..."

나는 다른 사람의 발표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엎드려있는 마리를 물끄러미 쳐다봤다. 그녀는 차마 고개를 들어올릴 용기가 나지 않았는지 계속해서 엎드려있었다.

이에 마리의 기분이라도 풀어줄 겸 장난도 칠 겸 겸사겸사 내 뺨을 책상에다 찰싹 붙였다. 그리고 그녀가 나를 쳐다볼 때까지 진득하게 기다렸다.

"... ..."

앗. 눈 마주쳤다.

가만히 지켜보는 도중에 내 시선을 느꼈는지 마리가 엎드린 상태로 나를 힐끔거렸다. 물론 그 다음에 다시 얼굴을 파묻었지만 눈을 마주친 건 분명했다.

"마리."

"... ..."

"마리?"

"...왜."

"설마 울어?"

움찔-

장난식으로 묻자 마리의 몸이 크게 움찔거렸다. 뒤이어 그녀는 책상에 파묻었던 얼굴을 천천히 들어올리더니 나를 쳐다봤다.

까딸스러운 표정과 반대로 빨개질 대로 빨개진 얼굴이 인상적이다. 오죽하면 내 머리카락과 자웅을 겨룰 정도.

나는 그녀가 까칠한 표정으로 노려봐도 책상에 붙였던 뺨은 떼지 않았다. 한동안 나를 내려다보던 마리는 입을 달싹거리더니 이내 한숨을 푹 내쉬었다.

"...변명하자면 집에서는 이런 거 안 가르쳐줬어."

"오빠가 알려주진 않았어?"

"내 오빠는 무학이야. 문학이 아니라. 그리고 너는 좋겠다. 발표도 잘하고 책 읽은 것도 많고."

내 장난 덕분에 마음이 풀렸는지 투덜거리는 마리. 나는 피식 웃으며 책상에 붙였던 뺨을 떼어냈다.

얼굴은 여전히 붉었지만 툴툴거리는 모습을 보아하니 기운을 되찾은 것 같다. 솔직히 발표 하나를 망쳤다고 상심하는 건 말이 안 되긴했다. 잠깐 생각이 필요했던 거겠지.

"...그리고 아까 했던 짓."

"응?"

"아까 나 볼 때 네가 했던 거."

"뭐를?"

내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묻자 마리는 얼굴을 살짝 찌푸렸다. 자기 놀리냐는 표정이다.

그 반응에 오히려 당황스러운 건 나였다. 마리는 그런 내 반응에 답답하다는 듯이 콧숨을 길게 내쉬었다.

"...아냐. 됐어. 그냥 마음대로 생각해."

"그..."

"거기 두 학생? 발표 중에는 조금만 목소리를 줄여주실 수 있나요?"

이크. 너무 떠들었나보다. 나는 교수에게 지적을 당하자 바로 입을 꾹 다물었다.

마리도 마찬가지로 입을 꾹 다물었는데, 얼굴의 화기는 가라앉았으나 귀는 아직까지 붉었다. 하필이면 머리색깔도 흰색이라 더욱 눈에 띄었다.

"...칙이잖아."

"응? 뭐라고?"

"아무 것도 아냐.

잠깐의 해프닝이 있었으나 마리도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그동안 차례가 세실리 쪽으로 넘어갔다.

"보다시피 저는 마족입니다. 엘프보다는 아니지만 적어도 인간보다는 수명이 긴 종족이죠. 그리고 전 100년이 넘는 시간동안 전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연설 때도 느낀거지만 목소리는 정말 홀릴 것처럼 아름다웠다. 그녀의 목소리에는 사람으로하여금 빠져들게 만드는 힘과 매력이 존재했다.

지금도 보면 방금 전까지 다른 사람의 발표에 관심이 없었던 학생들도 세실리의 발표에 집중하고 있었다. 그녀가 마족인 것도 있겠지만 그래도 놀라웠다.

나는 세실리의 발표를 유심히 경청했다. 자신이 살아온 세월까지 언급하는 걸 보면 분명 좋은 이야기가 나올 것 같은 예감이 든다.

"하지만 그 세월이 무색하게 저보다 더 많은 지식을 가지고, 저보다 마족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을 최근에 만났습니다. 그 사람을 통해 정말 많은 걸 배울 수 있었죠."

그러면서 나를 정확히 쳐다보더니 실로 아름다운 미소를 지었다. 나는 그녀의 진심어린 미소에 어안이 벙벙해질 수밖에 없었다.

설마 지난 주에 있었던 일을 말하는 건가. 내용을 들으면 정황상 그것밖에 없었다.

"그때 깨달았습니다. 배울 점이 있는 사람은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옆에 있을 가치가 있다는 것을."

"그 사람을 통해 무엇을 깨달았죠?"

세실리가 마족이라서 그런걸까. 비루스 교수는 콧수염을 쓰다듬으며 흥미롭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이에 세실리는 비루스 교수를 쳐다보며 이야기를 입 밖으로 꺼냈다.

"마족이 어떤 종족인지 단편적으로나마 알게 되었습니다. 저 스스로도 몰랐던 것이었죠. 교수 님께서 원하신다면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흠... 안타깝게도 전 인간인지라 정의를 들어도 공감하지는 못 하겠군요. 그래도 훌륭한 발표였습니다. 세실리 학생에게 가산점을 드리도록 하죠."

"감사합니다."

세실리는 가산점을 준다는 교수의 칭찬에 고개를 꾸벅 숙였다. 그리고는 다시 한 번 내게로 시선을 옮기더니 빙그레 웃어줬다.

나는 그 미소에 쑥쓰러워하면서도 박수는 쳐줬다. 발표 자체는 깔끔하고 완벽했다.

이다음으로는 세실리 옆에 앉아있던 리나였는데, 그녀도 세실리 못지 않게 발표를 훌륭하게 수행했다. 특히 우아하면서도 나긋나긋한 말투가 인상적이었다.

그리하여 모두의 발표가 끝날 때 즈음이 되자 어느새 강의가 끝날 시간이 도달했다. 비루스 교수는 마지막 학생의 발표가 끝나자 손뼉을 치며 모두의 집중을 이끌었다.

"자. 이제 주목. 수업이 끝나기 전에 말씀드릴 부분이 있어요. 아까 아이작 학생에게 했던 말이지만 제 강의에는 '조별 과제'가 있습니다. 아마 여러분들께는 생소하겠지만 간단히 말해 팀플레이라 보시면 됩니다."

"조별 과제? 팀플레이라고?"

"그게 대체 뭐지?"

비루스 교수가 조별 과제에 관해서 언급하자 강의실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다들 뭔지 모르겠지만 나는 저 조별 과제가 얼마나 시궁창 같은지, 또 얼마나 거지 같은지 잘 알고 있다.

저 불쌍한 어린양들은 그걸 모르고 있겠지. 내가 예상컨데, 조별 과제가 종료되는 순간 학생들 마음 속에는 사람을 향한 불신이 자리잡혀 있을 것이다.

그사이 비루스 교수는 웅성거리는 장내가 진정되는 듯하자 조별 과제의 설명을 입 밖으로 꺼냈다.

"이 조별 과제의 목적은 간단합니다. 제가 하나의 과제를 제시하면, 여러분들은 제가 임의로 지정한 팀원과 함께 그 과제를 완수하시면 됩니다. 정말 간단하죠? 단, 불성실한 학생이 있거나 부정 행위가 발각될시 그 학생은 0점 처리할테니 유의해주시길 바랍니다. 지금까지 교수 일을 하면서 본인의 배경을 이용한 학생들을 자주 보았으니 안 걸릴 거라는 생각은 절대 하지 마세요."

저렇게 경고해도 권력을 이용할 놈은 결국 이용하게 돼 있다. 씁쓸하지만 현실이 그렇다.

게다가 굳이 집안 배경을 이용하지 않아도 꼼수를 부리는 놈도 있고, 말도 안 되는 핑계를 대며 피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학생들에게 조별 과제는 처음일테니 참석은 할 가능성이 높다는 걸까.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 것보다야 훨씬 낫다.

"또한 제가 지정한 팀원이 아닌, 다른 팀원과 협동하는 것도 0점 처리하겠습니다."

"그럼 교수님. 팀원은 어떤 방식으로 지정되나요?"

"형평성을 고려하여 제비뽑기를 실시할 예정입니다."

형평성 하나는 투철하시네요. 나는 피식 웃었다. 그러나 제비뽑기과 비견될 정도로 형평성이 뛰어난 방법은 없을 것이다.

"조별 과제는 지금으로부터 3주 후에 실시될 예정이지만, 내용은 미리 말하도록 하겠습니다. 내용은 여러분들이 좋아시는 제논 일대기와 관련이 있습니다."

"... ..."

내 책이 교과서라도 되는 걸까. 이거 참 기묘한 일이다.

내가 속으로 허허 웃고 있을 때, 비루스 교수는 나에게 충격을 안겨줄 과제 내용을 입 밖으로 꺼냈다.

"제가 여러분들께 내줄 과제는 바로 제논 일대기의 전개가 어떻게 진행될지 예상하여 분석하고, 또 조리있게 발표하는 것입니다. 제논 일대기에는 앞으로의 전개를 충분히 예상하실 수 있는 단서가 많이 포함돼 있지요. 저 또한 몇 개 찾은 상태고요."

"... ..."

"설사 제논 일대기의 신권이 발간되었을 때 가설이 틀리셔도 상관없습니다. 제가 원하는 건 단서를 종합하여 원인과 결과를 명확하게 분석하고, 또 그 가설이 어떤 영향을 끼칠지 예상하는 것이니까요. 제가 지금 말하는 이유도 최근에 발간된 제논 일대기를 읽지 못한 학생을 배려하기 위함입니다."

뒤이어 교수는 삽시간에 조용해진 강의실을 둘러보다가 뿌듯한 표정으로 학생들에게 물었다.

"어때요. 정말 쉽죠?"

정말 쉽네요. 교수님.

제가 그 책의 작가라서 누워서 떡 먹기 급으로 쉬울 것 같아요. 물론 그대로 적었다간 의심을 한무더기로 받을테니 그대로 적기는 힘들 것 같아요.

'...그럼 난 어떻게 해야되지? 발표나 할까?'

뭔가 진퇴양난에 빠진 듯한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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