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판타지 세상에서 작가로 살아가는 법-2화 (3/763)

< 2화 >

전에도 말했지만 내 취미는 독서다. 여기는 스마트폰도 없고, 컴퓨터도 없고, 텔레비전도 없어서 자연스레 독서를 취미로 삼게 되었다.

언제는 재미없다며, 그래서 직접 판타지 소설을 쓰지 않았냐고 물을 수 있는데 그건 어디까지나 '소설'에 한해서다.

이 세상은 판타지라 다양한 종족과 몬스터가 존재하며, 미지의 탐험을 즐기는 모험가가 있다. 더구나 실제로 '신'이 존재하여 신화도 널리 퍼져있다.

그리고 나는 모험가가 쓴 탐험 이야기, 그러니까 자서전 또는 신화에 관련된 책을 즐겨 읽는 편이다.

모험가가 쓴 자서전이나 신화는 나에게 판타지 소설과 비슷한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다. 물론 다른 사람에게는 일기나 재미없는 신화 이야기로 치부하겠지만.

'묘사는 여전히 거지같네.'

거기다 묘사가 하나같이 개똥같다. 그나마 좋게 말하자면 직관적이다.

예를 들어 자서전에 몬스터나 어떤 식물을 발견했다는 문구가 있다고 치자. 설명에는 단순히 무엇 무엇을 발견했다는 말만 나올 뿐, 세부적인 묘사는 거의 없다.

이런 이유 때문에 모험가의 자서전을 읽을 때는 항상 도감을 대동하는 편이다. 도감에는 그림과 설명이 첨부되어있으니 상상하기에 매우 적합하다.

"아이작 도련님. 식사할 시간입니다."

"응. 거기에 두고 가."

"저..."

책을 읽는 도중 점심 식사를 트레이로 갖고 온 하녀가 우물쭈물거렸다. 이에 나는 응? 하며 책에서 눈을 떼었다.

갈색 머리카락에 귀염상의 하녀는 내 눈치를 보다가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안주인님께서 지시하셨습니다. 아이작 도련님이 식사를 다 하시는 걸 보고 오시라고..."

"... ..."

"독서는 좋지만 식사 시간은 엄수해야한다고 하셨습니다."

"에휴... 알았어."

정말로 끝까지 지켜볼 기세였기에 잠자코 책을 덮을 수밖에 없었다.

뒤이어 하녀가 내 책상 위에 음식을 올려놓기 시작하자 쓰다 말았던 원고를 옆으로 치웠다. 내가 원고를 치우자 하녀의 시선도 자연스레 그쪽으로 따라갔다.

"... ..."

그러고보니 이 하녀도 내가 제논 일대기의 저자라는 걸 모르지. 내가 제논 일대기를 집필했다는 사실은 내 가족밖에 모르고 있다.

비밀은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아는 순간 비밀이 아니게 되지만 어쩔 수가 있나. 부모님이 말실수를 하지 않는 이상 비밀이 밖으로 새어나갈 일은 절대 없다.

나는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하여 원고를 책상 서랍에다 넣었다. 여기에 더해서 자물쇠로 단단히 봉인하기까지.

음. 아주 완벽해. 이제 맛있게 식사를 즐길 일만 남았다.

"다 먹었어."

"브로콜리도 드셔야합니다."

"싫어."

초장이라도 주던가. 생 브로콜리는 싫다.

하녀는 내가 완강히 거부하자 이내 포기했는지 한숨을 푹 내쉬었다. 모양새가 반찬투정하는 아이를 보는 것 같다.

"그럼 수고해. 아, 오늘 신문은?"

"여기 있습니다."

이후로 그녀는 빈 그릇들을 트레이에 올리고 바깥으로 나갔다. 나는 그녀가 나가자마자 자물쇠를 풀고 그 안에서 원고를 꺼내어 책상 위에 올렸다.

책도 거의 다 읽어가겠다, 이제 슬슬 집필을 할 예정이다.

신문은 작업을 다 끝낸 뒤에 읽을 생각이고.

'유용한 책이 많아서 다행이네.'

누군가 말했다. 책은 마음의 양식이라고.

그리고 나는 이 말에 전적으로 동의하고 있다.

만약 책이 아니었다면 제논 일대기를 집필하는데 꽤나 애를 먹었을테니까. 특히 제일 도움이 되었던 게 바로 신화, 그러니까 종교와 관련된 책이다.

이 세상은 옛날 한 종교에서 저지른 병신짓 때문에 광신도를 매우 안 좋게 보고 있다. 물론 누구든지 자기가 신실하게 믿는 종교를 안 좋게 묘사하면 기분이 나빠질 것이다.

그래서 나는 직접적으로 설명하지는 않고 누구나 아, 이 종교는 현실의 이 종교를 모티브로 삼았구나, 라며 생각할 정도로 적었다.

'게다가 성녀는 아예 없으니까. 이걸로 트집 잡힐 일도 없겠지.'

오히려 배경이 된 종교의 신자가 대폭 늘어났다는 소식이 있다.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아마 조연의 역할이 크지 않았을까.

난 제논 일대기에 성녀와 그 호위기사의 애틋한 로맨스를 가미했는데, 알다시피 릴리와 진의 이야기다.

어머니에게 듣자하니 둘의 이야기가 그렇게 사랑스럽고 안타까울 수가 없었다고. 특히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들었다.

물론 진이 최종보스라는 건 변함없지만.

'죄송합니다. 어머니. 차마 두 사람을 잇게 해줄 생각이 없네요.'

설마 이거 가지고 호적에서 파이진 않겠지? 라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으나 애써 무시했다.

소설은 소설일 뿐이다. 내 소설로 마족을 향한 대우가 천지차이로 달라졌다는 건 넘어가자.

"끄으응~"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나는 찌뿌등한 몸을 풀기 위해 기지개를 폈다.

그리고 시계를 바라보니 벌써 4시 반이었다. 점심 시간이 1시 반이었으니 무려 3시간 동안 글만 썼다는 뜻이다.

'집중력이 엄청 늘긴 했다.'

컴퓨터나 스마트폰처럼 딴짓을 할만한 문물이 없는 것도 있지만 내 집중력 자체도 대단한 수준이다.

10살 때였나. 아버지가 형과 누나처럼 나를 기사로 키우려고 시킨 훈련의 결과물이었다.

물론 아버지는 내가 기사로서 재능이 전무하다는 걸 깨닫고 1년이 지나 포기하셨지만 그 대신이라고 해야 할지 집중력과 인내심이 대폭 상승했다.

우드득- 우득-

너무 오랜 시간동안 책상에 앉아있어서 그런지 허리를 약간만 비틀었는데 리드미컬한 뼈소리가 들린다.

나는 간단한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고는 전신 거울이 배치돼있는 곳으로 향했다. 그러자 환생을 통해 새로이 얻게 된 내 얼굴이 거울에 비춰졌다.

화염처럼 붉은 머리카락과 맹수처럼 빛나는 황금색 눈동자. 여기까지는 아버지의 유전자를 고스란히 물려받았으나 이목구비는 아니다.

이목구비는 어머니처럼 오밀조밀하며 뚜렷하여 꽤나 귀여웠는데, 인형처럼 예쁘장하게 생겼다는 표현이 어울렸다.

피부마저 새하얀 이 얼굴의 주인은 바로 아이작 듀커르 마이샬.

전생의 '김유환'이 아닌, 지금의 나다.

"잘생기게 태어나서 다행이다."

키는 아직 성장 중이라 170cm를 겨우 넘겼지만 원래 패션의 완성은 얼굴이다. 나는 이 얼굴에 충분히 만족한다.

그나마 불만인 건 기생오래비마냥 여리여리해 보인다는 점인데, 이정도야 넘어갈 수 있다. 이 얼굴에 그것까지 바라면 사치지.

나는 관리할 부분이 없나 얼굴을 여기저기 살펴보다가 걸음을 옮겨 침대에 몸을 던졌다.

'이제 내일이면 아카데미로 가는구나.'

대학교 생활은 전생에서도 해봤지만 그래도 기대가 된다. 과연 아카데미에서 어떤 생활을 하게 될까.

먼저 입학한 형과 누나의 말을 빌리자면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고 들었다. 하기야 전생의 대학교도 까딱 잘못하면 매장당하는데 신분이 존재하는 여기는 오죽할까.

나는 그나마 남작가 영식이라 괜찮지, 힘든 시험을 통과해 입학한 평민들은 꽤 고달플 것이다.

'거다가 헬리움의 공주까지...'

헬리움의 공주, 세실리가 헤일로 아카데미에 입학한다는 소식을 듣고 그녀에 대한 정보를 수집했다.

그녀에 대한 건 한 단어로 설명할 수 있었는데, 엄친딸이다.

문무겸비는 물론이고, 미모가 그토록 아름답다며 전 세계에 퍼져있을 정도다. 얼핏 들은 바로는 서큐버스의 피를 이어받았다는데 확실하지는 않고.

유일한 오점이 있다면 그녀가 마족이라는 거지만 이제 이것도 의미가 없어졌다.

"음..."

어쩌면 다행일 수도 있다. 모든 관심이 그녀에게 집중된다면 내 아카데미 생활은 보다 더 평탄해질 수도 있다.

더군다나 평론가들은 제논 일대기의 저자가 나이를 지긋하게 드신 현자로 추정하는 중이다. 20살조차 되지 않은 파릇파릇한 애송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니 괜한 의심을 받지 않게 조심하면서 아카데미 생활을 즐기면 된다. 겸사겸사 원고도 들키지 않게 조심하고.

"우선 될 수 있는대로 비축분을 쌓아야지."

느긋하게 글을 쓸 수 있는 건 오늘이 마지막일 것이다. 나는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다시 책상에 앉았다.

"아. 맞다. 그러고보니..."

사흘 전에 최신권이 발매되었구나. 나는 펜촉을 잡다가 말고 하녀가 전해준 신문을 펼쳤다.

'과연 오늘은 무슨 반응이 나올까?'

오랜만에 '절단마공'이라는 스킬을 썼으니 꽤나 과격하지 않겠...

-미네르바 제국의 황태자, 레오르트. 제논 일대기의 저자는 당장 다음 편을 내놓을 것. 그렇지 않겠다면 직접 찾아내어 황궁에 가둬버릴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리나 황녀 또한 다음 편을 신속히 발간하라며 재촉을...

-위기일발의 제논. 과연 그는 어떻게 상황을 벗어날 것인가? 동료의 희생? 아니면...

-모든 독자들이 하루 빨리 다음 권이 나오길 바라는 중이며, 시급히 저자의 정체를 밝혀야...

"... ..."

나는 신문을 슬며시 덮었다.

전생에서도 이런 댓글을 받아본 적이 있지만 웃으며 넘길 수 있다. 그만큼 독자들이 내 작품이 재미있어서 장난을 치는 거였으니까.

'그런데 여기는 진짜 할 것 같잖아. 씨발.'

존나 무섭다.

*****

"아아아악!!"

황금빛으로 가득 채워져 으리으리하다는 말조차 부족한 미네르바 제국의 황궁.

그 황궁에서부터 한 남자의 고성이 울려퍼지고 있었다. 자그마치 황족이 기거하는 황궁인만큼 사소한 것 하나 하나 쉽게 지나칠 수 없는데 하물며 비명이라면?

당연히 난리가 나야겠지만 그 누구도 반응하지 않았다. 비명을 지른 남자가 위치한 곳이 철저하게 방음 처리가 된 것도 있으며 무엇보다...

"이 망할 놈! 왜 여기서 끊어?! 어?! 왜 하필 여기서 끊냐고!!"

고통이 아닌, 참을 수 없는 분노로 소리를 지른 것이기 때문이다.

남자가 자신이 냅다 집어던진 책을 사납게 노려보며 씩씩거리고 있을 때, 맞은 편에 앉아있던 한 여자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그녀의 목소리에도 남자만큼은 아니지만 은은한 분노가 서려있었다.

"이... 이건... 이건 분명히 노린 거예요. 어떻게 이 급박한 순간에...!"

빛이 반사될만큼 찬란하게 빛나는 황금색 머리카락. 사파이어처럼 아름다운 푸른색 눈동자.

마지막으로 장인이 한땀 한땀 심혈을 기울여 조각한 듯한 이목구비. 그로 하여금 작품이라 해도 손색이 없는 미모를 여실히 뿜내고 있었다.

그녀의 이름은 미네르바 제국의 제 1황녀, 리나 우르미 크리스틴.

리나 또한 제논 일대기의 열렬한 팬이었으나 오늘만큼 분노한 적이 없었다.

"오라버니. 정말로 이 저자가 누구인지 모르나요?"

리나가 부들부들 떨리는 목소리로 앞의 남자에게 다급히 물었다.

그에 남자, 그러니까 리나의 오빠이면서도 황태자의 직위를 가진 레오르트는 콧숨을 길게 내쉬며 푹신한 의자에 털썩 앉았다.

리나가 강아지처럼 귀여운 얼굴을 갖고 있다면, 레오르트는 다소 사나워보이는 호랑이상 얼굴이었으나 머리카락과 눈동자 색은 똑같았다.

"...출판사를 찾아가도 말해줄 수 없다는군. 심지어 저자가 건너 건너 원고를 제출한 거라 추적하기도 어려워. 그래도 언젠가 찾을 수 있을 거야."

"빨리 찾아주실 수 없나요? 그전부터 보고는 싶었지만 이런 장난을 친 작가의 얼굴은 꼭 보고 싶어요."

"나도 그러곤 싶지만 굳이 이런 곳에 인력을 소비할 수도 없어. 하물며 찾더라도 저자가 도망가버리면 우리만 손해야. 넌 제논 일대기가 이대로 끝나기를 비는거니?"

"칫..."

리나는 혀를 차며 아쉬움을 표했다. 그녀도 제논 일대기의 열렬한 팬으로써 책이 더 나오기를 바라고 있다.

제논 일대기는 주인공이 남자라 주로 남성층이 많이 읽을거라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독자 성별이 정확히 반반으로 나누어져있다.

이야기 자체가 재미있기도 하고, 제논의 곁을 항상 지켜주는 여주인공이 정말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설마 제논이 여기서 죽는 건 아니겠죠? 전 메리가 슬퍼하는 꼴은 절대 못 봐요. 둘이 반드시 결혼하고 아이도 낳아야 한단 말이에요."

"나라고 오죽하겠어? 만약 제논을 반병신으로 만든다면 어떻게든 찾아서 똑같이 만들어 줄 거야."

만약 아이작이 이 대화를 들었다면 부랴부랴 다음 권을 발매했을 것이다. 실제로 황태자는 그럴만한 능력이 있었으니까.

리나는 답답함에 땅이 꺼져라 한숨을 내쉬었다가 착잡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후우... 지금은 신문에 우리의 마음을 대변해야겠네요. 저자가 신문을 본다면 적어도 경각심을 가지겠죠."

"글쎄다. 과연 이 사람이 의지를 굽힐까? 난 아니라고 본다만."

"하지만 세상 일을 다 겪은 현자일 가능성이 높으니 주의를 기울이긴 하겠죠."

그들도 제논 일대기의 저자가 경험이 많은 현자로 추정하고 있다.

평민, 그리고 일반적인 귀족보다 월등한 교육 과정을 밟은 그들로서는 그리 생각할 수밖에 없는 가독성이요, 표현력이었으니.

머릿속에서 바로 재생될만큼 대단한 필력을 갖춘 소설가는 지금까지 없었다.

"어쨋거나 다음 편이 나오길 기다리는 수밖에 없겠지. 지금까지 제논 일대기가 한 달에 한 권 씩 나왔었나? 빨리 나오면 보름에 한 번 나오고."

"네. 그나마 다행인 점은 내일부터 아카데미 개학식이라는 거죠. 오라버니도 그렇고 저도 많이 바빠질테니 지금처럼 심심하지는 않을 거예요."

"하아... 귀찮아 죽겠군. 그러고 보니 너도 입학하지?"

"네."

황녀인 리나가 아카데미에 입학한다는 건 이미 공공연한 비밀이다. 다시 말하지만 공공연한 '비밀'이다.

아이작은 지금까지 신문으로만 세상 소식을 접하는 바람에 그 소식을 전혀 모르고 있다. 바깥에 나간 적이 있어야 말이지.

더군다나 아이작은 남작의 자식, 그것도 아버지가 평민에서 귀족으로 올라간 케이스라 인맥도 좁은 편이다. 어머니가 다과회에서 정보를 수집한다고한들 엄연히 한계가 있는 법이다.

"여러모로 귀찮은 일이 발생할 거야. 신분만 보고 알랑방귀 뀌는 년놈들이 태반이거든."

"설마 제가 그것도 모를까 봐요? 이미 기가 질리도록 겪고 있답니다."

헤일로 아카데미는 미네르바 제국에서 제일 뛰어난 교육 기관인 건 맞지만, 그렇다고 그전부터 교류가 없던 사람들만 입학하는 게 아니다.

평민은 아카데미에 들어오기 전부터 안면을 익힌 친구가 한 두 명 정도 있고, 귀족은 말할 것도 없다. 귀족은 평민과 달리 무조건적으로 입학할 수 있으니 부모의 손길에 이끌려 미리미리 인맥을 쌓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다. 기본적인 체력 훈련을 제외하고 바깥에 나간 적이 전무한 아이작이 특이 케이스다. 아이작의 부모가 밖으로 나가는 것이 어떠냐고 권유를 해도 그는 요지부동으로 버텼다. 막내 사랑이 지극한 부모도 하는 수 없이 포기했고.

바꿔 말하자면, 아이작은 현재 '친구'라고 할만한 사람이 아무도 없다.

"그리고 헬리움의 공주도 입학한다면서요? 듣자하니 그녀도 제논 일대기의 열렬한 팬이라고 들었는데."

"마족은 그럴 수밖에 없지. 이 책이 나온 이후로 대우 자체가 달라졌는데."

"음..."

리나는 버릇적으로 뺨을 콕- 콕- 찌르다가 빙긋 웃으며 입을 열었다.

"어쩌면 좋은 친구가 될 수도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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