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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 미발견 지역에서 꿀 빱니다-34화 (34/69)
  • 강력한 한방(3)

    강력한 한방(3)

    쿵!

    배에 바람구멍이 뚫린 목각인형이 쓰러지는 것과 동시에, 메시지가 떠올랐다.

    【트레이닝이 완료되었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두 번째 보상이 주어집니다】

    드디어 두 번째 트레이닝을 클리어하며 무려 레벨 43이 되었다.

    그뿐만이 아니지.

    첫 번째 트레이닝에서 S급 아이템인 ‘아카식 건틀렛’을 주었는데, 두 번째 보상으로는 과연 뭘 줄까?

    나는 떨리는 마음을 진정시키며 두 번째 보상을 확인했다.

    그런데······.

    “이게 뭐야?”

    작은 상자에서 나온 건, 마법석이었다.

    이번에도 아이템일 줄 알았는데······.

    아니, 아직 실망하긴 이르지. 이곳은 98층이니까.

    별것 아니라고 생각되는 마법석에도 지구에서는 어마어마한 가치를 가진 물건일 가능성이 크단 말씀.

    나는 마법석을 살폈다.

    【아카식 건틀렛 2단계 해방 마법석】

    “······해방?”

    그러니까, 지금은 봉인되어있는 아카식 건틀렛을 해방할 수 있는 마법석이라는 소리 같은데.

    나는 마법석을 건틀릿에 가져다 댔고, 건틀렛과 마법석이 잠시 빛났다.

    우우웅.

    먼지처럼 흩어진 마법석이 이내 건틀렛에 흡수되듯 사라졌고 건틀렛의 손바닥 부분에 작은 구멍 같은 것이 생겨났다.

    【아카식 건틀렛 2단계(S)】

    - 마법석 소켓 (1/5)

    - 스킬

    1) 자기력 : 사용 시, 10m 안의 금속을 조종할 수 있습니다.

    2) 쇼크웨이브 : 충격을 흡수, 충전하여 사용 시 방출할 수 있습니다.

    3) [아직 해방되지 않았습니다.]

    “아! 마법석으로 스킬을 해방하는 거였구나? 그런데 남은 소켓인 네 개인 걸 보면······ 스킬이 여섯 개나 붙은 아이템이라고?”

    정신이 아득해졌다.

    해방형 아이템은 두 가지로 나뉜다.

    능력치를 해방하는 타입과 스킬을 해방하는 타입.

    대부분은 능력치를 해방하는 타입으로, 물론 이것도 굉장히 희귀하고 가치가 높은 아이템이다. 등탑자의 레벨이 올라도 아이템을 해방하여 크게 뒤떨어지지 않는 성능을 낼 수 있으니까.

    그런데, 스킬 해방형 아이템은 궤가 다르다.

    단순히 능력치를 조금 올려주는 정도가 아니라, 그 귀하디귀한 스킬을 추가해주는 거니까.

    “스킬 하나 배우는데, 얼마나 많은 고생을 해야 하는지는······ 나도 잘 알지. 제임스한테 개박살 나면서 배우는 중이니까.”

    이런데 이 녀석은······ 소켓이 무려 다섯 개다.

    다시 말해서, 마법석을 흡수시킬 때마다 스킬이 하나씩 늘어난다고 치면 총 5단계의 해방, 즉, 하나의 아이템에 총 6개의 스킬이 들어가게 된다.

    “허······ 지금까지 공개된 아이템 중, 가장 스킬이 많이 붙어 있는 건, 미국의 랭킹 3위 제레미가 사용하는 허리띠 ‘메긴기요르드’였던가? 붙은 스킬이 4개였지?”

    스킬이 4개 붙은 메긴기요르드는 현존하는 아이템 중 TOP10에 든다.

    그렇다면 스킬이 최대 6개인 아카식 건틀렛은 그야말로······.

    “······대박이네.”

    나는 잠시 헛웃음을 지으며 건틀렛을 내려다보았다.

    “자기력을 이용하는 것도 어마어마했는데, 그게 시작일 뿐이었다니······.”

    쇼크웨이브가 얼마나 강한 힘을 가지고 있을지는 확인해봐야겠지만, 설명만 보면 남의 힘을 축적해 방출하는 것으로 나쁘지 않은 스킬이다.

    이거, 앞으로 얼마나 더 좋은 스킬이 추가될지 기대되는데?

    “그리고, 이것도 끝이 아니지.”

    나는 흐뭇하게 웃으며, 벽에 꽂힌 단검을 자기력으로 당겨 뽑았다.

    경비대원들의 배드민턴 시합.

    어마어마한 폭음과 함께 단단한 대련장 바닥과 울타리를 부수어 버렸던 셔틀콕.

    그건 마나와 마나의 충돌로 생기는 강한 폭발을 이용한 거라고 했었다.

    오러를 개화한 이후 경비대원들이 말한 오러의 폭발까지도 이해할 수 있었고, 그걸 목각인형과 싸울 때 사용했지.

    셔틀콕 대신 단검으로.

    그 덕에, 스킬도 얻을 수 있었다.

    나는 눈앞에 떠올랐던 수많은 획득 메시지 중, 가장 위에, 전투 중에 떠올랐던 메시지를 읽었다.

    【마나 붐을 습득하였습니다】

    “마나 붐이라. 강력한 한방이 생겼어.”

    여태까지 98층에서 나의 가장 큰 문제점은, 강력한 한 방이 없었다는 것.

    그 탓에, 토끼와 싸울 때도 쉴 새 없이 얻어맞으며 목숨을 걸고 싸워야만 했다.

    ‘마법 파훼’를 익히며 썬더볼트의 위력이 더 강해지긴 했지만, 그래도 한방이라고 부르기에는 부족한 느낌이 있었지.

    하지만, 방패를 든 목각인형의 배를 뚫어버렸던 ‘마나 붐’의 위력은 무시무시했으니, 이제 비장의 한방 정도는 가지게 된 셈이다.

    “정리하면······ 레벨업, 건틀렛 해방, 오러에 마나 붐 획득까지.”

    한순간에 부쩍 강해진 기분이다.

    “아니. 기분만 그런 게 아니라 사실이지.”

    트레이닝 룸에 들어온 것도 벌써 거의 하루가 지났지만, 기분이 좋아서인지 몸이 가벼웠다.

    그렇게 발걸음도 가볍게 트레이닝 룸을 나와 마을로 돌아가는데······.

    마을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수상한 흔적을 발견했다.

    “와, 씨. 짐승 이빨······ 아니, 발톱인가? 무슨 발톱이 이렇게 커? 내 몸에 박히면 관통도 하겠다.”

    내가 끌어안아도 다 감지 못할 정도로 거대한 통나무를 할퀸 듯, 반쯤 부순 흔적.

    그건 소름이 끼칠 정도로 굵고 큰 짐승 발톱의 흔적이었다.

    “뭔가 심상치 않아. 이런 게 있었나?”

    곰곰이 생각해봤지만, 이런 흔적을 본 적은 없었다.

    이 숲에 사는 ‘숲의 주인’이라고 부르는 고레벨의 몬스터들은 각자 영역을 나누고 살며, 그 안에서도 또 맹수들이 영역을 나누어 산다.

    나는 경비대원들을 따라다니며 대략적인 맹수의 이동 경로와 영역을 설명받았고, 그동안 맹수들이 다니지 않는 길을 통해 다녔다.

    그런 만큼, 맹수와 몬스터들은 마을 근처를 경비대원들의 영역으로 인식해서 근처에 오지 않는다.

    그 덕에 여태 이런 흔적을 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고.

    이런 이변은 흔하지 않은 일인데······.

    “설마, 레드문 때문에?”

    레드문이 떠오르기 직전과 떠오르고 난 이후 한동안은 레드문 영향이 이어질 수 있다고 했었다.

    그래서 경비대원들이 순찰에 투입되는 시간과 빈도가 늘어난다고 제임스가 투덜거렸었지.

    “한동안은 조심해서 다녀야겠네.”

    최대한 기척을 줄이고 마을로 돌아가려던 순간.

    “끄아아악!”

    마을과 가까운 곳에서 비명이 들려왔다.

    ······설마?

    나는 비명이 들려오는 곳을 향해 뛰어갔다.

    비명은 마을을 두르고 있는 실개천, 그곳을 끼고 만들어진 작은 밭 근처에서 들려왔다.

    “오지 마! 오지 마, 이 늑대 자식아!”

    “세상에, 세상에!”

    “똘똘 뭉쳐서 버텨야 해! 버티다 보면 경비대원들의 순찰 시간이 될 거야!”

    밭일하던 마을 사람들이 겁에 질린 채 똘똘 뭉쳐, 농기구를 들고 무언가에 대항하고 있었다.

    “크르르······.”

    그건, 이족 보행하는 늑대였다.

    사람보다 덩치가 크고, 붉은 눈에 침을 질질 흘리며, 한껏 굶주린 것처럼 보이는 그런 늑대.

    【Lv.63 마수화 된 새끼 다이어 울프】

    무슨 새끼가 저렇게 레벨이 높은 거야?

    덩치는 거의 무슨 한수 형만 한 데······.

    녀석은 마을 주민들 주위를 맴돌며 먹잇감을 탐색했다.

    천천히, 어디가 가장 약하고 물어뜯기 좋은 곳인지 파악하듯이.

    녀석이 몸을 움직일 때마다, 마을 사람들은 몸을 움츠리며 숨을 들이켰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용감하게 늑대에 맞서 싸우는 사람이 있었다.

    “꺼져, 이 새끼야!”

    부웅, 부웅!

    【Lv.51 농부 칼】

    농부 중, 체구가 가장 큰 아저씨.

    레벨도 나보다 높지만, 그렇다고 전투 능력이 있다는 건 아니다.

    레벨은 강함의 척도이지만, 그렇다고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니까.

    저건 그저 이 세계 태생으로 마나 농도가 높은 곳에서 숨 쉬고, 먹고, 자랐기에 기본적으로 주어지는 레벨이다.

    싸움에 대해서 배우지도, 스킬을 갖고 있지도 않기에 저 사람은 나보다 레벨이 높을지언정, 강할 수는 없다.

    그리고, 그걸 눈치챈 다이어 울프가 행동에 나섰다.

    “커헝!”

    농부 칼을 향해 거대한 발톱을 휘두르는 늑대.

    “허억!”

    다급하게 칼이 괭이를 휘두르며 대응해보려 했지만, 그 괭이가 늑대의 거대한 발톱에 걸리며 나가떨어졌을 뿐이다.

    쿵!

    “커헉!”

    칼이 바닥을 뒹굴자, 다이어 울프가 칼을 향해 느긋하게 움직였다.

    마치, 이미 사냥이 끝난 것을 확신한 것처럼.

    “젠장······.”

    여기서 내가 나서면······ 이길 가능성은 극히 적다.

    하지만, 톨른 마을은 내게 중요하다.

    당연히 거기엔 톨른 마을의 구성원들도 포함된다.

    그간 경비대원과 윌리엄 외에는 많은 접점이 있었던 건 아니지만, 저들 모두가 낯선 이방인인 나를 살갑게 대해줬다.

    칼 아저씨는 시답잖은 농담을 던지면서도 사과를 던져주기도 했었고, 저기 있는 요나는 옷을 수선해주기도 했고, 또······.

    “커헝!”

    다이어 울프가 눈을 빛내며 칼의 두개골을 단박에 부숴버릴 듯 그 거대한 아가리를 쩍, 벌렸다.

    칼이 자신의 마지막을 직감한 듯, 눈을 질끈 감았다.

    칼뿐만 아니라, 모든 마을 사람들이 공포에 질려 몸을 웅크린 채, 고개를 돌렸다.

    그래, 저기 있는 마을 사람들과 종종 같이 밥을 먹기도 했지.

    그러니······.

    타닷─!

    “흐읍!”

    나는 본능적으로 검을 뽑아 들며 전력을 다해 다이어 울프를 향해 뛰어나가고 있었다.

    녀석도 나를 눈치챈 듯, 아가리를 닫고는 앞발을 휘둘렀다.

    카아앙─!

    늑대 발톱에 부딪힌 검에서 올라오는 진동에 팔꿈치가 아리다.

    하지만 나는 이를 악물고 바닥을 굴러, 뒤이어 날아오는 녀석의 다른 발을 피했다.

    후웅!

    머리카락 몇 올이 잘려 나가며, 바람에 흩날렸다.

    나는 뒤로 물러나며 자세를 잡고 외쳤다.

    “제가 막고 있을 테니까, 가장 발 빠른 사람 한 명을 보내 경비대원들을 불러다 주세요!”

    “아, 알았네!”

    그래, 이기는 건 못해도 버티는 건 할 수 있다.

    “와라, 이 늑대 새끼야!”

    캉, 캉!

    나는 건틀릿과 검을 부딪쳐, 늑대의 이목을 나에게 집중시켰다.

    “커헝!”

    녀석이 앞발을 마구잡이로 휘두르며 나를 압박해왔고, 나는 이를 악문 채 검을 휘둘러 녀석의 발톱을 막았다.

    캉, 캉, 카가가각!

    “크으으······ 더럽게 세네!”

    아무래도, 힘든 시간이 될 것 같다.

    *

    밭에서 어른들의 일을 돕던 마을의 꼬마, 랄프는 경비대 소초를 향해 쉴 틈 없이 내달렸다.

    마을 사람들이 위험에 처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허억, 허억! 클라크! 조지! 제임스! 경비대원 아저씨들!”

    “뭐야, 랄프잖아? 왜 그렇게 뛰어오는 거냐?”

    “허억, 헉! 지금, 지금 밭에서 사람들이 다이어 울프에게 공격받고 있어요! 정수 형이 막고 있지만, 힘들어하는 것 같아요!”

    그 말에, 한순간 경비대원들의 얼굴에서 핏기가 가셨다.

    제임스는 랄프의 팔을 꽉 잡으며 물었다.

    “누가, 누가 막고 있다고?”

    “정수 형이요!”

    “정수가? 안 돼, 정수는 아직 다이어 울프를 못 이겨! 특히, 레드문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는 이 시기에는 더더욱······.”

    제임스는 정수의 스승인 만큼, 정수의 능력을 잘 알고 있었다.

    레드문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는 이 시기.

    정수는 마기에 물들어 이족 보행을 시작한 그런 괴물을 절대로 이길 수 없다.

    버티기나 할 수 있을까?

    이미 늦었다는 생각에, 제임스의 손이 조금씩 떨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클라크의 입에서 고함이 튀어나왔다.

    “경비대원들 중 절반은 남아 소초를 지키고, 절반은 무기를 챙겨 나와 함께 간다!”

    ““예!””

    스르릉!

    제각기 무기를 챙긴 경비대원들이, 바닥을 박찼다.

    콰아앙!

    한 번의 발돋움에 수십 미터를 쏘아지듯 이동하며, 경비대원들은 속으로 빌었다.

    ‘정수, 어떻게든 버티기만 해라.’

    *

    콰아앙!

    “쿨럭!”

    상황이 좋지 않다.

    호기롭게 나선 것까지는 좋았는데, 녀석의 힘이 상상 이상으로 강하다.

    검에 달린 충격 완화와 손목을 보호해줄 건틀렛, 그리고 요정의 팔찌에 달린 방어막이 없었다면 진작 죽었을지 모르지.

    하지만 나는 이를 악물고 버텼다.

    도망치는 게 오히려 위험하다.

    저런 빠른 놈에게 등을 보였다가는, 몇 발자국 못 가서 목을 물릴 거다.

    “커헝!”

    “방어막!”

    우우웅.

    반투명한 방어막이 생기며 나를 보호한다.

    하지만, 너무 공격을 많이 막아낸 탓일까?

    쩌적, 쩌저적!

    녀석의 발톱에, 결국 방어막이 깨어지고 말았다.

    쨍그랑!

    하지만, 이를 악물고 검을 들어 녀석의 발톱을 막았다.

    카가가각!

    발톱과 검이 부딪혀 갈리며, 고막이 찢길 것 같은 소리가 들렸다.

    마침내 힘으로 내 검을 짓누른 녀석이, 다른 발톱을 휘둘러 왔다.

    나는 바닥을 굴러 녀석의 발톱을 피했다.

    “허억, 허억.”

    트레이닝 룸에서부터 계속된 전투.

    그 탓에, 몸도 마음도 지쳤다.

    마나도 얼마 남지 않았다.

    몇 번인가 녀석을 벤 적도 있지만, 가죽이 두꺼운 탓인지 작은 생채기만 날 뿐 치명타는 입히지 못했다.

    이길 거라는 생각은커녕, 솔직히 오래 버틸 자신이 없다.

    경비대원들은 대체 언제 오는 거지?

    이대로 당하는 거 아냐?

    하지만 그 순간.

    【쇼크웨이브의 충전이 완료되었습니다】

    “아, 쇼크 웨이브.”

    새로운 스킬이 작동을 시작했다.

    나는 고작 43레벨이다.

    상식적으로는 레벨 63인 저놈을 절대로 이길 수 없다.

    하지만 나한테는 특별한 점이 있다.

    그 누구도 가질 수 없는, 나만의 병기들.

    아카식 아머리.

    “커헝!”

    녀석이 나를 향해 양 발톱을 내밀고, 뾰족한 송곳니가 박힌 아가리를 쩍, 내밀며 달려드는 타이밍.

    그 타이밍에 맞춰, 나는 건틀렛을 앞으로 내밀었다.

    “쇼크웨이브.”

    쿠구구구─

    한순간, 허공의 공기층이 층층이 일그러졌다.

    낙엽이나 흙더미가 하늘로 치솟는 것과 동시에, 아카식 건틀렛의 손바닥에 있는 구멍으로부터 강력한 충격파가 쏘아졌다.

    콰아앙!

    “큭!”

    어찌나 강력한 힘인지, 쇼크웨이브의 반동으로 내 몸이 뒤로 직─ 밀려났다.

    나는 필사적으로 땅에 발을 박아 넣고 버티며, 날아가는 다이어 울프를 확인했다.

    녀석은 확실히 타격을 입은 듯했으나, 죽지 않았다.

    저 질긴 가죽을 뚫을 수 있는 건, 하나밖에 없지.

    나는 곧바로 분신을 소환하며, 나에게 마나를 담은 그림자 암수를 던지게 했다.

    그리고─

    “마나 붐!!”

    콰아앙─!

    강력한 폭발과 함께 날아간 단검.

    녀석의 어깨에 마나 붐이 적중했다.

    퍼억─!

    “커헝!”

    팔 하나를 잃은 채 바닥에 떨어진 녀석이 이빨을 드러내며 으르렁거렸다.

    그러나, 아까처럼 나를 향해 달려들지는 못했다.

    “한 방, 제대로 먹인 거지?”

    심장이 터질 듯이 뛰고, 땀이 흐르고, 손이 덜덜 떨린다.

    그리고 솔직히 무서워서 도망치고 싶지만······ 이상하게 입꼬리가 올라간다.

    먼저 피를 본 건 내가 아니라 놈이다.

    나는 검을 고쳐 쥐며, 호흡을 다듬었다.

    "이제, 자신감이 확 붙네."

    고아에 루저였던 김정수.

    나는 이제 꽤 쓸모 있다.

    무려 98층에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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