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식 아머리(3)
아카식 아머리(3)
쿠구구구······ 쿵!
석문이 활짝 열린 뒤, 푸른 불빛은 여전히 나에게 따라오라는 듯이 어둠 속 저 멀리서 아른거렸다.
“이 시설도, 아카식 아머리랑 관련된 건가?”
나는 잠시 가만히 서서 생각했다.
항상 의문이었다.
왜 내가 98층에 오게 되었는지, 왜 아카식 아머리라는 스킬을 갑자기 익히게 되었는지 같은 그런 것들.
하지만 내게 그 모든 의문은 곧 기회였고, 모든 일이 술술 잘 풀렸기에 그저 앞만 보고 달려왔다.
그런데 지금, 이 안으로 들어가면 그 의문을 해소할 수 있을 것 같은 직감이 들었다.
“아카식 아머리가 있어야지만 들어올 수 있는 공간이니까······ 당연히 뭔가 정보가 있겠지?”
그 누구도 설명해줄 수 없는 이 미스터리한 현상. 그리고 오직 내게만 벌어지는 일.
그 이유가 어쩌면 저 안에 있다.
나는 강렬한 끌림을 느끼며 용기 혹은 고집이 내 마음속에서 움틈을 느꼈다.
“······한 번 가보자.”
그래서 동굴 안, 어둠 속으로 나아갔다.
“미친 짓일지도 모르지만······.”
98층은 숲도 위험하지만, 그래도 항상 경비대원들과 동행한 데다 ‘숲의 주인’들이 각기 제 영역을 나누어 놓았기에 일정 구간을 넘지 않으면 안전하다.
하지만 이렇게 보안을 철저하게 해놓은 장소, 특히 ‘던전’일지도 모르는 유적이라면 당연히 위험 요소도 있을 거란 말이지.
대놓고 침입자를 제거하기 위해 만든 함정이라도 있다면, 98층에서 최약체에 가까운 나는 순식간에 죽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나는 마치 탑의 마력에 홀렸을 때처럼,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그래. 다니엘에게 받은 팔찌도 있으니 한 번 정도는 목숨을 구할 수 있겠지.
뚜벅, 뚜벅.
꽤 넓은 동굴 안에 내 발소리만이 울렸다.
동굴 안은 살짝 어두운 감이 있지만, 군데군데 빛을 내는 돌이 박혀 있어 백열전구를 켜놓은 정도로 밝았다.
“이게 대체······ 다 뭐야?”
천천히 벽을 살펴보자, 벽에는 아주 오래전에 그린 듯한 벽화가 빼곡하게 음각되어 있었다.
나는 그 그림들을 유심히 살폈다.
그래, 이건······.
“시발,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네.”
내가 고대 유적을 전문적으로 탐사하는 등탑자도 아니니, 그 안에 담긴 뜻을 유추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래도 최대한 정보가 될만한 것들을 찾기 위해서 나는 눈이 빠지도록 벽화를 보았다.
대부분은 사냥에 관련된 그림 같았다.
얼마나 낙서 같은지 알아보기 힘들었지만, 그나마 특징이 뚜렷한 몬스터들은 몇 알아볼 수 있었다.
“산처럼 쌓인 오크 시체 더미 위에서 대검을 들고 고함치는 전사, 지팡이를 들고 대홍수를 일으켜 트롤 군단을 쓸어 버리는 마법사······ 거기에 검과 방패를 들고 드래곤의 목을 벤 기사까지.”
벽화에 그려진 사람들의 장비로 미루어 볼 때, 지금 98층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과 크게 다른 점이 없어 보였다.
알 수 있는 건, 하나 같이 인간의 힘으로는 불가능할 일들이 그려져 있다는 것 정도?
그렇게 28개의 그림을 지나, 29번째 그림에 도달했을 때.
나는 그림자 속에서 팔과 얼굴만을 드러낸 채, 왕관을 쓴 거인의 목을 단검으로 베어버린 남자의 벽화 앞에 멈춰 섰다.
그런데 여기 벽화에 그려진 거인은······ 확실히 오우거이고, 왕관을 쓰고 있는 걸 보면 오우거 킹 같은데?
현재 세계 랭킹 최상위권, 60층 너머를 공략하는 등탑자들은 '오우거 킹'을 공략하라는 퀘스트를 받았다고 한다.
하나 같이 범상치 않은 영웅들의 모습을 그려 넣은 것 같더라니, 아직 등탑자 중 그 누구도 실체를 확인하지 못한 보스 몬스터의 목을 베는 영웅은 대체 얼마나 셀까?
그것도, 단검 한 자루로 말이다.
“응? 단검? 조금 익숙하게 생겼는데?”
문제는, 벽화에 그려진 이 단검이 굉장히 익숙하다는 데 있었다.
“어디서 본 것 같은······ 아!”
나는 서둘러 허리춤에 묶인 단검, 그림자 암수를 꺼내 들고, 벽화에 대어보았다.
벽화에 그려진 단검의 특징과 그림자 암수의 디자인이 정확히 일치했다.
“세상에······ 이 단검이 오우거 킹의 목을 딴 무기라고?”
이 벽화가 사실이라면, 현재 최상위 등탑자들이 공략을 준비하는 무시무시한 존재의 목을 벤 무기가, 내 손에 있다는 건가?
나는 잠시 멍하니 손에 쥔 그림자 암수와 벽화를 번갈아 보다가, 그 위로 그림이 하나 더 있다는 걸 깨달았다.
시선을 더 위로 올려 천장까지 닿자, 나는 감탄을 내뱉을 수밖에 없었다.
“와······.”
천장에 그려진 건, 사람들에게 축복을 내리듯이 찬란한 빛을 내뿜고 있는 정사각형의 큐브였다.
그곳에서, 축복 대신 무기들이 떨어지고 있었다.
마치 비처럼, 수십, 수백 개의 무기가.
이 모든 그림은 각기 다른 그림이 아니었다.
모든 전투가 하나의 전장에서 이루어진 것이었고, 이 장대한 벽화에 그려진 모든 무기는 하나의 큐브에서 나온 것이었다.
자연스럽게, 머릿속에서 무언가가 짜깁기 되기 시작했다.
“저게······ 아카식 아머리인가?”
아카식 아머리(Akashic Armory).
해석하자면 천상의 무기고.
실체를 본 적은 없지만, 저 큐브에서 그림자 암수를 비롯해 다른 무기들이 나온 거라면, 저 큐브를 아카식 아머리라고 불러도 되겠지.
물론, 벽화로 알 수 있는 정보는 한정적이기 때문에, 추측일 뿐 확신할 수는 없을 것이다.
나는 정보가 될만한 것이 더 있는지 벽을 샅샅이 뒤졌으나, 벽화 외에 다른 정보는 찾을 수 없었다.
“끙······ 이게 끝 같은데.”
여전히 아카식 아머리는 누가 만들었고, 왜 내가 가진 것인지에 대한 의문은 풀리지 않았다.
나는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동굴 더 깊은 곳으로 향했다.
조금 더 걸어 들어가자, 누군가 깎아 만든 듯, 정사각형의 넓은 방이 나왔다.
그곳에 발을 들여놓자마자, 메시지가 떠올랐다.
【‘아카식 아머리’의 소유를 확인합니다】
【트레이닝 룸은 아카식 워리어를 환영합니다】
【현재, 1단계 트레이닝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아카식 워리어라······.”
벽화에는 아카식 아머리에서 소환된 무기마다 주인이 따로 있었다.
아마 그 주인들을 아카식 워리어라고 부르는 거겠지.
하지만 나는 새로 알게 된 아카식 워리어라는 호칭보다, 트레이닝이라는 말에 흥미가 생겼다.
【트레이닝을 시작하시겠습니까?】
【YES】【NO】
눈앞에 아른거리는 메시지를 보며, 나는 고민했다.
트레이닝이라는 건, 죽이는 게 아니라 훈련 시키겠다는 뜻이겠지.
보호막도 있으니, 도전해 볼 만하지 않을까?
어쩌면, 이게 98층에서 만나는 또 다른 기회가 될지도 몰랐다.
나는 짧은 고민을 끝내고, YES를 눌렀다.
【워리어 데이터 수집 중······】
【상태 확인 완료】
【적합한 상대를 구성합니다】
【트레이닝을 시작합니다】
그와 동시에, 하늘에서 무언가가 뚝 떨어졌다.
쿵!
삐걱, 삐걱.
하늘에서 떨어진 건, 관절을 삐걱거리며 쇠몽둥이를 들고 있는 목각인형이었다.
【Lv.42 허접한 수련용 목각인형】
레벨이 42면, 나보다 레벨이 딱 5 높은 수준.
이제 검술과 마법의 숙련도가 30%를 넘어 40%를 바라보는 데다, 팔찌와 단검, 양손 검까지 있다.
이 정도면 해 볼 만하지 않을까?
나는 양손 검을 쥐고, 녀석을 살폈다.
삐걱, 삐걱.
정말 허접하다는 수식어가 딱 맞을 정도로 허점이 많이 보이고, 움직임도 부드럽지 않은 인형.
나는 바닥을 박차며, 녀석의 부실해 보이는 다리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그러나, 검이 닿기 직전.
녀석이 뛰어오르며 내 턱을 향해 발차기를 날렸다.
탓!
나는 다급히 팔찌의 방어막을 작동해 공격을 막았다.
우우웅, 쾅!
예상보다 빠른 속도에 식은땀이 살짝 날 정도였지만, 이 정도라면 해 볼 만하다.
“생각보다 빠르지만, 공격력은 별 볼 일 없나 보네.”
새로 얻은 아이템의 성능에 감탄하던 나는 씩 웃으며 검을 다시 휘두르려 했다.
하지만······.
쩌적!
“어?”
방어막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쨍!
유리 깨지는 소리와 함께 방어막이 사라지자, 녀석이 내 얼굴을 노리고 주먹을 내질렀다.
이건······ 너무 빠르잖아!
퍼억!
“컥!”
반응하기 힘든 속도로 날아오는 주먹에 안면을 가격당한 나는 멀리 날아가, 동굴 벽에 부딪혔다.
쿵!
주르륵.
그와 동시에, 양쪽 콧구멍에서 액체가 주르륵 흘러내렸다.
“코, 코피? 그것도 쌍코피?”
파이트 토끼와 영혼을 건 맞다이를 뜰 때도 흐르지 않았던 쌍코피.
나는 거기에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꼈다.
“이, 이런 개자식이!”
나는 코피를 대충 닦아내고, 다시 검을 쥔 채 달렸다.
하지만, 이번에는 썬더 볼트까지 사용할 준비를 마쳤으니, 방금처럼 쉽게 당해주지는 않을 거다!
나는 녀석이 사정거리에 들어오자마자 썬더 볼트를 사용했다.
파지직!
한순간 강렬한 빛이 동굴을 대낮처럼 환하게 만들어놓았다.
그런 강렬한 전격이 효과가 있었는지, 녀석이 잠시 멈췄다.
“됐다!”
그 틈을 노리지 않고, 검을 휘둘러 녀석을 끝장내려던 순간.
후웅!
녀석이 썬더 볼트 때문에 굳은 몸을 털고 움직이며, 내 턱을 노리고 주먹을 쳐올렸다.
“이크!”
간발의 차로 주먹을 피한 나는 뒤로 쓰러질 듯한 자세에서 발을 차올렸다.
퍽!
발에서 느껴지는 아릿한 통증.
이건, 턱에 제대로 들어갔다!
나는 백덤블링을 하며 목각인형과 거리를 두고 녀석의 상태를 살폈다.
끼긱, 끼기긱.
턱을 맞아 머리가 치솟았던 녀석이 삐걱거리면서 자세를 바로잡았다.
어······ 눈 모양이 조금 바뀐 것 같은데.
혹시, 저 녀석 화난 건가?
내 추측이 맞았는지, 이번에는 목각인형이 빠르게 쫓아오기 시작했다.
타다닥!
“미친! 무슨 목각인형이 한 대 맞았다고 화를 내!”
나는 다시 한번 썬더 볼트를 사용하며 검을 휘둘렀고, 방어막까지 준비했다.
파지직! 쐐액!
그러나, 목각인형은 썬더 볼트를 맞고도 미친 코뿔소처럼 돌격했다.
내가 휘두른 검마저 피한 녀석은, 일격에 방어막을 깨트려버렸다.
째앵!
“미치······.”
채 비명을 다 지르지도 못한 채, 나는 방어막을 부수고 날아온 녀석의 주먹에 턱을 맞고 날아올랐다.
“커헉!”
하지만, 이번에는 벽에 처박힐 일이 없었다.
덥썩!
허공으로 떠오른 내 발목을 잡은 녀석이, 냅다 바닥에 찍어버렸으니까.
쿵!
“커헉!”
이 새끼, 한 대 맞았다고 화난 거 맞네!
하지만 불평을 입으로 뱉을 새도 없이, 녀석은 바닥에 쓰러진 내 위에 올라타, 다리를 비틀어버렸다.
우드득!
관절이 뒤틀리는 살벌한 소리와 함께, 발목에서 어마어마한 통증이 올라왔다.
“끄아악! 하, 하복! 하복!”
탕탕탕!
맞은 턱이 부은 나머지, 발음도 제대로 되지 않는다.
내가 바닥을 미친 듯이 두드리며 눈물까지 찔끔 흘리자, 녀석은 후련하다는 듯이 내 등에서 일어나 어디론가 훌쩍 사라져버렸다.
아니 미친, 그런데 이게 트레이닝이라고?
죽이기 직전이었잖아!
이대로면 걸을 수도 없을 것 같은데······.
【워리어의 치명적인 부상을 확인, 트레이닝을 종료합니다】
【워리어의 치료를 시작합니다】
“어?”
우우웅.
메시지와 함께 돌아간 내 발목이 돌아오기 시작했고, 흐르던 쌍코피가 멎었다.
크게 부었던 턱도 회복된 것 같았다.
하지만, 방금까지 느꼈던 고통이 뇌에서 지워지는 건 아니었다.
“끄으으······ 진짜 가지가지 하네, 시발! 제임스 때는 손목이 돌아가더니, 이번엔 발목이냐!”
나는 멀쩡한 발목을 붙잡고 고함을 치다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아직도 끔찍한 통증이 느껴지는 것 같은 착각마저 들 정도로 두렵다.
하지만, 나보다 강한 적을 상대로 열심히 싸워온 나다.
아까 느낀 고통보다는 내가 졌다는 게 더 분했다.
“좋아. 어차피 몇 군데 분질러져도 회복시켜준다 이거지?”
항상 어떻게든 이겨왔다.
이번에도 죽지는 않을 테니, 어떻게든 이기고 말 테다.
그렇게 마음먹으니, 다시 메시지가 떠올랐다.
【트레이닝을 시작하시겠습니까?】
【YES】【NO】
“······아이 캔 두 디스 올 데이.”
쿵!
내 앞으로, 처음에 본 것과 같은 목각인형이 떨어졌다.
*
뿌드득!
“끄악!”
다시 발목이 돌아갔다.
이게 몇 번째더라?
【워리어의 치명적인 부상을 확인, 트레이닝을 종료합니다】
【워리어의 치료를 시작합니다】
순식간에 몸이 치료됐다.
하지만, 고통은 육체가 아니라 정신에 남아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 피곤했다.
그래도 여기서 포기할 수는 없지.
나는 이를 악물고 버튼을 눌렀다.
“다시!”
“끄악!”
“다시!”
매번 발목이 돌아갔지만, 성과가 없는 건 아니었다.
같은 트레이닝을 반복할수록, 목각인형 일부를 부수는 유효타가 늘어나고 있었다.
빡!
이번에는 내 검이 녀석의 다리를 베었고, 목각인형이 내 발목을 잡기 전에 보호막을 발동해 녀석을 밀어냈다.
퉁!
밀려난 녀석이 바닥에 넘어졌다.
목각인형이 삐걱거리며 다시 일어서기 전, 나는 녀석의 그림자에 숨겨둔 분신에게 썬더 볼트를 사용하게 했다.
파지직!
녀석이 잠시 움찔한 사이, 나는 썬더 볼트를 다시 한번 사용하며, 검을 휘둘렀다.
“보인다!”
쐐액, 빠각!
놈이 충격을 받고 뒤로 물러났다.
“이제 보여!”
역시 교육에는 매가 필요한 걸까?
하도 처맞다 보니까 집중력이 급상승하는 게, 모든 상황을 복기하고 그에 맞는 움직임과 전술이 떠올랐다.
머리가 복잡하지만, 생각을 하는 건 아니다. 저절로 팽팽 돌아가면서 몸을 움직인다.
훙훙, 파각!
나는 놈이 균형을 잃은 데다가 데미지가 심하다는 걸 눈치챘고, 기회를 놓치지 않고 밀어붙였다.
그리고 마침내.
쩍──!
내 검이 목각인형의 목덜미를 정확히 때렸고, 마침내 이 빌어먹을 놈의 목을 떼어낼 수 있었다.
퉁─
한참을 날아간 목이 바닥에 처박혔고, 나는 제자리에 주저앉아 호흡을 다듬었다.
“허억, 헉. 내가 이겼어, 내가 이겼다고!”
그렇게 승리의 기쁨을 마음껏 누리고 있을 때, 달콤한 보상이 주어졌다.
【트레이닝이 완료되었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첫 번째 보상이 주어집니다】
레벨이 두 개나 오른 것과 동시에, 목각인형이 떨어진 자리에서, 천천히 무언가가 내려오고 있었다.
“건틀렛?”
손과 손목, 상박부 일부를 보호해주도록 만들어진 물건.
나는 그 건틀렛을 잡아 대체 이 죽을 정도로 힘든 트레이닝의 보상이 뭔지 확인했다.
【아카식 건틀렛 1단계(S)】
- 마법석 소켓 ‘0/5’
- 스킬
1) 자기력 : 사용 시, 10m 안의 금속을 조종할 수 있습니다.
2) ‘아직 해방되지 않았습니다.’
옵션을 확인한 나는 내 손에 쥐어진 건틀렛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착용해보았다.
다행히 팔찌를 착용하고도 거슬리지 않았다.
“그러니까, 이렇게 할 수 있다는 건가?”
휘이익!
양손 검을 허공으로 던지고, 얼추 5m가량 날아갔을 때.
나는 자기력을 사용했다.
우우웅!
날아가던 양손 검이 마치 자석이라도 만난 듯, 빠른 속도로 돌아와 내 손에 잡혔다.
착!
“오······.”
응용법이 떠오른다.
전투 중 무기를 놓쳐도 다시 찾아올 수 있고, 남의 무기를 빼앗을 수 있다.
혹은, 무기를 일부러 던져 방심을 유도한 뒤 뒤통수를 칠 수도 있겠지.
정말, 그 사용 방법이 무궁무진하다.
거기에, 스킬을 해방할 수 있는 봉인된 장비의 가치는 그야말로 부르는 게 값인 와중에, 등급마저 S급이다.
첫 번째 스킬부터 이렇게 활용도가 높은데, 대체 다음 스킬은 어떤 걸 줄까?
나는 씩 웃으면서 주먹을 쥐었다.
“목숨, 몇 번쯤 걸어보길 잘했네!”
그런데 이게 다가 아니었다.
【현재, 2단계 트레이닝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이거, 몇 단계까지 있는진 모르겠지만.
공짜로, 무한으로 연습하고.
경험치랑 아이템을 준다는 거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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