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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마님 안마하신다-160화 (160/286)

< 천마님 안마하신다 160화 >

“먼저 나가볼게, 태한 씨.”

“아, 네. 고생하셨어요.”

잠시 흐르는 어색한 분위기.

그러던 중, 옆에 있던 황 실장이 정리를 마치자마자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는 최성현의 아버지, 최주헌에게도 가볍게 눈인사를 건네곤 바깥으로 빠져나갔다.

“여기는 뭐··· 가게를 확장하는 거냐?”

“네. 준비 중이에요.”

“잘 지내는 것 같아 좋구나.”

최주헌은 주변을 둘러보며 말했다. 딱히 궁금했다기보다는, 적당히 꺼내는 말에 가까웠다. 그를 바라보던 강태한이 넌지시 물었다.

“그건 그렇고, 성현이가 왜요?”

요즘 같은 시대에, 어지간한 용건들은 굳이 만나지 않아도 해결이 가능하다. 스마트폰에 괜히 ‘스마트’라는 말이 붙었겠는가.

그럼에도 이렇게 찾아왔다는 건, 최주헌의 용건이 스마트폰으로 해결할 수 없는 일이라는 뜻일 것이다.

‘뭔가 큰 일이 있는 것 같지는 않지만.’

다만, 최성현은 오늘도 별 문제없이 출근한 참이었다. 면접하는 이곳에는 없지만, 아마 옆에서 평소처럼 안마를 하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대충 짐작되는 상황은···

“···좀 다툴 일이 좀 있었는데, 그거 때문에 그런지 내 연락을 아예 안 받지 뭐냐.”

···역시나.

강태한은 그럴 것 같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예전부터 최성현은 아버지와 사이가 서먹서먹한 편이었다. 일할 때는 모르는 아저씨들과도 금방 친해지면서, 정작 아버지는 어려워하는 것이 아이러니한 일이었다.

다만 그래도 연락은 정기적으로 하던 걸로 알고 있고, 대전에도 몇 번 같이 내려가곤 했었는데··· 아예 연락을 안 받는다는 건 좀 의외의 상황이었다.

“그럼, 사장한테 있다는 용건은 뭐였는데요?”

“······”

최주헌은 입을 다문 채 강태한을 물끄러미 쳐다봤다. 그러다 이마에 손을 올리고는 잠시 푹, 하고 짧은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사장이 태한이 너였을 줄은.”

분명 할 말은 있었다. 그리고 최주헌이 어디서 자기 할 말 하나 못 꺼내는 성격도 아니었다.

하지만··· 상대가 예전부터 알고 지내던 아들 친구라면, 그것도 사정이 좀 달라지는 법이다. 그는 잠시 생각을 정리하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

“너도 알겠지만··· 성현이 녀석이 예전부터 끈기가 부족한 편이었잖냐. 이거 했다가, 저거 했다가.”

강태한은 잠자코 최주헌의 말을 들었다.

정정해줄 부분이 있기는 했으나, 그는 굳이 부정도 긍정도 하지 않았다.

“바텐더를 한다고 해서 ‘가게를 내주겠다’했더니 그만두고, 바리스타 자격증을 준비한다 해서 ‘카페 자리 좀 알아봐줄까’했더니 그것도 금방 그만두고.”

“그랬었죠.”

강태한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 말이 틀린 말들은 아니었다.

다만, 최성현의 입장에선 오히려 그게 부담스러웠던 것 같기는 한데··· 자기가 굳이 이야기할만한 부분이 아니었기에, 조용히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젊을 땐 뭐 이것저것 많이 해보는 법이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슬슬 자리를 잡아야하지 않겠냐. 자기 인생 자기가 사는 거라지만, 부모 마음으로서는 그냥, 자기 형처럼 안정적인 일 좀 했으면 좋겠구나.”

최주헌은 머리를 긁적이며 머쓱해하는 목소리로 말했다. 처음 여기에 들어와 사장을 찾을 때만 해도 어딘가 공격적인 분위기가 있었는데··· 어느샌가 하소연을 하는 듯한 느낌에 가까워져 있었다.

‘흐음···’

한편, 그의 말을 들은 강태한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최주헌의 말은 자식을 둔 부모라면 한 번쯤은 걱정할만한 그런 내용이다.

하지만 그가 아는 최성현도 이런 이야기를 못 알아들을 녀석이 아니다. 나름 고집 있는 성격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앞뒤가 꽉 막힌 녀석은 아니다.

고집이 있기는 하지만 아집까지는 아니고, 자기 생각을 표현하지 못할 정도로 화술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저런 말을 들었다고 연락을 끊을 녀석이 아닌 것이다.

“혹시.”

곰곰이 생각을 해보던 강태한이 넌지시 물었다.

“성현이한테도 방금처럼 말씀하셨나요?”

“···뭐 당시 분위기가 이것보다 좀 험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비슷하게 말했던 것 같구나.”

최주헌은 멋쩍어하며 살짝 시선을 피했다.

역시나 그랬다. 이야기의 목적이나 하고자 했던 말은 방금 전과 같았을 수 있다. 하지만 사람 말이 ‘아’ 다르고 ‘어’ 다르지 않은가.

잘은 몰라도 분위기는 이것보다 훨씬 딱딱했을 것이고, 이야기의 분위기도 험악하지 않았을까. 이를 추측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부자지간의 트러블인가.’

생각보다 흔하지만, 당사자들에게는 꽤 어려울 수도 있는 일이다. 멀리 갈 것도 없이 강태한 본인도 비슷한 상황에 있었으니까.

강태한은 완전히 이해한 표정으로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한편, 그런 강태한의 반응을 어느 정도 공감하는 것으로 여겼는지 최주헌이 덧붙이듯 말했다.

“사실, 난 예전부터 안마사 자격증 딴다는 걸 반대하긴 했다만··· 그래도 자기가 이쪽으로 마음을 먹었다면야, 응원해주고 싶은 마음도 있다.”

하지만 아들이 이 일에 얼마나 진심으로 임하고 있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허나 그걸 물어보는 일도 마음처럼 되지가 않는다.

옛말에 이르기를, 부모 눈에 자식 마음은 훤히 들여다보이는 것이라고 했던가··· 하지만 적어도 최주헌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이야기였다. 자기는 스스로 생각해봐도 서투른 아버지였다.

“···태한아, 네가 봤을 때는 어떤 것 같으냐?”

강태한은 예전부터 어른스러운 면이 있었다.

그래서 그런 것일까, 최성현은 예전부터 강태한의 영향을 많이 받아왔다. 학과도 강태한을 따라갔었고, 안마사 자격증도 강태한이 준비해서 같이 준비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잘은 몰라도··· 아마 최성현에게 가장 가까운 친구 중에 한 명이리라. 그렇다면 적어도 자기보단 아들의 심정을 더 잘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허나 강태한은 천천히 고개를 저을 뿐이었다.

“이건 제가 끼어들 내용이 아닌 것 같네요.”

물론, 대답은 할 수 있다.

대답을 넘어 확답까지 내어드릴 수 있다.

허나 그게 바람직한 일인가? 하면, 그건 애매하다. 이 문제는 해결될지 몰라도, 결국 장기적으로 부자지간의 소통에는 더욱 악영향을 미칠 게 뻔했으니까.

“···그러냐.”

그러자 최주헌은 대충 알아들었다는 듯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게 최선의 방법이 아니라는 건 본인 스스로도 인지하고 있는 내용이었다.

“이야기 들어줘서 고맙구나.”

“별 말씀을요.”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강태한에게 손을 내밀었고, 강태한은 그가 내민 손을 마주잡았다. 그렇게 악수를 나누고 있던 중, 강태한이 슬쩍 말했다.

“그런데, 요즘 허리가 좀 불편하신 모양이네요.”

“오, 이렇게만 봐도 바로 알 수 있는 거냐?”

“뭐··· 대충은요.”

최주헌이 짐짓 놀란 표정을 지으며 물어보자, 강태한은 싱긋 웃으며 말을 얼버무렸다.

물론 딱 봐도 보이는 게 있기는 했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짚이는 부분이 하나 있었다.

* * *

그리고 그날 저녁.

“오, 왔냐?”

강태한이 가게 안으로 들어서자, 먼저 테이블에 앉아있던 최성현이 손을 들어 아는 체를 했다. 그를 본 강태한은 자연스레 그의 맞은편에 앉았다.

“시켜놨어?”

“감자탕 소자에 공기밥 두 개.”

“잘 시켰네.”

강태한은 최성현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수저를 꺼내 올려놓았다. 알고 지낸 지 꽤 되어서 그런지, 별다른 대화가 오가지 않아도 자연스러운 분위기다.

“그래서··· 오늘은 웬일로 여기까지 왔냐?”

여기는 강태한의 동네 근처에 있는 감자탕집.

최성현의 집과 엄청 멀리 떨어져있는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밥 한 끼 먹으러 오기에는 꽤나 거리가 먼 것도 사실이다.

때문에 평소에는 중간지점에 해당되는 동네에서 먹거나 아예 다른 데서 만나는데, 오늘은 최성현이 강태한의 동네까지 찾아온 것이다.

“그냥 같이 감자탕이나 먹으려고 온 거지, 뭐.”

뭔가 용건이 있는 것은 분명하고.

그게 대충 어떤 내용일지도 충분히 짐작이 간다.

하지만 최성현은 시큰둥한 목소리로 대답하며 가볍게 어깨를 으쓱일 뿐이었다.

할 말이 없다기보다는 머뭇거리고 있는 느낌. 강태한은 굳이 캐묻지 않았고, 최성현은 때마침 나온 감자탕의 국자를 잡고는 괜스레 국물을 떠서 위에 뿌리기를 반복했다.

다만 최성현이 본론을 꺼내놓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감자탕이 끓고, 소주 한 병이 반쯤 비었을 쯤.

최성현은 방금 비운 소주잔을 내려놓으며 조그맣게 한숨을 쉬더니, 하소연하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요새 아버지 때문에 힘들다, 힘들어.”

역시 이 이야기인가.

충분히 짐작하고 있었던 이야기였기에, 강태한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고는 잔을 마저 비울 뿐이었다.

“무슨 일이라도 있었냐?”

“통화로 좀 다투다가 끊었는데, 더 이야기 듣기 싫어서 무음으로 해놨었지. 근데 오늘 서울 올 일이 있다고 하시더니, 가게까지 찾아오셨지 뭐냐.”

“뭐야, 그랬어?”

강태한은 적당한 목소리로 대꾸를 했다. 이미 다 알고 있던 내용이기에 그 정도 반응이 최선이었다.

“그래도··· 좀 의외이긴 했어. 아버지 성격이면 찾아오셨을 때 그냥 바로 가게 안까지 다짜고짜 밀고 들어오실 거 같은데 말이지.”

강태한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는 걸로 대답을 대신했다. 단지 추측만 그런 것이 아니라, 실제로 면접실에 막 들어왔을 때의 분위기를 생각하면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느낌이었다.

“그래서, 왜 오셨대?”

“그냥 전화에서 했던 말의 연장선이지. 언제까지 서울에 있을 거냐, 비전은 있는 거냐, 어영부영할 거면 형이랑 같이 사업이나 해라··· 뭐 이런 것들.”

한두 번 들은 말이 아닌 듯, 최성현은 줄줄이 말을 늘어놓았다. 그러곤 잠시 고개를 숙이고 중얼거리듯이 이어 말하기 시작했다.

“이번엔 좀 이야기가 될까, 하는 기대가 좀 있었는데, 뭐라 말해도 잘 듣지도 않으시고, 예전처럼 되지 않으리라는 걸 자기가 어떻게 믿냐고···”

최성현은 뒷말을 흐리고는 입을 다물었다.

아버지의 마음이 이해가 안 되는 건 아니다. 그거에 대해서 할 말들도 생각해둔 게 있었다. 하지만··· 아버지 쪽에서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하면, 자기도 할 말이 생각이 나지 않는다.

“아, 이번에는 나도 생각이 있는데 말이지···”

오늘은 좀 다를까, 생각했었는데, 결국은 매한가지.

최성현은 고개를 살짝 숙인 채 두 손으로 얼굴을 쓸어 올렸다.

“무슨 생각인데?”

“그건··· 넌 몰라도 돼.”

최성현은 진심으로 안마사의 길을 생각하고 있었으나, 그 계기가 된 것은 강태한이다.

괜히 머쓱한 기분이 된 최성현은 말을 얼버무리고는, 본인의 잔에 소주를 따르고는 그대로 다시 비워냈다.

“야, 좀 빨리 마시는 거 아니냐?”

“왜. 술 조절은 알아서 해.”

“아니, 내일 출근해야 되잖아. 월급 깎는다?”

“아··· 그건 안 되지.”

최성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잔을 내려놓았다가,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 그러고는 등뼈 사이의 살들을 발라내며 넌지시 물었다.

“근데··· 태한이 넌 어떻게 아버지랑 화해했냐?”

“화해?”

“아니, 화해랑은 조금 다른가? 그··· 어쨌거나, 어떻게 다시 사이가 원만해졌냐.”

원래는 강태한도 아버지와 사이가 서먹한 편이었다.

아니, 오히려 자기보다 안 좋았다. 고등학생 땐 태한이 아버지가 태한이의 근황을 자길 통해서 들을 정도였고, 대학생 땐 대전에 내려가는 일이 일 년 한두 번 있을까 말까한 정도였으니까.

그랬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뭐, 그냥 대표 효자다.

대전도 자주 내려가고, 아버지랑 등산도 하고, 골프도 치러 갔다가 요리도 해드리고··· 적어도 자기가 아는 사람 중에선 가장 아버지와 사이가 좋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 정도다.

솔직히 말하면, 그런 것이 좀 부러웠다.

지난 번 느닷없이 가게 일을 도와드리게 되었을 때도, 그런 두 사람의 모습이 훈훈하면서도 내심 부러웠던 최성현이다.

“글쎄··· 안마를 좀 해드렸지.”

잠시 기억을 더듬은 강태한이 대수롭지 않다는 말투로 그리 말했다. 그 말에 최성현은 피식 실소를 터트렸다.

“안마가 부자 관계도 풀어주는구만?”

“뭐, 그런 셈이라고 할 수 있지 않나.”

장난기가 서린 최성현의 말이었으나, 강태한의 말은 비교적 진지한 분위기가 실려 있었다. 그는 최성현을 보며 덧붙이듯이 말했다.

“말하자면, 중요한 건 한 쪽이 먼저 다가가는 거지. 안마는 좋은 핑계거리가 되는 거고 말이야.”

“···하하. 뭐야, 그게.”

“아마 너한테도 유용하지 않을까 싶은데.”

강태한의 말에 최성현은 잠시 입을 닫았다. 그는 입가에 소주잔을 가져다 댄 채 생각에 잠기고는 가만히 앉아있었다.

“너 연습한 것도 한 번 해드려야지.”

“···뭐?”

그러다 강태한이 슬쩍 말을 걸자, 흠칫하며 고개를 들었다. 어딘가 찔린 반응이었으나, 짐짓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연습? 무슨 연습?”

“너 요즘 나한테 안마 배울 때, 허리 위주로 알려 달라고 했잖아. 그것도 맨날, 엄청 열심히 배워갔지.”

강태한은 쐐기를 박듯이 덧붙였다.

“아버지한테 해드리려고 그런 거 아니냐?”

꽤 불편해보였던 최주헌의 허리.

거기서 강태한이 잠깐 손을 봐드릴 수도 있었겠지만, 그는 굳이 그러지 않았다. 그건 어디까지나 최성현의 몫이었으니까.

“···뭐, 허리는 많이들 불편해하시는 부위니까.”

최성현은 멋쩍어하며 시선을 돌리고는 변명하듯이 말했다. 허나, 아니라는 말도 없다. 다시 입을 다물었던 그는, 물 한 모금을 마시고는 컵을 탁, 내려놓으며 짧게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하아. 가끔은 친구 말도 좀 들어보도록 할까?”

“그럼 자리는 내가 마련해줄게.”

그런 최성현의 반응에, 강태한은 빙긋 웃으며 스마트폰을 꺼내들었다.

* * *

“···그냥 거절할 걸 그랬나.”

다음 날 저녁, 천마안마의 3번 안마실.

찜질복 같은 옷을 입고 침대에 걸터앉은 최주헌은, 머쓱한 표정으로 머리를 긁적였다. 그의 손에 쥐어진 스마트폰에는 카톡의 내용이 나와 있었다.

[아저씨. 서울에 내일까지 계신다고 들었는데, 괜찮으시면 저녁쯤에 가게에 한 번 들르실래요? 안마나 좀 받고 가시죠.“

카톡을 보낸 것은 다름 아닌 강태한.

아들 최성현의 친구로, 나름 예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다. 스마트폰에는 그 아래로도 카톡 내역들이 꽤 길게 이어지고 있었다.

원래는 전날 있었던 일도 있고, 미안한 마음이 좀 있어 거절하려 했는데··· 막상 딱 잘라 거절하기도 어려워, 이렇게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

‘어제 잠깐 찾아보니까, 많이 유명한 모양이던데···’

평소 SNS 같은 걸 하지는 않지만, 어떻게 검색하는지 정도는 알고 있다. 그래서 한 번 검색을 해봤었는데··· 말 그대로 깜짝 놀랐다. 검색 결과가 생각 이상으로 많고, 인기나 인지도도 장난이 아닌 것이다.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특히 원장이 직접 한다는 천마코스는 최소 한 달, 주말에 받으려면 두 달 전에는 예약을 잡아둬야 하는 수준인 모양이다.

그런 귀한 걸 이렇게 휙, 받아버려도 되는 건가.

참 고마우면서도 기특하고, 미안하고, 역시 거절했어야했나, 하는··· 그런 뭔가 미묘한 생각들이 드는 최주헌이다.

그러던 중.

“아, 태한이냐?”

닫혀있던 문이 열리면서 누군가 안으로 들어왔다. 최주헌은 들고 있던 스마트폰을 내려놓으며 문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허나 안으로 들어온 건 강태한이 아니었다.

“접니다, 아버지.”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온 건, 머쓱한 표정으로 머리를 긁적이고 있는 최성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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