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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영업사원이 되었다-150화 (150/339)

150화

지각한 박수진 주임.

비록 전날 회식으로 많은 술을 마셔 늦잠을 잤지만, 그건 회사에 다니는 직장인에게 지각 사유로 인정되지 않는다.

지금 그녀 상태로 사무실에 들어간다면 좋은 소리는 듣지 못할 것.

나는 박 주임을 돕기 위해 그녀의 손에 들고 있던 가방을 빼앗았다. 그리고 내가 걸치고 있던 재킷을 벗어 그 가방을 감싸 들었다.

“대리님, 뭐 하시는 거냐니까요?”

그녀는 황당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았고, 나는 그녀에게 답했다.

“주임님, 제가 이거 박 주임님 자리에 가져다 둘 테니까 통화하러 나갔다가 온 척하고 들어와요.”

“네?”

그녀는 내 말에 얼떨떨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듯한 그녀.

“제가 박 주임님 미리 출근했던 것처럼 자리에 올려두겠다고요. 사무실에 직원들 출근한 지 얼마 안 됐거든요. 주임님은 오늘 일찍 왔다가 통화하고 이제 들어오는 척해요. 괜히 어제 회식 때문에 지각했다고 하면 안 되잖아요. 무슨 말인지 알겠죠?”

그녀는 내 말에 입술을 안으로 말아 넣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머리…는 거의 다 마른 거 같으니까 털고 들어오면 아무도 모를 것 같아요. 저 지금 들어갈 테니까, 조금만 있다가 들어와요!”

나는 그녀에게 고개를 한 번 끄덕인 후, 사무실로 들어왔다.

사무실에는 손지혁 차장, 한태준, 백태석이 있었고 다행히도 그들 역시 전날 마신 술에 정신이 없는 듯 보였다.

덕분에 아무도 나에게 신경을 쓰고 있지 않았다.

나는 서둘러 박 주임 자리로 다가가 잘 보이는 곳에 가방을 떡하니 올려놓고, 책상 아래에 있는 컴퓨터 본체에 전원 버튼을 발로 살짝 눌렀다. 그리고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자리로 돌아갔다.

“어? 박 주임 아직 출근 전이야?”

손 차장은 제자리에 앉아 고개를 돌리는 스트레칭을 하며 큰소리로 물었다.

그 소리에 한태준과 백태석은 동시에 박 주임의 자리를 바라보았다.

백태석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손 차장을 향해 외쳤다.

“책상에 가방도 있고, 컴퓨터도 켜져 있는데요? 출근한 것 같은데… 전화해 볼까요, 차장님?”

“그래? 아니야, 놔둬. 출근했으면 됐지.”

나는 그들의 말에 참았던 숨을 내쉬고 속으로 미소를 지었다.

탁.

“안녕하세요.”

딱 맞춰 들어오는 박 주임.

그녀는 들어와 우리에게 인사를 했다.

“어, 박 주임 왔어? 어디 있었어?”

나이스 타이밍.

손 차장은 그녀를 향해 물었고, 그녀는 휴대전화를 보이며 답했다.

“아까 왔는데, 잠깐 통화할 일이 있어서 앞에 있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아니야, 죄송하긴. 우리보다 일찍 왔겠네. 얼른 회의실 들어가자. 사장님 거의 다 오셨다네.”

“넵!”

박 주임은 자리로 돌아가 자신의 가방과 켜진 컴퓨터를 본 뒤,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내게 눈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살짝 숙였다 드는 그녀.

나 역시 그녀에게 미소로 답했다.

“어제는 다들 잘 들어갔어?”

장 사장은 마지막으로 회의실에 들어오며 우리에게 물었다.

“예.”

“잘 들어갔습니다.”

“넵, 사장님도 잘 들어가셨습니까?”

전날 여파로 인해 모두 알코올 향수를 뿌린 듯했다. 하지만 회의가 시작되자 언제 그랬냐는 듯 모두 금세 집중했다.

“태준이랑 태석이한테 거래처 나누고, 같이 가서 인수인계할 곳 있으면 다녀와. 박 주임도 우리 회사 가족이니까, 돌아가는 상황 알고 있어야 하니 회의는 같이 듣는 게 좋을 것 같고.”

“네!”

박 주임은 장 사장의 말에 당찬 목소리로 답했다.

“…해서 제가 민 대리와 이야기를 나눈 끝에 거래처는 이렇게 나누면 될 것 같습니다.”

손 차장은 장 사장에게 거래처에 대해 보고를 했고, 장 사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한태준에게 물었다.

“그럼 태준이는 오늘 어디 어디 돌기로 한 거야?”

한태준은 장 사장의 말에 다이어리를 열어 적어둔 것을 말하기 시작했다.

“저는 오늘 광주에 있는 기존 거래처 병원 두 군데 돌고, 오후에 바로 여수 쪽 다녀오려고 합니다.”

“여수? 광주에 있는 업체만 가지, 벌써 여수까지 가려고?”

“예. WG 메디컬에 있을 때, 제가 여수 쪽에 많이 갔었습니다. 아직 제 얼굴을 잊으시기 전에 영업 중이던 곳에 좀 다녀와 보려고 합니다.”

그의 이야기에 장 사장은 알았다는 듯 끄덕였다.

“민 대리는?”

“저는 오늘 광주 담당 병원들 돌고, 리오 정형외과 좀 가보려고 합니다.”

“그래. 리오 정형외과 가서 영업 한번 해보고 와.”

“예, 다녀와서 보고 올리겠습니다.”

그렇게 모든 직원의 이야기를 들은 후 회의가 종료됐다.

“어제 술 많이 마셨으니까, 다들 점심에는 국물로 해장 꼭 하고! 오늘도 힘내자.”

“넵!”

* * *

“원장님, 안녕하십니까.”

리오 정형외과 천성진 원장 진료실.

전날 쇄골 수술 기구를 회수하러 오려고 했지만, WG 메디컬 최 부장과의 연락으로 인해 급히 사무실로 돌아갔던 탓에 오지 못했던 리오 정형외과.

나는 기구를 회수하기 전, 천 원장의 진료실에 먼저 들어왔다.

“민 대리, 왔어?”

“네. 어제 일이 생기는 바람에 기구 회수하러 못 와서 오늘 왔습니다. 죄송합니다.”

“죄송은 무슨. 수술 끝나고 당일에 회수해 가는 부지런한 메디컬 회사가 어디 있어. 오늘 온 것도 엄청나게 빨리 온 거지. 얼른 앉아.”

그는 옆에 있는 의자를 빼내며 내게 말했다.

나는 들고 온 가방을 바닥에 내려놓고 자리에 앉으며 그에게 물었다.

“원장님, 저희 HS 제조사 제품 쇄골 수술 기구는 좀 괜찮으셨습니까?”

그는 눈을 감고 고개를 가로저으며 답했다.

나는 그의 표정에 잔뜩 긴장한 채로 시선을 고정했다.

“와. 기구 엄청 좋던데?”

그리고 그의 입에서 표정과 상반되는 대답이 나오자 나는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정말이십니까? 다행입니다.”

“어. 어제 수술 직후도 그렇고, 오늘 환자 회복되는 상태도 꽤 만족스럽더라고.”

천 원장과 나는 기구에 관한 이야기와 피드백을 몇십 여분 동안 쉬지 않고 주고받았다.

그는 내 이야기를 노트에 한창이고 끄적이더니 입을 열었다.

“HS 제조사 제품들 카탈로그 좀 다음에 가져다줘 봐.”

나는 미리 챙겨 온 카탈로그를 바로 가방에서 꺼내 그에게 내밀었다.

“뭐야, 미리 챙겨 온 거야?”

“하하. 원장님께서 마음에 들어 하실 거라고 생각해 미리 자료 좀 준비해 왔습니다.”

그는 엄지를 치켜들며 말했다.

“민 대리, 진짜 준비성 하나는 끝내준다. 하핫.”

“감사합니다.”

그는 내가 건넨 카탈로그와 목록을 들여다보았다.

손가락을 이용해 순서를 쭉 살피던 천 원장.

그의 손가락이 한 군데서 멈춰 섰다.

“민 대리.”

“예, 원장님.”

“앵커도 HS 제조사 제품이 있나 보네?”

“네. 발목 쪽에 fibula 제품들 기본 plate부터 hook까지 세세하게 나누어져 있습니다.”

그는 내 말에 해당 카탈로그를 열어 미간에 힘을 준 채 살펴보았다. 그리고 곧바로 컴퓨터 모니터를 들여다보더니 입을 열었다.

“음……. 우리 내일 fibula 쪽 수술 있는데, 기구 넣어 줄 수 있나?”

그의 뉘앙스는 기구를 넣어 달라는 뜻이지, 아직 정확히 우리 제품을 사용하겠다는 뜻은 아니었다.

하지만 벌써 거기까지가 어디인가, 라는 생각에 나는 눈을 크게 뜨고 답했다.

“당연하죠, 원장님. 내일 몇 시에 수술하시는 겁니까?”

“내일 첫 케이스.”

“그럼 바로 기구 들어와야겠네요. 제가 사무실 가서 금방 챙겨서 다시 오겠습니다.”

“그래 주겠나?”

“네. 바로 챙겨서 오면 1시간 정도 걸릴 것 같습니다.”

천 원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모니터에 떠 있는 차트에 무언가를 적었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보았다.

그는 내게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질문을 던졌다.

“민 대리, 그런데 혹시 WG 메디컬의 최권호 부장이라고… 아는 사이인가?”

WG 메디컬의 최권호 부장…….

어떤 이유에서인지는 몰라도 최 부장이 천 원장에게 내 이야기를 했던 모양.

천 원장은 내가 WG 메디컬에 다니다가 나온 것을 알 리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걸 숨길 이유는 딱히 없었고, 나는 천 원장에게 사실대로 이야기하기로 생각했다.

“예. 전 직장이 WG 메디컬입니다.”

그는 적잖이 놀란 얼굴로 내게 말했다.

“정말? 사실 내일 fibula 수술 기구, WG 메디컬에서 IBH 제조사 제품도 넣기로 했거든. 나는 두 개를 비교해 보고 수술 때 어떤 거 사용할지 정하려고 한 건데.”

그의 말투와 표정에서 나를 걱정하는 게 드러났다. 그러나 나는 그게 무슨 걱정이냐는 듯 어깨를 들었다 내려놓으며 답했다.

“예. 당연히 기존에 사용하던 제품이니까, 비교해 보고 선택하셔야죠. 괜찮습니다. 꼼꼼히 살펴보시고 원장님께 더 맞는 제품으로 하셔야 편하시니까요.”

“WG 메디컬이 전 회사인데 괜찮나?”

“예. 같은 회사에 다녔었지만, 이제는 전 직장 동료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저희 광주 메디컬, 믿고 한번 맡겨봐 주십시오.”

내 말에 천 원장은 웃음을 터트리며 내게 말했다.

“그래. 사실 무슨 관계라고 해도 내가 신경 쓰지는 않았을 거야. 내가 뭐 눈치 보는 스타일도 아니고 말이야. 더군다나 눈치 볼 필요도 없잖아?”

“예, 맞죠. 원장님께서는 메디컬과의 신뢰, 그리고 기구로만 평가하시면 되니까요.”

그는 흡족한 듯 입술을 다물고 고개를 주억거렸다.

“그럼 저는 기구 챙겨서 얼른 다시 오겠습니다.”

“그래.”

나는 자신이 있었다.

발목 쪽 기구도 WG 메디컬에 있을 당시 IBH 제조사 제품을 수도 없이 영업했었다. 그래서 나는 그 발목 기구의 단점을 명확하게 알고 있었다. 그 단점을 보완해서 나온 제품이 HS 제조사 제품이라는 것도.

나는 우리 회사 제품이 WG 메디컬 제품을 기능 면에서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기에 자신감이 넘치는 발걸음으로 서둘러 회사로 복귀했다.

* * *

끼이익.

서둘러 리오 정형외과 주차장에 차를 주차했다.

운전석에서 내려 트렁크에 실린 기구를 꺼내 들고, 뒤를 돌았다.

기구가 크지 않아 양손 가득 무겁게 기구를 들고 병원 입구로 걸어가던 그때.

“어?”

나를 바라보며 손가락을 펴내는 사람.

그 목소리에 나는 고개를 들어 그의 얼굴을 확인했다.

바로 WG 메디컬 최권호 부장.

난 그와 눈이 마주쳤고, 전날 있었던 일 때문에 마음에 앙금은 있었지만 그래도 인사는 해야 했기에 고개를 살짝 숙여 인사했다.

“안녕하십니까.”

그는 곧장 내 인사에 달려와 내 앞에 멈춰 섰다.

최 부장의 시선은 내 얼굴에서 내려가 내 손에 들린 기구를 바라보았다.

‘하. 여기서 마주치다니.’

최 부장도 기구를 넣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굳이 마주치고 싶지는 않았다.

그가 바라보는 내 기구에는 ‘FIBULA’라는 수술 기구 명칭이 쓰여 있었다.

WG 메디컬 역시 오늘 fibula 수술 기구를 넣었을 터.

그는 표정이 순간 일그러지더니, 그라데이션 발성으로 내게 소리쳤다.

“너… 이 새끼……! 따라와. 나랑 이야기 좀 하자.”

또 시작되는 그의 말에 나는 기죽을 새 없이 알았다는 대답을 했다. 그리고 바로 앞에 있는 차 트렁크에 기구를 다시 넣은 채 그를 따라 주차장 한쪽으로 걸어갔다.

그는 자리에 멈추자마자 담배를 꺼내 입에 물며 내게 말했다.

“뭐냐? 어제 그렇게 이야기했는데 못 알아먹었어? 우리 회사에서 리오 정형외과 관리하고 있었던 거, 몰랐다는 거 거짓말이었지?”

그의 쉴 새 없는 질문에 나는 차분한 목소리로 답했다.

“어제 그 일은 정말 몰랐습니다.”

“근데 지금은 뭐야? 알고도 넣었다는 거네, 그럼? 내일 앵클 수술하는 거, 기구를 네가 왜 들고 오는데!”

“원장님께서 저희 기구 받아보고 싶다고 하셔서요.”

“그러니까. 내가 어제 분명히 말했을 텐데? 우리 회사에서 담당하는 병원이라고. 근데 또 이 짓거리 하는 건 나를 무시한다는 뜻이지, 지금?”

나는 한숨을 참아내고 어깨를 들었다 내려놓으며 그에게 답했다.

그는 분노를 표출하고 있었고, 나는 최대한 차분한 목소리로 대응했다.

“병원에서 저희 기구를 요청하시는데, 제가 거절할 이유가 없지 않습니까.”

“뭐, 이 새끼야? 너 어제부터 진짜 말 그딴 식으로밖에 못 하지? 이 새끼가 진짜…….”

나는 참아 내던 한숨을 길게 내쉬며 그에게 답했다.

“부장님. 자꾸 이 새끼, 저 새끼 하지 마십시오. 제가 왜 부장님 새끼입니까. 그만 좀 하시죠?”

나 역시 그의 계속되는 언행에 화가 끓어오르고 있었다.

어제 그와의 통화에서도 화가 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단지 지난 상사에 대한, 적어도 나보다 10살은 많은 어른에 대한 예의를 표하느라 참아 왔던 것이지.

하지만 그의 계속되는 욕과 험한 말에 내 분노도 차곡차곡 쌓이고 있었다.

한 번은 참았지, 두 번을 참았다가는 호구가 되고 말 것이다.

나는 최 부장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을 이어 갔다.

“저 이제 부장님 부하 직원 아닙니다. 말 가려서 하시죠.”

그는 내 말에 기분이 나쁘다는 듯 눈을 크게 뜨고 나를 쏘아보며 말했다.

“뭐? 말 가려서 해? 너 회사 나가니까 눈에 뵈는 게 없냐?”

나는 그의 말에 입을 움찔거리며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러자 그는 그때라는 듯 입을 재차 열었다.

“아… 그래. 배신자들끼리 똘똘 뭉쳤는데, 못 할 게 뭐가 있겠어. 그렇지? 네가 믿는 선임들이 그따위니까, 너도 그런 거지.”

나와 장 사장, 손 차장이 WG 메디컬을 나가 광주 메디컬을 차린 게 배신이라고 생각하는 모양.

나에게 퍼붓는 말에 이어, 내 회사 선임들을 싸잡아 욕하는 것에 내 분노는 턱 끝까지 차오르고 말았다.

나는 기가 찬다는 듯한 얼굴로 한쪽 입꼬리를 올리며 그에게 말했다.

“배신자요? 무슨 초등학생 소꿉놀이하는 것도 아니고, 배신자라니요. 많이 유치해지셨네요, 부장님.”

나 역시 욕이라고 왜 못하겠는가.

나오려는 욕을 겨우 참고 순화하고 돌려서 이야기했고, 그는 그 말에 더욱 화가 났는지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진 채로 내게 소리를 질렀다.

“뭐, 유치? 진짜 이게 보자 보자 하니까. 나이도 어린 게 싸가지 없이, 말본새 좀 보게나? 가정 교육을 그따위로밖에 못 받았냐? 어?”

만나자마자 퍼붓는 이야기, 상사 이야기에 나는 화가 머리끝까지 났었다. 그래도 계속해서 ‘그래, 어른이다, 지난 회사 상사다.’라며 겨우 참아내고 있던 분노.

하지만 최 부장은 선을 넘고 말았다.

“한마디만 더 하시면, 저도 가만 안 있습니다.”

난 최 부장에게 분노를 표출하기 직전임을 표했다.

하지만 최 부장은 내 표정을 보고 뭐 하나 잡았다는 양 비아냥대듯 덧붙였다.

“네 부모가…….”

그는 마침내 내 마지막 남은 분노 버튼을 터트려 주었고, 나는 어제부터 축적되어 온 것이 결국 터지고야 말았다.

나는 질끈 감았던 눈을 뜨고, 그가 하던 말을 잘라내고 입을 열었다.

“하. 가족은 건드리는 게 아니지.”

내 살벌한 표정에 최 부장은 잠시 눈동자가 흔들리며 주춤거렸고, 나는 그 상황을 살필 틈도 없이 그에게 쏟아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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