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 컴백(5)
명동 인근 번화가.
야생 동물로 코스프레한 관종들이 단체로 출몰했다.
오픈형 트럭 위에서 솔라의 곡을 홍보하는 세 사람.
호랑이와 여우, 그리고 양.
일반인치고 코스튬의 디테일이 생생하게 살아있었지만.
시민들은 가까이 접근할 생각이 없는 듯 멀리서 물었다.
"솔라 홍보 트럭이에요?"
"네!!!"
은서는 한 시민의 관심에 목소리를 높였다.
"샛별 종합운동장에 6시까지 구경하러 오세요!!"
"진짜 솔라도 와요?"
"당연하죠! 제가 솔라 장은서예요!"
"???"
넘치는 자신감에 비해 효과는 미미했다.
"장은서래, 장은서."
"저 여우가?"
"미치겠다. 키킥."
"...."
멀리서 구경하던 행인 두 명은 비웃음을 흘리며 지나쳤다.
화끈─
얼굴을 붉히고 물러나는 은서.
갑자기 깊은 빡침이 올라왔다.
"얘들아, 왜 나 혼자만 홍보하는 거야?"
개빡치네.
"한공말 어려오. 쏘 디피컬트입니다."
"갑자기?"
다이애나는 갑자기 외국인 Sheep 쉑 코프스레를 시전했다.
"갑자기? 놉, 원래 어려웠다 입니다!"
"...."
그래. 일단 외국인이니까 그렇다 치고.
"양주희, 너는 지금 뭐 하는데?"
왜 거기서 음향기기를 쳐들었다 놨다 하시는지요.
"호랑이는 근손실 와요."
"아, 홍보해! 홍보!"
"어흥, 잘 들어봐. 짐승들에게는 서열이라는 게 있어요."
"응? 뭔 말이야."
"타이거는 폭스를 줘패고, 폭스는 양을 먹어요. 그것이 자연의 섭리."
".... 니가 양이잖아."
"진짜 양, 쉽스!"
"후우."
이곳은 진짜 정글과 다를 바 없었다.
정수호와 김예지가 없는 무법지대.
"오케이, Sheep 컴온."
"예? 저요? 왜요?"
"힙합하는 양 한번 구경해 보자."
"지금 여기서?"
"뭐라도 해서 주목받아야지. 잡아먹히기 싫으면 랩해."
"잡아서 주목을 먹어요? 코리안 어려워."
"...."
옆에서 듣고 있던 지유는 손을 휘적거리며 카메라 감독님을 막았다.
"언니들 장난이 심한 거 아시죠?"
"알아요, 아니까 좀 비켜봐요."
"안 돼요!"
띠리리링─
그때, 수호 측 트럭에서 전화가 걸려왔다.
"감독님! 아직 찍지 마요!"
"예예."
지금도 찍고 있잖아요.
"여보세요. 수호 오빠."
-거기는 홍보 잘 되고 있어?
"아니, 호랑이는 운동하고 여우는 양이랑 싸워."
-.... 이쪽으로 건너와.
"어디로?"
-홍대!
멤버들 전부 모여 홍보하기로 약속한 장소.
B팀은 곧바로 운전대를 돌려 홍대로 향했다.
그런데, 약속장소에 다가갈수록 미성의 하모니가 귀를 간지럽혔다.
"언니들, 저기 좀 봐."
인근 버스킹 가수를 전부 멸종시켜버린 황소개구리.
'저 노래는....?'
은서는 팝송을 부르는 두 사람을 보고 눈을 반짝였다.
-Shallow my mind-, deep inside us....
한때 큐앤지 레이블이 연습생들에게 요구했던 오디션 곡.
예지의 감성과 소미의 고음은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었다.
"와, 추억 돋네."
"그러게."
문득, 작년에 일본에서 공연한 버스킹 무대가 떠올랐다.
"얘들아, 구경만 할 거야?"
"그럴 리가."
은서는 경쟁심을 불태우며 입을 열었다.
"우리도 따로 버스킹 하자."
"그거 좋네."
"2대 3인데, 질 수 없잖아?"
"당연하지."
어느새 옆에서 다른 버스킹 무대를 꾸미는 나머지 멤버들.
분장으로 얼굴을 가려도 보석 같은 실력은 숨길 수 없었다.
"진짜 솔라다!!!"
"와아아아─!!!"
"빨리 찍어!"
분장 때문에 알아보지 못한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여들고.
모두들 스마트폰을 들어 각자의 인터넷 세상에 홍보했다.
"여러분! 오늘 샛별 종합운동장에 6시까지 오실 거죠!?"
"네에에에!!!"
"와아아!!!"
동물 코스프레하고 공연을 홍보하는 솔라.
게릴라 콘서트에 대한 정보는 SNS에 빠르게 퍼졌다.
그동안 아이돌에 전혀 관심이 없는 사람을 포함해서.
토끼는 묘한 눈으로 늑대를 바라봤다.
* * *
지유가 공유하는 SNS 피드를 실시간으로 주고받았다.
이제는 본격적으로 해외 활동을 시작해도 될 것 같다.
팀에 믿음직한 보컬이 두 명쯤 되니까.
'다들 무대를 즐기는구나.'
스탠드석 1만 명을 수용하는 샛별 종합운동장.
몇몇 스탭들은 대기실에 촬영 장비를 설치했다.
"얘들아, 뒤쪽에서 옷부터 갈아입고 나와."
"네에."
분장을 지우고 새로 메이크업하는 멤버들.
이미 대기실 분위기는 한창 더 달아올랐다.
"오늘 몇 명이나 오실까?"
"그래도 한 3천.... 아니, 2천 명! 아까 반응 좋던데."
"쫄보들, 나는 5천 본다."
"으음."
나는 멤버들을 뒤로한 채 전자담배를 피우러 밖으로 나왔다.
"본부장님 오셨어요?"
"어, 수호야."
벌써 담배를 태우고 계신 박 본부장님.
이제는 진짜 임원진 느낌이 풀풀 났다.
"전자담배 맛있냐."
"아뇨. 가끔 금단현상 와요."
"힘내라."
"네."
그래도 건강에 좋지도 않은 거 끊는 게 낫지.
"근데 너는 왜 아직도 늑대야?"
"화장을 못 지웠어요."
"네가 고생이 많다."
"...."
그래도 알아주는 사람이 있구나.
"지금 밖에 몇 명 왔는지 알아?"
"아뇨. 집계도 안 끝났걸요."
"얼핏 봐도 엄청 많던데."
"그거야."
솔라니까.
"국내 4세대 걸그룹 끝판왕이니까요."
"이제는 그 말도 자연스럽네."
"그렇죠, 뭐."
사실, 이젠 나도 솔라 멤버들의 실력을 인정했다.
개인적인 취향을 떠나서, 이제는 익숙해졌다고 해야 하나.
덕분에, 이제 실력보다 곡이나 작품으로 역배각을 잡았다.
"수호야, 작년 이맘때쯤 우리 뭐 하고 있었는지 기억하냐."
"탑아이돌 찍고 있었죠."
"그래. 우리 회사에서 너 빼고 다 출연 반대했던 방송."
"...."
그 당시에는 잘 나가는 신인이 나가서 얻을 게 없다고 생각했지.
물론, 나를 포함해서.
"탑아이돌에 나가서 다행이야."
"그렇죠."
"근데 말이야."
본부장님은 어깨를 툭 치면서 말을 이었다.
"그게 아니었어도 너는 어떻게든 성공했을 것 같다."
"네?"
"너는 천재니까."
"저는 천재가 아닌데요."
"천재 맞아, 인마."
그냥 남들보다 취향이 좀 독특할 뿐이에요.
그 똥촉을 피하게 해주는 뒤통수를 가졌고.
잠시 후,
모든 관객들의 운동장 입장을 마치고.
오늘의 하이라이트 시간이 찾아왔다.
숨 죽이며 멤버들을 기다리는 관객들을 한눈에 지켜봤는데.
".... 엄청 많네."
"그러게."
지유와 함께 관객 수를 세어보려다 포기했다.
체감상, 드넓은 종합운동장을 관객으로 가득 채운 느낌이었다.
고요한 분위기 속에 솔라 멤버들은 안대를 쓰고 무대에 올랐다.
"은서 씨, 몇 명이나 왔을 것 같나요?"
"아, 열심히 했으니까.... 3천 명?"
"확실합니까?"
"아뇨. 2천 명! 2천 명이요!"
"과연 그럴까요?"
".... 더 적어요?"
"모르죠."
"아하, 혹시 싸움 잘해요?"
"아뇨."
MC 선생님, 그러다 은서 진짜로 빡쳐요.
객석에 웃음을 참지 못한 관객들이 속출했다.
"자, 그럼!"
그는 한층 더 뜸을 들이며 명장면을 만들었다.
"예지 씨, 먼저 안대를 벗어주세요!"
입을 떡 벌리고 관객들을 보는 멤버들.
한 명씩, 한 명씩.
멤버들은 안대를 벗고 웅장한 광경을 지켜봤다.
"왜 그래? 왜 아무 말도 안 해!?"
마지막에 안대를 쓰고 안절부절못하는 은서.
드디어, MC는 그녀에게도 같은 말을 뱉었다.
"자, 은서 씨도 안대를 벗어주세요!"
"우와아아아아─!!!"
순간, 우뢰와 같은 함성이 쏟아져 나왔다.
무려 1만 명이라는 압도적인 숫자.
팬들의 함성은 귀를 먹먹하게 만들었다.
"지유야, 소미 운다."
"은근히 감성적이라서 그래요."
"예지도 우는데?"
"김 리다 언니도 눈물 많아요."
"나머지도 다 우는데?"
"...."
음방에서 첫 1위를 했을 때도 이렇게 울지는 않았는데.
-울지 마! 울지 마!
보통 그렇게 말하면 더 울지.
곧이어, 데뷔곡 「나만 봐」 반주가 흘러나왔는데.
멤버들은 눈물을 흘리며 노래를 부를 수 없었다.
바로 그때.
-Hey, look at me! 나만 보라니까!!!! 두비두바아아아압!!!
팬들은 가수를 대신해서 먼저 노래를 선창했다.
그냥 재미로 참여한 관객도 하나가 되는 순간.
"흐아앙, 감사합니다."
"여러분! 감사해요!"
이어서, 솔라 멤버들도 팬들과 함께 떼창을 불렀다.
노래 중간마다 나오는 팬들의 응원 구호.
멤버들 이름을 한 명씩 부르는 모습이 장관이었다.
나만 봐, SAS, 검은 태양.
앵콜곡으로 Like it까지.
"해외 투어하기 전에 좋은 추억 생겼네."
"응. 그러고 예지 언니는...."
"미국도 가야지."
순간, 멤버들이 나를 보고 방긋 웃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 * *
게릴라 콘서트의 여파는 상당했다.
너튜브에 올라온 콘서트 영상들.
인터넷에 올라오는 직관 인증글.
방송이 나가기도 전에 뉴스 기사에 커다랗게 박제 당했다.
[여섯 동물 코스프레로 분한 솔라와 정수호 매니저. 이번 게릴라 콘서트는 본격적인 해외 활동을 위해....]
누가 보면 외국 가서 쭉 안 돌아오는 줄 알겠네.
매주 한국에도 왔다갔다하면서 스케줄 할 건데.
곧장 음원 어플을 켜 차트를 확인했다.
[1위 검은 태양 <솔라>]
[2위 Like it <솔라>]
[3위 고백하는 날 <솔라>]
.
.
.
.
.
[9위 Sunrise And Sunset <솔라>]
[10위 나만 봐 <솔라>]
역주행한 이전 곡까지 차트 올킬.
"베리걸스 곡은...."
컴백 직후에 5위까지는 오르더니.
순식간에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지금 진입한 가수들에게 미안할 지경이었다.
똑, 똑─
그때, 구 팀장님이 노크하고 실장실에 들어왔다.
"실장님, 결재 부탁드립니다."
"네."
이수연 배우님, 드라마 캐스팅 미팅 결과였다.
"팀장님, 수고하셨습니다."
"네. 근데 제작비가...."
그 말을 듣고 제작비를 확인했다.
".... 200억?"
"네."
제작비는 당연히 배우와 작가의 개런티를 포함했다.
아무리 그래도 200억을 투자하고 망하면 어쩌려고.
뭐, 나야 성공을 확신하지만.
"미래를 보는 장면에서 CG를 적극 활용한다고 합니다."
"아, 그래요?"
"우리 측 조건도 상당히 만족스러웠습니다."
"본부장님께 보고드릴게요."
"알겠습니다."
미래를 보는 능력이 있으면 얼마나 행복할까.
'.... 나도 능력 있네?'
연예계에선 뭐가 뜰지 전부 다 미리 알잖아.
심지어, 코스프레 SNS 효과까지 예측했으니.
"실장님, 여기 솔라 해외 스케줄표 나왔습니다."
"아, 그래요."
일본과 중국, 동남아, 유럽까지.
해외에서 잡아온 스케줄이었다.
그런데, 그중 한 방송이 유독 눈에 들어왔다.
"중국 스케줄이요."
"네. 유명한 방송이죠."
".... 빼죠."
"네?"
이름값이 있는 방송이라 안전빵이었지만.
뒤통수가 간질간질해서 기분이 찝찝했다.
"중국 콘서트랑 연계된 스케줄입니다."
"그럼 공연도 뺄게요. 제가 보고하죠."
".... 알겠습니다."
구 팀장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다시 대화를 이어갔다.
"이제 해외 팬까지 확보하려는 거군요."
"네. 그럴 수밖에 없어요."
국내 시장에서는 더이상 모을 팬이 없었다.
평생 아이돌에 전혀 관심 없는 사람 빼고는.
"반드시 이기고 싶은 거죠?"
"네?"
"블루숄츠."
"???"
그분들은 그냥 월드스타잖아요.
굳이 두 팀을 비교할 필요가 있나.
"그래서 행보를 따라가는군요. 중국 스케줄 빼고."
".... 아뇨."
애초에 경쟁 상대로 생각하지 않아요.
그냥 다 같이 해피 공생하면 안 되나.
"솔라 멤버들은 불평 없이 따라오고 있잖습니까."
"그러게요, 기특하게."
사실, 탑스타가 되고 나서 본색을 드러내는 연예인은 많았다.
그렇게 겸손했던 이들도 거드름을 피우는 경우가 흔하니까.
'근데 솔라는....'
국내 시장을 씹어먹는 스타로 성장했지만 변함이 없었다.
어쩌면 역배각 잡는 뒤통수가 성격까지 걸렀을 수도 있고.
"예지가 중심을 잘 잡아주니까요."
이내, 보고를 마치고 사라지는 구 팀장님.
그를 확인하고,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뚜루루루─
Tvm 방송국, 김지훈 피디 후배님.
사실, 처음부터 이럴 계획이었다.
"솔라빔 시즌2, 해외 투어 하면서 가능하겠냐."
-선배님, 드디어 가는 겁니까?
"촬영 준비는 얼마나 걸려?"
-벌써 준비하고 있었죠!
".... 빠르네."
그래도 해외 투어인 만큼 제작비 투자부터 받고 나서.
"일본부터 순회할 거야."
-네!
일단, 그쪽은 이미 갔었으니까.
멤버들도 꽤 익숙하지 않을까.
* * *
넥플렉스 글로벌 차트 6위.
몇몇 여성 댄스팀들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각국에 한 팀씩 뽑아서 찍은 한국 방송이었는데.
"언니."
일본 댄스팀은 밀려오는 스케줄을 골라서 잡았다.
아무도 몰라주던 댄서들은 이미 스타덤에 올랐다.
"혹시 그 소식 들었어?"
"응? 무슨."
"양주희, 일본에 공연하러 온대."
"...."
「댄싱 스트릿」 일본팀 '혼모노'.
팀 대표를 맡은 미키는 인상을 찌푸렸다.
"댄싱 스트릿 미션은?"
"한국팀은 벌써 안무 다 짰다던데."
"하, 지금 장난하나."
안무 창작에 끝이 어딨어.
"누군 하루 만에 못 짜서 계속 고민해?"
"그야...."
누군가에겐 평생에 한 번 찾아오는 행운인데.
양주희한테는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었나.
전체적인 방송 퀄리티가 떨어지면 다 같이 피해를 받는 구조 아닌가.
"그냥 대충 안무 짜고 제출하려고!"
"에이, 그래도 한국팀이 인기 투표 1위잖아."
"인기가 중요해!?"
".... 중요하지."
"그건."
한국 방송이니까 한국팀한테 유리하게 편집할 수도 있고.
게다가, 한국에서 솔라는 생각보다 훨씬 더 인기가 많더라.
"아무튼, 일본에 온다 이거지?"
"응."
"무슨 방송에 출연한대?"
"솔라 팬카페 가입하면 다 나와."
".... 네가 가입해서 알아봐."
"응?"
직접 가입하기에는 자존심이 좀 상하네.
'양주희만 빼고는....'
아이돌이라고 해봐야 춤 실력이 다 거기서 거기겠지.
한국에선 대표격 걸그룹이라니까.
자존심을 짓밟아줄 마음뿐이었다.
"오, 모쿠모쿠에 출연하네!"
대놓고 춤과 노래 실력을 뽐내기 위한 예능.
당연히 일본 콘서트를 염두에 두고 잡았겠지.
"거기 우리도 섭외 전화 왔었잖아."
"응. 날짜 맞춰볼까?"
"오키."
아마 앞 순서에 「혼모노」가 출연하는 것을 알면.
"뒤졌다. 무서워서 일본 안 오는 거 아냐?"
"꺄하하."
"진짜 뒤졌다."
한편, 일본 스케줄을 위해 숙소에 도착한 멤버들.
수호는 의외의 출연 소식을 듣고 주희에게 알렸다.
"주희야, 댄싱 스트릿 미키랑 친해?"
"네? 누구요?"
"혼모노 팀에 미키."
주희는 감동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와아, 일본 언니 엄청 착해!!! 일본 온다고 같이 방송도 출연하고!"
"그러게. 모쿠모쿠에 같이 출연하고 싶었나 봐."
"아이 참, 너무 인기가 많아도 피곤하구만."
".... 덕분에 방송국은 계탔네."
"그러겠죠."
요즘 「댄싱 스트릿」 인기는 하늘을 찌르니까.
일본 팀과 양주희를 함께 캐스팅하기 어렵지.
"지금 예능 작가들이 막 이거저거 짜고 있다네.'
"뭘 그렇게 하시려고."
"예를 들면...."
정수호는 작가에게 받은 메시지를 번역기로 돌리고 입을 열었다.
".... 가위바위보 해서 물벼락 맞기."
"아휴, 일본 예능은 맞는 거 너무 좋아해."
"그니까."
이내, 주희는 씨익 웃으며 대화를 이어갔다.
"근데 물벼락 아프게 맞으면 엄청 아픈 거 알아요?"
".... 그게 무슨 말이야."
아프게 맞으면 당연히 아프겠지.
"그냥 그렇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