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 예능 천재(4)
나의 작은 텔레비전 시즌 3.
미리 예고도 없이 개국한 다섯 개의 개인 방송국.
솔라의 팬카페는 순식간에 묘한 열기에 휩싸였다.
실시간으로 팬카페 활동을 하던 회원들은 소식을 듣고 방송을 찾았다.
"와우, 미쳤다리."
엄재하 역시 오랜만에 켠 공무원 인강을 끄고 방송을 시청했다.
최애는 당연히 예지 아닌가.
리더 겸 메보는 '근본'이니까.
"어, 엄...."
근데 솔직히 재미는 없었다.
-아, 창법을 어떻게 바꿨냐고요? 으음.
아름다운 미간을 모은 채 고민하는 그녀.
그냥 얼굴만 봐도 재밌는 것 같기도 하고.
-매니저님이 창법을 바꾸라고 해주셨어요. 선생님도 소개해주시고. 헤헤.
"와, 졸라 예뻐. 진짜."
재밌는 거 맞네.
이게 꿀잼이지.
-그럼 오픈톡으로 노래 보내주시면 함께 들어보고 피드백해 드릴게요.
시청자는 순식간에 불어나 천여 명을 돌파했다.
예고 없이 방송을 켜도 어떻게 알고 모였는지.
'예지가 1등인가?'
문득, 다른 멤버의 방송이 궁금해 시선을 돌렸다.
[장은서의 뷰티 방송]
▶현재 4,502명이 시청하고 있습니다.
"와, 여기는 무슨....?"
현재 멤버들 중 압도적인 1등.
아마 드라마 인기 덕분에 모인 모양이다.
예지와 은서가 비주얼 투톱인 것도 있고.
딸깍, 딸깍─
엄재하는 멤버들의 방을 하나씩 순회하며 시간을 보냈다.
"이거 은근히 경쟁이 빡세구나."
개인 방송을 보는 시청자의 규모는 한정됐다.
팬 카페에 링크를 풀어서 유입된다고는 해도.
".... 뭔가."
이유는 모르겠지만, 다들 시청자 1만에 집착했다.
시간이 지나면 한두 명쯤 1만 찍을 것 같긴 한데.
딸깍─
이어서, 다시 최애 김예지 방송으로 돌아가려고 하던 찰나.
"뭐야, 양주희 먹방이라고?"
[양주희 홈트! 시청자 5천 찍으면 치킨 먹방함]
▶현재 3,841명이 시청하고 있습니다.
제목을 바꾸더니 갑자기 시청자 수가 떡상했다.
분명히 조금 전까지는 이런 제목이 아니었으니.
-자자, 여러분 진정들 하시고. 후반전에는 저희 삼촌도 오실 거예요.
주희는 미친 듯이 올라가는 채팅장에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빨리 치킨 시켜 ㅋㅋㅋㅋㅋ
-와 복근 미쳤다 ㄷㄷ
-싸우면 내가 짐 ㄹㅇ
-진짜 치킨 먹을 거임? ㅋㅋㅋ
-로이 씨름으로 이기는 거 직관함 ㅋㅋㅋㅋ
-주희 눈나 나 주거
시청자가 늘어날수록 그녀의 텐션도 올라갔다.
-여러분, 제가 아육대 썰 좀 풀어드려요?
양주희는 운동을 접고 자세를 고쳐 잡았다.
홈 트레이닝은 반응이 별로 좋지 않았지만.
"진짜 1위 찍었네."
먹방의 광고 효과는 엄청났다.
-오, 지금 막 4천 찍었어요! 5천 명 찍으면 치킨 먹방 갑니다!
양주희가 쏘아 올린 작은 공.
각 멤버들은 점점 자극적인 소재를 찾기 시작했다.
조금 전에 작곡을 하던 다이애나는 제목을 바꿨다.
[다이애나의 랩 방송 (7천 명 찍으면 제이콥 디스곡 추가 공개)]
▶현재 2,705명이 시청하고 있습니다.
".... 뭐냐, 이건."
다이애나 성격이 소심한 거 아니었냐.
* * *
이제 충분하잖아.
제발 그만 좀 해.
[제이콥, 꼬우면 오픈톡 들어오던가 ^^]
▶현재 3,205명이 시청하고 있습니다.
다이애나, 방제 뭔데.
아까부터 불안 불안해서 이쪽 방에만 묶여있었다.
내버려두면 컴백을 내년으로 늦춰야 할 것 같아서.
"저기, 함호진 피디님."
"네. 팀장님."
"다이애나 방 제목 변경 못 하게 막아주세요."
"아, 그럴게요."
애들이 오늘따라 왜 이러냐.
전반전 1시간 동안 분위기가 점차 달아올랐다.
멤버들 간의 경쟁이 심하게 과열된 것 같은데.
"여러분! 제이콥으로 3행시 한번 해볼까요?"
"...."
아, 또 뭔 소리를 하려고.
누가 쟤 마취총 좀 쏴라.
"자자, 매니저님! 운 띄어주세요!"
채팅창 반응을 쓰윽 확인하더니 슬쩍 미소를 짓는 다이애나.
혹시 몰라서 컴퓨터 전원 버튼에 손을 올린 채 운을 띄었다.
"제."
"제이콥 이런 씨...."
삑.
나는 연예계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0.1초 만에 전원을 눌렀다.
".... 아직 아무 말도 안 했다."
"어라? 피디님! 이거 방송 꺼졌어요!"
"내가 끈 거야."
"왜용? 그냥 3행시 한 곤데."
"그거 하지 마."
"넹."
최근에 한국어 열심히 배우던데.
요즘 드라마들 문제가 너무 많아.
"빨리 빨리! 다시 방송 켜주세요!"
곧이어, 다이애나의 개인 방송이 다시 돌아왔지만.
이미 흥미를 잃은 시청자들은 다른 곳으로 떠났다.
[제이콥, 꼬우면 오픈톡 들어오던가 ^^]
▶현재 2,429명이 시청하고 있습니다.
"으아앙, 이게 모에요. 내 시청자 돌려조요."
"...."
나는 한숨을 내쉬고 엄지유에게 전원 버튼을 넘겼다.
"느낌이 쎄하면 컴퓨터 바로 꺼."
"오키."
어질어질하네.
그만 가야겠다.
이어서, 막내의 게임 방송국으로 걸음을 옮겼다.
"아오, 정글 차이 진짜!"
"소미야, 이건 니 잘못이야."
"이게요?"
게스트로 나온 로이팽이 코치로 참여했다.
"소미, 여기서 대포 놓치면 어떡해. 코어템 나올 타이밍에."
"에이, 저는 다 계획이 있어요."
"CS 놓치는데 계획이 있다고?"
"있다니까요."
그래도 게임 방송이라 기본적인 시청자층은 있었다.
소미 게임 실력이 늘면 더 많이 생길 것 같긴 한데.
"매니저 오빠! 헬프!"
".... 나?"
"네! 같은 브론즈끼리는 통하는 게 있잖아요. 말 좀 해줘요."
"뭔 소리야."
누가 브론즈야.
지금 장난하나.
"....내가 오더 내려줄게."
"오호?"
이내, 시청자들에게 가벼운 인사를 올리고 자리에 앉았다.
다이애나의 방에서 나를 본 시청자들이 반갑게 맞이했다.
"소미야, 정글 들어가자."
"쉽지 않을 텐데···."
옆에서 지켜보던 루이팽 님이 쓴웃음을 지었다.
소미의 아이디니까 상대는 당연히 브론즈 아닌가.
KDA 킬뎃만 봐도 대충 상대방의 티어를 파악했다.
"지금 바론 가자."
"지금요?"
"힘들 텐데."
전직 프로게이머는 걱정스러운 눈으로 나를 바라봤다
"이게, 원래는 바론 타이밍 맞긴 한데."
"저쪽은 두 명이나 바텀에 있으니까 충분할 것 같아요."
"그건 맞죠."
나는 위쪽 정글에서 소규모 한타를 지시했다.
당연히 이길 수 있는 싸움이라고 생각했건만.
"뭐야, 왜 못 맞혀. 가만히 있는데?"
"쉽지 않음."
"아."
내가 브론즈의 세계를 너무 만만하게 봤나 보다.
"아니, 빨리 도망 안 가고 뭐 하는...."
[전장의 화신 JK틀딱 님!]
개못하네 진짜.
분명히 이길 수 있는 한타였는데.
소미를 너무 믿은 게 내 잘못일까.
"이래서 제가 말린 거예요."
"...."
나는 검정색 화면을 보며 소미에게 말했다.
"소미야, 너는 그동안 대체 어떤 싸움을 해온 거니."
"매니저 오빠, 오더가 별로네여."
".... 정글 차이."
"인정."
과연 소미는 브론즈를 탈출할 수 있을까.
* * *
나작텔 전반전이 끝나기 5분 전.
성우 출신 MC는 멤버들의 개인 성적을 발표했다.
"아으, 내가 꼴찌라고?"
예지는 5등이라는 숫자를 보고 멘탈이 흔들렸다.
보통 노력하면 성과가 뒤따르기 마련인데.
시청자 수와 노력은 전혀 비례하지 않았다.
-으아 ㅠㅠㅠㅠ
-예지야 다른 방은 공약 걸더라
-다이애나 지금 디스랩하고 난리 났음
-우리도 뭔가 걸어야 함
-속보)양주희 치킨 도착 ㅋㅋㅋㅋ
-매니저님 모르모트 치트키임 데려오자
-은서는 소믈리에 불렀는데?
더이상 노력에 대한 보상을 받을 수 없는 시대.
그저 정석대로 열심히 노력하는 죄밖에 없는데.
"흐음...."
곧이어 전반전을 마치고 멤버들이 중앙 휴게실로 걸어나왔다.
시작하기 전의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찾아볼 수 없었다.
각자 1만을 찍으려면 남의 시청자를 빼앗아야 했으니.
"이게 뭐야, 사실상 경쟁이잖아!?"
"그러게."
"되게 룰이 잔인하네요."
"그래도 우리 매너 게임하자."
"양주희, 진짜 매너해라."
"쫄?"
멤버들은 대기실에서도 은근한 신경전을 벌였다.
방송국의 그 어떤 예고도 없이 시작한 개인 방송.
팬들조차 운이 나쁘면 라이브를 시청할 수 없었다.
"은서야."
그때, 정수호 팀장이 다가오며 나직하게 말을 걸었다.
"소믈리에랑 술 시음하는 거야?"
"네. 고품격 와인 먹방 컨텐츠."
".... 저녁에 드라마 촬영 있는 건 알지?"
"아 맞다."
"아 맞다....?"
"원래 알고 있었어요."
"냄새만 맡아라."
".... 힝."
한편, 다른 멤버들은 각자 시청자 수를 비교하며 정보를 공유했다.
"이거 시청자 모으는 게 쉽지 않더라고."
"하이고, 2천 따리가 무슨?"
"뭐야, 언니는 몇인데?"
양주희는 소미에게 씨익 웃으며 자신의 성적표를 공개했다.
"헐키, 5천 명!? 어케 했누."
"날 추앙해라."
"언니, 그냥 나랑 합방할래?"
"콜! 내 방으로 와."
"뭔 소리야, 언니가 와야지."
"내 방에 치킨 있는데."
".... 내 방에 루이팽 스승님 계시니까 가도 될 듯?"
"좋아 좋아."
예지는 두 사람의 대화를 들으며 슬쩍 시청자 수를 엿봤다.
단순히 등수만 들었을 때는 생각지도 못 했는데.
구체적인 시청자 수까지 보니까 현실을 깨달았다.
".... 나만 천 명대네?"
"언니, 괜찮아."
마음씨 착한 다이애나는 자신의 어깨를 토닥이며 위로했다.
"너는 몇 명이야? 4등이잖아."
"아우, 나는 3천까지는 찍었는데. 그냥 지금은 편하게 2천 정도만 굴리고 있지."
".... 코인이랑 비슷해?"
"에이, 코인보다는 쉽지."
"도와주라."
어떻게든 1만 명 찍어서 소원권 갖고 싶은데.
이대로는 1만은커녕 꼴찌도 면하기 어려웠다.
"내가 팁 좀 줄까?"
"응응!!"
다이애나는 선심 쓰듯 자신이 내놓은 컨텐츠를 자랑했다.
"흐음, 랩 배틀? 이건 내가 못 하는데."
"그니까 자신만 할 수 있는 걸 해야지"
"...."
그게 왜 시청자를 모으는지 모르겠다.
자극적인 막장 드라마 보는 느낌인가.
"언니야, 이건 좀 더 자극적으로 해야 해."
"자극적으로?"
"응! 아무도 예상 못 하는 그런 거."
"음, 알겠어."
후반전에는 무조건 1만 명을 찍고 말겠어.
입소문만 퍼지면 시청자는 금방 불어난다.
잠시 후,
멤버들은 MC의 진행과 함께 후반전을 방송을 준비했다.
'자극적인 소재라면....'
쿨하게 신곡 스포나 해볼까.
그럼 매니저님한테 혼나려나.
예지는 한동안 심각한 표정으로 컨텐츠를 고민했다.
이내, 요즘 젊은 친구들이 좋아하는 소재를 떠올렸다.
타닥, 타다닥─
[예지 누나가 연애 상담해줄게 (연애 고수임)]
▶현재 1,429명이 시청하고 있습니다.
현역 걸그룹 멤버의 연애 상담은 귀하지 않나.
* * *
예지야, 너 모솔이잖아.
멤버들도 다 알고 있어.
"에고, 사연자 분이 많이 힘들었겠네."
네가 지금 더 힘들어 보여.
"여러분, 밀당이 중요해요, 밀당.... 아시죠?"
타닥, 타닥─
자꾸 시청자들 눈치를 왜 보냐.
인터넷 검색하는 소리 다 들려.
"오오, 다른 사연이 또 들어왔네요!"
하던 상담 마무리는 안 하니.
"5년째 열애 중.... 와, 엄청 오래 하셨네요. 부럽다."
이제 예지도 시청자와 대화를 나눴다.
처음에는 소통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엥? 제가 왜요? 저 진짜 연애 고수예요!"
댓글창은 이미 눈물바다로 도배가 되었다.
-누나 제발 그만해 ㅠㅠ
-나 눈물 날 것 같애 ㅜ
-모솔 티가 너무 많이 남
-우리가 잘못했어 ㅠ
-이러지 마 ㅠㅠ
예지는 배시시 웃으면서 고개를 저었다.
"에이, 겉만 보고 판단하면 안 돼죠."
그래도 잘 모르면서 알려주려는 모습이 착했다.
시청자들도 그 마음을 알고 매너 채팅을 했으니.
"매니저님! 여기 좀 들어오세요!"
".... 응?"
"빨리요!"
예지는 나를 부르며 간절한 눈빛을 보냈다.
"어, 음. 그럴까?"
"네에!"
전반전에 멤버들 방에 한 번씩 들어갔는데.
아직까지 예지 방에는 들어간 적이 없었다.
"이거 사연 온 거 한번 읽어주세요."
"내가?"
"네!"
나는 채팅창 민심을 스윽 훑어보고 예지에게 말했다.
"예지야, 네가 고운 음색으로 읽어주는 게 낫지 않을까?"
"그럴까요, 그럼?"
"응."
우리 이제 기도 메타로 가자.
기적이 일어날 수도 있잖아.
"수호 오빠."
그때, 엄지유는 슬쩍 예지의 방에 들어와 나를 불렀다.
벌써 지유도 다른 방에서 얼굴은 다 팔렸으니.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내게 귓속말을 건넸다.
"이거 한번 봐."
"갑자기 뭐야."
"한번 봐."
이내, 슬쩍 내미는 스마트폰 화면 속 <태양빛>의 게시글.
[(필독!!!!) 예지 시청자 1만 찍을 때까지 계속 들어가요! -카페지기 엄-]
지유는 예지에게 들리지 않게 소근소근 속삭였다.
"대박이야, 좌표 찍혔어."
"엄.... 기적이 일어났네."
"여긴 카페지기를 엄마라고 부르나 봐."
"그런가."
엄-, 그거 니 성씨야.
곧 예지의 시청자 수는 급속도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이 팬들의 마음을 움직였으니.
"오오, 매니저님!!! 저 지금 6천 명이에요!!!!"
"와, 대단하네."
예지는 갑자기 늘어나는 시청자 수에 눈을 동그랗게 치켜떴다.
"제가 지금 엄청 잘하고 있나 봐요!"
"어, 그런가 봐."
미안한데 그게 아니야.
니가 잘하는 거 아니야.
".... 나 혹시 방송 천재?"
"그건 아니야."
예지는 내 말을 듣지도 않고 열심히 모태 솔로 방송을 진행했다.
"아, 고백이요? 기타 하나 메고 가서 직접 노래 불러주세요!"
".... 그게 맞아?"
"그럼요. 기타 한 곡은 금방 배워요!"
"그게 문제가 아닌 것 같은데."
"아 그럼 노래?"
"...."
나작텔 후반전이 끝나갈 무렵.
예지는 간신히 1만을 돌파했다.
"와아아아!!! 여러분! 제가 1만을 찍었어요!!!"
"이걸 찍네."
"매니저님 소원권. 헤헤."
".... 축하해."
시청자들은 한마음 한뜻으로 그녀를 축하해 주었다.
<태양빛>의 단결력만큼은 인정해 줄 수밖에 없었다.
-잠시 후에 나의 작은 텔레비전 후반전을 종료합니다.
옆방에서 양주희의 곡 소리가 들려왔다.
가장 아깝게 1만 명 달성을 실패했으니.
"으아악, 치킨도 먹었는데 1만 못 찍었어!"
"...."
나작텔 방송의 유일한 승자는 김예지.
팬들과 함께한 소통 방송 덕분이었다.
"매니저님, 소원권은 다음에 쓸 게요!"
"소원이 뭔데."
"비밀이에요!"
* * *
일주일 뒤.
강남의 한 소고기 오마카세 식당.
나는 프렌즈 엔터의 구현식 팀장님과 인사를 나눴다.
드림 에이전시 이상의 대기업에서 받은 스카웃 제안.
'어휴, 체하겠네.'
밥만 먹으러 왔는데 자꾸 프로필을 보여주는 상대.
나는 대충 보는둥마는둥하며 소고기를 집어 먹었다.
"우리 데뷔조 연습생들, 어떤가요?"
이미 뜰 거라고 확신하고 있는데.
그냥 대충 말해주고 일어나야겠다.
"다들 예쁘고 잘났네요."
"오, 정말요?"
"네네."
프로필을 스윽 훑어보는데 그중 한 명에게 유독 눈길이 갔다.
"이 친구 이름이.... 도라희?"
"네. 그 친구가 센터입니다! 하하."
".... 엄청 매력이 있네요."
"그쵸?"
"느낌이 뭔가...."
당장 데뷔해도 무조건 뜰 것 같다.
이런 비주얼이면 당연히 떠야겠지.
"느, 느낌이 왜요?"
"뭔가 쎄한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
지금 뒤통수가 간질간질해서요.
"그냥 감입니다. 신경 쓰지 마세요."
"그렇게 말씀하시면...."
상대의 표정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정수호 팀장님, 그 친구는 에이스입니다."
"알아요."
"혹시 스카웃을 거절하려고 일부러 그러시는 건지."
"그런 건 아닙니다."
남의 회사 일을 간섭하는 건 여기까지가 적당했다.
솔라를 버리고 다른 회사로 이직할 생각은 없어서.
"도라희, 이름은 예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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