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재로 오해받는 연예계 생활-27화 (27/200)

[27] 여배우(4)

큐앤지 레이블로 회사를 옮긴 지 몇 달쯤 됐을까.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

아이돌 케어도 이제는 익숙했다.

그저 감에 의지하지 않고 반대로 선택했을 뿐인데.

회사 안팎에서 대부분 나를 신뢰하기 시작했으니.

"수호야!"

"네. 팀장님."

멀리서 부르는 팀장님 자리로 걸음을 옮겼다.

"부르셨어요?"

"아침에 솔라 멤버들은 잘 챙겼고?"

"네. 연습실에 있습니다. 예지는 소미랑 학교에 있어요."

"예지는 벌써 촬영 들어갔나?"

"네. 준비할 게 별로 없어서요."

"빠르네."

주인공 내면의 성장이 주제인 모노 드라마.

사실상, 다른 캐릭터와 합을 주고받을 필요도 없었다.

연기는 김고은 작가님이 직접 가르쳐주신다고 했으니.

"무대는 준비하고 있고, 이제 은서 오디션만 신경 쓰고 있습니다."

"흠, 잘하고 있네."

이내 팀장님은 근육질 팔뚝으로 요술봉을 내밀었다.

태양 모양의 수정구와 그립감 좋은 막대기의 조화.

"솔라 응원봉 나왔다."

".... 별로."

"별로야?"

"아뇨, 별 모양이네요."

"태양인데?"

"태양도 별이니까요."

"...."

개별로야. 뒷목 긁고 싶어.

"지유가 잡다한 재능이 많더라고."

"네. 걔가 예고 나와서."

"여기 포토카드도 제작했거든?"

"아, 네."

예지와 은서는 물론, 다른 멤버들도 예쁘게 나왔다.

특히 비율이 다들 좋아서 전신샷도 잘 어울렸으니.

"팀장님."

문득, 굿즈를 좋은 쪽으로 이용할 방법을 떠올렸다.

"이걸로 사설 팬카페 대신 유료 회원 규모 좀 늘리죠."

"어떻게?"

"팬미팅 얼마 안 남았잖아요."

"그렇지."

솔라 굿즈나 앨범 안에 팬미팅 입장권을 포함할 수 있었다.

사설 말고, 유료 공식 팬카페에 힘을 실어줄 수 있지 않을까.

"유료 회원만 굿즈를 살 수 있으면 되죠."

"오, 좋은데?"

"앨범보다 굿즈에 팬미팅 당첨 확률을 높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역시, 정수호."

팀장님은 씨익 웃으며 내 어깨를 두드렸다.

역 베팅도 없이 칭찬을 들은 게 얼마 만인지.

"이제 팬미팅 준비도 슬슬 시작해야겠어."

"넵. 지유랑 같이 준비할게요."

"아, 그리고 실장님이 너 찾으신다."

"지금요?"

"어. 한번 가봐."

나는 팀장님 말을 듣자마자 실장실로 이동했다.

요즘에는 일이 잘 풀려서 아버지께 기를 좀 펴고 사신다던데.

재하랑 지유 보면, 금수저도 마냥 편하게 사는 건 아니더라고.

'요즘 재하는 어떻게 지내나.'

이따 연락이라도 한번 해봐야겠네.

똑, 똑─

이내, 실장실 앞에서 문을 두드리고 문을 열었다.

"실장님, 부르셨습니까?"

"아, 정수호 매니저."

공 실장님 표정은 내 얼굴을 보고 대번에 밝아졌다.

"요즘 회사 일은 좀 어떤가?"

"멤버들도 착하고, 다 좋습니다."

"음...."

공 실장님은 가볍게 안부를 주고받더니 입을 달싹였다.

SBC 오디션 기회를 걷어찼을 때도 별말씀 없으셨는데.

'무슨 말을 하시려고.'

이내, 공 실장님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서 대표님께서 앨범 제작을 도와달라고 하시네."

"아하, 파이팅 하십쇼!"

".... 나 말고 정수호 매니저."

"저요?"

앨범 제작을 왜 매니저한테 부탁하시지.

일단 나는 음악을 전공하지도 않았는데.

"무슨 생각인지 알아. 당연히 곤란하겠지."

"아뇨. 그런 건 아닙니다."

"괜찮겠어?"

"그럼요. 어쩔 수 없죠."

"다행이네."

그냥 곡 선택만 조금 도와주면 되나.

여왕님께 잘 보여서 나쁠 건 없겠지.

'성과급도 오르겠네.'

뭐니 뭐니 해도 돈이 최고야.

일은 힘들어도 돈은 많이 줘.

"자네는 깡이 대단한 것 같아."

"네?"

"표정 하나도 안 변해. 1본부장님께 제대로 찍힐 텐데."

"아."

그건 전혀 몰랐는데요.

"앞으로도 자네는 내 라인이야. 2본부의 영웅!"

".... 예."

공 실장님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얼마 전까지 1본부장님이 드림 에이전시 출신이었던 건 알지?"

"네. 들었어요."

"자네 이전 팀을 해체시킨 권 상무 라인이거든."

"...."

그것도 몰랐는데요.

"표정 보니까 알고 있었구만. 역시 정수호야."

"저기."

"그래. 그 정도는 돼야 야심가지. 하하."

"???"

야심가 아닌데요.

* * *

신상 예술중학교.

제작진은 빈 교실에 각종 촬영 장비를 세팅했다.

비중이 있는 출연자는 오직 한 명, 예지뿐이었다.

"저기, 지유 씨."

"네. 감독님."

"촬영 들어가도 될까요?"

"넵. 언니 불러올게요."

주현성은 멀어지는 지유를 보며 대본을 점검했다.

"현성이 형, 촬영 너무 급하게 하는 거 아냐?"

"급하긴."

현재 솔라의 인기는 전국구.

일정을 앞당겨도 모자랐다.

<탑아이돌> 마지막 무대에 맞춰 영상을 내보내면.

확실하게 더 좋은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을 테니까.

"더 서둘러야지. 아직 부족해."

"으음."

무려, 김고은 작가와 김예지 주연의 합작품.

피노키오 스튜디오는 미친 듯이 성장하겠지.

곧이어, 김예지가 교실에 입장하고 첫 촬영을 시작했다.

"레디 액션!"

보조출연자들 사이에서 유독 빛이 나는 소녀.

일부러 못생긴 화장을 해도 미모를 전부 가릴 순 없었다.

"야야, 너는 밤에 뭐하길래 잠만 자?"

"으음, 인별그램."

".... 너도 그런 거 해?"

"그냥."

고작 팔로워 10명도 안 되는 평범한 계정.

친구는 별꼴이라는 듯이 예지를 바라봤다.

"야야, 저기 니 짝사랑이다."

"아, 하지 마."

순간, 예지의 눈을 스쳐 지나가는 복잡미묘한 감정.

자신과 다른, 잘 나가는 존재에 대한 질투와 갈망.

주현성은 그 눈을 보고 속으로 감탄했다.

'열등감....?'

데뷔하자마자 슈퍼스타가 된 솔라의 리더가 열등감이라니.

<탑아이돌>에선 감성 보컬 실력으로 정상을 찍었으면서.

'연기 천재구나.'

연기에도 재능이 있었을 줄이야.

정말로 대본리딩 때보다 늘었어.

첫 번째 씬이 끝나고 주현성은 예지에게 다가갔다.

"예지 씨, 연기 장난 아니네요? 대본리딩 때보다 좋아졌어요!"

"네? 감사합니다!"

"혹시 남을 부러워해 본 적이 있으세요?"

"그럼요. 루나도 그렇고."

"에이, 거짓말."

같은 소속사 루나와 비교하면 격차가 어마어마했다.

팬클럽 규모든, 인기든 무엇하나 비교가 안 될 텐데.

'혹시 메소드 연기하려고...?'

감정을 잡으려고 가상의 적을 만들었구나.

"예지 씨, 다음 씬은 짝사랑하는 남자 앞에서 하는 연기예요."

"네. 잘할 수 있어요!"

"???"

짝사랑을 해보기에는 외모가 너무 완벽하지 않나.

연습생을 오래 해서 학창 시절 기억도 없을 텐데.

'.... 괜히 걱정했네.'

순식간에 몰입하는 표정을 보고 걱정을 미뤄뒀다.

드라마에선 비언어적 요소도 대사 만큼 중요했다.

'찐따 연기가 자연스러워!'

남자 앞에서 우물쭈물하며 동그란 안경을 스윽 올리는 모습.

찌질했던 학창시절의 기억 폭행을 하기에 더할 나위 없었다.

"야야, 저기 니 여친 지나간다."

"아씨, 장난하나."

남학생들의 조롱에도 얼굴을 푹 숙이고 지나가는 예지.

금방이라도 눈물을 뚝뚝 흘릴 것 같은 표정이 생생했다.

"컷! 수고하셨습니다."

"...."

한동안 예지는 몰입 상태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마치 정말로 좋아하는 누군가를 떠올린 사람처럼.

'그럴 리가.'

진짜 짝사랑을 하고 있을 리가 없지.

현재 가장 핫한 아이돌 멤버 아닌가.

옆에서 촬영 중인 스탭들은 나직하게 감탄사를 터트렸다.

"지금 이 장면 스틸컷을 쓰자."

"와아, 진짜 예쁘다."

"다 가졌네. 연기까지 잘하다니."

"그러게."

원래 세상은 불공평한 법이다.

* * *

우리 예지는 연기를 잘하고 있으려나.

은근 찌질한 구석이 있어서 걱정이네.

밥도 맨날 구석에서 혼자 먹던데.

"매니저님, 집중!"

그때, 은서가 손가락을 이리저리 흔들며 나를 불렀다.

"아, 연기 봐주시기로 했잖아요."

"어. 그래. 보고 있어."

은서는 대본에 맞춰 첫 줄의 대사를 뱉었다.

"하아, 서민들이란."

"너도 서민이잖아."

"장난해? 나는 서민 체험하는 거지!"

"어. 좋겠다."

".... 매니저님, 너무 로봇처럼 읽어서 집중이 안 돼요."

"서민이 뭐 어때서? 부끄러울 거 없어."

".... 매니저님?"

"요즘 시대에 서민이 어딨냐? 알바 시급이...."

"흐음."

나는 대사를 읊다가 슬쩍 시선을 돌렸다.

"뭐가."

은서 표정을 보니 내가 뭔가 잘못했나 보다.

전 여친도 이렇게 비워 맞춰주지 않았는데.

"뭔지 모르겠지만 내가 미안해."

".... 됐어요."

"내일이 오디션이지? 재벌가 시집가기."

"알긴 하시네요."

"당연하지. 일인데."

"...."

은서는 묘한 표정을 짓더니 슬쩍 질문을 건넸다.

"매니저님한테 솔라는 뭐예요?"

"글쎄. 갑자기?"

"네. 예지 언니한테 들은 게 있어서."

"뭐를."

"먼저 대답해주세요."

"흠."

나한테 솔라는 뭘까.

역 베팅의 수혜자들?

"뭐긴, 뭐야. 연예인이지."

"아."

"얼른 연습해. 아직 많이 부족해."

"알겠어요."

부족하다고 했지만, 사실 충분했다.

연기할 때 뒤통수가 간지러웠으니.

"나는 지금 녹음실 가봐야 해."

"어? 오늘 다이애나랑 주희는 블래키 선배님이랑...."

"그쪽 말고."

여왕님께서 부르셨거든.

드르륵─

곧장 연습실을 나와 엘리베이터로 움직였다.

'하여튼, 곤란하네.'

옆 사무실 1본부 사람들 표정이 심상치 않던데.

일 좀 나눈다고 임원한테 찍히는 게 말이 되나.

'견제하는 거겠지.'

제트킥에 비하면 솔라는 아무것도 아니었는데.

이제는 제트킥 멤버가 피처링을 돕고 있으니까.

'게다가....'

이전 팀을 해체시킨 사람이 권 이사였구나.

작품 선택은 어디까지나 아티스트와 윗분들의 몫.

매니지먼트를 통째로 없애는 게 정상은 아니었다.

이내, 녹음실 앞에서 누군가와 눈을 마주쳤다.

"안녕하십니까."

"글쎄."

인사치고는 묘하네.

"들어가 봐. 여왕님께서 찾으시니까."

".... 네."

큐앤지 1본부의 전략기획실장님.

아마 나한테 감정이 있는 듯했다.

똑, 똑─

곧장 노크하고 녹음실에 발을 들였다.

"정수호 매니저, 왔어요?"

"네. 대표님."

솔라 컨셉 회의 이후, 오랜만에 뵙는 여왕님.

개인 친분이 없는 사람에겐 존댓말을 쓰셨다.

"전공자도 아닌데 어려운 부탁을 했네요."

"아닙니다."

그거 말고 다른 게 어려워졌어요.

회사 생활이 좀 고달파졌거든요.

'은근히 해맑으셔.'

연예인 출신 대표님께는 아예 다른 세상의 일이겠지.

"자, 그럼 곡부터 한번 들어보시겠어요?"

"아, 네."

딸칵─

처음 듣는 곡이지만, 느낌이 상당히 괜찮았다.

과연 전문가들이 피와 땀을 쏟아낸 결과인가.

"오, 좋은...."

"좋아요? 정말로?"

"아뇨."

"???"

말실수 할뻔했네.

"다시 들어보니까 그냥 그러네요."

"아우, 그렇죠?"

"...."

옆에 앉아있는 작곡가들이 눈으로 욕하고 있었지만.

'어쩌라고.'

여왕님도 역 베팅 시키려고 부르신 거 아냐.

나중에 듣기 좋았다고 포장하면 믿어주실까.

'노래는 진짜 좋은데.'

이후, 여덟 곡 정도를 연달아서 계속 듣던 찰나.

"어? 이 노래...."

"오!?"

겨우 한 곡 정도는 건질 수 있었다.

뒤통수에서 반응이 오는가 싶은데.

'기타 소리 찢어지는 게 졸라 불편해!'

해당 곡의 주인은 갑자기 벌떡 일어나 양 손을 번쩍 들었다.

"하하. 역시 안목이 남다르시군요!"

"...."

그것만 별로라고.

"대표님, 나머지 곡 중에는 느낌이 오는 곡이 없네요."

"에휴, 그래도 한 곡 건졌네."

"아뇨. 대표님, 제 안목이 틀렸을 수도 있어요."

"글쎄요. 저도 곡이 거의 다 별로였어요."

"...."

저는 거의 다 좋았어요.

저기 뛰어다니는 사람.

'한 곡만 빼고.'

* * *

JTBS 드라마 「재벌가 시집가기」, 공개오디션 당일.

솔라 멤버들은 전부 모여 은서에게 기운을 북돋았다.

"은서야, 오늘 잘하면 술 한잔 같이 마셔줄게."

"진짜? 언니 술 못 먹잖아."

"그만큼 잘하라는 거지."

동생들도 입을 모아 그녀를 격려했다.

"언니, 할 수 있어!"

"오디션 잘 보고 오면 내가 5분할 운동 알랴줌."

"아, 힘 빠진다."

은서는 근처에 도착했다는 수호의 톡을 보고 숙소를 나섰다.

"흐음, 오늘 꼭 붙어서...."

"은서야!"

"엥?"

숙소 앞에서 자신을 부르는 할머니.

복장은 여전히 바람이 잘 통하는 모시옷이지만.

그 뒤로 번쩍이는 은빛 부가티가 세워져 있었다.

"할머니, 또 새 차 뽑았어?"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여."

"...."

그게 중요한 거야.

"할매가 용한 데서 부적 써왔으니께 빨리 팬티 속에 넣어!"

"아, 진짜!"

"어허, 이게 얼마 짜린디."

"나도 아이돌이라고!"

"나도 아이 둘이여!"

"아아, 하지 마."

"가만이쒀."

두 사람이 부적을 놓고 실랑이하고 있는 사이.

근처에 밴이 다가오더니 숙소 앞에 주차했다.

"매니저님!!!"

은서는 수호를 발견하자마자 눈빛으로 도움을 청했다.

"오, 이짝 양반이 그 대단한 매니저님이셨구만!"

"아.... 안녕하세요. 할머니!"

정수호 역시 할머니와 안면이 있었다.

<탑아이돌> 방청객으로 참여했었기에.

"아휴, 매니저님께 감사하고 있어요. 어떻게 선물이라도...."

"아뇨. 당치도 않습니다."

"에이, 마음인데."

할머니는 흰색 봉투를 꺼내 수호에게 내밀었다.

"아뇨. 그냥 마음만 받을게요!"

"에헤이."

"정말 괜찮습니다."

"어우, 매니저님이 물욕이 없으시네."

"아뇨. 돈 좋아하는데 할머니께는 안 받겠습니다."

"에이, 그라믄 뭐. 은서야, 네가 받아."

"응?"

은서는 할머니가 건네는 봉투와 부적을 동시에 챙겼다.

자신을 위해 매니저님께 잘보이려고 하는 건 고마운데.

'않이, 할모니....'

차 값을 선물로 주면 누구라도 부담스럽잖아요.

"은서야, 빨리 오디션 가야지."

"아, 네."

장은서는 밴에 올라 창밖의 할머니를 스윽 바라봤다.

멀어질 때까지 손을 흔드는 모습에 눈시울을 붉혔다.

"죄송해요. 매니저님."

"괜찮아, 울 수도 있지. 많이 어려웠잖아."

"아니, 그건."

은서는 피식 웃으며 수호의 말에 동의했다.

"힘들긴 했죠. 연습생 기간이 너무 길었어요."

"오늘 꼭 잘해서 할머니께 효도하자."

"그래야죠."

순간, 정수호는 뭔가 떠오른 듯 입을 열었다.

"근데 아까 스포츠카 봤어? 우리 숙소 근처에 재벌이 사나 봐."

"...."

근처는 아니고 청담동에 사세요.

"아무튼, 오늘 오디션장에서 떨지 말고!"

"안 떨어요."

은서는 부적을 손에 꼭 쥐고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뭐야, 무슨 부적이야?"

"안 넣어요!"

"뭐가."

"...."

룸미러를 통해 힐끔 쳐다보는 정수호 매니저.

"할머니께서 부적도 챙겨주셨구나?"

"에휴, 요즘 세상에 누가 부적을 믿어요?"

"나도 원래는 그런 거 안 믿었어."

".... 그럼."

지금은 부적을 믿는다는 뜻이구나.

하물며 저런 천재도 미신을 믿는데.

잠시 후, 두 사람은 시간 맞춰 오디션장에 도착했다.

"은서야, 내리자."

"네에!"

은서의 손에 들려있던 부적은 어딘가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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