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8. 내가 그런 사람이야(1)2019.09.28.
어깨에 기절한 방매를 들쳐 맨 만우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만우는 엉망이 된 방 안을 보고서는 입맛을 쩝하고 다셨다.
“개처럼 뛰어서 이쪽으로 데려왔더니 상태가 영…….”
동군영이 방매를 조심스럽게 받아내면서 만우를 쳐다봤다. 만우의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혀 있었다. 몇 시진을 주구장창 걸어도 땀 한 방울 나지 않았던 만우다. 그만큼 유인해 오는 것이 힘들었다는 뜻이다.
“저놈은 또 뭐야.”
만우는 고개를 돌려 구석탱이에서 머리를 처박고 벌벌 떨고 있는 강순일을 보고 고개를 갸웃했다. 가별초들이 순식간에 고깃덩어리가 된 것이 충격이 컸던 모양이었다.
“저잣거리에서 나한테 깨진 놈.”
“그런데 왜 여기에 있어?”
동군영이 꼴좋다는 눈으로 강순일을 쳐다봤다. 강순일의 가랑이가 흉하게 젖어 있었다.
“나한테 깨져서 복수하겠다고. 그런데 이상한 놈들한테 휘말려서는 저 꼴이 됐어.”
“하. 상왕이 와서 보면 퍽이나 재밌어 하겠어.”
만우가 말을 끝냄과 동시에 기루 바깥이 소란스러워졌다. 만우는 한쪽에서 자신의 폐부를 찌를 것 같은 투기가 느껴지는 것에 고개를 절레절레 내저었다.
[사, 상왕전하를 뵙사옵니다!]
[상왕전하시다!]
[전하!]
동군영과 방매가 있던 곳에서 일어난 소란으로 인해 도망치듯 기루를 빠져나가던 이들이 외치는 소리가 만우가 있는 곳까지 들려왔다.
“허. 정녕 상왕전하를 이곳까지 뫼셔 온 것인가?”
동군영이 놀랐다는 얼굴로 만우를 쳐다봤다. ‘모셔왔다’는 표현이 어울리지 않았기 때문에 만우는 관자놀이를 손가락으로 긁적였다.
“모셔 왔다기 보다는…… 아니, 그보다도. 그놈들은 뭔데?”
끄아아악!!! 그때 기루 밖에서 비명소리가 아스라이 울려 퍼졌다. 그때 동군영 대신 어리가 나서서 말했다.
“일월조라는 이들로, 왜에서 건너온 무사들입니다. 그네들 표현으로는 시(侍)라고 하고, 그네들 발음으로는 사무라이가 한답니다.”
“넌…….”
“아참. 헌데 이곳을 공격한 이들은 인자라 부르옵니다. 닌자라고 부르기도 하지요. 사술을 쓴다 합니다.”
만우의 눈에 이채가 흘렀다. 어리가 그런 만우를 향해 고개를 숙여 보였다. 그러면서도 눈은 만우를 쳐다보고 있었다.
“어리라고 합니다. 일전에 궁에서 뵌 적이 있었습니다.”
“쥐새끼.”
만우가 손가락을 딱하고 튕겼다. 어리의 눈빛이 살짝 변했지만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맞사옵니다.”
“역용술인가?”
“예, 검주.”
“호오.”
만우가 씩 웃었다. 안 그래도 이들에게 물어보고 싶은 것이 있었다. 그 야심한 시각에 궁에서 국왕과 함께 있었다는 것은 이들이 그만큼 중요한 이들이란 뜻이다.
‘은월루라 불린 놈들. 이놈들일까?’
만우는 십 년 전 은월루의 살수들에게 공격 받았던 기억이 아직 또렷하게 남아 있었다. 만우가 처음으로 살인을 한 날이자 김약항을 지키기 위해 검을 들고 천재성을 발휘했던 최초의 순간이었다.
“소녀와 오붓한 시간을 보내시고 싶은 마음은 알겠으나, 차후에 찾아뵙고자 합니다.”
어리가 만우에게 고개를 꾸벅 숙였다. 만우가 고개를 들어 올려 천장을 쳐다봤다. 뚝. 동시에 천장에서 붉은 핏방울이 한 방울이 떨어져 내렸다. 광문자였다. 방금 전 울려 퍼졌던 비명소리를 만들어낸 장본인이었다. 도망간 일월조를 추살한 것이다.
“아씨. 상왕전하께서 오고 계십니다.”
“저희가 상왕전하와 마주하면 별로 좋을 일이 없는지라.”
“흐음…….”
“주상께서 내리신 명을 수행하기 위해서라도 저희가 없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힘들게 모셔 온 분이지 않습니까.”
급박한 상황에서도 어리는 품위를 놓지 않았다. 그녀가 우아하게 고개를 숙이는 것을 본 만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도망갈 생각은 하지 않는 게 좋을 게야.”
만우는 그런 어리에게 경고를 하듯 말했다. 그런 만우의 말에 광문자의 살기가 순간적으로 커졌다.
“주인을 지키고자 하는 건 좋으나.”
만우와 광문자의 시선이 허공에서 부딪쳤다. 만우는 광문자가 살수들이 익힐 법한 무공을 익혔다는 것을 한눈에 꿰뚫어봤다.
“본주가 살수들을 싫어하는 건 알고 모습을 드러낸 건가?”
펄럭. 만우의 소맷자락이 펄럭이는 소리를 냈다. 동시에 광문자의 얼굴을 향해 일장이 뻗어져 나갔다. 광문자가 양손에 쥔 단검과 소검을 들어 올려 교차시켰다. 펑!!! 우지끈! 그런데 그 때 만우가 쏘아보낸 경력이 전혀 다른 방향으로 튕겨져 올라갔다. 어리가 끼어든 것이다.
어리는 소맷자락이 찢어져 어깨까지 하얀 살결을 드러낸 상태였다. 만우는 어리의 손이 하얗게 물들어 있는 것을 보고는 눈에 이채를 띄었다.
“백옥수(白玉手)?”
백옥수는 소수마공(素手魔功)을 전개할 때 가장 두드러지게 드러나는 특징이다. 100년 전 무림을 혈겁으로 몰아넣었던 소수마녀(素手魔女)의 독문무공으로 극음의 무공이었다. 소수마공의 근원에 대해서는 이리저리 말이 많았지만, 사시사철 얼어붙은 북해에서 파생된 무공이라는 것이 정설이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백옥수(白玉手)라는 별칭처럼 소수마공의 가장 무서운 점은 직격 당하는 순간 그 부위가 얼어붙는다는 점이었다. 더불어 하얗게 물든 손은 검기로도 생채기 정도만 날 정도로 단단했다.
“아니. 미묘하게 다르구나.”
만우는 투명할 정도로 하얀색으로 변한 어리의 손을 보면서 감탄했다. 자신의 장력을 조금의 물러섬도 없이 막아낸 것이다.
“검이 아니라 장력으로도…….”
반면 어리는 놀란 표정이었다. 중원에서 이름을 널리 떨쳐 울리는 검주는 검의 명인이었다. 만병지왕(萬兵之王)라 불리는 검을 다루는 무림인은 전체 무림인의 6할에 달한다. 그렇게 많은 검객들 중에서도 최고라 불리는 이가 바로 검주 만우다. 그런데 검이 아니라 장력이었음에도 자신과 동수를 이루었다는 것에 어리는 놀랐다.
“과연. 만류귀종(萬流歸宗)이라는 것이군요.”
만우는 그녀의 착각을 고쳐주지 않았다. 기천에는 검술만 있는 게 아니었다. 그저 무림에서는 검을 즐겨 썼을 뿐이다.
“아씨.”
“소녀는 그럼 수하와 함께 물러나겠사옵니다. 제 수하의 잘못은 어여삐 여겨주시길.”
“남자를?”
“그럼 소녀를 어여삐 봐주시와요.”
어리가 그렇게 말하고는 그 자리에서 스르륵하고 사라졌다. 광문자도 만우를 한 번 쳐다보고는 이를 으득하고 깨물고는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쩝. 원래 살수는 살려두지 않는 게 최선인데.”
만우는 그렇게 사라지는 둘을 보면서 입맛을 쩝하고 다셨다. 그리고는 고개를 돌려 동군영을 쳐다봤다.
“어디 다친 곳은 없지?”
“없는데…… 방매가…….”
“그냥 잠깐 정신 잃은 거야. 그런데 그 왜인들이 왜 방매를 노린 거지?”
만우는 고개를 갸웃했다. 왜인들은 분명 방매를 노리고 납치해 달아나던 중이었다. 그러다 만우의 눈에 띄어 모두 비명횡사하기는 했지만 말이다.
“설마. 그때 저잣거리에서 당한 치욕 때문에?”
만우는 헛웃음을 흘렸다. 만약 그렇다면 이 왜인이란 놈들도 쪼잔하기 그지없었다. 그게 뭐라고 이렇게 거하게 닌자들까지 동원했단 말인가.
“어쨌든…….”
만우는 재밌다는 듯 가까워지고 있는 투기를 느끼며 동군영에게 말했다.
“상왕전하께서 이곳으로 오고 계시니까, 준비해.”
“흐, 흐음.”
동군영이 당황한 표정을 수습했다. 만우가 이성계를 이쪽으로 데려오겠다고 해서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었지만 하필 그전에 이런 난리가 일어날 줄은 미처 몰랐었다. 하지만 어사로서의 책무를 다해야 하기 때문에 동군영은 목을 가다듬었다. 드르륵. 잠시 뒤 매화방의 문이 열렸다. 천장에 구멍이 숭숭 뚫리고 죽은 가별초들이 흘린 피로 인해 더러웠기 때문에 만우와 동군영은 선 채로 문 쪽을 쳐다봤다. 쉿!
“흐흐.”
캉! 그런데 문이 열리고 들어온 것은 이성계가 아니라 화살이었다.
“으헉! 이, 이게 무슨 일인가!”
만우는 기다렸다는 것처럼 괘검을 뽑아들고 화살을 쳐냈다. 마치 그럴 줄 알았다는 듯 만우는 웃고 있었다. 대신 가장 놀란 것은 동군영이었다.
“할아버님. 할아버님!”
그때 오줌을 지린 채 주저앉아 있던 강순일이 무릎으로 기어서는 문 밖으로 나갔다. 만우는 누렇게 젖은 강순일의 엉덩이를 보면서 피식 웃었다. 쉬쉬쉿!!! 그와 함께 화살이 세 대가 연달아 날아들었다. 만우는 열린 문 바깥에서 이곳으로 걸어오고 있는 이성계를 쳐다봤다. 이성계는 걸어오면서 화살을 날리고 있었다. 파바밧! 스거걱!! 만우가 괘검의 속도를 올려 휘두르자 날아오던 화살이 두동강이 나서는 후두둑 떨어져 내렸다. 동군영은 놀란 표정으로 만우를 쳐다봤다. 쉬잇! 화살이 날아오고. 캉! 검에 의해 화살이 튕겨져 나갔다. 그렇게 화살이 날아오고, 또 튕겨져 나가고. 그게 열 번이 넘게 반복되자 열린 문 사이로 보이는 이성계의 모습이 점점 더 가까워졌다. 그와 동시에 동군영이 무너져 내렸다.
“사, 상왕 전하를 뵙사옵니다!!!”
설마 이성계가 화살을 쏘고 있을 줄은 상상도 하지 못 했던 동군영이었다. 동시에 주상이 보낸 사신을 두 명이나 쏘아 죽였다는 것도 떠올랐다.
‘서, 설마. 무슨 연유인지 듣지도 않으시고 화살부터라니…….’
쉭! 쉭! 쉭! 동군영이 그렇게 생각했지만 그 와중에도 화살은 계속해서 날아들었다. 이제는 숫제 20보 앞에 서서 날리는 화살이었다. 만우는 입가에 서린 웃음을 지우지 않은 채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고 화살들을 전부 쳐냈다. 뚝. 그런데 그렇게 날아들던 화살들이 뚝하고 멈췄다. 만우는 재밌었다는 듯 괘검을 박달나무로 만든 지팡이 검집에 꽂아 넣었다. 그러자 문 너머에서 이성계의 묵직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무엄하다. 네놈은 어찌하여 두 발로 꼿꼿히 버티고 선 것이냐?”
이성계는 늙었지만 그의 기세는 여전했다. 동군영은 어깨를 파르르 떨었지만 만우는 어깨를 으쓱했다.
“본주는 조선의 국왕에게도 무릎을 꿇지 않았다. 그대가 상왕이라고 하나 국왕은 아닐 터. 본주에게 예를 바라는가?”
만우는 박달나무 지팡이를 늘어뜨린 채 광오하게 말했다. 이성계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허나 그대는 이 조선의 백성이 아닌가?”
“조선의 백성?”
이성계의 말에 만우의 입가에 조소가 서렸다. 그런 만우의 비웃음을 본 이성계는 고개를 저었다.
“반골이로다.”
“반골이 아니라 이 조선이 나를 품을 수 없음이다.”
만우는 고고한 표정으로 이성계에게 말했다. 이성계는 눈썹을 찌푸렸지만 그에 대해 반박하지 않았다.
“그럴 수도 있지. 헌데 이곳으로 날 부른 이유는 무엇인가? 가별초의 시체들을 보여주기 위해?”
이성계는 죽어 나자빠진 가별초의 시체를 쳐다봤다. 강순일을 호위하기 위해 동행케 하였던 가별초다.
“본주가 저리 하였다 생각하는가?”
만우는 이성계에게 말했다. 이성계는 만우를 잠시 쳐다보다가 고개를 저었다.
“아니. 그대라면 굳이 저런 수를 쓰지 않아도 되겠지.”
이성계는 단 일검이면 충분하다 생각했다. 만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왜인들이 벌인 짓이다.”
“왜인?”
“그전에.”
콰직! 만우가 손을 까닥했다. 그러자 문 밖에서 끅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커다란 물체가 문을 박살냈다.
“끄으으……할아버님…….”
“…….”
만우의 허공섭물에 바깥으로 기어나갔던 강순일이 딸려 들어온 것이다. 강순일은 눈물과 침을 질질 흘리면서 이성계를 애타게 쳐다봤다.
“이자가 왜 이곳에 있었을까? 왜인과는 왜 조우하였고?”
“…….”
이성계의 눈이 방 한 쪽에 곱게 누운 방매를 쳐다봤다. 그리고는 고개를 돌려 동군영을 쳐다봤다. 방매는 이미 만나봤고, 만우와는 겨뤄봤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동군영뿐이다.
“저자로군. 저잣거리에서 순일이에게 창피를 줬다는 자가.”
“…….”
동군영의 어깨가 파르르 떨렸다. 만우는 비릿하게 웃으며 허공에 대롱대롱 매달린 강순일을 응시했다.
“상왕의 총애를 받는 손자뻘이라고는 하나 그대는 핏줄이라 하여 지나치게 방관하였다.”
“…….”
“이 함주에서는 그대가 국왕이라고도 들었고.”
멈칫. 만우가 한 말은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굉장히 다양하게 적용이 가능했다. 자칫하면 상왕이 역심을 품었다는 식으로 해석이 될 수도 있었기에 위험했다. 그 때문인지 이성계는 고개를 저었다.
“핏줄이고 어리다. 혈기에 치우쳐 실수를 범할 수도 있다. 그러면서 성장하는 것이니까.”
“그렇게 핏줄을 잘 타고 났다는 이유만으로 실수를 하여도 만회할 수 있는 것이겠지. 허나 이자에게 실수를 한 자들은 그것을 만회조차 할 수 없다 들었다.”
만우는 입꼬리를 끌어올렸다. 이성계의 말은 변명이고 핑계에 불과했다. 그 누구의 아들, 손자라 하여 실수를 저질러도 만회하여 다시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은 불공평한 일이다.
“……죽일 것인가?”
이성계가 고개를 들어 만우에게 말했다. 강순일의 눈이 파르르 떨렸다. 만우는 이성계를 쳐다봤다.
“그럴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하는군. 맞나?”
“아무리 그대가 강하다 하여도.”
이성계의 두 눈에서 시린 빛이 뿜어져 나왔다. 이성계의 투기가 그 크기를 더해만 갔다. 만우는 자신의 압박하는 투기를 씨익 웃는 것만을도 흘려보냈다.
“나는 이성계다.”
동북면의 무신. 더불어 고려를 종식시키고 조선이라는 새로운 왕조를 연 상왕.
“그래서?”
만우가 입꼬리를 씰룩였다. 완벽한 조소(嘲笑)였다. 이성계의 눈이 꿈틀했지만 그것보다 먼저 터져 나온 것이 있었다. 쿠구구구. 갑자기 터져 나온 만우의 투기가 이성계의 투기를 거칠게 밀어낸 것이다. 이성계의 눈이 커졌다. 만우의 나이는 많이 쳐줘도 서른 남짓이다. 그런데 전장터에서 평생을 산 그와 비슷한 투기를 만우가 뿜어내고 있었다.
“내가 못 할 것이 이 조선에 있다 생각하는가?”
이성계는 침묵했다. 만우는 입꼬리를 끌어올리면서 이성계에게 말했다.
“원한다면 보여줄 수도 있다.”
만우의 두 눈이 가늘어졌다. 가늘게 뜬 두 눈 사이로 기세가 뿜어져 나왔다.
“조선의 하늘이 바뀌는 것을.”
“무, 무엄하다! 만우! 그대는 역심을 품은 것인가!”
놀란 동군영이 상왕의 앞이라는 것도 잊고 일어나 만우에게 소리를 쳤다. 이성계의 눈이 동군영에게로 향했다.
“그대는?”
이성계의 부름에 동군영이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는 자신의 실책을 깨닫고는 고개를 숙였다.
“전하. 신 춘추관 기사관 동군영이라 하옵니다.”
“…….”
“소신, 주상전하께서 내리신 교지를 가져왔나이다.”
“사신을 보냈다는 기별은 받지 못했다. 허면…… 어사인가?”
이성계의 두 눈이 엄정해졌다. 현재의 국왕인 이방원은 이성계에게 있어서는 아픈 손가락이었다. 이성계는 국왕이 보낸 사신을 대면하지도 않고 내쫓았다.
“그렇나이다. 주상전하께서 소신을 보내 상왕전하께 전하라 한 서신이 있사옵니다.”
“이미 보았다. 이전에 보았던 것과 다르지 않을 터. 내 주상에게 뜻을 전하였음이다.”
이성계는 고집스럽게 말했다. 만우는 고개를 갸웃했다.
“그래서 쏘아 죽인 것인가?”